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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16
꽁꽁 얼어붙은 사건
김종익 | 2021-04-08 08:03:4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 16
- 꽁꽁 얼어붙은 사건 -

모리 사야카 森さやか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태생.
2011년부터 NHK 영어 방송 ‘NHK WORLD - JAPAN’에서 기상 앵커로 근무.
『토네이도의 불가사의』『날씨 구조』 등의 저서가 있다
.

마치 노아의 방주처럼, 구명보트가 사람의 생사를 좌우했던 것이 타이태닉호의 침몰극劇이다. 지금부터 109년 전인 1912년 4월 15일에 발생한 사건이다. “배의 침몰을 일으킬 만한 상황은 상상할 수 없다”고 선장이 큰소리쳤던 자랑스러운 배지만, 1,500명 이상의 승객과 승무원이 사망했다. 당시의 해난 사고 가운데 사상 최악의 사고였다. 침몰 원인은 거대한 빙산으로, 그 빙산으로 추정되는 빙산의 모습이 사고 후 우연히 지나가는 배에 의해 사진 촬영이 되었다.

지금, 타이태닉호를 충실히 본뜬 ‘2호’ 건설이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충분한 구명보트를 적재하고, 좀 더 튼튼하게 만들어질 복원 타이태닉호의 프로젝트를 이끄는 호주 부호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크루즈선이 된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해에서도 빙산은 그다지 없을 듯하고”라는, 리더의 흰소리도 볼만한 복원 모습이다.

그런데 미시건 대학의 Basic 교수는, 지금 타이태닉호가 예전과 같은 항로를 항행하면, 좀 더 많은 빙산을 맞닥뜨릴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왜 그럴까? NASA 또한 수온 상승으로 빙하의 융해가 진행되면 얼음 분리도 진행되어, 바다에 떠도는 빙산의 수가 늘어날 가능성을 지적한다. 2호 타이태닉은 침몰한 타이태닉과 같은 항로를 항행할 예정이라고 들었는데, 여행길은 생각보다 고생길이 될지도 모른다.

지구는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물이 기체, 액체, 고체의 형태로 존재할 수 있는 혹성이다. 금성처럼 태양에 근접하면 물은 액체와 고체로는 존재할 수 없고, 화성처럼 멀어지면 기체로는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이 행운에 겨운 지구에서는 온난화가 진행되어, 얼음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세계에서 일어난 얼음에 얽힌 사건을 소개하고자 한다.

■ 왠지 으스스한 미해결 사건의 범인
 
에도가와 란포江戸川乱歩[1894~1965년. 소설가]는 에세이 『흉기가 될 수 있는 얼음』에서, 얼음을 사용한 동서고금의 이상야릇한 사건이 많이 존재하는 것은, 얼음의 ‘녹는 성질’에 있다고 썼다. 녹아서 증거가 남지 않는 얼음은 미스터리 사건에 딱 들어맞는 ‘범인’이지만, 지금부터 반세기도 더 전에 일어난 “세상에서 가장 으스스한 사건”도 또한 어쩌면 얼음이 원인이었던 사실이, 최근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1955년 겨울, 구소련의 우랄산맥에서, 공과대학의 학생 10명이 무리를 지어 설산 트레킹에 나섰다. 도중에 남성 한 명이 류머티즘 악화로 하산했다. 남은 9명은 그 후에도 눈길을 헤치고 트레킹에 들어갔지만, 며칠 후 눈보라로 앞을 볼 수 없어, ‘죽음의 산’을 의미하는 kholat syakhl mountain으로 흘러들었다. 달리 방도가 없어, 산의 경사면의 눈을 깎아내 텐트를 치고, 거기서 하룻밤을 지새우기로 했는데, 그 밤이 그들에게 살아서 맞이한 마지막 밤이 되었다. 몇 주 후에 현장에 도착한 수색대의 눈앞에는, 숨이 멎을 듯한 처참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고 한다. 두개골과 갈비뼈가 부러진 사체, 혀와 눈알이 없는 사체, 나체 상태로 눈 위에 쓰러진 사체 등, 도무지 자연이 만들어낸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처참한 양상이 노정되어 있었다. 우주인 유괴설, 雪人 yeti 습격설 등 이런저런 음모론이 난무했지만, 러시아 당국은 간단하게 눈사태가 원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눈사태가 원인으로, 이처럼 처참하게 죽을 수 있을까?

올해 1월 말, 스위스 과학자가 눈사태설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디즈니 영화 『겨울왕국』의 눈 CG에 감명한 취리히 공대의 Alexander Puzrin 씨와 공동 연구자가, 그 기술을 참고로 삼아 시뮬레이션을 하여, 사고 당일의 모습을 검증했다. 그러자 소규모 눈사태에서도, 얼음 같은 딱딱한 눈이 널조각으로 무너져 내리면, 사람에게 골절을 입힐 만한 위력을 갖는 것이 밝혀졌다. 피해자는 심한 외상과 저체온증으로 사망하고, 그 후에 야생 동물 따위의 습격을 받았다고 추측된다고 한다. 이렇게 오래된 수수께끼를 푼 Puzrin 씨지만, 연구 동기는 뜻밖에 단순하다. “공동 연구자의 아내에게 사건 이야기를 했더니, 처음으로 존경의 눈빛을 보였기 때문”이다. 주체적 삶을 사는 여성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사건 해결에 공헌한 듯하다.

눈사태는 지금 시작된 것이 아니지만, 요 몇 해는 그 위험이 한층 커지고 있다고 한다. 온난화로 공기 속 수증기량이 늘어나 강설량이 증가하고 있는 점, 습한 눈이 늘어난 점, 더욱이 산악 빙하의 융해도 진행되고 있는 점 등으로, 설산은 점점 쉽게 미끄러져 내리게 되었다.

■ 얼음의 융해가 멎지 않는 ‘제3의 極’

얼어붙은 만년설은 보송보송한 새로 내린 눈의 5만 배의 강도라고 하는데, 이 만년설이 높은 산에서 떨어지면, 흘러내리는 토사의 양도 장난이 아니다. 올해 2월 히말라야산맥의 지면에서 일어난 대형 사고의 참상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인도 북부에 우뚝 솟은 표고 5,600미터 봉우리의 빙하가 붕괴해 눈사태가 발생하자, 탁류와 대량의 토사가 산의 표면에서 떨어져 나왔다. 2기의 수력발전소를 파괴하고, 교량도 작살을 내어 사망자와 행방불명자가 200명 넘게 발생했다. 사고 목격자는 “마치 할리우드 영화 같았다”고 당시의 공포를 표현했다.

도대체 빙하의 붕괴 원인은 뭘까? 지켜본 사람도 없어 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지만, 요 몇 해 온도 상승으로 얼음이 녹고 얼기를 반복하여, 불안정한 상태였다고 한다. 지난겨울도 예외가 아니어서 계절에 걸맞지 않은 따듯한 기온이 이어졌다.

히말라야산맥은 ‘제3의 극’이라고 불린다. 북극, 남극에 이어, 지구상에서 세 번째로 많은 얼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 장소가 따듯해지면, 흘러내리는 수량도 엄청나게 불어난다. 컬럼비아 대학의 Joshua Maurer 씨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히말라야 빙하는 매년 83억 톤이나 녹고 있으며, 그 양은 올림픽 사이즈의 풀 300만 개의 수량에 해당한다고 한다. 올해도 기온 상승이 계속되면 2100년까지는 현재의 1/3이 되어 버린다고 알려져 있다. 전대미문의 속도로 얼음이 녹아내리는 히말라야산맥 기슭에서는, 택지화와 수력발전소 등의 건설이 대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경종을 울려 왔다. 그러나 그런 보람도 없이, 이번에 많은 사람을 휩쓸어 간 대참사가 일어나고 말았다.

■ 사라지는 얼음과 ‘font’

지구에서 사라지는 얼음의 양은 얼마나 될까? 영국 에딘버러 대학 등이 산악 빙하, 북극, 남극 등, 온갖 얼음을 위성 화상으로 분석해 그 답을 얻었다. 거기에 따르면, 1994년부터 2017년에 걸쳐 28조 톤의 얼음이 사라졌고, 이것은 100미터 두께의 얼음이 영국 국토에 상당하는 면적을 덮는 것과 같은 양이라고 한다. 얼음 융해 속도는, 1990년대까지는 한 해에 0.8조 톤의 속도였지만, 요 몇 해 사이에는 1.3조 톤나 되어, 60%나 증가했다.

절박한 얼음 위기 상황을 전하기 위해, 이번에 북유럽의 신문사가 산뜻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핀란드의 유력 신문사 Helsingin Sanomat가 ‘기후 위기 font’의 문자 디자인을 개발한 것이다. 그 font의 굵기는 매년 북극해의 얼음량에 비례하며, 1979부터 2050년까지 여러 종류가 있다. 1979년의 font는 굵어 읽기 쉽지만, 얼음량이 30%로 감소할 것이 예상되는 2050년의 font는, 아무리 봐도 스러질 것 같아 읽기 어렵다. 온난화의 정체, 이른바 ‘hiatus’가 일어난 2000년을 제외하면, 해마다 얼음 융해가 진행되는 사실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신문사는 이 font를 무료로 일반에게 제공하는데, 현상을 생각할 어떤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호소한다.

■ 투쟁하느냐 도주하느냐

절박한 위기라 하면, 타이태닉호가 빙산을 발견한 후 충돌까지의 시간은, 겨우 37초였다고 한다. 키를 돌릴 시간 따위는 전혀 없다. 위험 회피에 실패한 타이태닉호는 다음으로 구명보트로 사람들을 피난시키는 대책을 내놨다.

타이태닉호와 지구를 중첩해 보면,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려면, 지구를 존속시켜 갈 수 있는 시책을 곧바로 행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그런데 그것이 잘 안 되었을 경우, 지구에 ‘구명보트’, 바로 차선책은 있는 것일까? 우주물리학자 故 호킹 박사는 이렇게 예측했다. 2600년까지 세계는 인간으로 넘쳐나서, 에너지 소비 증가로 지구는 불덩이가 된다. 인류는 우주선을 타고 생존 가능한 다른 별로 피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라고.

만약,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대책을 태만하게 하고, 그 대신 후세 사람들을 위한 훌륭한 우주선을 만들었다고 하자. 고난도 기술에 으쓱거리며, “이 우주선이 파괴되는 사태는 생각할 수 없다” 따위의 말을 떠벌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더욱더, 배에 명운을 거는 지구의 모습이 타이태닉호와 겹치고, 자연히 그 말로도 보이는 듯하다.

(『世界』, 202104월호에서)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1001&table=ji_kim&uid=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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