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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홍콩의 벤처이야기 “홍콩수출짐꾼2” 7
친구 따라 강남 가다 ROTARY COMPRESSOR
향암 | 2019-09-02 07:33:4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7. 친구 따라 강남 가다
ROTARY COMPRESSOR

노보특은 대생은행 바로 옆의 로보끼(羅富記)라는 완탕면집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 들어와 이제 또   무엇으로 규모 있는 거래와 지속성을 확보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뜻밖의 전화가 걸려왔다. 받아보니 작년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지점장으로 근무하던 금상로이었다. “아이고 웬 일이야, 전화를 다 주고~?”

“노보특 사장님, 공중전화에서 전화합니다. 빨리 말하겠습니다. 나 좀 도와주세요.”라고 다급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었다.

“아니 왜 근무시간에 가전수출부 부장님이 밖에서 국제전화를 합니까? 무슨 일이야?”

“우선 간단히 묻겠는데, 에어컨용 Rotary Compressor를 팔 수 있겠어?”

“그건 지금 먹고 죽으려 해도 없는 품목 아닌가?”

“그런데 지금 면장을 못 끊어서 사고란 말입니다.”

“무슨 말이야? 면장을 못 끊다니? 그럼 생산이 되어 있다는 말인데, 신용장 없이 어떻게 생산의뢰가 전산에 입력이 되느냐고?”

“그건 나중에 얘기하고 팔 수 있다면 내가 바로 OFFER를 보낼 테니 그 OFFER대로 신용장을 빨리 좀 열어 줘”하는 것이었다. 사고였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을 방금 금상로 부장이 전화로 그것도 공중전화로 설명한 것이다.

노보특이 사표 냈을 때에는 자카르타 지점장이었고 그래서 MARGA브랜드 냉장고 공급방안을 홍콩에서 결정해서 본사 가전수출부의 채택으로 냉장고 실적 ZERO이었던 자카르타 지점에 실적과 거래선을 만들어 준 사연이 있었는데 이유복 사장이 추진하려던 Global Marketing Project가 금상로 지점장이 본사로 발령나서 불발되었다.

발령받아 한국으로 가는 길에 홍콩에 들렀었다. 금상로는 빈손으로 오지 않고 노보특에게 큰 선물을 들고 왔었다.

목각 골동품이 제법 무거운데 작년의 신세를 갚는 뜻인지 들고 왔던 것이다. 더구나 새로 부임한 한강호 홍콩법인장이 입사동기 왔다고 나오라고 해서 나가서 금상로 지점장과 셋이서 밥 먹고 술 마시고 해서 그렇게 동기 금상로를 한국으로 송별해주었던 것이다.그후 노보특이 서울 출장길에 만났더니 예전과 달리 주재원 복귀 시에 바로 발령을 안 내주고 주재기간 동안의 모든 근무내용을 이력서나 자서전 쓰듯이 써내 합격이 되어야 발령을 준다는데 자기는 원래 TV수출 출신인데 자리가 없다하여 어디로 희망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하기에 노보특이 가전수출부가 자리가 비어 있을 테니 시도해보라고 했으나 잘 모르는 분야라 걱정하던 모습이 생각났다.

그런데 정말로 잘 몰라서 그랬는지 방금 이상한 전화를 받았으나 해석이 잘 안되고 있었다.

잠시 후에 팩시밀리가 종이를 삐 소리를 내며 뱉아 내고 있었다. 들어온 팩시밀리를 보니 상상전자 가전수출부에서 에어컨 창문형 2마력짜리 로터리 콤프레셔 20Ft 한 컨테이너 물량에 대한 OFFER이었다. OFFER 유효기간을 일주일 밖에 남기지 않았다.

꽁꽁 얼어버린 청계천

일단 상황이 전개된 것으로 보고 노보특은 이전에 사무실에 찾아와서는 상상전자 홍콩법인이 노보특이 그만 두고 나서는 노보특을 알던 거래선들을 차별하는지 불친절해서 거래하고 싶지 않다고 했던 미스터 통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요즘은 무슨 사업을 하며 혹시 에어컨용 로터리 콤프레셔도 취급하는지 물어보기 위해서다. 주로 에어컨용 콤프레셔를 중국에 팔고 있다고 했다. 그럼 어디 것을 수입하느냐고 물었더니 찾기는 상상브랜드를 찾으나 물량이 없다 하며 만나주지도 않아 다른 브랜드를 다루고 있다고 했다.

그럼 혹시 내가 상상브랜드 2마력짜리를 Ready Cargo Shipment로 당장에 실어줄 수 있다면 현금으로 사겠냐고 했더니 현금은 곤란해도 현금과 같은 신용장을 L/C At Sight로 열어줄 수 있다고 했다. 가격은 얼마에 사고 있냐고 물었더니 솔직하게 말해주었는데 문제는 없다고 판단되었다.

노보특은 우선 사고는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여겨져 바로 서울로 전화를 걸었다. 금상로 부장은 사무실에 있었다. 보내준 OFFER는 잘 받았고 바로 해결가능해 보이니 조치를 하겠다고 알려주었다.

금상로 부장은 거듭 고맙다고 하면서 나중에 상세한 얘기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금상로 부장은 회사를 그만두게 될 때까지 이 일에 대해서 노보특에게 설명을 해주지 않았고 만나지도 못하게 된다. 금상로 부장에게 그럴 일이 생겨 노보특 사장을 볼 면목이 없게 되기 때문이다.

기발한 생각으로 판촉물이나 아이디어 상품을 다뤄본다면서 공급 측의 실망을 맛보며 규모의 품목을 다루고 싶다고 한 노보특에게 로터리 콤프레셔는 안성맞춤이었다. 당장에 매출이 달라져서 중국으로 전자렌지용 HVT를   수출하는 것보다 금액이 컸고 이익도 좋았고 무엇보다도 주문하고 납기를 기다리지 않고 즉각 처리될 수 있게 되어 Cash Flow가 좋아지게 되었다. 기분 좋은 일이나 왜 그런 일이 생겼는가를 생각하면 안타깝기도 했다. 신용장 Back to Back계정을 인정해준 화교상업은행의 Mr.HO가 매우 반기면서 드디어 상상전자 제품을 다루게 되어 축하한다며 금액이 커져서 회사 형편도 좋아질 것 같아 정말 좋겠다고 자기 일처럼 축하하는 전화를 걸어주었다.

그렇게 한바퀴 서류를 돌리고나서 Mr.HO를 한국식당  이화원으로 점심초대를 해서 은행문제를 해결해준 미스터  프랭키도 불렀더니 좋은 소식을 듣자 빨리 자기하고도 한국의 상상전자제품 수출을 해보자고 독촉하는 것이었다. 그건 직접 상상전자 홍콩 법인에 찾아가면 되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렇게는 안 하고 노보특과 함께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이었다.미스터 프랭키에게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지금 있는 사람들을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사실 이때에는 우연하게 여러 가지 품목과 사업들이 꽈배기처럼 동시에 일어나고 엮어지듯이 흘러가게 돼 노보특은 점점 바빠지고 심지어 주요부품사업을 개척해야 하는 전자렌지용 HVT 세일즈가 뒷전으로 밀릴 정도로 A-Dragon Corporation에는 호시절이 찾아오고 있었다.

그래서 새로 여직원을 채용했다. Miss Kimmy라고 헤비급 선수처럼 튼튼한 여자이었다. 아주 책임감이 강하고 자발적인 태도가 매우 고마울 정도였다.

노보특은 Miss Kimmy에게 급한 것은 아니지만 가급적 빠르게 HKTDC와 좀 더 가까운 완차이 지역으로 사무실을 이전하고 싶으니 생각해두고 찾아보라고 당부했다.

노보특은 좀 더 왕성하게 활동하고 싶지만 아직은 여러 가지 여건이 부족하다고 여기면서 태국에서 처음으로   냉장고 Compressor수주할 때부터 알고 지내던 부품거래선이 중국산 비디오테이프 카세트 완제품과 한국산 비디오테이프용 PANCAKE를 구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HKTDC 잡지로 열심히 알아보고 한국산 PANCAKE는 이미 홍콩에 한국대리점이 있어서 알아보니 공급 불가라고 해서 중국산 비디오 테이프 카세트만 공급하기로 하고 OFFER와 주문을 했었다.

그래서 출하검사 차 중국 심천 변두리 동관시에 있는 비디오테이프 공장을 찾아갔다. 사실은 홍콩 회사가 중국공장을 가동시키는데 홍콩인 공장장만 파견해두고 있는 곳이었다. 막상 현장을 찾아가보니 실패에 실 감듯이 마그네틱 테이프를 기계에 걸고 VIDEO TAPE REEL에 감는 작업이 첫 공정인데 제대로 안 되고 있었다. 중국작업자들이 홍콩공장장 말을 무시하고 듣지 않는 것이다.

비디오 카세트가 VTR에 물리면 VTR HEAD DRUM을  감아 기계에 자동으로 자리 잡는 시간 동안의 테이프   길이가 7인치인 것이 JVC표준이라고 하는데, 그 길이를 공테이프로 채우고 7인치 이후를 마그네틱 테이프와 접착 시키는데 그렇게 하면 요즘 말로 근골격계가 염려되듯이 팔목이 아프다는 것이었다.그래서 작업자들이 손가락으로 마그네틱 테이프를 감는 기계에 물릴 때에 넉넉하게 잡아 당겨 물리므로 그 길이가 7인치가 아닌 9인치나 심지어 13인치까지 생기어 시작과 동시에 녹화가 안되는 비디오테이프 카세트가 되는 것이었다.불량품이 생산되는 것이다.그래서 품질 검사하러 홍콩에서 영업부장과 함께 중국에 갔기에 그날은 여사장이 노보특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노보특이 불량품이라고 판정하니 20Ft 한 컨테이너 물량이 미화로 5만불 수준이었는데 여사장이 ‘어떻게 납기도 문제가 되니 이대로 받아줄 수 없겠냐?’고 물어오기에 ‘선적해봐야 클레임 들어올 것이니 안 된다’고 했다.

그 여사장은 여걸이었다. 공장작업자들을 전원 운동장에 집합시키라고 하더니 미화 5만불(그 당시 중국에서는 큰 돈이었다.)어치의 제품을 불지르라고 하는 것이었다.

훨훨 타오르는 불길을 직접 바라보고 있으면서 직원들에게 ’여러분들이 팔목 편하게 일하면 이렇게 된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라’고 확성기목소리로 강조하는 것이었다.

노보특은 보기에도 안타까웠으나 납기를 닷새 더 주는 것으로 하고 그날 그 자리를 마치고 홍콩으로 돌아온 적이 있다.

그런데 태국에 도착된 비디오 테이프가 그런 문제들이 발견되었다면서 클레임을 친다고 했고 클레임의 정산을 위해 모든 가격이 공개되어야 한다면서 태국의 거래선은 이 사업은 늘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하기에 노보특은   품질불량을 거래하고 싶지 않고 더구나 클레임을 달고서 거래하고 싶지 않으니 직접 공장과 거래하라고 소개하고 중단해버렸다.

노보특은 비록 이익을 내야 하는 무역사업이지만 불량품을 몰랐다면 몰라도 알고서는 거래할 수 없고 더구나 클레임 정산으로 줄 위에서 외줄타기 하는 중개상은 되지 않겠으며 이익을 위해 거짓말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철칙을 지키고 있었다.

중국에 다녀오니 고종 사촌 아우 상희가 홍콩에 왔다. 새로운 전자 제품을 개발하는데 시장조사를 하러 왔다는 것이었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홍콩에 처음 온 동생에게 여기 저기 다 구경시켜주었다.

상희가 하는 말이 전자오락기를 개선하여 노래는 없고 노래가사와 음악만 나오는 노래반주기가 곧 한국에서 출시되는데 중국에도 시장성이 있어 보이니 고려해보라고 하면서 원한다면 자기가 다니고 있는 회사의 사장을 소개해줄 테니 한국에 다녀가라고 하는 것이었다. S대학 공대출신박사들 네 명이 세운 벤쳐회사로 사장은 반도규 박사라는 것이었다. 무슨 말인지 잘 이해는 안되었지만 신상품이 나온다는 얘기로 듣고 한국에 들어가 소개도 받고 독점적으로 전략적으로 함께 시장을 개척해보기로 합의를 보고 견본 한 대를 들고 홍콩으로 돌아와 집에다 설치하고 매일 제품을 판촉 할 방도를 연구한다.

회사 형편이 좋아지고 동시에 추진한 노래반주기 사업도 시작되어 사무실을 교통이 더 좋으며 넓고 지하철역과 가까운 Rm.1205,181 Johnston Road 완차이의 대유상장으로 확장 이전한다.
여비서 Miss Kimmy가 구해준 사무실이었다. 달이 바뀌자 서울에서 금상로 부장이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말 못하는 돌, 말없는 돌

지난 달에는 덕분에 면장 사고를 모면해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서 이달에도 도와 달라는 것이었다.

“금상로, 왜 그래? 내가 이번에 경험해보니 Rotary Compressor는 정말로 Seller market이고 홍콩법인은   물량이 없다고 상담도 안 해준다는데 왜 본사는 물량이 남아 있는 것이야? 더구나 어떻게 신용장 안 받고 생산의뢰를 하느냐고? TV나 AUDIO처럼 Brown Goods는 조립제품이라 부품만 있으면 생산되지만 가전이나 냉기사업부는 가공공정이 중요해서 분명하게 매월 20일 이전에 주문 확정할 근거를 가지고 확정을 안해주면 공장에서 일을 할 수 없는데 왜 그렇게 면장을 못 끊는다는 사고가 있냐고?”

“그게 중국바이어들이 약속을 안 지켜서 그래.”

“중국사람들이 약속을 잘 지키면 그게 중국상인이야? 국제신사이지. 도대체 수주확정을 본사가 하는 것이야? 아니면 홍콩법인에서 하는 것인가? 어찌 기준이 없어 보이네. 그러면 공장에서 협조를 못 받게 된다.”

“TV나 AUDIO사업부는 수출 우호적인데 냉기나 특기사업부는 국판용생산사업부라 그런지 해외본부 가전수출부에 너무 배타적이고 고압적이라 공장에 가기도 싫고 그 인간들을 보기도 싫어.”

“무슨 소리야? 겉만 그러지 다 같은 회사사람이라 안 잡아먹어. 부딪쳐서 해결해야 되지 이게 무슨 망신이냐고? 얼마나 속 태우며 근무하는 것이야?

“그러니까, 노보특 사장이 홍콩에서 좀 도와 달라고.”

‘나야 구하기 힘든 상품을 가질 수 있어 돈 벌고 좋지만 왜 이러는 것이야? 정말로 사고인 것이야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야?”

“그러니까 매월 두 컨테이너 물량을 노보특 사장이 해결 좀 해줘.”

“뭐라고? 지금 나를 도와주려는 것이야 아니면 정말 사고가 그만큼 난다고 보는 것이야?”

“사고가 그만큼 날 것 같아.너무 많이 묻지 말고 내 체면 봐서 내가 도와주듯이 해결해주는 것으로 해주면 안될까?”

“알았어. 분명히 매월 20Ftx2 Container물량에 대해서 지금부터는 내가 Model No.를 정해서 금상로 부장에게 Inquiry를 발송할 테니 OFFER를 발행해주는 걸로 하세.”

“Thank you!”라고금상로 부장이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이것이 외부적으로는 노보특이 원해서 홍콩법인을 제치고 본사에 연락해서 OFFER를 받은 것으로 보여 지게 된다. 노보특 사장은 정말 이해가 안 되었지만 이런 것이 사업운이라는 것일까 하면서 미스터 통을 만나자고 전화를 걸었다. 본격적으로 안정적인 수주를 확보해야 하였다. 생각해보니 가전수출부와 홍콩법인에는 공장의 가전사업부는 물론 가전수출 출신이 없었다.

결국 수출부와 사업부가 Communication이 안되고 Order Center가 본사와 홍콩법인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수주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렇게 해서 노보특의 A-Dragon Corporation은 홍콩의 중공무역상인들에게 유명해지기 시작한다. 그도 그럴 것이 본사도 홍콩법인도 물량이 없다고 하는 Rotary Compressor를 작은 회사인 A-Dragon Corporation의 노보특은 척척 공급을 해내고 있으니 그리 되는 것이었다. 정작 본인은 몰랐지만 세월이 흐른 후에 홍콩무역상들이 노보특을 Mr. Compressor로 불렀다는 말을 듣게 된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그 말이 홍콩법인에는 안 들어갔을까? 노보특이 홍콩법인에는 업무상으로 찾아가지는 않지만 비록 OB라서 밖에서 만나기도 하기에 점점 서로 불편해지게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본사의 사고를 말할 수는 없었다. 물어볼 수도 없었다. 그냥 업무는 일체 얘기를 나누지 않는 셈이었다.

결국 홍콩법인 담당자가 노보특의 거래처를 알게 되거나 충돌을 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그래도 노보특의 거래처는 항상 노보특과의 약속이 우선이었다.노보특은 한번 말을 뱉으면 그것이 문서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이미 겪어본 사람들이고 새로운 홍콩법인 사람들과는 아직 그 만큼의 세월과 사연이 없었던 것이다.그래도 그런 것은 자기들이 할 일을 완벽하게 하지 못해서 흘리는 눈물을 닦아주는 고마움은 없고 나는 잘 못하는데 덕분에 남이 잘 되는 것처럼 배 아파지는 것으로 보이는 본능적 자괴감이었을까?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는데 금상로 부장이 색다른 부탁을 해온다.

두 가지 부탁이 있다고 전화를 걸어왔다.

하나는 회사에서 하절기 판매캠페인이 있는데 자기 부서 앞으로 에어컨 10대가 할당되어 있으니 10대를 모두   노보특 사장이 도와 달라는 것이었다.

노보특 사장이 답하기를 “홍콩에 있는 사람이 어떻게 에어컨 10대를 한국에 파냐? 아직 에어컨 쓰는 집 보다 안 쓰는 집이 많은데 말이야. 차라리 내가 10대 값을 돈으로 부쳐줄까?”라고 물었더니 그것은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럼 내가 10대를 모두 돈 내고 사서 금상로 부장 집으로 보낼 테니 보관을 하던지 팔던지 선물을 하던지 알아서 하고 주소나 알려 달라”고 했다.금상로부장은 “절대로 그렇게 하면 안되므로 자기 집 주소는 못 알려준다.”는 것이었다.

또 한가지 부탁은 연말까지 L/C가 미리 열려 있는 거래선을 우선적으로 공급하기로 정해졌으니 지금처럼 매월 신용장을 열지 말고 회전문처럼 선적하면 그만큼 더 실을 수 있는 REVOLVING L/C를 하나 열어 달라는 것이었다.

고정거래선으로 등록될 것이니 고정적으로 기종과 수량을 정해서 가격도 연말까지 고정으로 할 테니 그렇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노보특은 답하기를 “금상로 부장, 리볼빙 신용장을 열려면 회사의 규모가 지금과는 달라야 하는데 못 열면 안된다는 뜻은 지금 누가 누구를 돕는 것이지? 에어컨 판매 캠페인은 못 들은 것으로 하겠고 내 친척집에서 혹시   필요하면 금상로 부장에게 연락해 사도록 하지. 그리고 리볼빙 L/C는 내가 알아보겠지만 일단 우리는 도와 달라고 해서 내가 금상로 부장을 돕는 것인데 이렇게 거래조건처럼 변질된다면 나는 이 시간에 다른 일을 해야 하므로 중단하겠네. 설령 앞으로 리볼빙 L/C가 열린다 해도 내가 동의하지 않는 선적은 무효이고 그 이전에 리볼빙 L/C를 무효처리 한다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래. 물론 내 도움이 필요 없다면 그게 더 좋은 것이므로 언제라도   바로 지금처럼 알려주시게. 한발 먼저 정리할 수 있다면 적어도 우리들의 인간관계는 다치지 않을 것이야.” 라고 통화를 끝냈다.

노보특은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일단 리볼빙 L/C를 해결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지난 달,오랜만에 향우회에 나와서 영일만제철 관리담당의 부장이었는데 앞으로는 관리업무로 홍콩에서 창업하겠다고 인사 나왔던 차선호 부장을 찾았다.바로 완차이의델리프랑스 카페에서 만나 간략히 얘기하니 자기가 근무했던 홍콩법인에는 그런 한도가 많이 남아 있으므로 Master L/C를 리볼빙으로 열어줄 수 있을 테니 찾아가 보라고 하면서 수수료를 좀 준다고 하면 될 거라고 하며 안 된다고 하면 자기 이름을 대어주라고 했다.

노보특은 내친 김에 센트럴 스타훼리 부두 옆에 우뚝 솟아 있는 익스체인지 스퀘어에 찾아갔다. 영일만제철 홍콩법인의 관리과장 표상무를 만나 얘기를 하니 공연히 복잡하고 혹시라도 잘못되면 난처해진다고 걱정을 하기에 수수료를 줄 것이며 방금 차선호 부장을 만나고 왔다고 하니 바로 ‘좋습니다’라고 하며 수수료도 부담이 안 될 정도로 아주 작게 약속되었다.

이렇게 해서 그 해의 상상전자 Rotary Compressor 수출이 A-Dragon Corporation이 랭킹 1위 실적 거래선이 되는 해프닝이 연출된다.

본사의 금상로 부장은 느긋하게 신용장 걱정을 덜면서 공장과 얘기하기도 부드러워졌다고 했다.

그러더니 내년도 경영계획을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노보특은금상로 부장에게 내년도 사고계획을 먼저 달라고 했더니 서로 웃고 말았다.

결국 연말이 되어 적당히 금상로 부장은 내년도 거래선별 물량계획에 A-Dragon의 이름으로 물량 계획을 반영했나 보다. 노보특은 그 숫자를 모른다.

그런데 회사 방침이 내년에도 중국시장이 좋을 것으로 예측하여 끼워팔기 아이디어가 공장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앞으로 Rotary Compressor공급은 분리형Split Aircon 완제품이나 SKD의 주문이 없다면 공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이 정해진 것이란다.

노보특은 드디어 ‘상상전자가 상도의를 저버리고 미쳐가는 구나’라고 생각되었다. 또 금상로 부장이 에어컨 몇 대를 주문할 것이냐고 물어왔다.

“금상로 부장, 이 프로젝트는 금상로 부장이 저지를 실수를 막아주고 해결해주는 것인데 끼워팔기를 내가 어떻게 알아 사고내는 사람이 알아서 해야지. 알려준 Rotary Compressor불량 계획을 보니 내년에도 무척 심려됩니다.”라고 말해주었다.

노보특은금상로 부장의 업무실력 덕분에 취급상품이 추가되고 이익도 안정적으로 생기게 되었다. 무역능력도 리볼빙 L/C를 열 수 있을 정도로 외부로부터 MASTER L/C를 받아내는 만큼 막강해졌으나 이 길을 계속 갈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고 본래의 자리로 속히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잠시 어디 여행이라도 가족과 함께 다녀오고 싶은 충동을 느끼면서 1984년 12월에 과장진급 보류로 위로 출장으로 갔던 호주 시드니를 회상하며 새로 시작해야 할 노래방 반주기 사업을 전개할 궁리를 시작했다. <계속>

향암 (香庵)

홍콩 2B1 Limited 회장
홍콩 A-Dragon Corporation 창업, 1989.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과학기술산업융합 최고전략과정 수료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SPARC 수료 논문 [출판시장의 변화와 전자책의 미래연구] 발표로 장영실상 수상, 2018.8.

필명: 향암香庵~작품속 가명 노보특 (Robert영어이름 대용)

연재소설 [홍콩수출짐꾼2]는 인터넷으로 주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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