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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꿀 수 있는 100권의 책 25
김갑수 | 2017-12-06 13:44:2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이청준의 소설 <소문의 벽>과 <병신과 머저리>

한국 문학에서 유일하게 ‘거장’ 이라는 칭호가 적합한 작가는 이청준(李淸俊, 1939~2008)이다. 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그는 광주와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고 1960년대 중반부터 40년 동안 기복 없이 소설을 만들었다. 그가 한양대학교 교수직을 초빙 한 학기 만에 그만둔 것은 소설 쓰기에 방해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청준은 조선적인 장인을 내세워 전통적 가치 세계에 예속된 사람들이 날로 변화하는 산업사회 속에서 어떻게 사라져 가는지를 보여준 초기작들로부터 지배, 피지배의 갈등과 대립을 그린 중기 작품들에 이어 권력과 언어의 관계에 천착한 후기작들을 보여주었다. 그는 숱한 명작을 남겼고 이 중 최소 10여 편 이상의 장, 단편소설은 세계적 수준이거나 그 위에 있다. 이 중에서 나는 그의 분단소설 두 편을 논의의 대상으로 한정한다.

이청준의 <소문의 벽>은 중편소설이다. 이 소설의 화자인 잡지사 직원 ‘나’는 어두운 밤 골목길에서 갑자기 다가와 “나를 도와 달라”고 사정하는 한 사내와 맞닥뜨린다. 나는 그를 자기 하숙집으로 데려갔는데 그의 이름은 ‘박준’이라고 했다. 그는 자기 스스로 ‘미친 사람’이라고 말했다. 대화 끝에 두 사람은 함께 잠이 들었다. 나는 자다가 깨어 형광등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 다시 끄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형광등은 얼마 안 가 다시 켜져 있었다. 그리고 아침이 되어 박 준은 사라졌다.

박준은 정신병원에서 도망쳐 나온 환자였다. 동시에 그는 무명작가이기도 했다. '나'는 박준의 소설 몇 편을 찾아 읽었다. 박준 소설의 주인공은 하나같이 절망의 벽에 부딪혀 있는 인물이었다. 그의 소설들에는 반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른바 ‘전깃불 체험’이라는 것이었다.

박준의 소설을 실으려고 하는 잡지사는 없었다. 박준은 문단에서 횡설수설이나 지껄이는 반미치광이로 평이 나 있었다. 결국 박준은 발표되지도 않는 소설을 쓰다가 제풀에 지쳐 정신병자 행세를 하게 된 것이었다. 그의 의식 속에는 분단과 6.25가 야기한 섬뜩한 공포의 체험이 박혀 있었다.

야밤에 군홧발로 문을 부수고 들어와 얼굴에 후래쉬를 들이대며, “너희는 어느 편이냐?”고 묻는 사람들, 후래쉬 불빛 때문에 상대방이 어느 편인지를 식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기가 어느 편인지를 말하기란 공포 그 자체였다. 그런 공포스러운 상황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었다.

그럼에도 어느 한 편을 택하여 말해야만 하는 딜레마, 섣부른 선택이 곧장 즉결 처형으로도 연결될 수 있는 공포의 상황에서 소설가는 끝내 펜을 던져 버리고, 그리고는 작가로서 펜을 포기했다는 사실이 너무도 수치스러워 정신병자 행세를 하기로 선택한 것이었다. 무엇 때문일까? 구체적으로 말해서 국가보안법 때문이다. 요컨대 <소문의 벽>은 분단의 산물인 국가보안법이 한 글쟁이의 삶을 어떻게 파탄시키는지를 말한 소설로 읽힌다.

이청준의 단편 <병신과 머저리>는 분단소설의 백미에 속하는 문제작이다. 이 소설은 전쟁의 상처가 기억의 심층에 가시처럼 박혀 있는 인물이 주인공이다. 6.25에 참전했던 정신적 전상자(戰傷者)로서 의사 일을 하는 형의 아픔과 자기의 상처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그림을 그리는 동생이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모두 한국인으로서 6.25의 전상(戰傷)을 가진 불구자이다. 그런데 6.25를 직접 겪은 형은 자기가 불구자인지를 아는 불구자 즉 ‘병신’이다. 그러나 6.25를 직접 겪지 않은 동생은 불구자이면서도 자기가 불구자인지조차 모르는 불구자 즉 ‘머저리’이다.

작가는 6.25를 겪은 기성세대든 6.25를 겪지 않은 신세대든 한국인은 모두 분단병을 가진 불구자라는 것을 말한다. 형의 아픔에는 명료한 실체가 있지만 동생의 아픔에는 실체가 없다. 의사인 형은 한 소녀를 수술하다가 죽게 만든 후 6.25의 상처가 도져 더 이상 의사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 화가인 동생은 자기 곁을 떠나는 애인 혜인을 무덤덤하게 보낸 후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된다. 하지만 그는 그림 중단이 실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자기의 아픔이 무엇인지를 모른다.

다음 인용문은 소설의 화자인 동생 ‘나’가 형의 아픔과 자기의 아픔이 어떻게 다른지를 깨닫게 되는 말미 부분이다.

‘비로소 몸 전체가 꺼지는 듯한 아픔이 전해 왔다. 그것은 아마 형의 아픔이었을 것이다. 형은 아픔 속에서 이를 물고 살아왔다. 그는 아픔이 오는 곳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것은 견딜 수 있었고 그것을 견디는 힘은 오히려 형을 살아있게 했고 자기주장을 할 수 있게 했다..... 나는 멍하니 드러누워 생각을 모으려고 애를 썼다. 나의 아픔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혜인의 말대로 형은 6.25의 전상자지만, 아픔만이 있고 아픔이 오는 곳이 없는 나의 환부는 어디인가? 혜인은 아픔이 오는 곳이 없으면 아픔도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렇다면 나는 지금 엄살을 부리고 있다는 것인가?.... 나의 아픔 가운데에는 형에게처럼 명료한 얼굴이 없었다.’

이처럼 <병신과 머저리>는 6.25로 인한 아픔과 그 아픔을 탐색하는 과정을 깊이 있게 천착한 소설이다. 이런 결말은 다분히 역설적이다. 분단의 상처는 6.25세대보다 6.25 이후 세대가 더 심각하고 괴기스러운 것임을 작가는 매우 독창적이고 탁월한 방식으로 암시해 놓았다.


오상원의 <유예>, 이범선의 <오발탄>

당연한 말을 중언(重言)하자면, 제 아무리 도덕적이고 시대적인 문학이라고 해도 나는 문학적, 예술적 형상화에 허술함을 보이는 시나 소설에 관심이 없다. 문학성과 예술성은 ‘수기(修己)’와 같은 것이고 도덕성과 시대성은 ‘치인(治人)’과 같은 것이다. 나는 수기 없는 치인보다는 치인 없는 수기를 선택한다.

나는 문학 작품을 평가하는 데 하나의 방법만을 고집하는 일원론을 경계한다. 일원론은 문학 평가 행위를 불명예스럽게 만드는 위험한 선택이다. 추가해서 나는 문학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문학을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술작품’이라는 말에는 이미 ‘성공’의 개념이 전제되어 있다. 실패한 작품은 예술이 아니다. 예술에서는 근사치라는 말도 적합지 않으며 어중간한 작품은 이미 나쁜 것이다. 성공한 작품만이 나의 관심과 흥미의 대상이며 이런 작품이라야만 감동도 얻을 수 있다.

오상원                                          이범선

6.25와 관련된 분단 소설 중 오상원1930~1985)의 <유예>와 이범선(1920~1982)의 <오발탄>은 대조되는 면이 있다. 먼저 <유예>는 6.25 전쟁 중의 장면을 담으면서 동시대의 지적인 관념이었던 실존주의를 극화한 반면, <오발탄>은 6.25 직후의 이야기이면서 동시대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린 소설이다.

<유예>는 다수의 실존주의 소설이 그렇듯이 극한상황에서 자아의 존재를 탐구하는 철학적인 소설이다. 적에게 체포되어 곧 총살형이 임박한 위기에서 주인공 ‘그’는 ‘내가 왜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본다.

그는 국군 소대장이었는데 소대원과 함께 전선에서 낙오되었다. 그는 소대원을 이끌고 필사적으로 적진 탈출을 시도한다. 소대원이 하나 둘씩 죽어갈 때마다 그는 전쟁에 참여하는 일이 무슨 의미를 갖는지를 생각해 본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전쟁에 참여한다는 것에 그 어떤 의미도 부여할 수가 없다.

‘싸우다 끝내는 죽는 것, 그것뿐이다. 그 이외는 아무것도 없다. 무엇을 위한다는 것, 그것도 아니다. 인간이 태어난 본연의 그대로 싸우다 죽는 것, 그것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산다는 일에 아무런 의미 부여도 하지 않는다. 그것은 전선에서의 생존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 살아가는 일 자체를 뜻한다. 이런 태도는 신의 존재와 구원의 가능성을 배제하는 알베르 까뮈 유의 실존주의적 태도와 흡사하다. 주인공 ‘그’의 태도는 까뮈의 소설 <페스트>의 주인공 류처럼 휴머니스틱하다.

부하 하나가 죽어가면서 그에게 말한다. 자기는 이북 출신이라서 남쪽에는 아무도 없다고 한다. 부하는 이북의 주소가 적힌 쪽지를 그에게 준다. 훗날 자기 고향에 가서 소식을 전해달라는 유언이었다. 그는 쪽지를 소중히 받아 넣고는 부하의 손을 꼭 쥐어준다.

주인공 그가 포로로 붙잡히는 장면에서도 애틋한 휴머니즘이 발현된다. 그는 천신만고의 탈출 끝에 어느 민가에 숨어들었다가 우연히 국군 포로 하나가 인민군에게 처형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그를 구하려 하다가 생포된 것이었다.

그는 목숨과의 교환 조건으로 사상 전환을 요구 받는다. 그러나 그는 응답하지 않고 죽음을 선택한다. 이런 선택은 이데올로기와는 무관하다. 세상은 무가치하며 그것을 구제할 수 있는 어떠한 신(神)도, 이데올로기도 없다. 이것은 부조리(不條理)한 상황이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부조리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하고 그 부조리와 맞설 수 있어야 한다. 실존철학에서는 이것을 ‘반항(反抗)’이라고 하는 것 같다. 그는 반항하는 실존적 인간으로 생을 마친다.

한편 이범선의 <오발탄>은 6.25전쟁의 피해를 날카롭게 극화한 소설이다. 등장인물 모두가 외세가 침탈한 전쟁의 피해와 결부되어 있다. 주인공 송철호의 집이 있는 해방촌은 집집마다 레이션 갑을 뜯어 덮은 처마지붕으로 되어 있다. 철호가 입고 있는 옷은 해군 작업복이다. 철호는 동생 영호에게 미국 담배를 권하며, 철호의 여동생 명숙은 미군 지프에 앉은 채 미군의 손에 허리를 맡기고 있다.

다음은 누이동생이 ‘갈보’가 되어 있는 모습을 오빠가 처음 목도하는 장면이다.

‘철호가 탄 전차가 을지로 입구 십자거리에 머물러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손잡이를 붙들고 창을 향해 서 있던 철호는 무심코 밖을 내다보았다. 전차 바로 옆에 미군 지프가 한 대 와 섰다. 순간 철호는 낯이 확 달아올랐다. 핸들을 쥔 미군 옆자리에 색안경을 쓴 한국 여자가 앉아 있었다. 그것이 바로 명숙이였던 것이다. 미군이 한 팔로 명숙의 허리를 넌지시 끌어안았다. 미군 지프차 저편에 와 선 택시 조수가 명숙이와 미군을 쳐다보면서 피시시 웃었다. 전차 안 철호 바로 옆에 나란히 선 청년들이 쑥덕거렸다. “그래도 멋은 부렸네.” “저것도 시집을 갈까?” 철호는 손잡이를 놓고 반대편 문가로 가서 돌아서고 말았다.

<오발탄>은 6.25 통에 월남한 일가족의 생활상을 충격적으로 제시하는 소설이다.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워하다가 끝내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면서, 아무 때나 “가자!”라고 고함을 질러대는 어머니, 웃음과 표정을 잃고 살다가 난산 끝에 죽어가는 아내, 자원입대했다가 상이군인이 되어 지내던 중 강도 미수로 체포되는 남동생, ‘양갈보’가 된 여동생... 이런 극한 상황의 한복판에 박봉의 계리사 사무실 직원 송철호는 놓여 있는 것이다. 예술작품은 때로 부정성을 띠도록 강요되지만 바로 그 부정성 때문에 결코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이 소설의 마지막 장면을 요약해 본다.

철호는 던져지듯이 택시 안에 쓰러졌다.

“어디로 가시죠?”
“해방촌”

운전수는 핸들을 잔뜩 비틀어 돌렸다.

잠시 후 철호는 말을 바꾼다. “아니야, S병원으로 가” S병원에서는 아내가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차가 한국은행 로터리를 돌 때 철호는 다시 행선지를 바꾼다. “아니야, X경찰서로 가” 경찰서에는 동생 영호가 체포되어 있었다.

“X경찰섭니다, 손님”

택시 조수가 몸을 돌리며 말했지만 철호는 잠자코 있다. 얼마 후 철호의 입에서 끝내 괴상한 고함이 터져 나온다.

“가자!”

그것은 정신이상의 어머니가 질러대던 고함이었다.

참고로 작가 이범선은 이 소설을 발표하고 나서 수사기관에 호출되었다. 수사관은 작가에게 똑같은 질문을 집요하게 던졌다고 한다. 그것은 “어디를 가자는 것이었나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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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민폐  2017년12월6일 15시52분    
무엇이 옳은지 잘 모르겟으나 배울껀 배워야

몸만주고 마음 주지않은 우리
몸도주고 마음 까지준 일본
이름하여 국가경제에 크나큰 공헌을한 양공주들
60.70년대 우리 국가 9공무원들 월급 3만원 쯤이엇으면 미병사 월급 30만원쯤 되엇으니
양공주 한집안 먹여살기기야 쉬운일 이엇으리라
이러한 관점은
서양문물 받아들이는데에서도 그시각을 달리한다
우린 어쩔수없이 죽지못해
일본은 남의것을 적극적으로 수용 자기들것으로 상용화

우린 이성계 위화도 회군에서 보앗듯이 무슨사연 그리 많은지 그져 이빨삼치기 논쟁만
일본은 불가항력 안되는줄 뻔히 알면서 하와이 미제국 선제공격

배워야한다는것은
나,우리들 자신의 결정에대한 소신이며 남을위한 배려라

우리 마지막 황세손 이구 부인 미국인 줄리아리 별세에서 보듯이
우린 그녀를 버렷으나 그녀는 이구를 우리를 마음속에 간직하엿다 한다
나와 이별후 행복햇나요 잘가요 쿠 이구영결식 멀리서 지켜본 줄리아리가

갑수가 그리 아래로보는
서양문명
일본 이엇다면 어찌햇을까

배울것은 배워 우리껏으로 만들어야
(1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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