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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현장검증에 미디어오늘만 따라갔더니
선체 손상부위 놓고 곳곳에서 검사와 변호인 “어뢰폭발” vs “좌초” 공방
미디어오늘  | 등록:2018-09-14 10:54:13 | 최종:2018-09-14 11:04:2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천안함 현장검증에 미디어오늘만 따라갔더니
선체 손상부위 놓고 곳곳에서 검사와 변호인 “어뢰폭발” vs “좌초” 공방
(미디어오늘 / 조현호 기자 / 2018-09-14)


천안함 항소심 재판부가 처음 실시한 선체 현장검증에서 어뢰 폭발이냐 좌초충돌이냐를 놓고 검찰-국방부와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위원 측이 공방을 벌였다. 이날 취재진은 미디어오늘(2명)만 참석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는 13일 신 전 위원의 명예훼손 사건 항소심 공판에서 재판부와 검사측, 변호인측과 함께 경기도 평택 해군제2함대를 방문해 천안함 선체 현장검증과 어뢰추진체 증거조사를 했다. 유족과 실종자가족 등 10여 명도 현장에 방청을 위해 참석했다.

함미 프로펠러와 함미 절단면 형태, 함수의 함 안정기 형태, 일부 스크래치, 형광등, 가스터빈실 외판의 형태와 파공 등에서 검사측과 피고인측은 각각 어뢰폭발, 좌초충돌이라며 팽팽히 맞섰다.

함미 프로펠러 끝부분 깨져 “배 멈춘다고 프로펠러가 휘나” “관성력”

함미 오른쪽 프로펠러가 앞쪽을 보고 휘어진 모습이 큰 쟁점이었다. 피고인측 심재환 변호사는 “(선체 중간의) 좌현(쪽)에서 폭발했는데 좌측 스크루(프로펠러)가 아니라 왜 우측 스크루만 영향을 받았느냐”고 따졌다. 

현장설명을 나온 이재혁 해군 대령은 “이건 폭발과 무관하다”며 “우리도 처음엔 고민했다. 그런데 스웨덴의 기술진 가메와가 알려줬다. 프로펠러가 돌다가 급격히 정지하면 프로펠러가 휜다고 한다. 해석해 주겠다고 했으나 우리가 돈문제가 있어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윤수정 검사는 “왼쪽 프로펠러는 서서히 멈추고, 오른쪽은 순식간에 멈췄다. 이런 형태가 된 것은 스웨덴 가메와사 얘기로는 프로펠러 표면이 견디는건 4톤까지인데, 스크루날개는 7톤이상의 힘을 받았다고 한다. 빨리 멈춘 이유는 추진축과 감속기어 디젤엔진의 오른쪽이 이탈해서다. 왼쪽은 그런 부분이 없다 그래서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심재환 변호사가 “배가 멈췄는데 프로펠러가 왜 휘느냐”고 거듭 따지자 이재혁 대령은 “회전을 해야 하는데, 회전을 못하도록 잡아주는 바람에 그런 것이다. 관성력으로 휘었다. 우리도 작용에 의한 반작용이 있는 것 아닌지 유추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강훈 변호사는 “프로펠러 날개가 진행방향으로는 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반대방향으로 휜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가 13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해군제2함대사령부 내의 천안함 현장검증을 벌이고 있다. 해군관계자가 함미 우현의 프로펠러를 보며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우림 기자

프로펠러 날개 끝부분이 깨지고 파인 곳도 지목됐다. 피고인 신상철 전 위원은 “프로펠러 날개의 끝단 부분을 보면 해저 속 자갈과 부딪혔음을 알 수 있다”며 “끝이 깨지고 들어가서 돌맹 등에 부딪혔을 때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왼쪽 프로펠러에 따개비가 많이 있는 반면, 오른쪽 프로펠러엔 적게 붙은 것도 쟁점이 됐다. 이강훈 변호사는 “좌측 프로펠러엔 날개 면에 울퉁불퉁 따개비가 붙어있다. 오른쪽은 (거의) 다 제거돼있다. (반대로 휘어진 부위는) 반짝거리는 수준으로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재혁 대령은 “프로펠러가 후진할 때 200rpm까지 오르는데 따개비가 붙을 수 없다. 붙을 방법이 없다”며 “(바닥 속에) 잠겨서 회전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절단면·함 안정기 모습, 폭발압력이냐 좌초냐

천안함 함수 절단면 쪽에 있는 함 안정기(stabilizer)가 움푹 파인 모습을 두고도 양측은 공방을 벌였다. 신상철 전 위원은 2010년 4월24일 천안함 함수 인양후 얼마되지 않아 촬영한 함 안정기 사진을 보여주면서 “당시엔 (프레임 부분에) 녹이 나 있다. 집중손상됐다. 해저에 타고 들어갔을 때 생기는 손상”이라고 주장했다.

김형두 재판장은 “(바닥을 긁었다면) 한쪽만 손상을 입어야 하지 않느냐. 앞쪽이 (움푹) 들어가야 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윤수정 검사는 “페트병이 우그러져 압축되듯이 찌그러진 것과 같다”며 “순간적 압력으로 수축되고 압력에 의해 찌그러졌다”고 주장했다. 이재혁 대령도 “함안정기의 두께가 더 두껍고 프레임간 간격도 짧은데, 프레임 간격이 더 긴 선체보다 여기만 왜 이리 들어갔느냐”고 주장했다. 

서해수호관장이 어뢰 폭발시 충격파 발생-가스버블 팽창-수축-워터제트 분사(물기둥 분출)의 과정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함 안정기가 어떤 영향을 받느냐는 재판장 질의에 이재혁 대령은 “가스버블의 반경 안에 (함 안정기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에 신상철 전 위원은 “물기둥이 하늘로 솟구쳐야 하는데, 폭발이라고 하기엔 절단면 쪽의 전선이 깨끗하고, 고열이 존재한 흔적도 없다. 멀쩡한 형광등도 있다. 그 옆의 유리도 깨지지 않은 것은 폭발을 부정한다”고 반박했다. 신 전 위원은 호주 토렌스함의 절단면을 보면 시커멓게 그을려 있는데 천안함엔 그런 게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가 13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해군제2함대사령부 내의 천안함 선체 현장검증을 벌이고 있다. 검증단이 절단면 위쪽에서 천안함을 보고 있다. 사진=이우림 기자

함미 절단면 손상 “폭발 흔적” “충돌 흔적”

재판부는 함미 절단면의 손상 형태도 자세히 검증했다. 윤수정 검사는 1차 좌초 2차 충돌이라는 신 전 위원 주장을 두고 “천안함 밑바닥은 바깥에서 안쪽으로 휘어져 있는데, 만약 충돌이 되려면 옆이 손상돼야 한다. 천안함 절단면 같은 손상이 나려면 잠수함이 부상해야 하는데, 부상하는데 나오는 속도는 5노트여서 이 정도로는 파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재혁 대령은 “선체는 철이라서 부딪힌 만큼 휜다. 잠수함에 의한 것이라면 잠수함이 저 위까지 올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강훈 변호사는 “좌현이 들린 모습은 해저로 떨어지면서 구부러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TOD 동영상을 보면, 함미는 절단되자마자 가라앉았을 때 절단면 방향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함미 선저와 좌현의 스크래치도 양측이 공방이 이뤄졌다. 신상철 전 위원은 “스크래치가 길이방향으로 나 있다”고 밝혔다. 윤수정 검사는 “좌초로 스크래치가 나 있으려면 떨어져 나간 부위에 스크래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혁 대령은 “이 부분이 먼저 가라앉으면서 스크래치가 났을 것이며 좌초에 의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스터빈 폭발로 휘었나 충돌로 휘었나

천안함 선저에서 어뢰가 폭발한 힘이 가장 가까이 전달된 것으로 예측된 가스터빈실 외판을 놓고도 나란히 어뢰 폭발과 충돌 주장이 오고갔다. 신상철 전 위원은 “둥근 물체가 들이받았다”며 “길이방향의 (프레임에) 스크래치가 많다”고 말했다.

이재혁 대령은 “원의 형태로 힘이 작용한 것은 잠수함 충돌로는 나올 수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장은 함미 선저 스크래치와 이어진 가스터빈실 외판 부분에는 스크래치가 어디있느냐고 반문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가 13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해군제2함대사령부 내의 천안함 현장검증을 벌였다. 사진은 함미 우현의 전체모습. 사진=이우림 기자

가스터빈 바닥 버블압력흔?…“가스터빈 파공은 침수증거”

가스터빈실 바닥과 선체 선저 부분에 있는 둥근 원 형태의 흔적을 두고 군에서는 버블흔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신상철 전 위원은 “부식과 해수의 침투로 한점을 중심으로 부식되고, 한 가운데부터 손상이 이뤄지고, 고압의 워싱을 하면서 (페인트 일부가) 떨어져나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강훈 변호사도 “흠이 나면 주변에 녹이 나는 형태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부분이 선체의 함수와 함미 바닥에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김형두 재판장은 “어딘가 상처나면 그 중심으로 부식이 진행된다는 것, 그 말은 알겠다”고 말했다.

가스터빈실 외판의 파공은 침수의 증거라는 주장이 나왔다. 신상철 전 위원은 “아래에 파공도 있다. 저 정도 파공이면 침수가 일어난다. 최초 보고도 파공에 의한 침수였다”고 주장했다. 서해수호관장은 “언제 파공이 생겼는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폈다.

함수 “길이방향 손상 없어 좌초 아냐” “페인트 벗겨진 건 뭔가”

함수 선저 부분에 페인트가 벗겨진 것을 두고 신상철 전 위원은 “좌초의 흔적이다. 해저 바닥과 미세하게 접촉해 철판이 벗겨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페인트 색깔을 두고 김창호 중령은 “물 외부로 나온 부분은 회색 페인트로, 흘수선은 검정색 페인트, 그 하부는 방청을 위해 적색페인트가 칠해져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장이 “빨간색 아랫부분이 가장 바깥인가. (아랫쪽에) 검은색이 나타난 것은 벗겨진 것인가”라 묻자 해군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이재혁 해군 대령은 “좌초로 인한 침몰이라면 선체가 낮은 위치에 잠겼다는 것인데 그러면 다른 곳도 다 나타나야 하나 다른 곳은 없다. 연속성이 있어야 하고 다 찢어져야 한다. 뭐에 부딪히면 소나돔이 금방 깨진다”고 말했다. 윤수정 검사는 “선저가 닿을 정도로 좌초했다면 선체 가장 아랫부분에 있는 소나돔에도 상처도 있어야 하지만 없다”며 “선저가 닿아 좌초한 게 아니다”라고 반론을 폈다. 얘기를 들어본 뒤 재판장도 “페인트가 벗겨질 수 있는 스크래치 흔적이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소나돔이 좌초돼 깨진 사례가 있느냐는 심재환 변호사의 질문에 이재혁 대령은 “소나돔이 좌초된 사례는 없다. 부유물에 부딪혀 깨진 사례는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방청하던 천안함 유족은 오후 5시30분경 재판부가 선체 검증을 마친 뒤 어뢰 증거조사에 들어가려 하자 재판장에게 “신상철을 엄벌에 처해달라” “공정한 재판을 원한다”고 요구했다. 재판장이 차라리 의견서를 내라며 이러면 안된다고 했다. 그러자 일부 유족은 신상철 전 위원을 향해 언성을 높이고 욕설을 하는 등 거칠게 항의했다. 해군측이 제지했지만 신 전 위원이 탄 버스 출입문에 소금을 뿌린 유족도 있었다.

▲천안함 가스터빈실 외판 중앙에 10~15cm 크기의 파공이 보인다. 사진은 지난 2015년 4월 현장취재시 촬영. 사진=조현호 기자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가 13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해군제2함대사령부에서 천암함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사진은 함수 좌현 모습. 사진=이우림 기자

출처: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4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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