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 CMS후원
2021.09.18 14:15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세계  |  미디어  |  칼럼  |  서팡게시판  |  여행게시판
 
칼럼홈 > 안호재

[연재] 故 안병하 평전 ⑨ 2부 대한민국 ‘경찰 영웅’이 되다
안호재 | 2021-07-02 08:47:3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2부 대한민국 ‘경찰 영웅’이 되다】

투병생활-정승화 전 계엄사령관과의 만남

1983년 여름, 정승화 전 계엄사령관이 불쑥 강원도 양양으로 찾아왔다. 그날 아내 전임순도 안병하 국장과 함께 양양에 갔다. 정승화 역시 부인과 손자를 데리고 왔다. 둘은 서울 광신상고 동문으로 안병하 국장이 정승화의 1년 후배였다. 고등학교 동문이다 보니 오랫동안 양쪽 부부가 잘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둘 다 전두환에게 직접 당했던 사람들이었다. 정승화는 12∙12 때 체포돼 6개월간 감옥에 있다 풀려났고, 안병하는 5∙18 때 고초를 겪었다. 이날 그의 아내는 점심을 준비해서 손님을 대접했다. 식사 도중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귀 기울여 들었다. 혹시 남편이 정승화 씨에게는 합동수사본부에서 겪었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지만 남편은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다만 정승화 씨가 허탈하게 웃으며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정승화 사령관께서 ‘허허’ 웃으시더니 ‘나는 다 차려준 밥상을 받아먹지도 못하고 말았다’고 말했어요.”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자기 휘하에 두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전두환이 선수를 치는 바람에 그에게 당했다는 의미다. 정승화는 1979년 당시 육군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이었다. 그해 12∙12군사반란이 일어나자 전두환의 지시에 따라 허삼수 보안사 인사처장에 의해 불법 연행되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에게 시해됐을 때 정승화가 곁에 있었는데 김재규와 공모혐의가 의심된다면서 수사를 해야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전두환이 정승화를 전격 체포했던 것이다. 정승화는 전두환에 의해 이등병으로 강등되었고, 군사법정에서 내란방조미수죄로 징역 7년형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이 사건의 실제 내막은 달랐다. 10∙26 직후 전두환의 안하무인격인 행보를 통제하기 위해 정승화 참모총장이 그를 동해안경비사령관으로 보내려고 했다. 이를 눈치 챈 전두환이 미리 선수를 친 것이다.

전두환은 1979년 12월 12일 밤 노태우 등 소위 ‘하나회’를 중심으로 한 신군부 핵심 장성들과 함께 불법적으로 군대를 동원하여 정식 지휘계통을 마비시키고 국방부와 육군본부를 점령했다. 전두환은 정승화 사령관을 제거함으로써 이날 밤 사실상 군 지휘권을 장악했다. 그 후 군을 이용하여 5∙17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함으로써 정치권력 장악을 시도했던 것이다. 정승화는 구속된 지 6개월만인 1980년 6월 10일 형집행정지로 감옥에서 석방됐다. *196

안부 묻는 사찰기관 전화에 시달려

시간이 갈수록 안병하 국장의 건강은 나빠졌다. 잠시 과거사를 잊을만하면 사찰기관에서 “요즘 잘 계시느냐”고 간간이 안부를 묻는 협박성 전화가 심심찮게 걸려왔다. 그럴 때마다 안 국장의 신체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의 트라우마는 뇌의 뒷부분 시각피질을 자극하여 과거 이미지가 우뇌의 감정 영역을 과도하게 활성화시켰다.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지면서 모든 신체 장기가 불편해졌다.

1984년 3월 12일부터 31일 사이에는 고혈압, 담낭염 및 만성신부전증 등 합병증으로 국립경찰병원에 입원했다. 그의 병세는 좀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만 갔다. 1985년 5월 다시 미국 친척들의 도움으로 그곳에 가서 입원치료를 했으나 진전이 없자 그해 9월 1일 귀국한다. 귀국 후에도 1986년 11월 29일부터 12월 9일 사이에 국립의료원에서 만성신부전증, 당뇨성 신병증, 당뇨성 안질환, 고혈압으로 치료를 받았고, 그해 12월 9일부터 22일 사이에는 고려대 의과대 부속 구로병원으로 옮겨 만성신부전, 골이양증, 당뇨성 질환 등으로 혈액투석을 했다. 1987년 4월 서울 영동에 있는 내과의원에서 통원치료와 입원치료를 반복하며 혈액투석을 하다 1988년 10월 10일 새벽 2시경 급성심호흡 마비 증상으로 사망했다.

8년 동안 병원생활만 하다 운명한 것이다. 2005년 경찰청 과거사진상규명위가 조사할 때 안병하의 사인에 대하여 전문분야 의사들은 각기 다음과 같은 소견을 제시했다.

“고문에 따라 후유증과 상기 병증 등이 밀접한 연관 관계를 가질 수 있다.” (전남대병원 신장내과 김00 교수)

“만성신부전증의 가장 많은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인데∙∙∙ 제2형 당뇨병을 유발하는 환경인자로 외상, 수술, 임신 감염 등 물리적인 스트레스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으며∙∙∙ 긴장이나 불안 등에 의해서 쉽게 혈압이 증가∙∙∙ 건강하게 지내던 망인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심한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하여 고혈압과 당뇨의 발병을 유발하였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광주보훈병원 순환기내과 김00 진료1부장)

안병하가 괴로워했던 것은 병으로 인한 고통뿐만이 아니다. 광주를 떠올릴 때마다 피해를 입은 부하 경찰들에 대한 생각이 그를 더욱 괴롭게 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그는 생전에 여러 차례 경찰 피해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5∙18 때 안병하 자신이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그토록 지키려했던 ‘경찰의 본분’은 ‘시민의 보호’였다.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경찰의 본분이라 여겼다. 참모들 역시 자신의 뜻에 군말 없이 따라주었다.

신군부 집단의 무자비한 유혈진압 앞에서 전남경찰은 광주시민과 마찬가지로 계엄당국의 피해자였다. 경찰국장의 뜻에 따라 시민의 편에 섰다. 그 결과 5공 정권으로부터 ‘직무유기’로 낙인 찍혔고, 사망과 부상, 구속과 고문, 강제해직, 징계를 당했다. 만약 그때 안병하 국장이 신군부 입장에 동조하여 ‘상부의 명령’에 순응했다면 겪지 않았을 법한 어려움과 수모를 그의 부하들도 함께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계속>

*196 전두환은 1980년 5월 24일 정승화와 관련이 있던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사형이 집행되고, 5월 27일 광주 유혈진압이 끝나자 정승화를 풀어줬다. 그 후 정승화는 1981년 사면복권됐고, 1997년 재심에서 ‘김재규 내란기도 방조미수 혐의’도 무죄가 선고됐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35&table=c_hojae&uid=29 









      



모바일 기기에서도 댓글 작성이 가능하도록 보완하였습니다. (현재 아이폰 기기까지 테스트 완료하였습니다.)


닉네임  비밀번호  217711  (스팸등록방지:빨간숫자만입력)

                                                 
民草가 주인인 中原, 제3지대를 위...
                                                 
[연재] 홍콩의 벤처이야기 “홍콩...
                                                 
조선도 하는 ‘무상의료’, ‘의사...
                                                 
김사복, 5.18 진상을 세상에 알리...
                                                 
왜 당신은 계란을 바위에 던지시나...
                                                 
공기업 적자, 정치인-자본-관료의 ...
                                                 
미국 “북한 미사일 발사 규탄… ...
                                                 
[연재]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
                                                 
[신상철 TV] [민초강론-08] 천안함...
                                                 
청소노동자의 외침 “차별받아도 ...
                                                 
이재명, 다자대결도 계속 1위… 이...
                                                 
태풍 ‘찬투’ 최근접 제주, 항공...
                                                 
천안함의 진실을 지킨 사람들과 박...
                                                 
지평선
                                                 
물구나무 선 대학 순위, 언론 순위
                                                 
[이정랑의 고전소통] 인물론 天才 ...
                                                 
전두환 비서출신 이용섭 사건 재정...
                                                 
“귀환” KAL858기 사건 33주기 추...
                                                 
[연재II] 故 안병하 평전 ⑦ 1부 ...
                                                 
[오영수 시] 친정과 시댁 사이
19625 [오영수 시] 우리의 사랑은 천 년...
10532 후원의 이유
6633 [연재] 그들의 죽음이… 순국이었...
6557 “한반도 평화공존 공동번영의 새...
6502 [오영수 시] 한국 검찰과 사무라이...
6345 한국형 아이언돔, 북한 장사정포 ...
5963 미군이 ‘참가’ 발표한 연합훈련...
5933 진실화해위원회 결정 짓밟힌 진실...
5913 자본주의 사회에서 양극화는 필연...
5737 ‘꼬꼬무’ 아웅산 테러 이야기 유...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여의도파라곤 930호 (주)민진미디어 | 발행.편집인:신상철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마기선 | 등록번호: 서울 아01961
등록일 2012.02.02 | 발행일: 2012.02.15 | 이메일: poweroftruth@daum.net | 사업자번호: 107-87-60009 | 대표전화: 02-761-1678 | 팩스: 02-6442-0472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방침 | 광고/사업제휴문의 | 기사제보 | 칼럼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