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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왜 기본권을 제한당해야 하는가?
김용택 | 2018-05-22 09:42:2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주입 또는 교화 금지 원칙, 논쟁 원칙, 정치적 행위능력 강화 원칙…’ 지금부터 42년 전인 1976년 당시 우리와 같은 분단 국가였던 독일의 작은 마을 보이텔스바흐에서는 독일의 교육자, 정치가,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치열한 토론 끝에 이념과 정권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을 합의한 정치교육의 원칙이다. 개헌국면에서 또다시 교육의 중립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전교조 교사들이 계기교육을 하면 ‘미성숙한 아이들’이라는 프레임이 등장한다. ‘아이들에게 편향된 의식을 심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는 것이다. 누구의 주장이 옳을까?

첫 번째 원칙인 주입 또는 교화 금지 원칙은 학생 스스로 독립적인 판단을 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기 때문에 교사가 학생들에게 사회적 쟁점사항에 대해 무엇이 바람직한 견해인지를 알려주거나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둘째 논쟁성 유지원칙도 사회적으로 논쟁적인 사안은 학교에서도 논쟁을 통해 학습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칙은 주입금지 원칙을 실천하는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견해, 특히 비판적이고 대안적인 의견을 균형 있게 제시하고 또한 이에 대해 토의와 토론을 하지 않으면 슬그머니 주입과 교화로 변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정치적 행위능력 강화 원칙이란 학생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스스로 정치적 입장을 결정하고 행동에 옮길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드 도입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러울 때 학생들이 질문을 하면 “너는 그런 거 몰라도 돼, 공부나 열심히 해!” 이렇게 얼버무리는 게 교육적일까? 사드문제뿐만 아니다. 첨예한 사회적 갈등부문에 대해 우리나라 초중등학생들은 정말 모르고 공부만 하는게 옳은가? 사회적 갈등 즉 나의 이해관계와도 무관하지 않은 이라크 파병문제, 탈원전문제, 체벌문제, 학교폭력문제, 환경오염문제, 낙태문제, 의료민영화문제… 와 같은 사회적 쟁점이 수없이 많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교육부는 ‘사드 배치에 대해 그 당위성과 안전성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국방부 문건을 모든 학교의 학부모, 교사, 학생에게 안내해 줄 것을 17개 시도교육청에 지시해 왔다.’ 보수교육감 출신이 교육부의 이런 공문을 그대로 학생들에게 계기교육을 지시하면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어떻게 반응할까?

①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④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대한민국헌법 제 31조 ①과 ④이다.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은 보장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교사는 정치적인 부문에 있어서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누리를 권리행사를 하지 못한다. 교원은 정당에 가입할 수 없고(정당법 재 22조, 국가공문원법 제 65조), 선거운동을 할 수 없고 집단행위도 할 수 없다. (국가공무원법 제 66조)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자신의 정치관을 밝힐 수도 없다. 또 선거기간에는 그 흔한 SNS에서 ‘좋아요’를 눌러도 선거법 위반으로 징계의 대상이 된다.

세계에서 교원의 정치참여를 제한하는 나라는 일본과 우리나라뿐이다. 교사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은 ‘교육에서는 학생들에게 편향된 가치를 가르치면 안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 31조에 규정된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규정은 법률이 정한 일정한 교육을 받을 전제조건으로서의 능력을 갖추었을 경우에 차별 없이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기회가 보장된다는 것이지 일정한 능력이 있다고 하여 제한 없이 다른 사람과 차별하여 어떠한 내용과 종류와 기간의 교육을 받을 권리가 보장된다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한 바 있다.

교사의 중립성이나 교원의 정치적 참여 허용 이야기가 나오면 어김없이 나오는 얘기가 ‘아직 분별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혹은 교사들의 성향이 따라 미성숙한 그리고 기초지식이나 판단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교사의 일방적 시각을 주입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부분적으로 틀린 말이 아니다. 그래서 최근 보이텔스바흐 원칙이 교육계에서 제기 되고 있다. 더더구나 교원의 정치적 중립과 교원의 정치참여가 무슨 상관관계가 있나? 교사도 근무시간이 끝나면 당연히 교원의 신분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대한민국 주권자로 돌아오는 것이다. 교원이라는 이유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 당한다는 것은 국민으로서 권리를 제한 당하는 반쪽 국민이 되라는 것이다.

부정과 비리가 저질러지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체 원칙만 가르치는 교육은 우민화교육이다. 42년 전 분단국가였던 독일에서는 교육자와 정치가 그리고 시민사회단체들이 보이텔스바흐에서는 모여 ‘주입 또는 교화 금지 원칙, 논쟁 원칙, 정치적 행위능력 강화 원칙…’이라는 대원칙에 합의한 바 있다. 교사라는 이유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당연히 행사할 수 있는 주권을 포기하라는 ‘교육의 중립성’은 교사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반민주적 발상이다. 헝가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교육받을 권한을 가지며 모든 아동은 적절한 보호 및 보살핌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했다. ‘능력에 따라 교육받을 권리’가 아니라 ‘모든 국민은 교육받을 권리’로 바꾸지 않는 한 어떻게 학교에서 제대로 된 민주적인 교육을 기대하겠는가?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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