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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랑의 고전소통] 주불가노이흥사(主不可怒而興師)
이정랑 | 2019-11-19 08:54:4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이정랑의 고전소통] 주불가노이흥사(主不可怒而興師) 장불가온이치전(將不可慍而致戰)

군주와 장수는 일시적 감정으로 군대를 동원하면 안 된다.

“싸워서 이기고 쳐서 빼앗더라도 그 결과를 닦아 다스리지 않는 것은 흉(凶)한 것이다. 그런 것을 이름 하여 비류(費留)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명한 군주는 결과를 생각하고, 능력 있고 좋은 장수는 결과를 닦아 다스린다.”

국가에 유리한 것이 아니면 전쟁을 일으키지 말아야 하고, 국가에 얻는 것이 없으면 군대를 움직이지 말아야 하며, 국가가 위급한 경우가 아니면 응전하지 말아야 한다.

군주는 한때의 분노 때문에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되며, 장수는 성난다고 해서 전투를 벌여서는 안 된다. 국가의 이익에 합치하면 움직이고, 국가의 이익에 합치하지 아니하면 그쳐야 한다.

손자는 전투에 신중을 기할 것을 주장한다. 그래서 ‘손자병법’ 첫머리에서, “전쟁은 나라의 중대한 일이다. 국민의 생사와 국가의 존망이 달려 있다. 그러니 신중해야 한다”고 했던 것이다. 군주는 순간적인 분노 때문에 군사를 일으켜서는 안 되고, 장수는 순간적인 울분으로 적과 싸워서는 안 된다. 손자는 또 “국가에 유리한 것이 아니면 전쟁을 일으키지 말아야 하고, 국가에 얻는 것이 없으면 군대를 움직이지 말아야 하며, 국가가 위급한 경우가 아니면 응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국가의 이익에 합치하면 움직이고, 국가의 이익에 합치하지 아니하면 그쳐야 한다”는 사상을 제기 한다. 그러면서 “화나 노여움은 기쁨이나 즐거움으로 변할 수 있지만, 한번 멸망한 국가는 다시 존재할 수 없으며, 죽은 자는 다시 살아 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역사상 일시적인 분노나 개인적인 원한 따위로 인해 군대를 일으키고 전쟁을 벌였다가 국가를 위기로 몰고간 예가 적지 않다.

‘사기’ ‘진세가(晉世家)‧제9’에 이런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진나라 문왕이 송나라를 구하기 위해 선진(先軫)이 제안한 “조(曺)의 군주 조위(曺衛)를 잡아 그의 땅을 송에게 주자”는 책략을 채택했다. 그러자 초나라 장수 자옥(子玉)은 완춘(宛春)을 진에 보내 “위후(衛侯)를 다시 조(曺)에 봉하면 우리도 송의 포위을 풀겠다”고 전했다. 선진은 다시 “문공께서는 개인적으로 몰래 조위에게  다시 봉하겠노라 약속하고, 완춘을 붙잡아둠으로써 초나라의 화를 돋우십시오.”라고 계책을 권했다. 문공은 선진의 말에 따라 완춘을 위에다 감금했다. 그러고는 조위에게 은밀한 제안으로 유혹함으로써 조위를 초나라와 절교하게 만들었다. 자옥은 화가 나 즉시 진으로 군대를 출동시켰다. 진나라 군사는 후퇴했고, 초나라 군도 물려나려 했으나 자옥의 고집 때문에 추격하다가 성복(성복(城濮은)에서 싸워 대패했다. 자옥은 잔병을 수습하여 퇴각했다.

‘자치통감’ ‘위기(魏紀)’에는 이런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221년 6월, 유비는 관우를 살해한 원한을 갚기 위해 손권을 치고자 했다. 조운(趙雲.-조자룡)은 유비에게 이렇게 충고했다.

“나라를 빼앗은 자는 조조이지 손권이 아닙니다. 그러니 조조의 위(魏)를 먼저 쳐서 멸망시키면 손권은 저절로 굴복하고 투항해올 것입니다. 큰 적인 위나라를 한쪽으로 젖혀놓고 오나라와 먼저 싸움을 벌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전쟁이란 일단 시작되면 빨리 끝나지 않습니다. 오나라를 치는 것은 결코 상책이 아닙니다.”

조운과 비슷한 논지로 유비에게 충고한 신하들이 많았지만 유비는 일체 듣지 않고 222년에 대군을 출동시켜 오나라를 향해 진격했다. 그 결과 육손(陸遜)의 화공(火攻)에 말려들어 대부분의 병력을 잃어버렸다. 그 후로 촉나라는 더 이상 위세를 떨치지 못했다.

이와 반대되는 예가 사마의(司馬懿)의 경우다. 사마의는 제갈량에게 참을 수 없는 치욕을 당하고도 섣불리 싸움에 나서지 않음으로써 끝내 촉군을 대파했다.

이 대조적인 사실들은 군주와 장수 모두가 국가 안위를 생각해서 ‘군주는 한때의 분노 때문에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되며, 장수는 성난다고 해서 전투를 벌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지휘자는 분노와 개인의 화를 억제하고 대국을 돌아보는 자세를 중시해야 한다.

이정랑 언론인(중국고전 연구가,칼럼리스트)

경인일보/호남매일/한서일보/의정뉴스/메스컴신문/노인신문/시정일보/조선일보/서울일보 기자, 편집국장, 논설실장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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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불초자  2019년11월20일 19시59분    
국가 간의 싸움을 부추기는 말 같아서 많이 당황스럽군요.
사실 어느 나라와 민족이건 무력조직인 군대가 없어야 정상인 것이지요.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세상은 문류와 물류, 인류(人流)가 거미줄처럼 하나로 얽혀 돌아가는(네트워크) 곳이었는데, 이것이 '근대화'(오늘날은 민주화)라는 이름이 생겨난 이후 조각조각 '국민국가'로 분열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군대없는 세상이 더 바람직한 인류의 미래상이라는 이 평범한 진리가 '국가안보', '민족수호'를 이유로 욕을 먹고 있으니, 과연 우리 인류가 미래를 말할 수 있을지, 이런 논리가 지속된다면 그것을 장담할 수는 없을 것 같군요!
중국의 역사(전쟁을 통한)를 관통해 온 분이시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이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많이 당황스럽군요!

† 이전에 의사 표시를 해주신 두 분께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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