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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구의 유라시아 평화마라톤 101
(325~328일) 노랑나비가 되어!
강명구  | 등록:2018-08-01 09:42:21 | 최종:2018-08-01 10:34:5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사막에서도 운이 좋으면 노랑나비를 볼 수 있다. 사막의 야생화 향기가 날아 나비를 유혹한 걸까? 아무도 노랑나비에게 사막의 삭막함은 알려주지 않았기에 나비는 사막이 벼가 익어가는 황금빛 들녘인지 싶었나보다. 나비는 이곳에 진한 그리움을 찾아 날아들었다. 황량한 사막의 노랑나비가 애처로워 보이지만 외롭고 고된 여행길 길동무가 되어주니 여간 반갑고 고마운 일이 아니다.

언제부터인지 나는 저 노랑나비를 가슴에 품고 살아왔다. 그건 아주 오래되었다. 아마도 까까머리 중학생 때부터인지 아니면 그보다 훨씬 전부터인지 모른다. 노랑나비가 되어 푸른 하늘 아래 꽃들이 만발한 길을 나풀나풀 날아다니는 상상을 했지만 그건 언제나 현실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좌절감만 주었다. 그래도 나는 아침이면 혹 옆구리에 날개가 돋아나지 않을까 옆구리를 움찔해보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번데기의 시간은 아주 오래 걸렸다. 아마도 내가 우리 할아버지처럼 단명한 사람이었다면 나는 번데기로 생애를 마쳤을지도 모른다. 번데기처럼 꿈틀거리며 1만 1천여 km를 넘어서 만리장성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는 옆구리에 날개가 돋아나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오랜 시간 번데기로 존재하면서 나는 날개를 활짝 펼 힘과 용기를 나도 모르는 사이 준비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 이미지 출처 : 한겨레 신문

사막에서도 운이 좋으면 나비를 볼 수 있다. 나는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향기를 가슴에 품었다. 처음 평화에 대한 그리움은 아주 미미한 그리움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작은 그리움이 유라시아를 달려오면서 사무치는 그리움이 되어버렸다. 나는 사막의 야생화처럼 소박한 꽃도 피우지 못했다. 대나무 밭에서 잘려나간 퉁소가 음으로 대나무 밭을 그리워하듯 내 발길 사무침이 향기가 되었을 것이다 나비 세 마리가 오아시스 도시, 하서회랑의 중간에 있는 장예로 날아들었다.

▲ 2018년 7월 22일 장예를 지나면서

장예라는 지명은 곽거병이 흉노를 몰아낸 후 한무제가 ‘흉노의 팔을 꺾고 중국의 팔을 펼치다.’라고 했던 말에서 유래한다. 이곳은 감초가 특산물로 감주라고도 불린다. 치렌산 설봉이 바로 눈앞에 있는 듯 보이고, 그 아래 사막 한가운데 장예의 푸른 갈대가 있다. 이 무성한 습지대는 나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일곱 빛깔 무지개 바위산 단샤와 중국에서 가장 큰 와불이 있다는 대불사는 피곤한 몸으로 구경할 순 없었지만, 자연이 인간에게 선물한 최고의 도시 중 하나일 것이다.

▲ 대불사

바람과 비가 저 예술품을 만드느라 얼마나 많은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정성을 다했을까? 바다 깊은 곳이 땅으로 솟은 단층 지형이 오랜 시간 풍화와 퇴적을 거치며 겹겹이 쌓인 지구의 시간을 색으로 칠해놓았다. 붉은 사암이 노을처럼 빛난다하여 단하지모(丹霞地貌)라 이름 붙였다. 일곱 빛깔 무지개 색을 띤다하여 칠채산이라 부른다. 무지개가 땅에 물구나무서기를 하는 듯한 비현실적인 풍경이 신비롭다. 오죽했으면 마르코폴로가 이곳 장예의 장엄한 경관에 반해 1년간 머무르고 갔을까.

원불교의 김선명, 원익선 교무님과 구한이 학생이 먼 곳에서 외로이 달리고 있는 나에게 힘이 되어주려 찾아왔다. 내가 그리도 먹고 싶어 하던 도가니에 김치를 바리바리 싸들고 왔다. 도가니탕에 하얀 쌀밥을 말아 김치를 얹어 먹고 싶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람이 그리웠다. 홀로 오지와 같은 유라시아 길을 달린다는 것은 많은 결핍을 강요받는다. 그 중에서도 애정 결핍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최초 의지를 갉아먹는다. 군대 생활할 때 생각이 난다. 난 그때 날 면회 와주는 여자와 결혼하기로 결심했었다. 아무도 나를 면회 와준 여자는 없었다.

원불교는 ‘평화의 종교’이다. 세상의 어느 종교가 평화와 사랑을 이야기하지 않는 종교가 없지만 원불교는 그것을 실천으로 보여준다. 김선명 교무님이 이 먼 곳까지 와서 내게 내려준 법어는 “진리는 하나, 세계는 하나, 인류는 한 가족, 세상은 한 일터”다. 내가 유라시아대륙을 거의 일 년 가까이 달리면서 몸으로 체득한 것이 바로 그것이니 백 년 전 우리 선진님은 이미 이 새로운 세상을 갈파하셨으니 이 어찌 놀라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자칫 방심하면, 앞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는 지금보다 더 불평등하고 더 독재적인 국가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자신들 사리사욕만 채우는 탐욕에 가득한 세력들이 자라기 좋은 토양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천년을 내다보는 새로운 사회질서의 기반을 굳게 다지고 평화의 길을 다져야 하는 이유이다. ‘평화의 길은 없다. 평화가 바로 길이다.’

▲ 사막의 향기를 찾아 온 노랑나비

원익선 교무님은 눈물을 흘리며 내 노고를 위로해주셨다. 이곳에서 일으킨 나의 작은 날개바람이 평화의 태풍이 되고 있다고 높이 칭찬해주셨다. ‘나비효과’란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이런저런 상황을 거치고 거쳐서 태풍까지 일으킨다는 이론이다. 한 인생의 작은 변화로 얼마나 많은 일들이 생기는지 나는 스스로를 통해서 체험하고 있다.

남북평화통일이 세계통일, 인류공영의 첫 시발점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통일이 나비효과가 되어, 이 지구에 아름답고 신비한 태풍으로 온 세상 기본질서를 모두 날려 보내고, 새로운 개벽시대를 펼쳐나가게 되리라는 것을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평화의 향기를 끝없이 퍼뜨리는 꽃이고 싶다. 나는 오늘도 작은 날갯짓으로 42km만큼 평양과 서울에 가까워졌다. 사람들 가슴 속에서 북소리처럼 울리는 심장 박동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온다.

▲ 나는 혼자 달리기의 진수

▲ 2018년 7월 25일 수요일에

▲ 2017년 9월 1일 네델란드 헤이그에서 2018년 7월 25일 Shuiquanzicun(水泉子村) 10km 전까지(최소 누적 거리 11,192km, 중국 누적거리 2,254km / 중국이전 지역 도로와 중국 도로가 구글맵에서 아직 연결이 되지 않아 따로 붙입니다)

* 강명구선수의 평화마라톤에 대해 더 자세한 소식을 알고 싶으면
공식카페(http://cafe.daum.net/eurasiamarathon)와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eurasiamarathon)에서 확인 가능하다.
또한 다음카카오의 스토리펀딩(https://storyfunding.kakao.com/project/18063)과 유라시안마라톤조직위 공식후원계좌(신한은행 110-480-277370/이창복 상임대표)로도 후원할 수 있다.

강명구

북미대륙 5,200km를 유모차에 ‘남북평화통일’ 배너를 달고 뛰었으며, 지난해 6월 6일부터 24일까지 제주강정에서부터 광화문까지 ‘사드철회와 평화협정을 위한 평화마라톤’ 을 뛴 평화마라토너다. 2017년 9월 1일 네덜란드의 헤이그를 출발해서 유라시아 대륙 16,000km를 뛰어, 11월에 북한으로 들어와 판문점을 통과해 서울로 들어올 예정이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uid=4606&table=byple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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