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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랑의 고전소통]人物論 견제심리를 이용한 통제술
[사마소 司馬昭] 성격제형술로 부하를 다스려 어부지리를 얻다.
이정랑 | 2020-07-23 11:15:3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사마소 司馬昭] 성격제형술로 부하를 다스려 어부지리를 얻다.

“중국 역사에서는 모든 황제(皇帝)와 장상(將相)들이 하나같이 아랫사람을 다스리는 문제로 고심했다. 신하를 다스리고 부하 장수들을 다스리는 문제가 최고 통치자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로 자주 부상했다.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경우 가볍게는 명예롭지 못한 꼬리표를 달아야 했고 심하게는 망국의 길로 들어서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는 가장 일반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성격제형술(性格制衡術)이었다. 성격제형술이란 일종의 분치(分治) 개념으로, 사람들의 서로 다른 성격을 이용하여 견제하는 것을 말한다. 직급이 서로 엇비슷하면서 성격이 상치될 때는 반드시 견제가 필요한데 이럴 경우, 성격제형술을 이용하면 쉽게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사마의의 둘째 아들 사마소(司馬昭)는 사람을 알아볼 줄 아는 능력이 있었고 정치가로서도 뛰어난 재능을 갖추고 있었다. 그는 촉을 정벌하기 위해 대장 종회(鍾會)와 등애(鄧艾)를 파견하면서 사전에 두 사람에 대해 치밀하게 분석하고 두 사람이 서로 반목하건 안 하건 간에 둘 다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처음에 사마소가 촉 정벌에 종회를 파견하려 하자 소제(邵悌)가 찾아와 말했다.

“종회에게 10만 대군을 주고 촉을 정벌하게 하시려면 그를 너무 믿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상치 못한 변고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를 혼자 보내시려면 차라리 다른 사람을 보내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사마소가 웃으면서 말했다.

“설마 내가 그런 이치도 모르겠소? 촉나라는 천하에 재앙을 가져왔고 백성의 안녕을 해쳤소. 나는 지금 촉과 싸워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다수사람들은 절대로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생각을 품고 있소 사람들이 미리 겁을 먹게 되면 모든 지혜와 용기가 사라지고 말 것이고, 그런 사람을 억지로 전장에 보낸다 해도 적의 포로가 되고 말 것이오. 종회가 나와 생각이 같다면 그는 반드시 승리하고 돌아올 것이오. 일단 촉이 멸망한 후에는 그대가 걱정하는 일이 벌어진다 해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오. 무릇 패배한 장수와는 용기를 논할 수 없고 나라를 망하게 한 군주와는 국가의 보전을 따질 수 없는 법이오. 그들은 이미 마음이 피폐해져 있기 때문이오. 그대는 이 일에 대해 너무 염려하지 말고 혹시라도 이런 얘기가 그의 귀에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시오.”

등애가 모반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보인다는 종회의 보고를 받은 사마소가 장병들을 이끌고 서쪽으로 쳐들어가려 하자 소제가 말했다.

“종회가 이끄는 군대는 등애의 군대보다 여섯 배나 많습니다. 그러니 종회에게 등애를 제압하라고 명령하시면 될 텐데 어째서 친히 출병하시려 합니까?”

사마소가 대답했다.

“그대는 자신이 전에 했던 말을 잊었소? 어째서 내가 친히 출병할 필요가 없다는 게요? 나는 항상 신의로 사람들을 대해왔고 사람들도 나를 속이거나 이용한 적이 없었소. 내가 먼저 사람들을 의심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오. 최근에 중호군(中護軍) 가충(賈充)이 내게 혹시 종회를 의심하느냐고 물었을 때 나는 ‘내가 지금 그대를 파견하면서 그대를 의심할 수 있다고 생각하오?’ 하고 반문한 바 있소. 내가 일단 장안으로 가면 모든 일이 저절로 정리될 것이오.”
사마소의 군대가 장안에 도착해보니 종회는 이미 죽은 뒤였다. 모든 것이 사마소가 예상한 그대로였다.

사마소가 두 사람이 서로 반목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잘 알면서도 두 사람을 동시에 전장에 보낸 것은 그들의 용기를 이용한 것이었다. 등애가 기병을 이끌고 양평에서 샛길을 이용하여 성도를 습격하지 않았다면 촉을 멸망시키는 것은 요원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등애와 종회가 양쪽에서 협공했기 때문에 촉을 함락시킬 수 있었지만 두 사람이 서로 반목하고 있는 만큼 상호 견제도 필수적인 일이었다. 결국 종회가 먼저 등애를 제압하여 모반을 선포했다가 나중에 부하 장수에게 피살되었고 등애도 반란군에 살해되고 말았다. 두 사람은 목숨을 바쳐 성도를 빼앗아 고스란히 사마소에게 바친 셈이었다. 종회가 촉지에서의 반란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사마소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종회가 촉지의 인심을 얻지 못하면 뜻을 이루지 못할 것임을 일찌감치 예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종회가 등애의 모반 소식을 보고했을 때 사마소가 즉시 대규모 병력을 이끌고 서쪽으로 출병했던 까닭을 여러  장수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사실 사마소의 출병은 등애의 모반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종회의 병력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처럼 사마소의 책략은 한 치의 빈틈도 없었다.

성격이 바로 운명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상당히 일리가 있어 보인다.
각기 다른 상황에 대해 여러 사람이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이에 대처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선택의 여지가 있기 마련이다. 춘추시대 초나라 평왕(平王)이 오사(伍奢)부자를 두려워했던 일이 전형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비무기(費無忌)가 평왕에게 말했다.

“오사에겐 아들이 둘 있는데 모두 능력이 뛰어납니다. 이들을 죽이지 않으면 장차 큰 화근이 될 것입니다. 오사를 인질로 잡아 그들을 불러들이십시오. 그러지 않았다가는 장차 초나라의 우환이 될 것입니다.
평왕은 비무기의 말대로 사자를 보내 오사에게 명했다.

“어서 그대의 두 아들을 불러들이시오. 그러지 않으면 그대의 목숨을 보전하기 어려울 것이오.”

오사가 말했다.

“제 큰아들 오상(伍尙)은 성품이 인자하고 능욕을 잘 견디는 편이라 아비가 부르면 순순히 명령에 따르겠지만, 둘째 아들 오자서(伍子胥)는 눈치가 빠르고 여러 가지 능력을 고루 갖춘 녀석이라 자신이 잡힐 것임을 알고서는 절대로 오지 않을 것입니다.”

평왕은 오사의 말을 듣지 않고 당장 두 아들을 불러들였다.

“네놈들이 오면 아비의 목숨을 살려주겠지만 오지 않으면 목숨을 보전하기 힘들 것이다.”

오상이 평왕에게 가려고 하자 오자서가 말렸다.

“초 평왕이 우리 형제를 부르는 것은 우리가 세력을 키워 장차 초나라를 위협하게 될 것이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아버님을 인질로 잡아 우리를 속이려 하는 것입니다. 초왕에게 갔다가는 우리 세 부자가 전부 죽임을 당하고 말 것입니다. 그러면 아버님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 둘 다 도망치지 않으면 나중에 다른 나라의 군사를 빌려 아버님의 원한을 갚는 것마져 불가능해집니다.”

오상이 말을 받았다.

“초왕에게 갔다가 목숨을 보전하지 못하리라는 점은 나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아버님께서 부르신 게 아니냐? 둘 다 죽기 싫어 도망쳤다가는 그 치욕을 씻을 수 없을 것이고 두고두고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다. 그러니 너는 어서 도망을 치라 나는 아버님과 함께 의로운 죽음을 택할 터이니 네가 살아남아서 원한을 씻어다오.”

초의 사자가 오상을 포박한 후 오자서를 잡으려고 다가가자 그는 활시위를 당기며 사자를 위협하여 무사히 도망칠 수 있었다. 그런 다음 그는 초의 태자 건(建)이 송나라에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는 그를 집요하게 추적했다. 오자서가 도망쳤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오사가 말했다.

“이제 초나라 군신들은 거센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오상이 초에 도착하자마자 평왕은 오사 부자를 죽였다.

온갖 어려움을 뚫고 마침내 오(吳)나라에 도착한 오자서는 나중에 오나라 군사를 이끌고 초의 성도를 공격했고, 묘에서 평왕의 부친인 성왕의 머리를 꺼내 3백 번이나 채찍질을 가해 부친과 형의 원한을 달랬다.

이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은 성격에 따라 대응 방법이 제각각이었고 그 결과도 전혀 달랐다. 이러한 일례를 성격제형술의 범주에 포함 시키는 것은 다소 무리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를 통해 성격과 운명의 관계를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누구나 사람과 사물을 파악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처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오상이 부친에 대한 효심 때문에 죽음을 택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언젠가는 오자서가 돌아와 복수하리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던 초 평왕이 그의 부친과 형을 죽인 것은 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는 짓이었다. 이는 결국 성격 차이로 해석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정랑 언론인(중국고전 연구가,칼럼리스트)

경인일보/호남매일/한서일보/의정뉴스/메스컴신문/노인신문/시정일보/조선일보/서울일보 기자, 편집국장, 논설실장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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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불초자  2020년7월25일 18시20분    
이정랑 선생님,
조용한 시간, 곱씹어볼만한 이야기입니다.
사람과 사물을 파악하는 능력을 모두가 가지고 있지만, 그에 대한 대처방법에 따라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
여기에 더 붙인다면,
사물과 사람을 파악하는 능력을 모두가 가지고 있지만, 그에 대한 대처방법과, 어떤 것에 더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지에 관한 신념(가치관/세계관/역사인식/인생관/철학)에 따라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
인간은 누구나 진실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그러하지만, 현실은 그것을 그대로 세상에 보이도록 내버려두지 않지요.
상황이 어떠하고, 조건이 어떠하며, 그로인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각자의 심리가 어떠한지에 따라 그 하나된 공동체성은 굴절해 왔습니다. 보수와 진보, 좌와 우, 여성과 남성, 아이와 어른은 의식세계에서만 존재할 뿐, 존재의 근원에서는 어떤 소용돌이조차 일으키지 못합니다.

우리 인간은 근본으로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를 본능으로 알고 있습니다.
옳고 그름의 기준은 어디에도 없으며, 옮고 그름의 관념 또한 인간이 만들어낸 허구임을 직관으로 관조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지고지순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그 불완전함은 우리 밖의 상황과 조건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기에 의지의 나약함을 경험으로 축척해왔고(종교, 도덕, 규범, 관습), 그것이 표면화한 것이 네가 틀리니, 내가 옳으니를 무한반복하고 있는 오늘날의 세상입니다. 각별한 신념으로 무장한 종교인들이 세상 갈등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받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내가 옳다고 믿는 신념이 아니라, 모두가 옳다고 본능으로 직관하는 그 방향감각을 잃지않고 삶을 살아내는 것, 이것이 덕성이며, 종교이자, 인간의 윤리이며, 무엇보다 우리 각자가 세상에 난 출처라는 생각을 잠시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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