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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 한 권이 독자의 운명을 바꾼다
김용택 | 2018-03-07 08:35:4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선입견이란 참 무섭다. 만화란 아이들이 그냥 재미 삼아 보는 책, 혹은 감각적인 눈요깃거리쯤으로 알고 있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만 충격이 빠지고 말았다. 내가 쓴 책을 출간한 생각비행이라는 출판사는 신간이 나오면 가끔 내게 책을 보내주곤 한다. 며칠 전에도 ‘나의 만화유산답사기’라는 책을 보냈기에 책 제목을 보고 나는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인 줄 잘 못 알았다.

그런데 책의 첫 장을 펴 드는 순간 내 선입견이 얼마나 잘못됐는가를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어떻게 이런 책을 쓰겠다고 구상을 했을까? 이건 만화에 얽힌 역사를 기록한 책 정도가 아니다. ‘치욕과 공포의 흔적을 안아든 문화공간 SBA서울 애니메이션센터와 남산일대’라는 첫 번째 챕터 ‘서울에서 손꼽히는 높은 자리’란 대도시풍경에 익숙지 않던 내게 N타워는 꽤 로망이었다. ...로 시작한 글은 남산에 대한 온갖 역사이야기를 실타래 풀어내듯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 서찬휘의 눈에는 남산이란 단순히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즐기는 휴양지가 아니다.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남산이 한국만화가 협회와 만화연대가 입주해 있는 장소정도는 알겠지만, 저자가 소개하는 남산은 이성계가 나라를 세운 역사 이야기며, 풍수지리설로 도읍을 정한 이야기, 안산 이야기, 목멱대왕을 지낸 사당이야기, 봉화 이야기, 임진왜란이야기… 로 이어지면서 책을 놓을 수 없는 이야기 속으로 독자들을 끌고 간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남산에 얽힌 ‘일제의 근거지에서 독재자의 근거지로’, 조선총독부의 비사에서 일제강점기의 수탈이야기, 현존하는 건물에 담긴 이야기까지 속속들이 파 해쳐 놓다.

‘중정설립은 박정희와 함께 군사쿠데타를 일으켰던 김종필이 주도했으며… 전두환 세력의 손으로 ‘국가 안전기회부’가 되어 명맥을 이어 나간다. 중정과 안기부시기에 남산은 그 이름자체로 공포정치의 대명사였으며 수많은 민주화운동본관건물과 주변에 자리한 부속 건물들로 끌려 들어가 끔찍한 착취와 고문을 당했다. 이 건물들에서 인민혁명당 구성원들을 북한지력으로 국사사변을 기획했다는 혐의로 기소해 사형판결 확정 18시간 만에 처형한 제 2차 인혁당 사건을 비롯해 동백림사건, 최종길 타살사건, 민청학련사건 김대중 납치극,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등 다양한 인권침해 사건이 조작되었다.(P. 24)’

이 정도면 현대사인지 만화유산을 답사하는 자료인지 헷갈린다. 나는 고등학교 사회교사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에게 국사를 가르쳤던 일이 있다. 시험준비를 위해 국사를 공부한 사람들은 국사가 우리 조상들이 살아 온 내력 정도로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국사라는 과목은 과거나 토지제도, 임금의 통치 이야기나 서술한 책이 아니다. 국사 책 속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토지제도에서 건축, 천문, 지리, 경제, 환경, 교육, 종교, 금석문, 도자기 서예 음악, 도예… 에 이르기까지 백과사전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국사를 역사의식이나 철학 없이 접근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시험을 준비하는 암기과목으로 학생들에게 진절머리를 나게 만드는 과목이다. 국사를 가르치는 교사도 역사 속에 담긴 다양한 사실(史實)에 대한 기본적인 시각 없이 접근 했다가는 그야말로 학생들을 사맹(史盲)으로 만들고 말 것이다. 만화를 본지 하도 오래돼 요즈음은 얼마나 달라졌는지 이해를 잘 못하지만 요즈음 만화란 옛날 책이 부족하던 시절, 손때 묻은 만화책이 아니라 에니매이션으로 혹은 웹툰으로 진보해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촉망받는 산업으로까지 성장했다.

바쁘게 살다 보니 그런가? 우리는 늘 지나다니는 길, 쳐다보는 건물들에 얽힌 이야기를 무관심하게 지나치며 산다. 그런데 나의 만화유산답사기를 읽고 공휴일이나 방학 동안 자녀들의 손을 잡고 저자의 안내를 따라가면 내 주변 곳곳에 담긴 역사이야기, 건물에 얽힌 놀랍고도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더구나 서울은 500년 조선의 수도였으며 해방 후 100년의 세월, 더구나 서울공화국이었으니 서울 어느 곳 하나 역사의 숨결이 닿지 않은 곳이 있겠는가? 나의문화유산답사기를 읽으면 역사가 이렇게 내 곁에 있었구나 하는 새로운 사실에 눈을 뜨게 되고, 나도 모르게 책을 읽는 재미에 빠져들게 만든다.

상업주의가 지배하는 세상. 그것은 출판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돈이 되는 거라면…’ 이익이 선이 되는 자본의 논리는 서점가도 마찬가지다. 순진한 부모들은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아직도 ‘책을 많이 읽으면 똑똑해진다’는 광고에 속아 많은 책을 읽기를 원하지만 아무 책이나 무조건 많이 읽는다고 좋은 게 아니다. 천사와 같은 아이들에게 성장단계에 맞는 좋은 책을 골라 줄 수 있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그런 지혜로운 부모가 얼마나 될까?

오늘날 만화나 애니메이션 혹은 웹툰은 전쟁을 주제로 한 서바이벌 게임과 같은 종류가 공중파를 타고 안방 깊숙이 들어 와 아이들의 정서를 좀먹고 있다. 부모들이 아이들 성화에 못 이겨 총기류를 사 주지기도 하지만 총이란 살상무기다. 폭력이 일상화된 세상… 이런 세상에 어떻게 사랑하는 내 아이를 지킬 수 있을까? 천사와 같은 아이들에게 미움이 아니라 사랑을… 분열이나 다툼이 아니라 믿음과 용서를… 그래서 더불어 사는 세상에 생명에 대한 존중, 사랑과 평화 그리고 인권이 살아 숨 쉬는 가치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정말 좋은 책을 골라 줘야 한다.

차례

01 치욕과 공포의 흔적을 안아든 문화 공간―SBA 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남산 일대...
02 아마추어 만화인과 코스튬플레이어의 각별한 추억이 서린 곳―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여의도 종합전시장(SYEX)
03 만화에 서린 또 다른 독재의 흔적―신촌 일대, 그리고 신촌 대통령
04 둘리의 고향, 소시민의 발자취를 찾아―한강에서 쌍문동까지
05 덕내와 젊음이 자리했던 어느 이공간에 관하여―홍대 일대
06 복숭아 마을, 만화 도시를 자처하다―부천
07 한국 근대만화의 시작지―《대한민보》 터
08 책과 청춘의 한 페이지들이 모여 흐르던 곳―청계천과 대학천
09 명동 삼국지와 한국형 오타쿠 여명기의 흔적―명동 중국 대사관과 회현지하상가
10 《보물섬》의 자취를 찾아―육영재단과 어린이회관

이런 이야기들이 각 챕터 별 ◆장소 옆 이야기, ◆답사 코스를 지도까지 상세하게 첨부해 놓았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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