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론철학자와 시인』무엇을 말하는가
사람일보 기자 | 등록:2021-04-26 08:43:48 | 최종수정:2021-04-26 09:04:53


『유물론철학자와 시인』무엇을 말하는가
[서평] 고 강대석 교수 유고 자서전과 박해전 시인의 통절한 비망록이 주는 감동
(사람일보 / 강상기 / 2021-04-26)


▲강대석 유물론철학자와 박해전 시인 공저『유물론철학자와 시인』 표지. ©사람일보

강대석 박해전 공저로 출간한 『유물론철학자와 시인』은 세인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 나라에서 유물론철학자라고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낸 사람은 그 많은 철학자 가운데 강대석 교수가 유일하다. 또한 공저자인 박해전 시인 역시 유물론철학자로 온갖 잡신과 종교적 내세를 부정한다.
 
두 사람은 고독한 조국사랑의 심지를 키우면서 불빛을 밝혀왔다. 10년에 걸친 아름다운 교우 끝에 의기투합하여 마침내 강대석 교수의 제안으로 공동저술의 자서전과 비망록을 쓰는 것으로 합의했다. 강대석 교수는 신장암 투병중이어서 시간이 촉박했으나 임종 몇 개월 전에 자서전을 탈고했다. 그러나 책이 출간되는 것을 보지 못한 채 타계했다. 강대석 교수가 그렇게 쉽사리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어온 박해전 시인은 이를 몹시 안타깝게 생각하며 아쉬워했다. ‘유물론철학자 고 강대석 교수 조국통일장’의 장례를 치르고 박해전 시인은 이 책의 출간을 위하여 혼신의 힘을 다 쏟았다.
 
이렇게 해서 나온 책 『유물론철학자와 시인』은 부피가 638쪽이며, 구성은 다음과 같이 3부로 되어 있다.
 
제1부 분단의 비극과 철학(강대석 유물론철학자 유고 자서전) - 59 소항목
 
제2부 조국을 찾아서(박해전 시인의 통절한 비망록) - 105 소항목
 
제3부 유물론철학자 대화- 7 소항목
 
이 책은 책머리에 밝힌 대로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으로 전진해 가는 우리 겨레에게 이 책을 바칠” 목적이 분명하다.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서 단 한 번의 삶을 산다. 의식주나 겨우 챙기고 목숨을 가까스로 부지하면서 사는 삶이 있는가 하면 공동체 사회구성원의 행복을 위하여 헌신하면서 사는 삶이 있다. 나 하나, 내 가족을 지키기도 힘 드는데 타인의 삶까지 살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의 역사는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노예의 역사의 사슬을 끊어내고 민중이 역사의 주인으로서 존엄 높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노력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기에 인간에게 삶의 주인으로서 참된 즐거움과 행복을 찾아주는 노력이야말로 진실로 가치 있는 삶인 것이다.
 
강대석 교수와 박해전 시인은 남이 쉽게 갈 수 없는 길을 갔다. 그 길은 평탄한 오솔길도 아니고 아주 험난하고 힘든 고난의 길이었다.
 
우선 강대석 교수의 삶의 지표 형성과정을 살펴보면 그는 우리 민족의 자주, 민주, 통일에 기여하려는 목적에서 철학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두 가지 과제를 선택했다. 부르주아지의 관념론 철학을 비판하는 것이 그 하나요, 다른 하나는 정상에 도달한 유물론 철학의 정당성을 규명하는 일이었다.
 
그는 또 유물론 철학이 우리 통일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면을 제시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이 존재하는 한,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가 종식되지 않는 한, 인간의 소외가 증가되고 창조적 노동이 사라지는 한, 맑스주의 철학은 항상 유효하다. 외세의 강요로 분단된 조국의 올바른 통일을 위해서도 이 문제가 항상 고려되어야 하며 유물론과 맑스주의 철학이 도움을 주어야 한다. 관념론 일변도의 철학으로는 통일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올바른 통일도 달성하지 못한다”라고 주장한다. 유물론 철학의 핵심을 밝혀주었다고 본다. 양심적인 철학자이기에 침묵을 지키지 않고 분단을 가슴아파하면서 통일대업에 헌신한 삶에 경의를 표한다.
 
한편, 5공 아람회사건 반국가단체 고문조작 국가범죄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한 박해전 시인의 삶은 파란만장한 고난과 시련의 과정으로 점철되어 있다. 아무나 쉽게 갈 수 없는 그 길을 운명적으로 가게 된 것인데 온갖 난관과 탄압에 굴하지 않고 줄기차게 투쟁한 역사가 이 책에 고스란히 잘 밝혀져 있다.
 
그는 생존해서 아직도 통일대업을 위해 활동하고 있기에 지금 평가는 이르지만 대단한 열정으로 좌고우면하지 않고 오직 민족자주와 조국통일의 한길만을 추구하면서 그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활동만으로도 역사 앞에 조국과 민족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 식민과 분단을 청산하는 통일운동가로서, 언론인으로서, 시인으로서 활동이 뚜렷하다. 박해전 시인이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가? 감히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뜨거운 삶을 살았음을 이 책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필생의 과업을 정리해서 출간한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강대석 교수가 후대를 위해서 생전에 남긴 유언을 전함으로써 이 글을 마무리한다. “외세를 몰아내고 조국통일 이루자!”

<강상기 시인>

▲강상기 시인 © 사람일보

강상기 시인은 1946년 전북 임실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 국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66년 시 「이천이백만헥터의 딸기밭」으로 「세대」 제1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71년 작품 「편력」이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당선돼 등단했다. 1982년 오송회사건에 연루되어 옥고를 치르고 17년간 교직을 떠나야 했다.
 
시집으로 『철새들도 집을 짓는다』 『민박촌』 『와와 쏴쏴』 『콩의 변증법』 『고래사냥』 『조국연가』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빗속에는 햇빛이 숨어 있다』 『역사의 심판은 끝나지 않았다』(공저) 『자신을 흔들어라』가 있다.

 

 

출처: http://www.saramilbo.com/sub_read.html?uid=20432&section=sc3&section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