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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랑의 고전소통] 종횡패합(縱橫捭闔)
이정랑 | 2019-04-09 15:34:3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종(縱)‧횡(橫)의 분리와 결합, 또는 열고 닫음

전국시대에는 여러 나라들이 세력을 다투었다. 그래서 전쟁이 잦았고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또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상대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 나라를 다스리고 안정시키는 정치‧외교 책략에 대한 연구를 대단히 중요시했다. 공명을 얻고 각 정치 집단에 기여하려는 유사(游士)와 모사(謀士)들이 널리 활약했다. 그들은 각국의 이해와 충돌의 관계를 깊게 연구하여 각 군주들에게 유세하며, 정치‧군사‧외교 등 각 분야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제기했다. ‘종(縱)’‧‘횡(橫)’‧‘패(捭)’‧‘합(闔)’은 그런 시대에 나타난 네 종류의 책략이다.

‘종(縱)’은 즉 ‘합종(合縱)’이다. 책사 소진(蘇秦)은 이 책략을 완성하기 위해 엄청난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처음에 ‘연횡’을 주장했으나 진 혜왕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래서 소진은 각고의 노력 끝에 ‘주서양부 (周書陽符)’를 찾아내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졸음을 쫓기 위해 머리를 대들보에 매달기도 하고 송곳으로 허벅지를 찌르기도 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각 나라 군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비결을 찾아내서 ‘합종’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합종’설로 조나라 왕을 설득하는 데 단숨에 성공했고, 그 후 6국을 대표하는 재상이 되어 천하를 누비고 다녔다.

‘횡(橫)’은 ‘연횡(連橫)’을 말한다. 장의(張儀)가 적극 주장한 이 계략은 약육강식(弱肉强食)을 기본철학으로 삼고 있다. 소진이 6국을 흩어놓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략을 진왕에게 건의했고, 진왕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 계략은 최후로 ‘합종’을 무너뜨리고 진나라가 6국을 통합, 천하를 통일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6국이 연합하여 진에 대항하자는 계략이 ‘합종’이고, 진나라가 제후국들과 각각 연합하자는 주장이 ‘연횡’이다. 남북을 ‘종’이라 하고 동서를 ‘횡’이라 한다. 6국이 효산(崤山) 동쪽에 자리 잡고 남북 방향으로 분포하고 있었기 때문에 ‘종’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진나라가 서쪽에 있어 6국과 동서 방향을 이루기 때문에 ‘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패(捭)’와 ‘합(闔)’은 어둡고 밝음, 열리고 닫힘을 가리키는 단어다. 이것은 계략으로 활용될 때 분화(分化)와 결탁(結託)이라는 두 가지 수단을 가리킨다. 귀곡자(鬼谷子)가 편찬했다고 하는 ‘귀곡자’ ‘패합편(捭闔篇)’에 보면 “패는 열림‧말함‧밝음이다. 합은 닫힘‧침묵‧어둠이다”, “패합은 도의 큰 변화이자 말의 변화다. 따라서 그 변화를 미리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천지 음양의 도는 사람에게 유세하는 법이기도 하다”는 구절들이 있다. 뒷날 사람들은 전국시대 종횡가들의 유세술을 가리켜 전체적으로 ‘패합’이라 불렀다. 정치‧외교 무대에서 연합과 대항, 분화와 결탁은 당시의 이해관계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을 취해야 했는데, 이는 국가의 안위와 관계되는 전략 예술이었다.

이정랑 언론인(중국고전 연구가)

경인일보/호남매일/한서일보/의정뉴스/메스컴신문/노인신문/시정일보/조선일보/서울일보 기자, 편집국장, 논설실장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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