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합의 이행 추진위원회를 가동하자
사람일보 기자 | 등록:2021-06-22 08:20:30 | 최종수정:2021-06-22 08:32:23


남북합의 이행 추진위원회를 가동하자
임종석 경문협 이사장, ‘다시 시작하는 남북합의 이행 토론회’ 기조연설 
(사람일보 / 박창덕 기자 / 2021-06-22)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 이사장은 21일 “남북합의 이행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 표명이 필요하다”며 “지금부터 9. 19 평양선언 3주기가 되는 가을까지를 남북합의 이행을 위한 중요한 시기로 규정하고 ‘(가칭)남북합의 이행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가동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임 이사장은 이날 오전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전국남북교류협력 지방정부협의회와 경문협이 공동 주최한 '다시 시작하는 남북합의 이행 토론회' 기조연설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 새로운 경쟁력, 새로운 투자처, 새로운 자원, 새로운 인프라 건설 그리고 새로운 평화와 번영, 이 모든 과제가 한 방향을 향하고 있다”며 이렇게 제안했다.
 
임 이사장은 남북합의 이행과 관련해 “6.15 공동선언, 10.4 공동선언 그리고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 이 미완의 합의 들을 되돌아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그것은 희망이고 미래였지만 동시에 부담이고 채무이기도 했다”며 “잃어버린 궤도를 되찾아 남북합의 이행이라는 장정에 복귀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다지는 길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임 이사장은 또 “국제적 환경이 어지러운 지금, 우리에게는 새롭고 담대한 비전이 필요하다.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산업들은 한계에 부딪힌 지 오래이고, 인구 5천만의 내수시장은 새로운 기업들이 글로벌 도약을 꿈꾸기에는 너무 작다”며 “북방으로 가는 길을 과감히 개척해야 한다. 남북이 협력하며 공존 번영하고 대륙으로 삶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 이사장은 “동북 3성, 연해주까지 일일생활권,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사람과 물자가 자유로이 오가는 열린 동북아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인구 2억 플러스의 내수시장을 개척하고 역내의 노동과 자본과 자원이 하나가 되는 새로운 시대를 지금 시작해야 한다”며 “북방경제와 평화경제, 그리고 대륙과 해양을 잇는 가교국가는 대한민국의 중요한 미래 비전이 되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임 이사장은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해 “개성공단 재개 의지를 분명하게 대내외에 공표할 필요가 있다”며 “개성공단은 유엔제재와 충돌하기 때문에 당장의 정상화는 사실상 쉽지 않다. 그러나 남북합의 사항인 개성공단을 다시 운영하기 위해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제재와 충돌하지 않는 범위에서 적극 활용하며, 나아가 재재 면제를 위해 미국과 국제사회를 설득하기 위한 적극적인 외교를 펼치는 일은 의미가 있다”고 표명했다.
 
임 이사장은 금강산 관광사업과 관련해 “금강산에 대한 전면적인 재투자 계획이 요구된다. 대부분의 시설이 낙후되어 사용할 수 없는 점을 우리 정부도 잘 알고 있다”며 “과감한 재투자 계획과 함께 개별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을 시도한다면 길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임 이사장은 남북협력에서 기초지방정부의 새로운 역할과 관련해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남북협력의 결정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며 “이미 국회에서 관련 법안도 개정이 되어 지방자치단체를 남북협력사업의 주체로 명시하였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방정부가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합의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협력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이사장은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항상 남북합의 이행에 어려운 문제로 등장하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인식의 전환을 할 때가 되었다”며 “한반도에서 가장 중요한 안보는 남북이 합의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앞당겨 실현하는 일이다. 지금처럼 북핵을 동결하고,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라는 전략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미연합훈련의 규모와 방법을 언제든지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임종석 이사장의 기조연설 전문은 다음과 같다.
 
다시 시작하는 남북합의 이행 토론회 기조연설
2021. 06. 21.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 임종석
 
다시 시작하는 남북합의

 
저는 늘 상상을 합니다.
아침 일찍 모닝커피를 하고 서울역으로 가 기차에 오릅니다.
점심 무렵이면 하얼빈에서 업무 파트너를 만나 오찬을 하며 사업 이야기를 나눕니다.
돌아오는 길에 평양 들러 반가운 친구를 만나고 대동강변에서 시원한 맥주와 함께 담소를 즐기다가 어느덧 어둠이 내리면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와 마감뉴스를 보며 잠이 듭니다.
또 저는 항상 꿈을 꿉니다.
개성에서, 남포에서, 청진에서, 함흥에서…, 남북이 합작으로 땀 흘려 만든 물건들이 대륙행 기차에 실려 북경으로, 아시아 전역으로 그리고 시베리아 대륙을 넘어 유럽 각지로 뻗어가는 미래를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봅니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분명 훌륭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지구상의 이 작은 나라가 못 만들어내는 것이 없고, 5천만 국민이 못 해내는 일이 없습니다.
위기가 닥칠수록 빛나는 저력은 마침내 대한민국을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으로, 군사력 6위로 평가받는 든든한 나라로 만들어놓았습니다.
특히 코로나 위기를 거치면서 우리는 또 한 번 비상하였습니다.
경제활동을 멈추지 않고 코로나 방역에 가장 성공한 나라 대한민국….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를 통해 우리는 달라진 대한민국의 위상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새삼 깨달았고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 국민은 과거에도 위대했고 지금도 위대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우리 기업 또한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지금의 글로벌 위기를 능히 극복하고 미래에도 훌륭하게 이겨낼 것이라 믿습니다.
 
새로운 전환기와 북방으로 가는 길
 
그러나 향후 30년, 국제 질서는 다시 크게 요동칠 것입니다.
탈냉전 후 30년이 지난 지금, 세계는 또 다른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강대국들은 자국중심주의를 주창하며 더욱 더 강대강으로 부딪칠 것이고 미래의 시장은 예측을 불허할 것입니다.
어쩌면 최선을 다해도 현상유지가 우리의 한계일 수 있습니다.
국제적 환경이 어지러운 지금, 우리에게는 새롭고 담대한 비전이 필요합니다.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산업들은 한계에 부딪힌 지 오래이고, 인구 5천만의 내수시장은 새로운 기업들이 글로벌 도약을 꿈꾸기에는 너무 작습니다.
북방으로 가는 길을 과감히 개척해야 합니다.
남북이 협력하며 공존 번영하고 대륙으로 삶의 지평을 넓혀야 합니다.
동북 3성, 연해주까지 일일생활권,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사람과 물자가 자유로이 오가는 열린 동북아 시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인구 2억 플러스의 내수시장을 개척하고 역내의 노동과 자본과 자원이 하나가 되는 새로운 시대를 지금 시작해야 합니다.
북방경제와 평화경제, 그리고 대륙과 해양을 잇는 가교국가는 대한민국의 중요한 미래 비전이 되어 줄 것입니다.
유럽으로 가는 실크로드, 시베리아 철도는 모두 북녘의 땅을 지나야 합니다.
새로운 일자리, 새로운 경쟁력, 새로운 투자처, 새로운 자원, 새로운 인프라 건설 그리고 새로운 평화와 번영, 이 모든 과제가 한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숨가쁘게 뛰어온 대한민국, 또 한 번의 도약은 평화의 기반 위에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멈춰선 남북열차
 
3년 전 봄날, 우리는 그 도약을 꿈꾸며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초유의 4.27 판문점 정상회담과 도보 다리에서의 진솔한 대화,
이웃집 마실 가듯 쉽게 만나 신뢰를 다졌던 5.26 2차 정상회담,
그리고 깊은 감동을 주었던 9.19 평양 선언과 5.1 경기장 연설,
두 정상의 결단은 남달랐고 우리는 떨리는 마음을 가눌 수가 없었습니다.
싱가폴 합의는 북미 간 대화와 협상의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였고
금방이라도 만져질 듯했던 하노이 회담은 우리를 설레게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꿈을 실은 열차는 하노이에서 멈춰섰습니다.
중대한 역사적 장면에서 중국 국적 항공기의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아 56시간 기차를 타고 달려갔던 김정은 위원장은 빈손으로 돌아서야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아프고 답답한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날 선 말들이 오가고 한반도는 격랑 속에 길을 잃었습니다.
그렇게 반복이 되고 있습니다.
먼저 솔직한 평가가 있어야 진솔한 대화가 재개될 수 있을 것입니다.
판문점에서 하노이에 이르기까지 김정은 위원장은 매우 성의 있는 노력을 했습니다.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하고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쇄했으며, 전략 미사일 발사 시험을 중단하였습니다.
영변의 모든 핵 시설을 미국과 함께 공동 작업으로 영구히 폐기하겠다는 놀라운 제안을 했습니다.
동시에 2016~2017년에 취해진 유엔제재 중에 민수 경제와 관련된 부분을 해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더할 수 없이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내의 이런저런 반대를 넘지 못했습니다.
부시 행정부도 못하고, 오바마 행정부도 못했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자신이 해내겠다던 결기도 거기까지였습니다.
하노이에서 멈춰선 열차는 그저 멈춰 서지 않고 역주행했습니다.
북미 열차가 멈춰 서자 남북 열차도 멈춰섰습니다.
남쪽도 북쪽도 처지와 조건은 다르지만 국내 정치가 복잡하고 미국과의 관계에 더 큰 비중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북미 대화와 남북협력이 서로 보완적이라는 확고한 믿음입니다.
우리는 제한된 조건에서도 남북합의 이행을 위해 결단하고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미국의 든든한 동반자로 성장했으며, 양국 사이에 그 어느 때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제재의 목표 역시 ‘한반도 비핵화’이기에 양국이 이견은 서로 좁히고 역할을 분담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적극적인 외교가 중요한 대목입니다.
 
남북합의의 역사
 
남북합의이행!!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가 체결된 이래 저는 항상 남북합의 이행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6.15 공동선언, 10.4 공동선언 그리고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
이 미완의 합의 들을 되돌아보면 만감이 교차합니다.
그것은 희망이고 미래였지만 동시에 부담이고 채무이기도 했습니다.
잃어버린 궤도를 되찾아 남북합의 이행이라는 장정에 복귀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다지는 길이라 믿습니다.
실질적인 남북합의는 노태우 정부에서 시작됩니다.
저는 1991년에 맺어진 남북기본합의서를 읽을 때마다 경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탈냉전이라는 시대사적 격변이 몰아치던 초기에 노태우 정부가 보여주었던 리더십에 대해서도 진심 어린 재평가와 함께 존경을 표합니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었던 불안한 미래 앞에서 결단하고 엄청난 국내외의 견제와 반대를 이겨내며 만들어 낸 성과였습니다.
1990년 제1차 남북고위급회담을 시작으로 1992년 8차에 이르기까지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유엔동시가입을 하고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해내는 과정은 실로 눈부시기까지 합니다.
이 합의서에서 남북은 당장 통일이 불가능하다는 공동 인식 아래 상호 인정, 군사적 불가침, 교류·협력을 통한 점진적 통일을 내외에 천명했습니다.
군사, 경제 교류·협력, 사회문화 교류·협력 등 3개 공동위원회를 구성하고 남북연락사무소 및 남북화해위원회를 설치·운영하는 데 합의하였고, 남북기본합의서의 구체적 이행을 위한 화해, 불가침, 교류·협력 등 3개 분야의 부속합의서가 발효되었습니다.
그 많은 결단과 합의들이 당시에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우리가 가야할 좌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김대중 정부의 탄생과 함께 남북이 장구한 평화와 통일의 과정에 동행하는 역사의 장이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그 후에도 우여곡절이 많았고 여전히 난제는 가득합니다.
남북합의서의 산파 역할을 했던 임동원 장관은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세 가지로 요약하였습니다.
국제 질서의 지각 변동, 그리고 그 변동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었던 적극적인 외교, 북한의 붕괴론을 손절한 남다른 시각, 이 세 가지가 바로 북방정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고 회고합니다. 격한 공감이 있습니다.
90년대 북방정책의 3대 성공 요인은 30년이 지난 오늘의 우리에게도 그대로 유효합니다.
우리의 판단과 목표와 적극적인 외교력을 스스로 과소평가할 이유가 없습니다. 
 
적극적 외교를 보여준 한미정상회담
 
지난 달에 있었던 한미정상회담은 그런 면에서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보여줍니다.
두 정상은 공동선언을 통해 새로운 전환기에 한미동맹이 갖는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리고 보건 환경 협력뿐 아니라 우주 분야와 미래의 다양한 의제들 속으로 한미동맹의 지평을 확대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격이 달라졌음를 실감할 수 있었던 사건이었습니다.
또한 우리가 걸어온 ‘적극적’ 외교의 길에 의심을 가졌던 사람들의 걱정을 덜어주었습니다.
대한민국이 높아진 K 국격에 걸맞게 많은 일을 선도해 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올바른 궤도로 이끄는 데 성공했습니다. 정권교체기마다 ABC, ABB, ABO 등을 꺼내들며 전임 정부의 대북 정책을 부정해 온 과거사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ABT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하고 서명한 싱가폴 합의를 바탕으로 대화와 외교를 시작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체제 변환을 추진하지 않고 평화협상을 이어가겠다는 대북 정책의 기본 정신을 조기에 확인한 중요한 사건이며, 문재인 정부 외교의 커다란 성과입니다.
또한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를 공식 용어로 채택함으로써 북한의 선행동, 선비핵화를 강조하며 대화를 경시했던 오바마 행정부의 재탕이 아님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이 또한 의미있는 진보입니다.
미국이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고 양국이 동시 행동을 하는 ‘행동 대 행동’이라는 오랜 규칙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성공적인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시계를 다시 째깍거리게 하는 신호등이 켜졌습니다. 때마침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에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대화에 열려 있음을 시사하였습니다.
남북 대화와 합의 이행을 재개할 수 있는 여건이 조금씩 마련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주도적인 태도입니다.
유엔제재가 극한까지 가해진 상황에서 남북합의를 이행하는 일은 분명 어려움과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한된 조건에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합니다.
많은 후퇴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실험과 전략 미사일 발사 시험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남북 간 군사합의도 대부분 지켜지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더 후퇴하지 않도록 올해 안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남북합의 이행을 위한 선택
 
몇 가지 제안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남북합의 이행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 표명이 필요합니다.
물론 대통령께서 여러차례 말씀하셨지만, 지금부터 9. 19 평양선언 3주기가 되는 가을까지를 남북합의 이행을 위한 중요한 시기로 규정하고 ‘(가칭)남북합의 이행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가동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개성공단 재개 의지를 분명하게 대내외에 공표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성공단은 유엔제재와 충돌하기 때문에 당장의 정상화는 사실상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남북합의 사항인 개성공단을 다시 운영하기 위해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제재와 충돌하지 않는 범위에서 적극 활용하며, 나아가 재재 면제를 위해 미국과 국제사회를 설득하기 위한 적극적인 외교를 펼치는 일은 의미가 있다 할 것입니다.
금강산에 대한 전면적인 재투자 계획이 요구됩니다.
대부분의 시설이 낙후되어 사용할 수 없는 점을 우리 정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과감한 재투자 계획과 함께 개별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을 시도한다면 길이 있을 것입니다.
동시에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 복구 의지를 표명하고 남북실무회담에 나온다면 국면 전환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핵심사안 중의 하나인 철도가 착공식 이후 아무런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2018년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의 29번째 회원국이 되었습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중국 횡단철도(TCR)를 잇는 대륙 철도 운행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기구입니다.
이 기구의 결정에 따라 평양-북경, 평양-모스크바 간 국제 열차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방역관계로 일시 중단되어 있지만 머잖아 재개될 것입니다.
남과 북이 공동으로 OSJD 총회에 서울-북경, 서울-모스크바 간 국제 열차 노선 신설을 정식 안건으로 제안한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서울-평양간 고속철도 연결사업에 대한 공동 연구에 착수하기를 제안합니다.
그리고 남북이 합의한 보건의료, 산림, 환경 협력 등 제재와 무관한 분야는 적극적인 외교를 통해 포괄면제를 추진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K-방역은 이제 세계가 따라 배우는 모범입니다.
안전한 한반도를 위해 전면적인 방역 협력 체계를 구축할 때입니다.
 
남북협력의 새로운 중심, 기초지방정부
 
또한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남북협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자고 말씀드립니다.
지난해부터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은 전국의 기초지방정부들과 활발하게 업무협약을 추진해왔습니다.
과거 남북 간 교류는 중앙정부와 민간 차원에서만 이루어졌습니다
지방정부는 대표성과 함께 안정적인 기반이 있음에도 배제되어왔습니다.
저는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남북협력의 결정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미 국회에서 관련 법안도 개정이 되어 지방자치단체를 남북협력사업의 주체로 명시하였습니다. 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방정부가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합의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협력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교류협력법의 추가 개정과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지혜를 모을 것을 제안합니다. 지방정부의 역할을 높이면 중앙정부에 비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협력이 가능할 것입니다
국내외 정치 외교의 상황에 따라 갑자기 멈춰서는 교류는 신뢰로 이어질 수 없습니다. 외교적 상황으로부터 독립적이고 중앙정부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협력구조를 만들어낸다면 어려운 여건에서도 분명히 길이 열릴 것입니다
통일 전 독일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지방간 교류와 협력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면 생활협력과 보건의료, 산림, 농어업, 축산 등에서 괄목할만한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기초지방정부들은 북측 도시와 구체적이고 다양한 협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곧 여러 사업들이 경문협을 통해 공식적으로 제안될 것입니다.
북측의 적극적인 검토와 호응을 기대합니다.
 
전략적 안보의 중요성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얘기가 있습니다.
항상 남북합의 이행에 어려운 문제로 등장하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인식의 전환을 할 때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매년 주기적으로 대규모 연합훈련을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군사 주권 회복을 위한 전작권 전환의 핵심 준비 사항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지금의 연합훈련이 한반도 안보 상황에 가장 적절한 방법인지 검토하거나 토론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언젠가부터 연합훈련은 불가침의 영역이 되었습니다.
진보와 보수 간 심각한 정치적 대립으로 비화되기도 합니다.
순수한 안보 차원의 문제의식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국내의 정치적 이유나 전술적인 문제에 집착하여 전략적인 안보를 외면하는 일은 그만두어야 합니다.
한반도에서 가장 중요한 안보는 남북이 합의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앞당겨 실현하는 일입니다. 지금처럼 북핵을 동결하고,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라는 전략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미연합훈련의 규모와 방법을 언제든지 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가의 핵심 안보 상황을 타개하는 데 우선 순위를 둘 수 있어야 합니다.
2017년 12월 19일, 평창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연합훈련에 대한 유연함이 북쪽의 호응을 이끌어냈고,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드는 기폭제가 되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7월에는 동경올림픽이, 그리고 내년 2월에는 북경 동계올림픽이 있습니다.
평화의 제전인 두 올림픽을 앞두고 다시 한번 정부가 지혜를 발휘할 때입니다. 전 세계가 환영할 것입니다.
 
남북합의 이행을 위한 ‘약속’
 
오늘의 토론회는 남북합의 이행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작은 토론회이지만 올해 안에 대화가 재개되어 남북합의 이행의 실마리가 풀리고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의미 있는 성과를 바라는 많은 사람의 마음이 모인 것입니다.
전국 남북교류협력 지방정부협의회와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은 오는 29일부터 ‘약속’이라는 주제로 남북합의 이행을 위한 남북 미술, 사진전을 개최합니다. 전시회는 수원을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우리끼리 시작하지만 곧 북쪽이 함께하기를 희망하며 9. 19 즈음에는 평양에서 공동 전시회를 열고 싶습니다. 그리고 북이 호응한다면 내년 2월 북경올림픽까지 뉴욕과 베를린, 북경 등지에서 공동으로 전시 행사를 주최할 것을 제안합니다.
평양의 메아리를 촉구합니다. 고맙습니다.

 
출처: http://www.saramilbo.com/sub_read.html?uid=20514&section=sc2&section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