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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동안 자녀들에게 무슨 책 읽히고 싶으세요?
김용택 | 2017-08-03 22:58:5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살아가면서 좋은 친구가 곁에 있다는 것은 참 좋다. 좋은 부모,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요, 축복이다. 사랑을 받고 삶의 멘토가 있다는것은 지뢰밭과 같은 인생 길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가? 한달간의 방학... 그냥 학원에만 맡겨 놓은 부모는 없을까? 방학동안 자녀들이 삶의 안내자를 만나게 해 주는 것은 많은 재산을 남겨 주는 것보다 더 소중한 일이 아닐까? 이제 방학이 시작됐는데 어떻게 방학을 보낼 생각이세요? 혹 사교육시장으로 내몰아 이름만 방학인 여름을 보내게 하지는 않겠지요? 방학동안 아이들이 평생 잊지못할 감동적인 책 한권이라도 읽히고 싶지 않으세요?   

<이미지 : 세종시 국립도서관>

세종시에는 국립도서관이 있다. 정기휴일을 빼고는 늘 만원이다. 특히 올해처럼 찜통더위에는 일찍 가지 않으면 앉을 자리조차 없을 정도다. 그 많은 사람들이 수백만권의 장서 중에 어떤 책을 골라 읽을까? 황금기의 청소년들... 이들이 방학동안에 어떤 책을 읽고 있을까?

살아 가면서 인생을 안내 해 줄 멘토가 있다는 것은 여간 다행한 일이아니다. 특히 오늘날처럼 멘붕시대, 방황의 시대를 안내해 줄 스승을 만난다는 것은 이 보다 더 큰 축복이 없다. 스승이 없다고들 말 한다. 없는게 아니라 못 찾은 아닐까? 자기 눈에 안경이라고... 바로 곁에 일상적으로 만나면서 그분의 고매한 인격과 철학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책도 그렇다. 책사나 도서관에 수백만 권의 책이 있어도 그 책들 중에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모른다면... 어떻게 인생의 멘토를 만날 수 있겠는가? 학원에 맡겨 영어 단어 몇개 더 외우고 수학문제 더 잘풀어 좋은 점수받게 하기보다 부모의 손을 잡고 어떤 책이 도서관을 찾아 책과 만나게 하는 것... 좋은 책이 어떤 책인지 책을 고르는 요령이나 취대한 삶을 살다 간 선생님을 만나게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제 눈에 안경이라 했는데... 책도 자기 수준만큼 보일 수밖에 없다.

벌써 20년도 지난 얘기다. 어쩌다 구입했는지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문고판 '세계사 편력'이라는 책이 내 책꽂이에 꽂혀 있었다. 읽었던 기억조차 남아 있는 게 없다. 그것도 모르고 지내다가 1996년인가? 우연히 <세계사 편력>이라는 책을 만났다. '충격'이라는 표현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나는 이 책 한권을 만나면서 내 인생이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같은 책인데 그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와 안목이 없으면 읽어도 아무런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 같은 책을 읽고 이렇게 미치다니... 나는 세계사편력을 읽으면서 자신의 무지와 편견 그리고 편협된 시각에 가슴을 쳤다. 역사교사라면서 학생들에게 편향된 교과서만 가르치다니... 역사를 쓴 사람이 어떤 사관으로 모르고 가르치라는 것만 기르쳤던 교사로서 부끄럽고 마안한 생각에 한동인힘들어 했던 일이 있다.

그 후 나는 책에 완전히 미쳤다. 하루에 300쪽이 넘는 책 정도는 읽었다. 밥 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 아이들 가르치는 수업시간을 빼고는 몇년동안을 이렇게 미친듯이 책에 빠졌다. 전교조관련으로 해직 된 후 민주주의 민족통일 경남연합상임의장을 맡았다가 김영삼정권의 3당합당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수배생활을 하던 1년 동안 책 속에 빠져 살았다. 역사와 정치경제, 철학, 종교...등 마치 몇년을 굶주린 사람처럼 책에 빠져 살았던 기억이 있다.

<위대한 사람 네루를 만나다> 나는 네루라는 선생님을 만나 세상을 보는 눈 정치와 경제, 역사, 철학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인생관 세계관이 바뀌었다. 어떻게 사는게 바르게 사는 것인지,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역사나 민족, 정지나 경제가 무엇인지를 어렵풋이 알게 된다. 천사와 같은 아이들에게 교사가 해야할 일이 무엇이며 그들을 어떻게 안내해야 하는지를...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아 가야할 아이들에게 이 땅의 부모들은 방학동안에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감동적인 책 한권이라도 만나게 해 주면 어떨까? 아이들 손잡고 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내는 계획은 어떨까요? 

 


아래 글은 2007년 08월 08일 '위대한 사람 네루를 만나다' 라는 주제로 오마이뉴스에 썼던 글입니다.


위대한 사람 네루를 만나다

<세계사 편력>, 아버지 네루가 딸에게 보낸 편

2007.08.08

<세계사 편력>(J. 네루 지음/석탑 출판사)

내가 이 책을 읽은 것은 10년도 훨씬 전이다. 교회 모임에서 독서 토론의 기회가 있어 <세계사 편력>이란 책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감명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았다.

원칙주의자(?)로 살았던 나에게는 교과서 수준의 지식이 전부였고 사물에 대한 인식 또한 평면적인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살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나에게 세계사 편력은 역사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나 자신과 현실 문제에 대하여 눈을 뜨게 해 준 계기가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인도의 민족 해방 지도자요, 비동맹회의의 기수인 네루는 독립 투쟁 과정에서 아홉 차례나 옥중 생활을 하게 되는데 이 책은 여섯 번째 투옥 기간 중에 13살 된 딸 인디라 간디에게 쓴 아버지의 편지다.

인디라 간디가 할아버지와 어머니까지도 독립 투쟁으로 감옥에 끌려가, 홀로 남아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하자 아버지 네루는 후에 인도의 여성 정치가로 등장하게 될 딸에게 위대한 정신력과 민족의식을 심어 주고 세계를 올바르게 보는 눈을 갖게 하기 위하여 편지를 쓴다.

흑백논리가 지배하는 사회는 지성이 발붙일 장소가 없다

우리는 참으로 불행한 시대를 살아 왔다. 군사 독재의 논리에 길들여진 가치관은 교과서 수준의 사회 인식에 만족해야 했고, 특히 국정 교과서 외의 지식은 허용되지 않았던 지난날을 기억하고 있다.

이것은 군사 문화가 만들어 놓은 필연적인 결과이기도 하다. 원칙만 가르치고 현실을 외면한 교육은 "학교의 우등생이 사회의 열등생(?)"이라는 비난을 받게도 했지만, 세계화시대에 살면서 이제 창의적이고 열린 생각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발상의 전환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군사 문화가 지배하는 반이성적인 사회는 객관적 진실이 외면당하고, 편향된 집단 논리가 외피를 쓴, 지성이 뿌리 내릴 수 없는 사회가 된다. 우리는 오랜 세월 동안 독재자의 의도에 순치(馴致)되어 왔으며 권력이 허용한 지식만이 진실로 알았던 부끄러움을 이 책을 통하여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 중에 마음에 맞는 좋은 사람을 만나기 힘들 듯이, 서점에서 만나는 좋지 못한 책은 우리의 마음을 병들게 하기도 하고, 나쁜 정보나 정서 불안을 주는 경우도 있다.

모든 독서는 유익한 것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참으로 많은 책이 있다. '그 많고 많은 책 중에서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모든 독서는 다 유익한 것이 아니다

책 중에는 삶의 지혜와 풍부한 지식을 제공해 주거나 감동적인 정서를 제공하여 우리의 삶을 여유롭게 해 주는 좋은 책도 있지만, 상업주의에 물들어 성적인 충동을 일으키게 하거나 폭력을 미화 시켜 주는 좋지 못한 책들도 많다.

독서를 통하여 얻은 관념적인 지식은 퀴즈의 정답용이나 시험대비용 정도로 필요한 것도 많다. 독자의 감각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수준의 책이나 편향된 이데올로기를 나열한 경직된 수준의 책도 있고, 세계사 편력과 같이 자신과 사회에 대한 안목을 넓혀 주고 세계관의 지평을 넓혀 주는 책도 많다.

좋은 책이란 어떤 책인가?

이 책은 딸에 대한 사랑과 네루의 위대한 사상과 민족에 대한 애정, 인류에 대한 사랑,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충만되어 있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하여 역사에서 명멸한 수많은 사상가, 시인, 철학자, 정치인, 예술가, 종교 개혁가 등등을 새로운 시각에서 만나게 된다.

우리가 흔히 좋은 책이란 위대한 사상가들이 심혈을 기울려 쓴 책이기도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독자들에게 검증을 거쳐 사랑을 받는 책을 일컫는 것이리라. 위대한 사상가 네루의 눈에 비친 세계는 편협한 세계관에 매몰된 우리들에게 신선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 책은 권력의 시각에서 민중을 보여 주기도 하고, 민중의 입장에서 권력을 조명해 보이기도 한다.

종교를 이야기하면서 종교의 본질과 종교 개혁의 실체를 해부하기도 하고 권력과 타협하는 종교 지도자들의 위선자적인 모습도 숨기지 않는다. 권력과 타협한 종교의 이데올로기는 종교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면서 또 하나의 수탈자가 됨을 이 책을 통하여 읽을 수 있다.

혁명을 이야기하면서 투쟁만이 아닌 사랑과 진실, 자유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국가의 흥망성쇠를 통하여 권력의 본질과 역사 발전의 법칙성을 분석해 주기도 한다. 권력의 편에 선 반민중적인 지식인들의 실체를 폭로하고 이데올로기에 대한 명쾌한 분석으로 우리의 안목을 넓혀 준다.

우리는 과거에 신세만 지고 살아서는 안된다. 우리는 미래에 대해서도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이 임무는 과거의 유산보다 더욱 막중한 것이다. 그것은 과거가 이미 지나간 것으로 우리가 변경시킬 수 없는 것이지만 미래는 다가오는 것으로 어느 정도 우리의 의지대로 쟁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의 사관(史觀)과 혁명의지는 인도를 구하는 실천으로 연결되고 그의 사상은 인류의 횃불로 우리에게 비춰 주고 있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은 이 책이 사랑으로 씌어졌다는 사실이다.

사랑하는 딸을 만나고 싶어 하는 안타까움과 자녀의 눈을 뜨게 하려는 아버지의 간절한 사랑이 이 책의 전편에 담겨 있다. 역사는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그 모양이 다르게 보인다. 네루의 그릇에 담긴 역사는 시가 되고 소설이 되고 역사가 되고 철학이 된다.

탁월한 혁명가, 위대한 사상가의 그릇에 담긴 역사는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삶의 질을 높여 주는 지혜서가 되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좋은 선생님을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큰 행복이다. 특히 존경하는 스승을 만나 그분의 위대한 인품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삭막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크나 큰 행운이기도 하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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