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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이 직면할 ‘다차원 핵 방정식’
NFU(no-first-use. 핵무기 선제 사용 포기)와 일본
김종익 | 2021-03-19 10:23:4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바이든이 직면할 ‘다차원 핵 방정식’

오타 마사카쓰太田昌克
1968년생. 교도통신 편집위원.
와세다 대학 정치경제학부 정치과 졸업.
1992년 교도통신 입사. 2003~2007까지 워싱턴 특파원.
『맹약의 어둠 - ‘핵우산’과 미일 동맹』,
『僞裝의 피폭국 – 핵을 버릴 수 없는 일본』,
『미일 ‘핵’ 동맹 – 원폭, 핵우산, 후쿠시마』 등의 저서가 있다.

■ 인계되는 ‘버튼’

“어떤 파괴력을 가졌는지 설명받았다. 너무나 신기한 순간이었다. 오싹한 이야기다.”

이 말은 도널드 트럼프가 지금부터 4년 전 미국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말이다. 이 말을 하기 직전인 2017년 1월 20일 정오, 트럼프는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포개진 두 개의 성서에 왼손바닥을 댔다. 그리고 “가진 능력의 최선을 다하고, 합중국 헌법을 유지, 보호, 옹호할 것을 엄숙히 선서한다”고 진술하고,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성서 가운데 하나는 같은 공화당 대통령인 링컨 에이브러햄이 사용한 것이고, 또 하나는 트럼프가 어머니로부터 넘겨받은 성서다.

취임 후에도 인종 차별적 언동으로 물의를 야기하고, 올해 1월 6일에는 민주주의 전당인 연방의회에 폭도 습격을 선동한 ‘괴상한 대통령’이었다. 그런 트럼프가 신기한 생각에 사로잡혀 오싹했던 것은, 대통령 취임에 맞추어 ‘핵 버튼’을 인계받고, 지구를 몇 번이나 파괴할 수 있는 핵전력의 장절壯絶하기 짝이 없는 파괴력을 처음 설명받았을 때였다.

‘핵 버튼’은 속칭이다. 실제로 새로운 대통령이 계승하는 것은 버튼이 아니고, ‘Football’로 불리는 ‘서류 가방’이며, ‘비스킷Biscuit’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손바닥만 한 카드다. ‘Football’에는 핵미사일 발사를 지시하는 통신용 기기와 발사 명령의 암호, 나아가 어떤 핵 작전 계획을 선택할지 ‘핵전쟁 옵션’을 보여주는 정보가 들어 있다. 그 검고 두터운 가죽 가방은 대통령 수행원인 군인이 가지고 다니며, 대통령이 어디를 가든 항상 대동한다. 한편 ‘비스킷’은, 대통령 자신이 바지 주머니 같은 데 넣어 항상 가지고 다닌다. 만에 하나 ‘서류 가방’을 여는 극한 상태가 되면, 이 카드에 명기된 암호를 사용해, 자기 자신이 ‘핵 버튼’을 관장하는 미군 최고 사령관임을 증명한다.

‘Football’은 부통령 것과 정·부통령이 동시에 사망한 경우의 예비용 등 여러 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퇴임하는 대통령이 신임 대통령의 취임식에 출석하지 않아도, 비교적 스무드하게 인계되는 방법이 갖추어져 있다. 실제로 1963년 가을 존 에프 케네디가 암살되었을 때도 후임 린든 존슨에게 차질 없이 권한 이행이 이루어졌다. 따라서 대통령 선거 결과에 이의를 주장하는 트럼프가 이번에 후임자 취임식에 출석하지 않는 전대미문의 행동이 나왔지만, ‘핵 버튼’은 확실히 제46대 대통령 조 바이든의 손에 인계되었다.

■ Rule of Games

지금부터 4년간 ‘서류 가방’과 ‘비스킷’을 늘 바로 곁에 놓아두어야 하는 바이든이 직면할 것은, 트럼프와 그에게 적대하는 핵무기 보유국의 위정자들이 조성한 ‘이제까지 없었던 세계’다.

생각하면, 미국이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두 발의 원자폭탄을 투하하여, 무고한 무수한 민간인을 살상한 75년 전에도, 인류는 ‘그때까지 없었던 세계’를 만났었다. 핵폭탄을 일정량 보유하고, 이것을 대량 살육의 위협 도구로 삼으면, 영리한 리얼리즘에 뿌리박은 국제 정치의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것도, 반드시 불가능하지 않은 상황이 생겼기 때문이다.

원자폭탄은 파괴적인 성질이 너무나 혁명적이고 위험하기 때문에, 낡은 사고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인류에 의한 새로운 관리라는 최초의 조치가 요구된다.

맨해튼 계획을 주도했던 육군 장관 Henry L. Stimson은, 원폭 투하 후, 한 달이 지난 1945년 9월 11일, 이렇게 적은 기밀 각서를 대통령 헨리 트루먼에게 보냈다. 드러낸 힘이 전쟁이라는 궁극의 폭력·파괴 행위에 이르고, 실제로 전쟁의 불길이 요원의 불이 되면, 인간의 잔학성은 극한을 넘어, 인간 윤리를 갖고서도 억제 불가능하게 되는 것을 Stimson은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핵의 국제 관리라는 새로운 구상을 대통령에 제시하고, 창설된 지 얼마 안 된 국제 연합의 場에서는 실제로 이것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 4년 후, 소련이 원자폭탄을 개발하자, 미소 양국은 치열한 핵 군비 확장 경쟁에 돌입했다. 세월이 흘러 1960년대에 들어서면, 상호 확증 파괴(MAD. 핵 강대국 사이에서 적이 핵 공격을 가할 경우, 상대편도 전멸시키는 보복 전략)라는 핵전략 이론이 군사 엘리트에 의해 체계화되고, 한쪽이 먼저 ‘핵 버튼’에 손가락을 올리면, 다른 쪽이 잔존 핵전력을 사용해 상대의 국토를 가차 없이 섬멸하는 ‘공포의 균형’이 대국 간 정치의 ‘Rule of Games’로 화해 갔다. 말하자면, 핵 억지론의 정당화에 의한 핵무기라는 절대 악의 리스크 관리이다. 다만 그 리스크는, 거의 한 줌의 정치 지도자가 인류 전체와 그 자손을 책임지기에는, 너무나 거대해 어떻게 할 방도가 없었다.

다행히도, 나가사키에 핵을 사용한 후, 인류는 한 번도 핵무기의 실전 사용을 체험하지 않았다. 그것은 압도적인 행운이기도 하지만, 핵 리스크 관리라는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작업을 군비 관리 교섭으로 축적해 온 미·소의 외교 노력의 결과이기도 했다. 그런 노력 가운데 하나가, 1972년에 양국이 조인한 탄도 요격 미사일(ABM, Anti Ballistic Missile) 제한 조약이다.

한쪽이 상대의 탄도 미사일을 격추하는 ABM을 충분히 갖추면, “자신은 적의 핵 보복을 완벽하게 무력화시킬 수 있다”라는 착각에 빠져, 막상 유사시에 먼저 핵 공격을 하는 유혹에 내몰리기 쉽다. 그런 핵의 첫 공격을 억제하려면, ‘창’인 핵미사일에서 자신을 지키는 ‘방패’인 방위 능력, 특히 대규모 미사일 요격 시스템의 배치·설비를 금지한 것이 ABM 제한 조약이었다.

■ 엄동설한의 시대

그러나 세월이 흘러, 냉전 종결 후 10년이 지난 2010년 12월, 바로 조지 부시(아들) 정권은 돌연 ABM 제한 조약에서 일방적 탈퇴를 러시아에 통고했다. 북한과 이란 등 ‘불량 국가’의 탄도 미사일 위협에서 미국과 동맹국을 지키는 미사일 방위(MD)망 정비 진행을 맞이하여, 이 조약이 커다란 장애가 되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이미 적이 아니다”라고 단언한 부시는 진지하게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냉전기를 방불케 하는 ‘Rule of Games’를 여태까지 신봉하며, 자국의 대미 핵 억지력이야말로 러시아의 대국다운 원천이라고 생각해 온 푸틴은 달랐다. 빌 클린턴 정권 시절부터 보이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방 진출도 푸틴을 의심 暗鬼로 만들었다.

‘창’인 핵미사일 수량을 전략 무기 제한(SALT)과 전략 무기 제한 조약으로, 또 ‘방패’인 대미사일 방위 능력을 ABM 제한 조약으로 규제함으로써, 상호 핵 억지력을 관리·유지해 온 ‘핵 방정식’. 그런 암묵적 규칙에 근거해 온 미·러 간의 ‘전략적 안정’은, 2002년 6월에 ABM 제한 조약이 실효된 것을 효시로 삼아 와해를 향해 톱니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푸틴의 후계자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Dmitry Medvedev는, ‘핵 없는 세계’를 표방한 오바마와 새로운 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Strategic Arms Reduction Talks)를 2011년에 체결했지만, 그 후 푸틴이 대통령직에 복귀하고, 2014년에 우크라이나령 크리미아를 강제 편입하자, 미·러 관계는 최악의 상태로 곤두박질하여 핵 군축 교섭도 ‘엄동설한의 시대’를 맞이했다.

그런 악순환에 한층 타격을 준 것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아래, 과거 핵 군축 합의를 개똥같이 여기는 트럼프 정권이었다. ‘힘에 의한 평화’를 전면에 내세운 트럼프는, 미사일 공격에 대한 핵 보복 옵션조차 배제하지 않고, 히로시마형 원자폭탄의 1/3의 파괴력(TNT 화약 환산으로 약 5kiloton)을 가진 ‘저출력형 핵’(이른바 소형핵)을 전략 원자력 잠수함에 새로 배치했다. 더욱이 러시아 측에 위반 행위가 있었다고 하지만, 중거리 핵전력(INF) 전폐 조약에서도 일방적으로 이탈하여, 냉전 종결 조류를 크게 뒷받침했던 이 역사적 조약을 2019년 8월에 실효시켰다.

■ 이제까지 없었던 세계

트럼프 정권은 또한, 2019년 1월에 ‘미사일 방어 검토Missile Defense Review’를 발표하고, “미사일 방위 능력의 개발·배치에 어떠한 제약도 받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러시아와 중국의 미사일 위협에 대항하고자 우주 공간도 사용하는 요격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방침을 내세우고, 미사일 방위 확대 노선으로 방향을 돌렸다. 오바마까지의 역대 정권은 중국과 러시아를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지 않으려고, 미사일 방위(MD) 대상은 어디까지나 ‘불량 국가’에 한정한다는 원칙을 기본적으로 견지하고, 특히 러시아와의 사이에서는 ‘전략적 안정’을 중시해 미사일 방위 정책에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왔다. 그것이 트럼프의 등장으로 사태는 일변, 미국은 우주 공간도 새로운 전투 영역으로 간주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력을 무력화할 수 있는 미사일 방위망 구축으로 걸음을 내딛는다.

이것에 대해 푸틴도 다른 쪽을 공략 2018년 3월, 6종류의 신형 전략 무기 개발·배치 방침을 표명하고, 마하10의 극초음속 미사일 ‘Kinzhal’과 핵 탑재 가능 극초음속 탄두 ‘아방가르드’의 개발에 매진한다. 그런 핵 군비 확산 움직임이 사소한 졸속에 불과했던지, 2019년 8월에는, 원자력 추진형 순항 미사일 ‘Burevestnik’ 관련으로 보이는 거대 폭발 사고가 Barents Sea 최남단의 백해白海에 면한 러시아 해군 실험장에서 발생했다. 이런 움직임은 모두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를 돌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푸틴 주도의 일대 국가 군사 프로젝트로 이어지며, 절대적인 대미 핵 억지력을 온존하려고 하는 대국 러시아의 생존을 건 국가 전략의 구상화였다.

러시아만이 아니다. 중국도 미국의 ‘방패’를 돌파하려고, 다탄두형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과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여념이 없다. 더구나 2대 핵무기 보유국인 미·러의 핵 군축 교섭이 정체된 가운데, 트럼프가 외쳐 온 미·러·중국의 핵 군축 대화로 나아가려고 하는 생각 따위는 추호도 없다. 이런 복잡화하는 대국 간의 경쟁에 병행하여, AI, 사이버, 우주와 같은 ‘New Domain(신영역)’에서의 기술 혁신 경쟁이 동시 진행된다. 이 두 가지 경쟁은 미묘한 궤도를 그리면서 때로는 교차하며, 핵 리스크를 보다 억제 곤란한 것으로 만들어, ‘핵 방정식’을 더욱 착종시키고 있다.

올해 1월 20일, 새로운 대통령이 된 바이든은, 이런 황량한 국제 정치의 현실과 붕괴 조짐마저 있는 국제 핵 질서를 뒷배경으로, 그늘을 보이는 초대국이라는 배의 키를 조종하는 역할을 새로 맡았다. 일흔여덟 해를 산 나이 많은 정치가가 지금 백악관에서 주시하는 눈앞의 광경은, 75년 전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 이후 ‘이제까지 없었던 세계’라고 표현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 전략적 문제

우발적인 핵 교전과 핵무기 시스템의 오작동도 포함하는 핵 사용을 100% 회피하고, 핵 확산 위험성을 극소화하고, 거기에 더해 국제 전략 환경을 보다 안정적인 것으로 하는 ‘핵 방정식의 최적해’를 도입하는 데 맞닥뜨려, 바이든은 조만간 몇 개의 중대 문제와 마주해야만 한다. 우선은 이른 시기에 풀이가 요구되는 ‘전략적 문제’, 말하자면 대국 간 경쟁과 새로운 영역에서의 기술 경쟁을 제어 불능한 상태로 빠뜨리지 않기 위한 대전략의 초석이 될 중요한 문제를 생각해 보자.

바이든은 백악관에 들어간 후, 몇 주 안에 많은 중요한 문제에서 선택을 강요받을 것이다. 특히 중대한 결정은,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격추하는 해양 발사형 신미사일 방위(MD) 시스템의 도입을 추진한 트럼프 시대의 확대 노선을 추진할까 말까이다.

미국 군비관리협회ACA 최고위직으로 핵 군축·비확산 전문가인 데릴 킴벌Daryl Kimball은, 필자와 지난해 말에 행한 메일 교환에서 위와 같이 언급했다. ACA가 매월 간행하는 전문지 『Arms Control TODAY』 2020년 12월호에서도 데릴 킴벌은 같은 지적을 한다.

데릴 킴벌이 시사하듯이, 바이든이 먼저 깊이 연구해야만 하는 ‘전략적 문제’란, 앞에서 상세하게 기술한 ‘창’과 ‘방패’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규정할까, 라는 근원적인 문제와 밀접하게 서로 얽혀 있다. 이 절실한 문제의 풀이에 따라서는, 일본의 앞으로 외교·안보 정책도 크게 변용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말한 것처럼, 트럼프 정권 등장까지 미국과 러시아 간에는 암묵적 규칙이 있어, 서로가 상대에 대해 실효성 있는 ‘창’을 내미는 것으로 상호 억지라는 전략 관계를 구축해 왔다. 이 규칙하에서는 공격 무기(창)와 방어 무기(방패)의 미묘한 균형이 중시되고, 그래서 ABM 제한 조약은 미·러의 ‘방패’ 역할을 엄격하게 규제했다. 부시(아들) 정권하인 2002년 ABM 제한 조약이 실효하고, 이 균형에는 일정의 차질이 생겼지만, 그렇다고 해도 부시, 오바마 두 정권은 MD 계획을 보다 제한적인 것으로 해 왔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국 본토 방위를 위한 요격 미사일을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모두 44기 배치하는 데 그치고, 동아시아와 동유럽에 대한 MD 시스템 배치도 주된 요격 대상을 북한과 이란의 탄도 미사일로 한정해 왔다. 그것은, ‘창과 방패’의 절묘한 균형을 전제로 한 대국 간의 암묵적 규칙을 이럭저럭 붕괴시키지 않기 위한 ‘정치의 지혜’이기도 했다.

■ 딜레마와 심모원려

이런 종래 정책에 대담한 변경을 시행한 것이, 트럼프 정권의 MD 확대 노선이었다. 트럼프는 2019년 벽두 MDR 발표를 승인하고 “미사일 방위를 근대화한다. 우주는 새로운 전투 영역이다”라고 단언했다. 이 말을 듣고, 예전부터 미국의 진의를 의심해 온 중·러는 ‘MD 계획의 목적은 역시 자신들의 대미 미사일 공격 능력을 무력화하는 데 있었다’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중·러의 걱정과 의심은 지난해 가을, 미군이 하와이 앞바다에서 실시했던 모종의 미사일 요격 실험 성공으로 한층 확증적인 것으로 전화되어 갔다.

2020년 11월 16일 오전 8시 전, 하와이 앞바다를 항행하는 미군 이지스함 John Finn에서 황금색 불길이 오르고, 요격 미사일 ‘SM-3 Block IIA’가 발사되자마자, 날아오는 ICBM을 모방한 표적을 대기권 밖에서 포착해 격추했다.

‘SM-3 Block IIA’은 미·일이 공동 개발한 요격 미사일로, 원래 북한의 탄도 미사일 위협을 염두에 둔 단·중거리 미사일의 요격을 상정하고 실전 배치를 도모해 왔다. 그런데 11월 16일의 이 실험 성공으로 ICBM에 대한 응용 가능한 사실이 입증되었다. 이 사실은 또한, 중·러의 미국 본토 공격 능력이 ‘SM-3 Block IIA’의 실전 배치로 상당 정도 감쇄된다는 현실을 당사자들에게 들이대는 사태를 초래했다.

만약 ‘SM-3 Block IIA’를 탑재한 이지스함이 태평양과 베링해에 본격 배치되면, 대미 억지력의 무력화를 두려워하는 중·러는, 군사적인 대항 조치를 취할 공산이 크다. 그런 조치는, ‘SM-3 Block IIA’을 주축으로 한 미국의 신MD망을 확실하게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공격 능력 획득, 바로 고성능 다탄두형 ICBM과 극초음속 활공탄滑空彈 개발·배치일 것이다. 덧붙여, 미국의 미사일 방위 능력 전체를 약체화시키는, 통신과 지휘·통제 같은 MD 시스템의 급소를 공격하는 사이버 공격력도 그런 범주에 들어갈지 모른다. 자국의 안전 보장을 한결 확실한 상태로 하고자 하는 방위적 조치가 상대국의 의심스러운 생각을 불러일으켜, 끝없는 군비 확장 경쟁이라는 악순환에 빠지는 ‘안전 보장 딜레마’의 징후가 여기에는 엿보인다.

더욱이 잊어서는 안 되는 점은, 이 딜레마에 직접 관계하는 ‘SM-3 Block IIA’의 개발에 일본이 주체적으로 관여해 온 사실이다. 방위성 장관인 기시 노부오岸信夫는 하와이 앞바다에서 요격 실험이 성공한 3일 후의 회견에서 “미·일의 뛰어난 기술을 결집한 성과다. 배치를 착실히 진행하여, 탄도 미사일 위협에 완벽하게 대처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는데, 좀 순진함이 지나치지 않은가. 과연 일본의 안보 엘리트는, ‘SM-3 Block IIA’의 본격 배치가 초래할 전략적 귀결, 달리 말하면, 동아시아의 새로운 ‘안전 보장 딜레마’와 ‘핵 방정식’의 한층 복잡화라는 함정에 대해, 어디까지 전략적인 사고를 두루 하는 것일까. 유감스럽게도 기시 노부오의 발언에는, 이러한 전략적 함의를 고찰 범주에 넣은 정책적 사려의 깊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미국이 앞으로,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격추하는 해양 발사형 신시스템 도입을 추진한 트럼프 시대의 MD 확대 노선을 앞으로 밀고 갈까. 데릴 킴벌이 바이든에게 던진 이 문제에 대한 풀이는, 이제부터 미·중·러시아라는 대국 간 경쟁과 신영역에서의 기술 경쟁 추세를 결정할 중대 요소가 될 것이다. 이 풀이의 내용에 따라서는, 일본의 중장기적인 국가 정책에도 직접적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깊은 영향을 미친다. 바이든과 같은, 일본 정부의 수장 스가 요시히데菅義偉에게도 비할 데 없는 심모원려가 요구되는 중요 국면이 슬며시 다가오고 있다.

■ 가까운 미래의 핵 리스크

바이든은, AI와 사이버 같은 신영역의 혁신 기술과 전 세계에 약 13,000발이 있는 핵무기의 inter·face(접촉면, 경계면)를 둘러싼 전략적인 문제도 상대해야 한다. 그것은, AI와 사이버 등이 ‘핵 방정식’에 미치는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작용을 어떻게 통제해 갈까, 라는 매우 현대적인 문제다.

근년에 들어, AI, 사이버, 핵무기라는 세 가지가 교착함으로써 높아지는 핵 사용 리스크가 전문가 사이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미국 Hampshire 대학 명예 교수인 Michael Klare는 『Arms Control TODAY』 2020년 12월호 기사(「A Strategy For Reducing Escalatory of Emerging Technologies」)에서,  AI와 사이버가 얽혀 핵 사용을 초래할 수 있는 다음 네 가지 시나리오를 명시했다.

1. 고성능 sensor와 AI program sensor를 내장한 무인기군群이 상대국 군함과 방공 레이더, 對空·對艦 미사일, 주요한 통신·지휘·통제·정보(C3I) 기능을 파괴한다. 공격당한 국가는 이것을 상대의 핵 사용 징후로 착각하여, 자신들의 핵전력이 파괴되기 전에 이것을 사용하려고 공격으로 움직인다. 파괴된 C3I가 핵 운용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경우, 그 위험성은 한층 커진다.

2. 다수의 초음속 미사일이 교전 초기에 사용되어, ‘1’과 같은 모양, 상대의 C3I 기능 등을 파괴한다. 공격을 당한 쪽은 상대의 핵 사용이 절박해지고 있다고 염려하고 두려워하여, 먼저 핵 공격을 준비한다. 초음속 미사일은 비행시간이 극단적으로 짧고, 핵·비핵 양쪽 방면에 쓰이기 때문에 공격당한 쪽은 상대의 진의를 파악하기 어렵다. 또 C3I 기능이 저하되면, 당한 공격의 성질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최악의 사태’를 상정하기 쉽게 되어, 위험성이 배가된다.

3. 분쟁 직전이나 발효 시에, 적국의 통상 전력에 의한 반격 능력을 꺾으려고, 조기 경보 시스템과 C3I 기능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다. 적의 핵 공격을 조기에 탐지·경계하는 이 시스템들은 핵·통상 전력 운용과 연동되어 있어, 사이버 공격을 당한 국가의 지도자는 이것을 적의 핵 공격 전조로 받아들여, 자신들이 가진 핵미사일을 즉시 발사한다.

4. 전투 행위의 신속성과 복잡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국大國은 적국의 움직임을 알리는 sensor 정보를 분류하여, 적국의 의도를 계산하고, 최적의 반격 시나리오를 선택하는 데 즈음하여, AI를 능숙하게 부리는 machine(기계·장치)에 한층 의존하는 모양새가 된다. 그렇게 되면, 인간이 전투 행위에 관여하는 중요한 결정을 machine에게 맡길 위험성이 증가한다. 이 machine들은 사회적·정치적 맥락을 생각하는 능력이 결여된 데다가, 해킹이나 위장에도 취약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반격 옵션을 제시할지도 몰라, 부주의한 전쟁의 단계적 확대로 이어진다.

Michael Klare가 묘사하는 시나리오는 결코 허풍이 아니다. 요 몇 해 군사 분야의 AI와 사이버에 대한 의존은 확실히 증대하고 있으며, 기술 혁신이 대국 간의 상호 불신과 오해의 연쇄로 한층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긴장 상태가 높아지면, 핵전쟁으로까지 돌진하는 전개도 반드시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은, 핵과 AI· 사이버의 inter·face가 낳을 ‘가까운 미래의 핵 리스크’이며, 그것을 어떻게 통제해 가는가는, 지금부터 고려 범위에 넣어야 할 정책 과제다. 바이든 정권은, 이 새로운 핵 리스크를 실효적으로 제어할 군비 관리 방법을 조기에 고안하여, 러시아와 중국과의 사이에 무용한 전쟁의 단계적 확대를 초래하지 않는 장치 만들기를 구상할 필요가 있다. 그 첫 번째 걸음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은, “핵무기 시스템으로 직결되는 C3I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행하지 않는다”고 서약하는 행동 규범의 책정일 것이다.

■ NFU(no-first-use. 핵무기 선제 사용 포기)와 일본 

바이든은 이 밖에도 핵을 둘러싼 많은 문제와 마주해야 할 것이다. 국제적인 핵 질서를 심하게 흔든 트럼프가 남긴 자국에는 조금의 유예가 없는 과제도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서는, 올해 2월 5일이 기한이 되는 미·러의 신전략 무기 제한 회담(신START)의 연장 문제, 그리고 트럼프 정권의 탈퇴에 따라 와해 직전 상태에 있는 이란 핵 합의(JCPOA)를 어떻게 소생시켜, 이란의 핵 개발 능력 획득에 브레이크를 가할까, 라는 문제가 꼽힌다.

후자는, 이란 국내에서 보수 강경파가 세력을 늘리고, 6월에는 온건파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만큼, 바이든 정권이 최초로 마주치는 매우 어려운 문제가 된다. 전자에 대해 말하자면, 1월 26일 바이든과 푸틴의 전화 회담에서 신START의 5년 연장이 결정되었지만, 한층 더 핵 군축을 촉진하고 창출해 갈 것인가, 또 미국 국방부가 다음 10년에 핵무기가 최대 500발이 된다고 추측하는 중국을 어떻게 끌어넣고 갈까는, 그다지 유예가 허용되지 않는 어려운 문제다.

 요란했던 세 번의 북미 정상 회담에도 여전히 아무런 진전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악화된 북한 핵 문제도 바이든의 양어깨에 걸려 있는 바가 크다. 더욱이 트럼프가 전략 원자력 잠수함에 도입한 소형 핵의 실전 배치를 계속할 것인가 말 것인가, 덧붙여 1조 달러(약 1,000조 원)를 족히 넘는 핵무기 근대화 계획을 축소할지 말지도, 1년 이내에는 답을 내야 하는 정책 과제다.

앞에서 말한 많은 핵에 관한 어려운 문제와 이상한 문제, 나아가 전항까지 논해 온 ‘전략적인 문제’와 ‘가까운 미래의 핵 리스크’와 대치해야 하는 바이든이 상대할 것은, 바로 ‘다차원 핵 방정식’이라고 해도 좋다. 그것은 역대 미국 대통령이 이제까지 직면한 적이 없는 시련이기도 하다.

마지막에 일본과의 관계에서 주시해야 할 것은, 오바마 정권이 2016년,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후에 본격 검토한 핵의 ‘선행(선제) 사용 포기NFU’ 문제다. 필자는 당시, 복수의 백악관 고위 관료를 상대로 한 취재에서, “핵무기의 역할 낮추기와 줄임”을 목표로 한 오바마 대통령이 진지하게 NFU 논의를 주도하고, 채용에도 전향적이었다, 라는 정보를 취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핵 정책의 일대 전환으로 이어지는 NFU가 실현되지 못한 커다란 이유는 ‘핵우산’ 아래 있는 동맹국에 대한 배려, 특히 우산의 약화를 염려해 반대한 일본에 대한 배려였다.

오바마 밑에서 부통령을 지낸 바이든도 NFU에는 긍정적이고, 실제로 부통령 퇴임 직전인 2017년 1월 11일에 카네기국제평화재단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국이 핵무기를 선제 사용할 필요가 있는 시나리오를 연상하는 일은 곤란하다”라고 분명히 말한다. 또 지난해 대통령 선거 중에도, 필자가 아는 한, NFU를 염두에 둔 핵 정책 재검토를 추진하는 방향성을 적어도 두 번 시사했다. 현재 일본 수상인 스가 요시히데의 외교 브레인들도 바이든의 이러한 언동을 충분히 알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원고를 다시 써서 논하고자 한다.
(『世界』, 202103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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