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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평]<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조국 저
정운현 | 2014-07-22 10:27:5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서울대 조국 교수 저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 표지

밀린 글 쓰고 근자엔 녹두 아가씨와 노느라 책 읽기에 게을렀다.
지인들이 보내온 책이 그득하게 쌓여 있어 미안한 마음이다.
이제라도 짬짬이 밀린 책들을 소개할까 한다. 기다려주시라..^^

오늘 낮에 조국 교수의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다산북스)를 다 읽었다. 평소 우리가 알아온 조국 교수의 내면을 살피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그는 겸손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용기 있고 때론 강하기도 하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든 생각은 그의 말마따나 그는 천생 ‘학인(學人)’이다. 그는 “나는 공부를 좋아한다. 이렇게 죽을 때까지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고 썼다. (문득 공자의 ‘종신면학(終身勉學)’, 즉 ‘죽을 때까지 배움에 힘쓰라’가 생각난다.) 부산서 중산층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학창시절 모범생이었다. 그의 집안에서 ‘형은 공부 1등, 동생은 싸움 1등’이었다고 한다. 그가 법대에 진학한 건 순전히 TV드라마 때문이었다고. 고교시절 당시 TV에서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이라는 프로를 보고서 논리적 토론을 통해 공부하는 걸 보고 법대에 로망을 가졌다고 한다.

▲필자의 졸필, ‘종신면학(終身勉學)’

서울대 법대 졸업 후 박사과정을 마치고 2001년 말 울산대학에 부임한 그는, 앞서 소위 ‘사노맹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고 5개월 감옥을 살았다. 당시 1심 재판장은 얼마 전 서울시장 선거에 얼굴을 내민 김황식 전 총리. ‘사노맹’은 지금은 국제변호사와 교수가 된 백태웅과의 인연 때문이었다. 대학선배 황정하의 죽음을 목격한 후 그는 ‘작은 두꺼비’가 되기 시작했는데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청년이 피가 끓지 않았다면 이상한 일이다. 그도 그런 ‘청춘’ 가운데 한 사람이었고, 이는 매우 자연스런 것이었다.  

법학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그는 형사법을 택했는데 평소 싫어했다고. 그럼에도 이 분야를 택한 건 형사법이 인권과 관련을 맺고 있어서라는데 그의 이런 선택은 젊은 날의 경험이 알게 모르게 작용한 탓이리라. 그는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 ‘정의에 대한 존경’이 먼저라고 주장한다. 이 시대 몇 안 되는 양심적, 진보성향의 지식인으로 불리는 그는, ‘공적인 지식인’으로서 주장하고 비판하고 설득하고 호소하겠다고 한다. 동시에 그는 ‘독립적 지식인’도 추구하고 있는데, 이는 진영 내부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하는 지식인을 말한다.

240여 쪽의 본문은 앞부분의 5쪽 분량의 ‘시작하며’에 압축돼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선거 때마다 그의 이름이 운위되곤 했다.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스펙에 글 잘 쓰고 외모까지 수려하니 정치권, 특히 야당이 그를 탐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단언한다. 그 길은 자신이 갈 길이 아니라고. 그는 자신의 삶의 두 축은 ‘학문’과 ‘참여’라고 규정지었다. 지금 그는 이 길을 묵묵히, 성실히, 뚜벅뚜벅 가고 있다. 오늘의 우리사회 현실에 대해 발언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그는, “참여와 실천이 고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공동체의 문제와 모순이 보이는데 그것을 외면하거나 호도하는 것은 식자(識者)의 자기부정“이라고 단언한다. 이런 얘기 들으면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이 적지 않으리라.

▲조국 교수(사진작가 이상엽 촬영)

“지식인이자 법학자의 삶을 살기로 마음먹었다”는 그는, 삶의 또 한 축인 ‘참여’를 위해 사회적 발언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폴리페서’라는 일각의 비난과 중상모략을 감수하면서도. 그를 두고 내가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쓴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불의를 보고 행동한다는 것은 더러 많은 것을 포기할 것을 강요받는다. 그래서 생각이 있고 말로는 하면서도 행동으로 옮기는 자는 많지 않다. 그의 서문 가운데 한 대목을 옮기면서 독후평을 마치련다.

“나는 정치인도, 시민운동가도, 철학자도, 구도자도 아니다.
그들과 손을 잡고 세상의 변화를 위해 나 자신의 역할과 소임을
기꺼이 하려는 공부하는 사람, 즉 학인(學人)일 뿐이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1&table=wh_jung&uid=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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