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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꿀 수 있는 100권의 책 12
당신은 한국인인가 조선인인가
김갑수 | 2017-11-07 14:11:3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지도의 왜곡과 유럽중심사관의 어처구니없음

『마셜 호지슨의 세계사론』(Rethinking World History. 사계절, 2006)은 호지슨이 47세의 나이로 죽은 후 동료 역사학자 에드먼드 버크 3세가 호지슨의 이슬람사와 세계사에 대한 논문과 유고를 엮어 만든 책이다. 1960년대에 쓰인 호지슨의 글들이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는 까닭은 그가 아직도 완강하게 남아 있는 세계사와 이슬람사의 왜곡에 대해 용기 있게 정면으로 맞섰고 양심적인 학자적 신념으로 세계사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나는 유럽의 철학과 역사가 세계적인 보편성을 갖는다는 주장을 어처구니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왜냐하면 이미 주지의 사실이 되었듯이 거기에는 심각한 왜곡이 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셜 호지슨은 문화적 왜곡이 지리적 왜곡으로부터 출발했음을 가장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다.

유럽인들은 유럽이 지리적으로 작은데 자기네 면적을 부풀리면서 세계의 모든 역사를 그곳에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다시 말해 자기중심적인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 집요한 노력을 쏟은 것이다. 이것을 직수입한 나라가 일본인데, 우리는 일본이라는 최악의 필터링을 통해 서구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러한 이미지는 주로 학술적인 언어로 포장된 채 여전히 우리 의식에 잠재해 있다.

사실 서유럽은 지리뿐 아니라 인구나 문화적 다양성으로도 인도나 동남아시아와 비슷한 규모다. 물론 유럽은 인도나 동남아시아가 그렇듯이 별도의 대륙도 아니다. 유럽은 인도처럼 반도라고 해야 정확하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유럽 대륙’이라고 부른다. 이것을 가시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네덜란드의 메르카토르가 제작한 지도다. 이 지도는 1569년 미래의 식민지 대륙으로 가는 항해를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제시된 두 지도 중 위 지도를 보라. 이 지도에 의하면 유럽과 미국은 실제보다 엄청 커졌고 남미와 아프리카는 대폭 줄어들었다. 덤으로 이득을 본 곳이 그린란드인데 무려 아프리카 면적과 비슷하게 나온다. 이것은 실제의 크기보다 14배나 부풀려진 것인데 그린란드의 실제 면적은 아프리카의 4분의 1이다. 인류는 무려 500년 동안 이 지도를 보면서 세계를 왜곡하여 인식해왔다.

서구의 입장에서 본 세계역사의 이미지에서도 지도 못지않은 왜곡을 드러낸다. 역사라는 것은 지도보다 추상적이다. 그래서 우리가 별 생각 없이 쓰는 용어들이 보이지 않은 환각을 불러일으킨다. 한국의 모양주의자들이 추앙하는 헤겔은 세계 역사를 가장 불량하게 왜곡한 사이비 학자다.

헤겔에 따르면 세계사는 세 개의 범주가 있는데, ‘미개’와 동양과 서구이다. 헤겔은 ‘미개’를 역사로 여기지도 않았고 동양은 준비 단계 또는 서구의 보완적인 존재에 불과하다고 했다. 서구에서는 우파든 좌파든 유럽의 역사를 보편적인 세계사로 간주했다.(아직도 한국에는 유럽 근대사를 세계 보편의 역사라고 주장하는 고루한 이봉건 씨들이 적지 않다.)

미국인 역사학자 마셜 호지슨(Marshal G.S, Hodgson, 1922 ~1968)은 이런 지도를 ‘인종차별적 지도’라고 단언한다. 그는 이상하게도 서구중심역사에 대한 반발이 전혀 없다고 말한다. 그는 인류에 대한 대부분의 논의의 저변에는 여전히 서구사에 대한 세계사의 변종이 깔려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슬프게도’ 학술적인 수준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개탄했다. (36쪽)

서구를 중심에 놓고 다른 지역보다 크게 부풀려 놓은 지도에 의해 강화된 서구 중심의 이미지는 제국주의적 발상과 긴밀한 관련을 가진다. 이것은 고의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수없이 많은 교묘한 방법으로 서구중심주의를 조장했다.

이 책은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세계사적 맥락에서 본 유럽’으로서, 지도를 근거로 서구의 지리 왜곡을 말한 후 세계사에 대한 올바른 접근법과 근대성의 문제에 대해 고찰한다. 2부 ‘세계사 속에서 이슬람의 역할’은 이슬람 문명사의 큰 줄거리에 대해 기술한 노작이다. 여기에서는 이슬람 문명과 유럽 문명이 일관성 있게 비교된다. 3부 ‘세계사의 분야’에서는 세계사에서 객관성의 문제와 함께 역사적인 문명 비교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피력된다.

호지슨은 “세계사적 관점에서 파악하면 문명의 역사는 필연적으로 아시아 중심적일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그는 1500년경이 되어서야 서구는 아프로 – 유라시아의 다른 주요 문명들의 문화적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았다.

저자는 서구 역사의 특성을 연속성이 아닌 불연속성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서구 문명이 고대 그리스에서 르네상스를 거쳐 근대로 발전했다는 상승곡선 논리는 착시현상일 따름이라고 했다. 앞서 지적했듯이 유럽은 르네상스 시기에야 다른 문명들의 수준으로 올라섰는데 이것은 아시아 문명들의 성취를 받아들여 동화시켰기 때문이다. 비유럽은 유럽에 화약 무기, 나침반, 배 후미의 방향타, 십진법, 대학교 등을 전파했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먼저 일어났다고 해서 유럽의 역사를 영국사로 환원시킬 수 없는 것처럼, 산업혁명이 처음으로 확산된 지역이라고 해서 세계사를 유럽사로 환원시킬 수 없다”(24쪽)는 저자의 말은 지극히 상식적인데, 특히 한국의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한국의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유럽에서 발명되었다고 해서 세계사를 유럽 중심의 보편적인 역사로 파악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한편 아래 지도는 1974년 독일 역사학자 피터스가 제작한 것이다. 타원형의 지구를 평면 사각형에 담는 데에 따른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메르카토르 지도에 비하면 훨씬 정확하고 공정하다. 우리는 이 지도처럼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직시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당신은 한국인인가 조선인인가

나는 가끔 사람들에게 당신은 조선인인가 한국인가를 묻는다. 물론 우리는 한국인이다. 하지만 우리의 정신과 육체는 대부분이 조선의 것이다. 현대인을 자처하는 우리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의식과 관습, 사고방식과 행동양식, 심지어 우리의 버릇과 외모까지도 여전히 조선인이다. 요컨대 우리의 정체성은 한국이 아닌 조선에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조선 역사의 대부분이 조작된 것이라면 너무나 황당하지 않은가?

『민음 한국사, 조선총서』 (전 5권, 부록 포함 10권)를 읽는 동안 나는 말 그대로 ‘책읽기의 즐거움’이라는 것을 ‘만끽’했다. 2014년 첫선을 보인 이 5권의 저작물은 각각 15세기, 16세기, 17세기, 18세기, 19세기의 조선역사를 담고 있다. 1권 ‘조선의 때 이른 절정’, 2권 ‘성리학 유토피아’, 3권 ‘대동의 길’, 4권 ‘왕의 귀환’, 5권 ‘인민의 탄생’을 제목으로 삼고 있는 이 시리즈 저작물은 통사로서의 자격을 충분히 구비하고 있다.

사계의 전공학자 10여 명이 공동 집필한 이 조선통사는 조선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균형적으로 안배하면서도 조선사회를 이끌어간 핵심의 역사를 대단히 실증, 논리적으로 기술해 놓았다. 나는 이 책을 읽어가는 동안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발견의 기쁨’과 함께 기왕의 내 조선관이 과히 틀리지 않았다는 ‘확인의 기쁨’을 누렸다. 역시 사람은 아주 새로운 것을 만날 때보다는 예상 또는 상상했던 것을 만나게 될 때 더 큰 놀라움을 느끼는 법이다.

1권 - 15세기, ‘때 이른 절정’ 편에서는, 조선은 고려 때보다 훨씬 더 많은 비율의 사람이 사회적 지배층에 편입되었고, 이것이 이전 시대보다 단연 더 조선사회의 활력을 키워놓았다고 말한다. 중국의 명(明)은 자신을 천하의 중심으로 생각했고 조선은 그 천하의 모범국가로 자부했다. 조선은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문명국가를 지향했으며, 대항해와 르네상스를 통해 근대로 나아가던 서양과 방향은 달랐으나 결코 뒤처지거나 선로를 이탈한 것은 아니었음을 입증한다.

2권 - 16세기, ‘성리학 유토피아’ 편에서는 ‘광란의 위기’를 맞은 조선으로 하여금 왕조의 수명을 이어가게 한 동력은 성리학이라고 말한다. 성리학으로 무장한 사대부들은 왕조의 철폐 대신 반정을 통해 임금을 바꾸는 선택을 감행했다. 중국에서조차 주자학에 대한 반발로 양명학이 대두되던 시점에 이런 조선의 모습은 매우 독특한 것이었지만 오히려 조선은 성리학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그 효용성의 한계까지 밀어붙임으로써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3권 - 17세기, ‘대동의 길’ 편에서는 오늘의 미 - 중 교체를 연상시키는 명 - 청 교체는 물론 동서문명의 만남이라는 역동적인 국제적 전환기에서 조선이 취한 방향과 자세가 무엇이었는지를 객관적으로 말한다. 그렇기에 17세기야말로 오늘의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이며 또한 그렇기 때문에 연구와 사색의 대상으로서 17세기는 ‘가장 각광 받는 시대’가 되었다. 두 번에 걸친 외환을 겪는 동안 조선은 위태롭게 휘청거렸지만 그래도 우리 선조들은 한 세기를 다 바쳐 대동법이라는 최선의 개혁과 역사청산을 이룩했다.

4권 - 18세기, ‘왕의 귀환’ 편에서는 이 세기에 조선은 확연히 다른 존재감을 가지고 역사의 정중앙에 복귀했다고 말한다. 영조와 정조 왕조는 ‘위풍당당’했으며 임박한 파국 앞에서도 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배층이 기득권을 내려놓으면서 대동법에 이어 균역법이라는 대개혁에 합의하고 이를 실천함으로써 조선은 15세기에 이어 ‘또 한 번의 절정’을 이룰 수 있었다. 특히 4권에서는 정조의 즉위년도인 1776년이 미국 독립선언의 시점이었음을 상기하면서 오늘날 최강국인 미국에 비해 당대 조선은 분명히 선진국이었음을 환기한다.

“당시 미 독립을 선언한 미국 13개 주의 형편은 400년 전통에 빛나던 조선왕조와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4권, P.194)

또한 4권에서는 1776년 당시 조선의 수도 한성과 프랑스의 수도 파리를 비교한다. 이 시기의 조선은 미국이나 프랑스에 비해 단연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100년이 지난 뒤 사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프랑스가 조선을 침탈한 것은 1866년, 미국이 조선을 침탈한 것은 1871년이며 이 두 나라가 침탈한 강화도에서 1876년의 조선은 일본에 의해 파국을 맞게 된다.
5권 - 19세기에서는 붕당이 사라지고 세도정치의 일당독재가 발호하게 된 조선 정치가 얼마나 급속도로 이완되어 갔는지를 말한다. 이와 함께 무려 30번이 넘는 제국주의 열강의 집요한 조선 침공기가 기술된다. 또한 당대의 지사들이 망해가는 조국의 현실에 어떻게 부응했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위정척사파와 동도서기파는 나름의 명분으로 애족, 애국을 실천했지만 외세 수용을 주장한 개화계몽주의자들에게서는 무분별한 사대주의가 읽힌다. 흔히 시대착오적인 ‘쇄국’이라는 오명으로 왜곡되어 알려진 흥선대원군의 자주정책은 오늘날 반드시 재평가해야 할 가치가 있다.

5권의 더 중요한 논제는 ‘인민의식의 성장’이다. 당대 조선의 인민은 서구 못지않게 새로운 시대적 가치들을 각성했고 이에 따른 행동을 실천했다. 홍경래의 봉기, 쌀 항쟁, 임술농민항쟁을 필두로 전개된 인민의 항쟁들 그리고 그 결정체인 동학항쟁 등의 역사는 조선의 인민사가 세계적인 근대화 추세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았음을 실증한다.

참고로 이 책에서는 ‘실학’이라는 용어가 단 한 번밖에 나오지 않는다. 역시 실학이라는 것은 식민사관에 의해 조작된 것임이 확인된다. 또한 이 책에서는 ‘붕당’이라는 말은 수없이 등장하지만 당파싸움이라는 말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1990년대 이후 조선사 연구는 엄청나게 축적되었다. 이제 한 개인이 조선사 전체를 집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이 역사서는 특정 이데올로기에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인 서술을 위해 역량 있는 학자들이 전공에 따라 분담하여 집필했지만 기획 과정에서의 준비와 합의에 따라 균형 잡힌 서술을 이루었다.

또한 역사학계뿐 아니라 비역사학계의 학자들까지 참여해 한국사를 더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지리, 과학, 문학, 미술, 음악, 건축에 이르기까지 각계 분야의 학자들이 참여해 해당 분야를 깊이 있게 서술했다. 이런 점에서 『민음 한국사』는 출판사 서평 그대로 ‘우리 역사와 관련된 현재 학계의 역량을 최대한 담아낸 객관적이고 입체적인 한국사’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조선은 왜 봉건국가가 아니었나, 조선 왕들의 애민과 소통이 얼마나 지극했나, 조공이란 무엇이었나, 성리학의 의미와 가치는 무엇인가, 붕당이란 무엇이었나, 조선의 언론자유가 어느 정도였나, 조선의 사대부들이 얼마나 우수했나, 그리고 조선의 인민들이 얼마나 순수하면서도 각성된 인간들이었나 등을 제대로 알 수 있게 된다.

나는 조선을 공부해 오면서 200권 이상의 관련 서적을 읽었다. 하지만 이 책 5권의 가치는 나머지 책들 전부의 가치에 필적한다. 식민사관과 서양 우대에 젖은 기성학자들은 이 책에서 ‘후생가외(後生可畏)’를 느낄 법하다. 아울러 ‘오래 전의 것’에 머물고 있는 진보주의자들 역시 이 책을 통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의미를 반추하면서 새로운 각성의 계기로 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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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민폐  2017년11월8일 00시51분    
참 의미없다

내것 자존 주권 그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없다
그러나
세상 그 어느누구도 가오가없지는 않다 그게뭐든 뒷바침할 뭬가 있어야하는게지
내가 갑수님을 우려하는것은
소설 남한산성에서 보앗듯이
조동아리로는 하늘을 찌르는 그 기개 만큼 평소 뒷바침할 뭐하나 한게있어야지
제대로된 군인을 양성햇나
그렇다고 민심을 얻엇나
양반님네들 선봉에서 돌격앞으로 노블레스 오브리제 모범을 보엿남
앞장서 도망은 1등이라

우째튼
지금은 서양문물 받아들여 갑수표현대로 서양 사대하여 삼천리에 그것도 반에서
세계 12위 무역대국에
목먹어 살이부어서가 아니라 넘 살찔까 굶는세상의 역설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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