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 CMS후원
2021.10.22 03:50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세계  |  미디어  |  칼럼  |  서팡게시판  |  여행게시판
 
칼럼홈 > 안호재

[연재] 故 안병하 평전 24, 3부 군인에서 경찰로
“젊고 유능한 경찰인재를 발탁하라”
안호재 | 2021-08-05 11:05:3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젊고 유능한 경찰인재를 발탁하라”

안병하는 1974년 10월 7일부터 1976년 3월말까지 약 1년 6개월간 고향 강원도의 경찰국장을 거쳐 1976년 4월 경기도 경찰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안병하의 사진첩에는 경기도 경찰국장 시절 육사 동기생이자 당시 육군 제1군단장이던 이희성과 함께 부부 모임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 있다. 이 사진은 남자 9명, 여자 7명이 모두 민간인 복장으로 찍었는데 경기도 관내 지역 기관장들의 부부 모임 행사 후 남긴 기념사진으로 보인다. 이때만 해도 이희성과 안병하는 육사 동기 동창으로 허물없는 사이였다. 하지만 불과 4년 후 1980년 5월 25일 광주의 전투교육사령부에서 계엄사령관과 전남도경국장의 관계로 만났을 때는 서로 전혀 다른 입장과 처지가 돼 있었다.

경기도 경찰국장 시절 안병하의 인품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다. 박종구(1945년생, 경남 산청)는 32살 나이로 막 경찰대학을 졸업하고 마산경찰서에서 근무하던 중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경기도 경찰국 산하 평택경찰서 정보과장으로 영전하게 됐다. 당시 평택은 주한 미 공군 작전사령부인 K55 기지와 한국군 공군사령부가 있어서 군사전략 측면에서 중요한 지역이었다. 경찰 정보계통에서도 미 공군의 동향 등 광범위하게 군사정보를 입수해야 할 필요성이 컸다. 평택경찰서 정보과가 그 역할을 담당했다. 박종구는 경기도 경찰국 정보과장인 지의택 총경을 통해 안병하 도경국장에게 자신이 파악한 친필 보고서를 올렸다. 1976년 ‘8·18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이 터져 미군 장교 2명이 인민군들에게 살해당한 직후였다. *252 주한 미 공군사령관 패트만 장군과 한국 공군사령관 이희건 참모총장이 식사하면서 나눈 이야기를 정리하여 작성한 극비보고서였다. 요지는 패트만 장군이 한국의 유신체제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점, 미 공군은 판문점 도끼 사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 미 공군과 한국 공군의 군사작전에 관한 사항 등이었다. 이 보서를 읽어 본 안병하 국장은 지의택 총경에게 보고서 작성자가 “유능한 사람”이라며 “발탁인사를 잘 했다”고 칭찬했다. 지의택 총경은 박종구 과장에게 안병하 도경국장의 칭찬을 전해줬다.

박종구는 당시 자신이 그 자리에 ‘발탁’된 것은 안병하 도경국장의 경찰조직 혁신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청렴성 때문이었다고 생각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때 안 국장은 평택경찰서 정보과장이 중요한 자리라며 ‘젊고 유능한 경찰인재를 발탁하라’고 특별지시를 했다는 것이다. 경기도 경찰국 차원에서 직접 참신한 인물 찾기에 나섰다. 경찰대 졸업자 인사카드를 뒤져 영어가 가능하고, 정보감각이 확인된 젊은 경찰을 찾았다고 한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그 시절만 해도 경찰 인사는 좋은 보직으로 가기 위해 ‘금전로비’나 ‘빽줄대기’가 횡행”했는데 자신은 돈 한 푼 쓰지 않았고, 누구에게 청탁도 하지 않았는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그런 자리로 옮기게 됐다는 것이다. “안병하 국장 같은 분이 없었다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때 발판을 마련해 준 덕택에 용인경찰서 정보과장, 서울경찰청 정보실장 등을 거치면서 경찰정보 전문가로 성장하게 됐고 마지막에는 치안감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

그가 평택경찰서 정보과장으로 근무할 때 자신을 도경국장이 직접 발탁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인사를 드리는 것이 도리겠다 싶어 경찰국장 관사로 찾아간 적이 있었다. 안병하 국장은 없었고 사모님만 있었다. 찾아온 이유를 이야기하고 패트만 장군이 준 ‘조니워커 블랙’ 양주 한 병을 놓고 나오려는데 사모님이 화들짝 놀라 뒤따라 나왔다. “이런 거 받으면 절대 안 된다. 국장님께서 아시면 큰일 날 일”이라면서 손에다 그대로 쥐어줬다. 그때서야 비로소 안병하 국장이 어떤 분이라는 걸 깊이 깨닫게 됐다고 한다. 5·18 때 광주에서 어려운 일을 당했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너무 안타까웠지만, 한편으로 “안병하 국장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에게 ‘안병하 국장다운 모습’이라는 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은 “공무원은 정치적으로 엄격한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안병하 국장의 신조였고, 군 출신이면서도 외유내강 형으로 뛰어난 품성을 갖춘 인물”이라며, “어쩐지 군사정권과는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성품”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안병하는 골동품 수집과 낚시, 동물 기르기, 화초 가꾸기 등이 취미였으며, 성격이 온화하고, 침착했다. 정이 많고 부하 직원을 잘 챙겨서 사람들은 그를 ‘덕장’이라고 칭송했다.

경기 도경국장을 마친 다음 1977년 7월 19일 치안본부 제2부 경비과장으로 발령이 났다. 이때 그는 치안감 승진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승진 대신 1979년 2월 20일 전라남도 제37대 경찰국장으로 발령이 났다. 그의 나이 52살 때였다. 승진이 미뤄진 데 대한 가족들의 아쉬움이 컸다고 한다. 그는 전남 도경국장으로 근무하면서도 평소와 똑같이 현장 중심의 경찰행정을 펼쳤다. 틈틈이 신안, 진도, 완도 등 열악한 환경의 해안경비초소를 방문해서 그곳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그해 말 10·26사건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하고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사회 혼란에 대비하여 경찰의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여러 조치들을 취했다. 1980년 초에는 민주화 요구가 높아지자 미리 각 일선 경찰서를 순방하며 경찰이 준비해야 할 사항을 꼼꼼히 지시했다. 그해 5월 초 대학가에서 학생들의 민주화 요구 집회가 점차 규모를 키워가자 시위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다양환 경로를 통해 시위 주최 측과 대화하며 불법행위 방지에 최선을 다했다.<끝>

*252 ‘판문점 도끼 살인 사건’은 1976년 8월 18일 판문점 인근 공동경비구역 내에서 북한인민군 30여명이 도끼를 휘둘러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감독하던 주한 미군 장교 2명을 살해하고 한국군 장병도 중상을 입었다. 이 사건이 발생하자 미 백악관에서는 특별성명을 발표했고, 포드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스틸웰 주한미군 사령관은 ‘폴 버니언 작전’의 일환으로 F-4, F-111(핵무기탑재 가능), B-52폭격기, 미드웨이 항공모함을 동원하는 대규모 무력시위를 계획했고 ‘데프콘2(공격준비태세)’를 발령했다. (위키백과사전 참고)

*저자 이재의
전남대 경제학과 졸업, 조선대 경영학 박사, 《광주일보》 ‘월간 예향’ 기자, 《광남일보》 논설위원.
1980년 5월 항쟁 당시 시민군으로 전남도청 상황실에서 활동, 그해 10월 체포, 1981년 5.18특사로 석방.
1985년 5?18 광주항쟁 최초 기록물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황석영 기록) 초고 작성, 2017년 전면개정판 공동 집필.
2000년 내외신 기자들의 5?18 취재기 The Gwangju Uprising(M.E, Sharpe)을 《뉴욕타임스》 특파원 헨리 스콧 스톡스(Henry Scott Stokes)와 함께 편집하여 미국에서 출판.
현재 5?18기념재단 비상임연구위원으로 활동 중.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35&table=c_hojae&uid=44 









      



모바일 기기에서도 댓글 작성이 가능하도록 보완하였습니다. (현재 아이폰 기기까지 테스트 완료하였습니다.)


닉네임  비밀번호  430733  (스팸등록방지:빨간숫자만입력)

                                                 
民草가 주인인 中原, 제3지대를 위...
                                                 
[연재] 홍콩의 벤처이야기 “홍콩...
                                                 
윤석열의 사회의식… 이런 사람이 ...
                                                 
김사복, 5.18 진상을 세상에 알리...
                                                 
왜 당신은 계란을 바위에 던지시나...
                                                 
공기업 적자, 정치인-자본-관료의 ...
                                                 
미 국무부 “북한과 직접 외교가 ...
                                                 
[연재]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
                                                 
[신상철TV] 경기도 국정감사 - ‘...
                                                 
청소노동자의 외침 “차별받아도 ...
                                                 
이재명-홍준표-윤석열, 다자 가상...
                                                 
국민의힘이 국감에서 이재명에 패...
                                                 
천안함의 진실을 지킨 사람들과 박...
                                                 
지평선
                                                 
‘王석열’을 보는 복잡한 심정
                                                 
[이정랑의 고전소통]人物論, 合從...
                                                 
참고 기다린다, 경찰청
                                                 
“귀환” KAL858기 사건 33주기 추...
                                                 
[연재II] 故 안병하 평전 ⑩ 1부 ...
                                                 
[오영수 시] 3.1절, 제헌절, 광복...
4299 미국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10만명...
3225 [이정랑의 고전소통] 人物論, 美色...
3041 국가보안법 두고 ‘통일’… 거짓...
2883 민주당의 정체성 혼란
2756 진실과 법의 싸움
2448 NBS, 이재용 가석방 찬성 70%… 전...
2433 [연재] 故 안병하 평전 21 -3부 군...
2348 [신상철TV] 공부.학습? No, 아는 ...
2332 [연재] 故 안병하 평전 22, 3부 군...
2258 김현아 SH사장 후보자가 김의겸에...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여의도파라곤 930호 (주)민진미디어 | 발행.편집인:신상철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마기선 | 등록번호: 서울 아01961
등록일 2012.02.02 | 발행일: 2012.02.15 | 이메일: poweroftruth@daum.net | 사업자번호: 107-87-60009 | 대표전화: 02-761-1678 | 팩스: 02-6442-0472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방침 | 광고/사업제휴문의 | 기사제보 | 칼럼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