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분석] ③ 살아남은 문재인 그리고 615
곽동기 기자 | 등록:2016-05-03 07:33:36 | 최종수정:2016-05-03 08:51:20


이번에는 야권을 살펴봅시다. 더민주당을 보면 20대 총선 결과 친노, 그 중에서도 친문(친문재인)계가 더불어민주당의 최대계파로 떠올랐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입니다. 진보진영에서는 울산에서 두 명의 통합진보당 출신 후보가 무소속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이것은 바로 20대 국회가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이행할 수 있는 동력을 갖추었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문재인계의 당선이 주목되었습니다.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당선인, 경찰대 교수 표창원 당선인을 비롯해 조응천, 김병관, 김병기, 김정우, 손혜원 당선인 등이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라고 합니다. 부산경남 지역에서 당선돌풍을 일으켰던 박재호, 전재수, 최인호 당선인과 경남 김해을의 김경수 당선인도 친노그룹으로서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깝다고 합니다.

기존의 범친노 의원들도 이번 총선에서 대거 당선되었습니다. 언론은 수도권의 김태년, 홍영표, 김경협, 박남춘, 이학영, 전해철, 설훈, 홍익표 의원 등과 충청권의 박범계, 도종환 의원, 김해갑의 민홍철 의원 등을 범친노 의원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문희상, 원혜영 의원도 당선됐으며 친노 좌장이라던 이해찬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됐지만, 세종시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었습니다. 범친노인 정세균 의원도 종로에서 당선되었습니다. 대표적 친노인사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가까운 인물들로도 김종민, 조승래, 박완주 당선인 등이 거론됩니다.

123석을 차지한 더민주당에서 문재인계가 최대계파를 차지한다는 것은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협공을 벌였던 문제인 축출이 완전히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애당초 미국과 친미보수세력은 한국사회에서 한미동맹을 영원히 강화할 목적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대미자주를 지향하는 정치세력을 정치권에서 완전히 배제하고자 하였습니다.

남북관계 개선과 대미자주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정치세력은 통합진보당이었습니다. 그리고 개혁진영에서 민주당 내 친노그룹을 들 수 있습니다. 일례로 2011년 문재인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이 꿈꾸셨던 국가연합 또는 낮은 단계 연방제 정도는 다음 정부 때 정권 교체(2012년)를 통해 반드시 이루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이는 사실상 친미보수세력과 박근혜 정부가 들으면 까무라칠 내용이었습니다. 

친미보수세력과 박근혜 정권은 먼저 통합진보당을 ‘내란음모’라는 굴레를 뒤집어 씌워 강제해산시켰습니다. 통합진보당이 사라진 조건에서 국회에 남은 세력은 친노그룹이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안철수 대표와 김한길 대표는 새누리당이 아니라 시종일관 당 내의 문재인, 친노그룹과 갈등을 벌였으며 그 결과 야권의 지지표를 대부분 잠식하고 말았습니다. 총선 정국이 되자 안철수 대표는 뛰쳐나가 국민의당을 차렸습니다. 국민의당은 창당목적이 더민주당을 반대하기 위한 정당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보다 더민주당을 비판하는데 정력을 쏟아 부었습니다.

그들은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당이 참패한다면 친노, 그리고 문재인 그룹에 총선참패의 책임을 물어 다시 한 번 “폐족”의 굴레를 씌울 참이었습니다. 그리하여 20대 국회를 6.15 공동선언과 대미자주가 없는 야권, 즉 ‘통일’과 ‘자주’가 빠진 ‘친미반북’ 야권을 만들면 미국의 한반도 전략을 수행하기가 한결 유리하다고 판단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친미보수세력의 이러한 전략은 완전히 파산하였습니다. 울산에서는 통합진보당 출신 인사가 2명이나 당선되었습니다. 보수의 색깔론이 전혀 먹혀들지 않은 것입니다. 문재인 세력은 ‘폐족’이 되어 축출된 것이 아니라 최대계파로 등장하였습니다. 

진보와 개혁진영 전반에 6.15 세력이 살아남았다는 것은 중대한 의미를 갖습니다. 2017년 정권교체를 이뤄낸다면 제2의 6.15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는 국회를 구성한 것입니다. 이번 4.13 총선의 민심을 볼 때, 차기 대권의 정권교체는 민심의 열렬한 지향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문재인계의 생환, 물론 앞날이 불투명합니다. 얼마나 우왕좌왕하실지도 난감합니다. 하지만 이를 견인하는 것은 우리 시민사회와 진보 그리고 국민들의 몫입니다.


야권으로 들어온 정보기관

이번 총선에서 또한 주목되는 현상은 더민주당으로 들어온 정보기관 인맥입니다. 문재인 대표는 이수혁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영입하였으며 김병기 국가정보원 인사처장을 영입하였습니다. 여기에 표창원 경찰대 교수, 넓은 범주에서 본다면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도 있습니다. 

이 가운데 김병기 후보가 국정원 개혁을 선언하고 동작갑에 출마하여 당선되었습니다. 표창원 후보는 경기 용인에서, 조응천 후보는 경기 남양주에서 당선되었습니다.

이처럼 국정원, 경찰, 청와대 인사들이 야권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근혜 정권의 독재적 행각에 환멸을 느낀 합리적 보수세력이 야권행을 결심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행보에 박근혜 정권에서 복지부장관을 맡다가 사표를 내고 민주당으로 출마해 용산에서 당선된 진영 당선인도 있습니다.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정보기관 인사들이 민주당으로 들어오게 되면 박근혜 정권은 향후 정치공작을 벌이기가 그만큼 어려워집니다. 이들이 국정원의 정치공작 행태와 습성, 사후 이야기들을 알고 있는 상황이므로 야권이 사전에 대처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입니다.

아울러 이들의 야권행이 마중물이 되어 이후 국가정보원과 검, 경을 비롯한 공안기관에서도 박근혜 정권의 저급한 독재정치에 환멸을 느낀 합리적 보수인사들이 연이어 야권행을 결심할 수도 있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공작정치가 중대한 장애물을 만났습니다. 이 역시 이번 4.13 총선에서 우리 국민들이 쟁취한 쾌거입니다. <계속>

우리사회연구소 / 곽동기 상임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