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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원수, 늘리는 게 좋은가, 줄이는 게 좋은가?
김용택 | 2019-11-06 09:12:5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국회의원 수는 많은 게 좋은가? 적은 게 좋은가?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개특위에서 의원정수를 놓고 힘겨루기가 시작되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회의원’이라는 말만 나오면 ‘특권’ ‘싸움질’을 연상할 만큼 불신이 ‘비싼 세비 받아먹고 노는 사람’을 연상해 현재보다 반으로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전 새누리당 이재오의원은 국회에 놀고먹는 국회의원이 100명쯤 된다면서 국회의원 수를 100명 정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당들 중에는 정의당만 유일하게 ‘현행 300석에서 10%범위 내에서 확대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한 상태다.

<사진 출처 : 시사우리신문>

1948년 제헌의회 당시 우리나라 인구는 2000만 정도였는데, 국회의원은 200명이었다. 박정희정권 5공화국에서는 “국회의원의 수는 법률로 정하되, 200인 이상으로 한다”고 해 정원을 줄였다. 현재는 소선거구제로 뽑는 지역구 의원 253명과 비례대표 의원 47명 전체의원은 300명이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 2019년 현재 5천만명 인구의 20대 국회의원 숫자는 300명이다. 300명의 국회의원이 100만 명이 넘는 정부조직, 400조에 달하는 국가예산에 대한 심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국회의원이 늘어나면 세비부담 증가로 인한 손실보다는 국민들이 내는 세금의 누수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국민들의 정서는 우선 혈세가 아깝다는 정서다.

뉴질랜드는 의원 1인당 인구수는 3만7천258명(인구 447만1천명·의원 120명)이고, 독일은 13만7천299명 (인구 8천210만5천명·하원 의원 598명)이다. OCED 국가들은 평균 6만 2000명당 국회의원 1인으로 전체 34개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31위로 최하위권이다. 이 기준대로라면 우리나라 국회의원 정수는 802석이 되어야 맞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한 명이 대표하는 국민의 수는 초대 국회의 9만5954명에서 점점 늘어 20대 국회에서는 17만2천명에 달하고 있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며 민주화 이후 치러진 13대 국회에 비해 3만명이나 늘어났다.

<국회의원 수 줄여야 한다…?>

자유와 평등이란 헌법이 지향하는 가치다. 그런데 평등을 말하면 색깔을 칠하는 세력들이 있다. 경제문제를 놓고도 효율, 경쟁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성장이 먼저라는 사람이 있고 골고루 잘살면 생산율이 높아져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분배가 우선이라는 사람들이 있다. 정부형태를 놓고도 작은 정부가 좋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큰정부가 좋은 정부라는 사람들이 있다. 자유를 좋아 하는 사람들, 경쟁이나 효율 그리고 작은 정부가 좋다는 사람들은 경제논리로 무한경쟁을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정당한 경쟁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자본의 논리, 신자유주의경제로 모든 국민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국회의원 수 논쟁을 보면 과거 이명박정부가 주장하던 작은 정부와 박근혜정부가 주장하던 줄푸세 생각이 난다. 작은 정부라고 하면 놀고먹는 공무원이 많은데 숫자를 줄일수록 좋다는 게 이명박의 주장이었다. 박근혜도 세금을 줄이는 게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순진한 유권자들은 작은 정부나 줄푸세가 좋은 정책이라고 그들을 지지해 대통령에 당선 됐다. 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됐는가? 자유라는 가치, 경쟁이니 효율이라는 가치, 그리고 작은 정부라는 포장은 자본의 다른 얼굴이다. 범법자가 판을 치는 세상에 경찰을 줄이면 안전한 세상이 되는가? 공무원은 국민을 위한 봉사자다. 작은 정부는 자본의 무한질주를 허용하자는 규제를 풀자는 말의 다른 표현이다. 세금을 줄이는 것은 세금을 많이 내는 부자들이 환영하는 정책 아닌가?

이명박정부나 박근혜정부는 시합전에 승부가 결정 난 이런 게임을 작은정부니 줄푸세로 포장해 부자는 점점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점점 더 가난해 지는 양극화세상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실제로 국회의원들은 엄청난 특권을 누리고 산다. 국회의원 세비는 일반수당, 관리업무수당,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정액급식비 등 월정급여와 정근수당, 명절휴가비 등 상여금으로 구성되며 모두 합치면 올해 연기준 지급액은 1억5176만원으로 1인의 월평균 1100만원으로 월급쟁이 평균 소득의 3.75배 이상, 최저임금노동자의 6.52배 이상 받고 있다.

<이미지 출처 : 국민일보>

국회의원들을 의사당 안에 149∼163㎡ 사무실을 무료로 이용하고, 차량 유류비로 매월 110만 원, 차량유지비로 매월 38만 8,000원을 지원받고, 선박, 항공, 철도 등을 사실상 무료로 이용하는가 하면 그들이 받는 세비는 1억 4,000만 원 정도다. 공무원 연금은 5년간 동결하면서 자기네들이 받는 세비는 해마다 인상해 지난해 보다 2.6% 올랐다. 국회를 팽개치고 장외투쟁을 하고 다녀도 이들에게는 무노동 무임금원칙조차 적용되지 않는다. 그 밖에도 사무실 운영비나 통신요금, 소모품, 차량 유지비 등도 지원한다. 의원의 일을 도와줄 보좌진 7명을 두고 해외에 나갈 때 공항 귀빈실을 이용할 수 있다.

국회의원을 현재와 같은 특권계급으로 만들어 주권자들 위에 군림하는 수를 늘리는 것을 찬성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현재 국회의원들이 가진 특권과 세비를 대폭적으로 줄이고 주권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봉사자로서 국회의원 수는 당연히 늘려야 한다. 독일 연방하원의 숫자는 약 600명 정도로 인구 약 13만 명에 1명꼴인데 반해, 우리는 약 17만 명당 1명으로 독일에 비해 국회의원 수가 많이 부족한 편이다. 만약 우리가 독일의 기준에 맞추고자 한다면, 먼저 의원 정수를 최소한 70명 이상 확대해야 하고, 동시에 지역구는 줄이고 비례대표는 대폭 늘리는 조정이 필요하다. 내년 총선에서는 주권자를 졸로 아는 국회의원들을 제대로 물갈이 하는... 주권행사만 제대로 한다면 모든 국민이 행복한 나라, 행복추구권을 누리는 나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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