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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랑의 고전소통]출기불추(出其不趨) 추기불의(趨其不意)
적이 달려가지 않을 곳으로 나아가며 적이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달려간다.
이정랑 | 2021-09-07 07:31:3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출기불추(出其不趨) 적이 달려가지 않을 곳으로 나아가며
추기불의(趨其不意) 적이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달려간다.

적이 달려가지 않을 곳으로 나아가며, 적이 뜻하지 않은 곳으로 달려간다. (‘손자병법’ ‘허실편’.)

이것은 진격 작전에서 중요한 원칙의 하나다. 적이 빨리 구원 할 수 없는 곳, 즉 허점을 쳐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적이 예기치 못한 곳으로 진군하라는 것이다. 이는 손자가 말한 “적의 무방비한 곳을 공격하고 적이 뜻하지 못한 곳을 노려야 한다”를 구체화한 것이다. 이것은 공격의 돌발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즉, 교묘한 전법으로 적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시기와 지역에서 갑자기 기습을 가하는 것이다.

‘관자(管子’에서도 만약 적의 튼튼한 곳을 공격목표로 선택한다면 적을 무너뜨릴 수 없을 뿐 아니라, 적의 허술하고 약한 곳까지도 견실하게 만들어준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자병법 ’요적(料敵‘에서는 “용병에서는 반드시 적의 허실을 잘 살펴서 적의 위태로운 곳으로 달려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13종에 이르는 적의 허점을 공격할 전기(戰機)를 늘어놓고 있다.

1, 적이 먼 곳에서 방금 도착하여 대형(隊形)이 아직 안정(安定)되어 있지 않을 경우에는 공격한다. 먼 길을 여러 날 동안 행군해 온 적은 몹시 피로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적에게는 휴식을 취하여 피로를 풀 시간적 여유를 주어서는 안 된다. 새로 도착하여 전열을 정돈하기 전에 그 허를 찔러 공격해야 한다는 말이다.

2, 식사를 마치고 나서 아직 전투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경우에는 공격해야 한다. 겨우 식사가 끝나 아직 방위태세를 갖추지 못한 경우도, 이 허점을 노려 공격할 수 있다.

3, 적이 전속력으로 달음박질을 하여 숨이 차서 헐떡일 경우에는 공격해야 한다. 각자가 자기의 위치를 지키는 안정된 적은 침착하다. 공연히 분주하게 왔다 갔다 함은 불안에 떨고 있는 증좌(證左)이다.

4, 어떤 작업에 전력을 다하여 피로를 느끼는 적은 공격해야 한다. 과도한 근로는 피로를 초래하게 마련이다. 피로한 적은 용감히 싸울 수 없는 것이다.

5, 아직 지리적으로 불리한 처지에 있는 적은 미리 선수를 써서 공격해야 한다. 전쟁에서는 지리적으로 유리한 곳을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하여 병법가들은 물론, 맹자(孟子)도 일찍이 ‘천시는 지리를 얻음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를 얻음만 못하다(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라고 말하여 좋은 시기를 타는 것보다 좋은 위치를 차지함이 낫다고 말했다.

6, 좋은 기회를 놓친 적은 공격해야 한다. 좋은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 기회는 자주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번 놓친 기회는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병법에서의 기회란 맹자가 말한 ‘천시(天時)‘, 즉 상대방의 허(虛)가 드러났을 경우, 바람‧비‧안개 등 자연의 힘을 이용할 수 있는 하늘이 내린 좋은 기회란 뜻이다. 이런 기회를 이용할 줄 모르는 적은 무력 무능한 것이다.

7, 먼 길을 행군하여 선착부대는 쉬고 있는데, 후속부대가 아직 휴식을 못하고 있는 적은 공격해야 한다. 오랜 행군에서 낙오자가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병력이 고르지 못하다는 증거이다. 이 낙오부대가 겨우 도착하여 미처 숨도 돌리기 전, 즉 적의 진열이 미처 정돈되지 못한 곳에 허점이 있는 것이다.

8, 강을 건너고 있는 적은 공격해야 한다. 강을 건너고 있는 군대라면 의래 강 건너에는 적군이 대기하고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선두부대가 겨우 강을 건넜을 무렵이면, 대부분의 병사는 물 속에 있고, 후미 부대는 아직 강 저쪽에 있게 마련이다. 이런 군대는 흩어져 있어 갑자기 균형을 찾지 못하는 데 그 허가 있다.

9, 험한 길과 비좁은 오솔길을 가는 적은 공격해야 한다. 험하고도 좁은 골짜기를 행군하는 장사진(長蛇陣)의 군대는 앞뒤가 서로 협조하여 단결할 수 없는 데 그 허가 있다.

10, 적의 군기(軍旗)가 난잡하게 흔들릴 때에는 공격해야 한다. 군기가 혼란하게 흔들림은 그 군대의 질서가 없음을 상징하고 있다.

11, 적의 진지(陣地)가 자주 이동될 경우에는 공격해야 한다. 부대가 진지를 자주 이동함은 아직 지리(地利)를 얻지 못했거나, 그렇지 않으면 작전계획이 확립되어 있지 못한 증거이다.

12, 장수와 병졸이 멀리 떨어져 명령이 잘 전달되지 않는 적은 공격해야 한다. 장수와 병사가 일치협력하여 하나로 단결하지 못한 군대는 약하다.

13, 공포심에 떠는 군대는 공격해야 한다. 병사들이 전투를 두려워하는 군대는 아무리 수가 많아도 약하다. 

이정랑 언론인(중국고전 연구가,칼럼리스트)

경인일보/호남매일/한서일보/의정뉴스/메스컴신문/노인신문/시정일보/조선일보/서울일보 기자, 편집국장, 논설실장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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