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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랑의 고금소통] 합종항강(合縱抗强)
이정랑 | 2019-03-19 09:22:4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종으로 연합하여 강자에 대항한다.

이는 전국시대 말기 진나라에 의한 천하 통일의 기운이 무르익어갈 무렵, 공손연(公孫衍)과 소진(蘇秦)이 제기한 계략이었다. 이 계략은 연‧초‧한‧위‧제‧초 등 6국을 백 년 이상 유지시키려는 것이었다.

이 계략은 기원전 333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진나라는 상앙(商鞅)의 변법을 통해 국세가 날로 강성해져 전국 7웅 중에서 가장 실력이 막강한 국가가 되었다. 그리하여 중원의 각국은 혼자의 힘만으로는 진의 침략을 막아낼 수 없게 되었다. 공손연은 기원전 324년에 ‘5국의 상국’이 되어 ‘합종’으로 진에 대항하자고 제안했다.

동주(東周)의 낙양사람 소진은 전략적 안목이 뛰어나고 말을 아주 잘하는 책략가였다. 그는 먼저 진나라로 가서 혜왕에게 패업을 이룰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열 차례 이상 글을 올렸지만 받아 들어지지 않았다. 그 후 소진은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당시 6국 모두가 진이 강해지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전략적 형세에 근거하여 6국이 ‘합종’하여 강적 진에 대항한다는 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기원전 314년, 소진은 연나라로 가서 연 문공에게 백 리밖에 떨어져 있지 않는 조나라와 연합하여 천 리 밖의 강적 진을 막으라고 권했다. 연 문공은 그의 건의를 받아들이는 한편, 그를 무안군(武安君)으로 봉해 재상의 도장을 주었다. 그리고 전차 백 승, 비단 천 필, 백 쌍의 백옥, 황금 만 냥을 주어 각국에 가서 ‘합종 계략’을 설파하여 진을 억제하도록 했다.

소진은 조나라로 가서 숙후(肅侯)에게 진이 감히 조를 공격하지 못하는 것은 한‧위가 그 후방을 기습할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요지로 유세했다. 만약 진이 한‧위 두 나라를 먼저 격파한다면 조나라의 운명은 불을 보듯 뻔하다. 6국의 땅을 합치면 진의 5배에 이르고, 군대는 10배나 된다. 6국이 하나로 합쳐 한마음으로 진에 대항한다면 진을 멸망시킬 수도 있다. 소진은 숙후에게 한‧위‧제‧연‧초 등의 군주들과 만나 6국이 연합하여 진에 항거하기로 동맹을 체결한다면, 진은 6국 중 어떤 나라도 함부로 공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득했다. 소진의 말을 들은 조나라 숙후는 몹시 기뻐하며 후한 상을 내리는 한편, 소진에게 각국을 돌며 회맹의 약속을 받아올 수 있는 특사 자격을 부여했다.

소진은 한‧위‧제‧초를 차례로 방문하여 각국이 처한 전체적인 전략적 국면에 근거하여 각자의 이해득실을 밝힘으로써, 마침내 6국을 연합시켜 공동으로 진에 항거하는 동맹에 동참시켰다. 그리하여 각국은 원수(洹水-지금의 하남성 안양하)에 사절을 보내 회맹을 개최하고 ‘합종항진(合縱抗秦)’을 결의했다. 즉, 여러 약자들이 힘을 합쳐 강자 하나에 대항하기로 한 것이다. 소진은 6국을 대표하는 재상의 도장을 쥐고 종횡무진 활약하였고, 마침내 6국은 다음과 같은 약속을 체결했다.

1, 진이 초를 공격하면 제‧위는 정예군을 발동하여 구원하고, 한은 진의 군량 운송로를 차단하며, 연은 상산(常山) 이북을 지키고, 조는 장하(漳河)를 건너 서쪽으로 향한다.

2, 진이 만약 한‧위를 공격하면 초는 진의 후로(後路)를 차단하고, 제는 초를 도와 작전을 펼치며, 연은 제‧초를 후원하고, 조는 장하를 건너 한‧위를 지원한다.

3, 진이 조를 공격하면 한은 의양(宜陽)을 나오고, 초는 무관(武關)을 나오며, 위는 황하 밖을 나오고, 제는 청하(淸河)를 건너며, 연 역시 정예병을 출동시켜 조를 돕는다.

4, 진이 만약 제를 공격하면 초는 진의 후로를 차단하고, 한은 성고(成皐)를 지키며, 위는 진의 진격을 저지하고, 연은 출병하여 제를 구원하며, 조는 장하를 봉쇄한다.

5, 진이 만약 연을 공격하면 조는 상산을 지키고, 초는 무관을 나서며, 제는 바다를 건너 지원하고, 한‧위 역시 출병하여 구원한다.

소진의 ‘합종책은’ 6국이 강한 진에 대항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하고도 확실한 상책이었다. 그러나 6국의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각국은 대부분 자신의 이익이라는 측면에서 독자적인 외교 정책을 고려하고 있었고 게다가 진이 각종수단으로 합종을 분쇄했기 때문에, 어렵게 맺어진 합종 맹약은 얼마 가지 않아 와해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 계책은 6국이 진을 경계하는 기본 정책이 되어, 이후로 6국을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으로 자리 잡았다. 그 뒤에 등장한 제‧조‧초‧위의 식견 있는 모사들은 이 계략을 계속 발전적으로 추진했으며, 이는 6국을 백 년 동안 유지시켜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외교 책략이 된 것이다.

‘한비자(韓非子)’에는 “종(縱)이란 약자 여럿이 강자 하나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되어있다. 합종 책략은 ‘6국이 힘 안들이고 싸우지 않으면서도‘ 진이 섣불리 군사를 일으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책략은 계속 견지되지 못하고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면서 끝내는 그 위세를 떨치지 못하고 말았다. 6국은 각기 파멸하여 진나라에 아부하는 수밖에 없었다. 합종은 ’이해 관계‘ 때문에 맺어졌다가 역시 ’이해 관계‘ 때문에 흩어졌다. 6국은 대국적인 측면에서 출발하였으나 전체 국면을 고려하지 못함으로써 끝내는 진에게 모두 합병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해서 이 계략이 옳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보다는 이 계략을 각국이 굳게 견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약소한 여러 세력들이 하나의 강적과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대국에게 먹히지 않는 가장 좋은 계략이 바로 ‘합종항강’임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삼국시대 촉나라는 가장 약한 나라였다. 오나라는 내부적으로 은근히 문제가 많았고, 전체적으로 보아 위나라가 가장 강했다. 따라서 촉과 오가 연합하여 위에 대항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외교 정책이었다. 그러나 촉과 오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바람에 촉‧오 연맹은 동상이몽이 되었고, 위와 촉이 싸울 때 오는 왕왕 수수방관만 했다. 형주를 탈환하기 위해 손권은 서슴지 않고 동맹 관계를 깼을 뿐 아니라 위와 함께 관우를 협공하기까지 했다. 제갈량은 여섯 번 씩이나 기산(祈山)에서 나와 오에게 호응하기를 요청 했으나, 오는 겉으로만 호응하는 척할 뿐이었다. 오의 장수 육손은 촉이 위를 공격하는 위급한 시기를 틈타 중원을 취했다. 오와 촉이 끝내 패망한 것은 통일된 연합 의지가 없고 그저 서로를 이용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이정랑 언론인(중국고전 연구가)

경인일보/호남매일/한서일보/의정뉴스/메스컴신문/노인신문/시정일보/조선일보/서울일보 기자, 편집국장, 논설실장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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