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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허락 없으면 문대통령 평양 못 간다? 절대 그럴 수는 없다
박찬운  | 등록:2018-02-12 16:51:29 | 최종:2018-02-12 16:55:1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미국 허락 없으면 문대통령 평양 못 간다? 절대 그럴 수는 없다
-북핵 문제의 본질과 우리가 가야 할 길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화해 무드로 들어갈 것 같으니 미국이 견제구를 던지기 시작한다. 북핵문제의 해결 가능성 없이는 문대통령의 평양행을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선 북핵문제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현재 북핵 문제는 기본적으로 북한과 미국 사이(일본 포함)의 군사 외교적 갈등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체제 생존을 위해서 가장 유용한 게 핵무기(미사일 포함) 보유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일이 있어도 이것을 개발해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으려고 한다. 미국은 이것을 절대 용인하려고 하지 않는다. 북한의 핵보유 공인은 미국에게 장래 대북한 군사적 압박 수단을 잃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보수인사들은 북핵은 남침용이라고 말하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그것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기 때문에, 그것을 억지해야 한다는 말엔 동의할 수 있지만, 그것이 남침용이라는 주장엔 동의할 수 없다. 남침용이라면 전략무기인 핵무기를 쓸 필요가 없고(이것 잘못 쓰면 자신도 핵 보복을 받아 절멸함), 운반수단인 대륙간 탄도미사일도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남침을 위해선 사정거리 500킬로미터 내외의 미사일이면 충분하지 ICBM이 필요 없음). 북한이 남침을 위해 무기가 필요하다면 핵무기 없이도 그들에겐 이미 얼마든지 위협적인 무기가 많다.

이 상황을 직시하면, 우리가 미국과 하나가 되어 북핵 포기를 주장하는 것은, 미국의 이익을 대신하는 대리인적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역할은 한미동맹의 강화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그 효과는 불가피하게 남북관계를 극한 상황의 적대적 관계로 만들어 가게 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선제공격이라도 할 분위기다. 만에 하나 그것이 현실화되면 한반도는 하루아침에 불바다가 될 것이다. 이것은 사실 미치지 않고서는 남도 북도 원치 않는 일이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고, 북도 그것을 감지하기 시작한 것 같다. 그 명확한 증거가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보여주는 대대적인 평화공세다.

그들이 선택한 전쟁 회피 전략이 남북의 평화적 교류다. 어떻게 해서라도 남북관계가 평화적 국면으로 넘어가면, 미국이 선제공격을 할 명분을 잃게 되고, 전쟁의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계산하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문대통령의 평양행을 반대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은 남북 화해 무드가 북핵 문제 해결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북핵 포기를 위해 선제공격이라도 할 상황에서, 문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나 급작스럽게 한반도에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 그런 강공 카드를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이런 엄중한 상황에 있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리 정부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그간 믿을 수 있는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볼 때 나는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1. 북핵 문제에 대해서 우리의 입장(역할과 지위)을 재정리하는 게 필요하다. 북핵 문제에서 우리가 한미동맹을 앞세워 미국과 일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북미간의 조정자 역할을 감당해야지 미국의 대리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2. 우리는 북핵 문제를 동북아 균형이라는 입장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외교역량을 모아야 한다. 사실 북핵은 중국이나 러시아에게도 좋은 게 아니다. 미·일·중·러의 입장을 고려하면 한반도 비핵화가 답이다. 따라서 북핵 문제는 비핵화의 길을 걷되, 남북한을 포함한 4개 주변국 모두의 이해관계 속에서 풀어야 한다.

3. 당면한 문제로 우리는 북미의 조정자로서, 북미관계 개선(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양자의 대화를 촉구하면서, 동시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마찰이 있다고 해도 남북의 평화적 교류의 폭을 넓혀야 한다.

4. 문대통령의 방북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현 상황에서 문대통령의 평양행으로 북핵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 때문에 미국의 반발이나 반대가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그 성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남북 화해 무드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이런 방식이 아니고, 미국 하자는 대로 북핵 포기를 계속 주장하면서 군사적 대립의 방향으로 가게 되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되겠는가? 끔찍하지 않은가?

박찬운 /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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