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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화 칼럼] ‘우병우 특검’을 제안한다
‘우병우 사단’에 의한 ‘우병우 봐주기 수사’의 예고된 참사
이재화  | 등록:2017-04-14 22:09:16 | 최종:2017-04-18 10:20:1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참 이상하다. 우병우에 대한 영장을 기각한 것은 법원인데도 법원을 비난하는 자는 없고 검찰을 규탄하는 목소리뿐이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다시 기각되자 검찰 안팎은 ‘우병우 사단’이 장악한 검찰 수뇌부에 대한 성토장이 되었다. ‘그럴 줄 알았다’, ‘혼자서는 죽지 않겠다는 우병우의 자폭 시늉이 통했다’, ‘검찰이 청산대상 적폐 제1호임을 선언한 것이다’, ‘공범인 검찰이 우병우만 도려내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했다’


검찰 “통화가 죄가 되나요?”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제1차 구속영장이 기각되었을 때와는 정반대 현상이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제1차 구속영장이 기각되었을 때 구속영장을 청구한 특검은 강력하게 반발했고, 법학 교수와 변호사들은 영장을 기각한 법원과 영장담당 조의연 판사를 규탄하는 노숙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누가 보더라도 우 전 수석에 대한 영장기각의 원인 제공자가 검찰임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우병우 사단’의 ‘우병우 봐주기 수사’가 구속영장 기각 이유라는 것.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검찰의 태도도 평소와는 달랐다. 너무나도 담담했다. 주요사건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었을 때 ‘법원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길길이 날뛰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마치 영장이 기각될 것을 예상하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다음은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출입 기자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노승권 제1차장과의 티타임의 풍경이다.

- 기자: 검찰수사가 부실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노승권 차장: 부실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영장기각은 법원의 몫이다. 검찰은 최선을 다했다.
- 기자: 우병우가 검찰 수뇌부와 통화했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검찰 수뇌부를 조사했나.
= 노승권 차장: 통화를 한 게 무슨 죄가 되나.
- 기자: 다른 수사에서도 통화한 것을 의심하고 수사하지 않느냐.
= 노승권 차장: 꼭 그렇지 않다. 통화 자체가 범죄가 아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대변인격인 노승권 차장검사의 발언을 통해 두 가지를 알 수 있다. 첫 번째, 검찰이 우병우의 구속을 바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면 별 수 없지 않느냐’는 것은 법원 결정을 핑계로 우 전 수석에 대해 면죄부를 주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필자는 19년 동안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검찰이 주요사건에 대한 영장이 기각됐을 때 이처럼 ‘순한 양’처럼 납작 엎드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두 번째, 검찰은 우 전 수석이 검찰 수뇌부를 통해 수사에 개입한 의혹에 대해 애초부터 수사할 생각이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우 전 수석은 검찰수뇌부를 동원해 자신이 피의자로 된 사건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자이다. 박영수 특검은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 사건을 검찰에 넘기면서 우 전 수석이 검찰수뇌부와 수차례 통화한 내용을 공개했다. 우 전 수석이 지난해 7월부터 10월 사이에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과 1,000여 차례, 김수남 검찰총장과 12차례 통화했고, 특별수사본부장이던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도 수차례 통화했다는 것이다. 이 기간은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 전 수석을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청와대가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피의사실공표 혐의로 수사의뢰하여 검찰이 이 두 사건을 수사할 때이다. 통화를 한 시기나 횟수, 통화한 시간 등을 고려해볼 때 이와 같은 통화내역은 우 전 수석이 직권을 남용하여 수사에 개입한 매우 의미 있는 수사단서이다. 그런데 검찰은 애초부터 이에 대한 수사를 개시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법원은 이날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제공:뉴시스


‘우병우 사단’에 의한 ‘우병우 봐주기 수사’의 예고된 참사

우병우에 대한 영장기각은 예고된 참사이다. 검찰의 수뇌부는 주요사건마다 청와대의 수사 가이드라인에 충실하게 수사를 해왔다. ‘정윤회 문건 사건’ 수사가 대표적인 예이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문건은 찌라시이고, 문건 유출은 국기문란 사건이다’라는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물론 이 수사 가이드라인은 우 전 수석의 작품일 것이다. 검찰 수사는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문건에 나타난 국정농단의 실체에 대한 수사를 외면하고 오로지 문건유출에 맞춰 수사했다. 수사결과는 청와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동일했다.

우병우는 이 공로로 민정수석이 되었고, 그 때부터 김수남 검찰총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윤갑근 대구고검장 등을 검찰수뇌부에 앉혔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우 전 수석에 대한 첫 수사의 특별수사팀장을 윤갑근 검사장에게 맡긴 것도 우 전 수석과 검찰총장의 합작품이었을 것이다. 윤갑근 수사팀장은 우 전 수석과 검찰수뇌부의 의중에 따라 우 전 수석에 대한 기초적인 수사조차도 하지 않았다. 우 전 수석에 대한 휴대폰도 압수하지 않았고, 우 전 수석과 검찰수뇌부의 통화기록도 분석하지 않았다.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시간만 보낸 것이다. 특검이 검찰로부터 받은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기록은 깡통이었다.


본 재판에서 무죄 나올 가능성 높다

검찰의 ‘우 전 수석 봐주기 수사’는 노골적이었다. 검찰이 우 전 수석의 구속에 얼마나 소극적이었는지는 구속영장청구서의 분량만 봐도 알 수 있다. 검찰이 우 전 수석에 대한 영장청구서 분량은 약 20쪽 정도라고 알려졌다. 이는 특검이 청구한 제1차 구속영장청구서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우 전 수석의 범죄 사실은 8가지이다. 8가지 범죄 사실만 기재해도 20쪽 분량으로는 부족하다. 이것만 봐도 검찰이 우 전 수석을 반드시 구속시켜야 할 의지가 애초부터 없었다는 것이 드러난다. 검찰이 주요 인물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는 100페이지 분량을 훌쩍 넘어간다. 범죄사실 이외에도 이미 수사기록 중 핵심 증거를 부각시키고, 피의자가 증거 인멸을 시도한 구체적인 정황을 드러내고, 구속이 필요한 이유를 구구절절이 기재한다. 그런데 검찰은 최소한의 내용만 구속영장청구서에 기재했던 것이다. 이는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든 기각하든 상관하지 않을 테니 알아서 판단해달라는 것이나 다름없는 아주 소극적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우병우에 대한 영장청구는 이번이 두 번째이다. 따라서 검찰이 우 전 수석에 대해 영장을 다시 청구할 때에는 종전 영장청구서에 기재하지 아니한 추가적인 범죄사실에 대해 강조해야 한다. 추가할 범죄 사실은 사소한 것이 아닌 결정적인 것이어야 한다. 박영수 특검이 이미 검찰에 메시지를 줬다. 박영수 특검은 검찰에 수사를 이첩할 때 “우병우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 100% 영장이 발부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근거로 ‘세월호 수사방해 혐의’를 제시했다. 우 전 수석이 세월호 수사팀에게 외압을 행사한 분명한 증거가 있으니 그것에 대해 수사를 한 후 영장을 재청구하라는 것이었다.

▲김수남 검찰총장ⓒ뉴시스

특검수사를 이어받은 검찰의 제2기 특별수사본부는 특검이 제시한 대로 수사하는 시늉을 냈다. 당시 세월호 수사를 하였던 광주지검 윤대진 형사제2부장과 변찬호 광주지검장으로부터 “상황실 전산서버에 대해 압수수색하지 말라”, “123정장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지 말라”는 외압이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우 전 수석이 직접 전화를 한 것이기 때문에 그는 민정수석실 부하직원 탓을 할 수 없는 것이고, 압력을 받은 상대방이 검찰 고위간부이기 때문에 그는 이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지 못할 것이다. 만약 검찰이 이 혐의를 영장청구서에 넣었다면 영장담당 판사가 쉽게 영장을 기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검찰은 우 전 수석에 대한 영장을 청구하면서 이를 범죄사실에서 빼버렸다. 검찰은 구속영장청구에서 ‘세월호 수사방해 혐의를 범죄사실에서 뺀 것을 쉬쉬했다. 나중에 이를 안 기자들이 ‘왜 뺐느냐’고 질문하자 ‘우 전 수석이 외압을 행사한 것은 맞지만 수사검사에 그 외압에 영향을 받지 않고 수사했기 때문에 미수에 그친 것이다. 직권남용 권해행사 방해죄는 미수범을 처벌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이를 영장청구서에서 뺐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는 현실적으로 상대방의 권리행사가 방해될 필요가 없고, 권리행사를 방해받을 정도의 위험만 있으면 성립한다는 것은 법조인이라면 알 수 있는 법상식이다. 그런데 검찰은 증거를 확보하였음에도 갑자기 이 부분을 영장청구서에서 노골적으로 빼버린 것이다.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을 우려한 것처럼.

우 전 수석에 대한 영장청구서에는 특검이 우 전 수석의 차명계좌에서 발견한 10억 원대의 수상한 자금에 대한 범죄사실도 없었다. 검찰이 특검이 넘겨진 이와 같은 수사 자료를 의도적으로 덮어버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 뿐 아니다. 검찰은 특검으로부터 수사를 인계받은 후 이석수 특별감찰관실의 관계자들을 소환하여 보강수사를 하지 않았다. ‘문체부 직원들의 표적수사하고 강압적인 조사를 한 혐의’와 관련하여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 소속 직원들을 불러 ‘우 전 수석으로부터 지시한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받지도 않고, 그 피해자인 문체부 직원들로부터도 보강 진술을 받지 아니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장만 그럴 듯하게 하고 알맹이는 없는 수사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법조계에서는 ‘구속영장발부는 커녕 이 상태로 기소하면 재판에서 무죄판결이 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병우 특검’ 도입해 검찰 내 부역자들을 수사해야 한다

우병우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후 임은정 검사는 검찰 내부 전산망 ‘이프로스’에 ‘국정농단의 조력자인 우리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며’라는 글을 통해 “우병우의 공범인 우리가 우리의 치부를 가린 채 우병우만 도려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정윤회 문건 수사 등 부실수사에 대한 특검을 자청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주장했다.

임은정 검사의 주장이 백번 맞는 말이다. 우병우의 영장기각은 우병우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최순실·박근혜의 국정농단이 가능했던 것은 권력과 내통하여 가이드라인 수사를 한 정치검찰이 있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국정농단 세력의 부역자이다. 부역자들을 가만히 두고 새로운 대한민국은 출발할 수 없다. 정권교체 후 최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과제는 검찰개혁이다. 검찰이 바로 서야 새로운 대한민국이 있다. 검찰개혁의 첫 출발은 검찰 내 국정농단 부역자들에 대한 단죄이다. 그 동안 청와대 민정수석을 통해 주요사건의 처리방향을 논의해온 검찰의 집단범죄에 대해 철저하게 그 진상을 밝힌 후 관련자를 처벌해야 한다.

멀리 갈 것도 없다. 2014년도 정윤회 문건 수사 때부터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 때까지 ‘청와대와 검찰의 내통’에 대한 수사를 하면 된다. 검찰수뇌부가 청와대와 어떻게 내통하면서 어떻게 수사에 관여하였는지를 밝히면 된다. 당장 김수남 검찰총장부터 수사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물론 이 수사는 검찰에게 맡길 수는 없다.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를 맡길 수 없기 때문이다. ‘우병우와 검찰수뇌부에 의한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위한 특검’을 만들어, 박근혜 정권 하의 검찰의 부실수사와 봐주기 수사 범죄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해야 한다.

이재화 변호사

출처: http://www.vop.co.kr/A0000114707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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