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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와 악어새’들에게
김갑수 | 2017-04-19 08:52:2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악어가 물에서 땅 위로 나와 입을 벌리고 있으면, 악어새가 악어 입안의 고기 찌꺼기를 먹어 청소한다. 이는 악어에게 이로운 일이기 때문에 악어는 악어새를 입 안에서 놀게 놔둔다. 요컨대 악어는 악어새에게 먹이를 제공해 주고 악어새는 악어의 이빨을 갈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물론 악어는 이 이빨로 다른 동물을 잡아먹는다. 아마도 이를 가리켜 공생관계라고 하는 모양이다.

내가 어제 정의당 대선후보 심상정을 비난하는 글 ‘심상정은 누구인가’를 페북에 올렸더니 다른 글에 비해 반향이 컸다. 대부분이 내 글에 동의하는 반응이었지만 일부 반론도 제기되었다. 그런데 반론의 양상이 꽤나 공격적이었다. 이것은 애초 내 글이 공격적이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니 내가 자초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정치인은 정치인답고 연예인은 연예인다워야 한다는 것이 평소 나의 지론이다. 그런데 60 다 된 여성 정치인이, 그것도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선 정치인이 자기 외모가 20대 여배우를 닮았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고 다니는데 과연 그 머릿속에는 뭐가 들어 있을지 궁금했다.

그래서 나는 ‘심상정 닮은 그 연예인들, 참 대단한 여배우들 것’이라고 비틀어서 말했다. 이게 왜 여성비하란 말인가? ‘심상정 비하’라면 모를까? 그렇다. 나는 내 글에서 심상정을 있는 그대로 말해 주고 싶었다. 그런데 사람들 중에는 있는 그대로 말해 주면 그걸 비열한 비난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이상한 풍조가 있다.

다음으로 심상정은 좋아하는 남학생과 사귀고 싶어 운동권에 들어가 운동권에 남게 되었다고 말했다. 물론 그런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심상정은 자기가 설령 그랬을지라도 진보 지도자를 자처한다면 왜 운동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성찰의 말을 추가했어야 옳다.

연애는 연애다워야 하고 운동은 운동다워야 한다는 것이 평소 내 지론이다. 그 따위 말은 ‘운동’하다 그만 둔 여자가 친구와 사담을 나눌 때나 하는 말이지, 지도자가 공공연한 언론 인터뷰에서 할 말은 아니라고 보았다.

이걸 보고 각성된 여인이라면 같은 여성으로서 모욕감을 느낄 수도 있는 일이라고 나는 보았다. 하지만, 이것은 내 개인적 느낌일 따름이다. 나에게는 4명의 여성 가족이 있는데 그들로부터 얻은 판단이기 때문이다.

내가 책장사를 하고 여행장사를 한다고 비난하는 분이 있다. 이에 대해서 나는 반박할 수가 없다.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 또는 생활인으로서 책장사, 여행장사를 한다는 말은 사실과 조금 다르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혀 비난 받을 것은 못되지만)

내가 돈벌이를 포기한 지는 10년쯤 된다.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당시 나는 놀면서 일해도 최소 정규직의 3~4배 수입은 올릴 수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글을 쓰고 싶어서 전업작가로 전환했다.

또한 나는 지금 경제적인 생활인도 아니다. 나는 10년 전부터 집에다 생활비를 들이지 않았다. 아니 들이기는커녕 가져다 쓸 때가 더 많다. 의식주 생활은 20대부터 대학교수 직을 유지하고 있는 내 동반자가 책임지고 있는데, 내 동반자는 내가 돈벌이 하는 것을 전혀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주적으로 성장한 내 아이 셋은 늘 아비의 건강과 활동비를 걱정해서 어떻게든 나에게 돈을 주려고 한다.

책 판매와 여행에서의 강사료 등은 모두 팟캐스트 운영비를 비롯한 공식 활동비로만 사용한다. ‘민심이 갑이다’는 5년째 지속하고 있는 팟캐스트인데 출연자에게 100% 출연료를 지불해왔다. 방송 후에는 저녁식사 대접이라도 해서 보낸다. 한 번은 정동영 씨가 출연한 적이 있는데, 그가 방송 출연료 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해서 의아하게 여긴 적이 있다.

나는 지난 5년 동안 국외여행을 10차례 이상 주도했다. 그런데 다행히도 참가자 모집에 애를 먹은 적이 없다. 5월 초 중국 ‘제조태’ 답사는 두 달 전에 마감했고, 8월 중앙아시아 ‘탄탄탄’ 답사는 빈자리가 5석밖에 남아 있지 않다. 여기에 추가하여 9월 중순 고구려, 압록강, 선양, 백두산을 노정으로 하는 ‘고압선-100’ 답사를 기획 중이다.

우리의 여행 모집 능력은 일개 언론사 이상이다. 모두가 관광 또는 상업성이 배제되고 견문, 학습성이 강화된 여행이기 때문일 것이다. 단 작년 시베리아 여행에서는 소음이 큰 기차 탑승 등의 사정이 돌발하여 강의를 거의 못했는데 이로 인한 부작용이 바로 온다는 것을 경험했다.

나는 민중연합당 선대위 자문위원으로 위촉 받아서 수락했다. 이에 대해서는 길게 말하지 않겠다.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럴 리도 없겠지만, 혹시 당 간부 직이나, 단체의 장 또는 국회의원 후보직 등의 제안이었더라면 100% 즉각 거절했을 것이다. 나는 평생 살아왔던 대로 비정규직이 적합한 그릇이다.

처음의 논의로 되돌아 가보자. 나는 정의당 대선후보 심상정을 격렬히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그런데 사람들은 사실대로 말하면 ‘비난’이라고 한다. 내가 왜 이런 글을 썼는지 밝히겠다. 이틀 전 나는 우연한 계기로 ‘노동자연대’의 한 모라는 사람이 쓴 글을 읽었다.

그 글에서 한 모는 ‘이번 대선에서 심상정을 지지한다’고 하면서 ‘민중연합당’이 후보를 낸 것은 잘못이며 지금이라도 민중연합당은 심상정에게 단일 지지를 표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것이 ‘진보통합’인 양 말하고 있었다.

어불성설, 언어도단이 아닌가? 주객전도, 양심불량도 유만부동이지, 이럴 수는 없는 일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2008년 민노당 분당사태부터 나는 그들이 어떤 짓거리를 해왔는지 소상히 알고 있다. 특히 2012년 통합진보당 사태에서 그들이 저지른 행위는 날강도가 울고 갈 정도라는 것이 나의 관점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기껏 해야 그들은 이상한 진보단체 간부 수십 명, 이상한 노동단체 간부 수백 명 그리고 정의당 당직자 수십 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들이 진보연하며 ‘진보통합’을 주워섬기면서 악어새들을 비호하고 있는 것이다. 진보를 발전시키고 싶으면 마음을 바르게 하고 실력을 키워서 4000만 유권자를 향해 확장하면 된다. 심상정의 ‘날선 이빨’과 그들의 고기 끼꺼기, 나는 심상정과 그들의 관계를 ‘악어와 악어새의 공생관계’로 규정한다.

심상정은 누구인가

“제가 배우 수애 씨 못지않게 출중한 미모였어요. 7㎝ 하이힐만 신고 다녔어요…”

나는 수애가 누군지는 잘 모르지만 심상정은 누구인지 조금 안다. 심상정이 수애를 닮았다면 수애는 참 대단한 배우인 것 같다. 심상정과 비슷한 용모로 유명 배우가 되었다면 그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일 테니 말이다.


이랬던 심상정이 최근 ‘썰전’인가 어딘가에 출연하여 자기는 김고은을 닮았다고 말을 바꿨다. 김고은 역시 처음 들어 보지만 그 또한 대단한 배우일 것임이 틀림없다. 추가하여 하나 더, 심상정은 자기 신장이 겉보기보다 –7cm 이상임을 알려 주었다.

‘원래 절대 운동권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던 심상정은 ‘연애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따라간 남자는 전부 학회 소속이고 운동권’이어서 ‘그 친구와 사귀고 싶어 발을 들였다가 연애는 못하고 운동권 학생이 됐다’고 한다. 아마 이 말을 듣고 모욕감을 느끼지 않는 여성이 있다면 그 역시 정상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스친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 여론 지지율이 2~4% 정도 나오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 생각에 한국인의 80% 이상은 이정희와 심상정이 어떻게 다른지 모른다. 또한 한국인의 90% 이상은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과 정의당과 민중연합당을 정확히 구별하지 못한다.

이런 마당에 뉴스매체들이 심상정은 진보정당 대선후보라고 해 주니까 막연히 진보 선망하는 사람들이 그를 지지하는 척하는 것일 따름이다.

2007년 대선 때 일이다. 당내 경선에서 심상정을 누르고 민주노동당 후보가 된 권영길은 3.1%밖에 득표하지 못했다. 이것은 이전 2002년 대선에서 얻은 3.89%보다 적은 수치였다. 하지만 2007년 대선에 휘몰아친 보수 열풍과 진보를 표방한 문국현(5.8% 득표)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그것은 그리 심한 패배라고는 단정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심상정 일파는 대선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당권파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라는 것이었다. 그들의 요구대로 ‘심상정 비대위’가 결성되었다.
심상정 일파가 당권파에게 내건 요구는 세 가지였다. 첫째 북핵실험에 반대 표명할 것, 둘째 일심회 관련자를 제명할 것, 셋째 심상정 비대위에 차기 총선 지휘 권한(핵심은 비례대표 후보 선발권)을 줄 것 등이었다. 당연히 앞의 조건 두 가지는 종북몰이의 소재가 되기에 충분한 성격의 것이었다.

당원투표에서 일심회 관련자 제명안이 부결되었다. 국가보안법에 반대하는 것은 민노당의 강령이었다. 그러므로 국가보안법 위반자를 제명하는 것은 당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일이 된다. 백번 양보하더라도 일심회 제명안 부결은 민주주의 원칙에 따른 당원투표 결과였다.
하지만 심상정 일파는 민주주의 원칙에 따른 결과를 부정하면서 아이러니 하게도 당권파더러 비민주적인 집단이라고 비난하면서 당을 떠났다. 만약 이때 ‘심상정 비대위’에 차기 총선 지휘 권한, 다시 말해 비례대표후보 선발 권한을 다 주었다면 과연 그들이 당을 떠났겠는가?

아무튼 그들은 이렇게 희극적으로 당을 떠났고 그 결과도 여지없이 희극적으로 나타났다. 그들이 만든 진보신당은 단 한 석의 지역구 당선자도 못 냈을 뿐 아니라 정당 투표에서도 3% 미만을 기록, 개표 날 밤이 새도록 비례대표 의원마저 내지 못했다.

이런 몹쓸 짓은 2012년에도 반복, 재연되었다. 진보신당에 갔다가 시계불알처럼 통합진보당에 왕복 탈-입당한 심상정은 유시민과 결탁하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 직을 노렸다. 그러나 통합진보당에는 이정희라는 유력후보 감이 있었다. 그들 뜻대로 될 리가 없었다.

마침내 그들은 이정희를 비롯한 당권파를 부정선거 집단으로 모해하면서 이석기, 김재연에 대한 종북몰이를 활용했다. 그들은 이정희의 백의종군을 강요하여 관철시켰다.

이 과정에서 1959년생 심상정은 1958년생 유시민과 더불어 ‘오빠가 지켜줄게’ 버전을 선보였다. 유시민은 심상정에게 식은 아메리카노를 덜어주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것은 ‘다이아 반지’가 결부된 ‘이수일-심순애’가 따로 없었던 희비극이었다.

심상정은 진보가 아니다. 진보의 가면을 썼을 따름이다. 심상정은 민주주의자도 아니다. 민주주의자로 분장했을 따름이다. 더욱이 심상정의 정의당은 진보를 망친 ‘셀프진보 자해정당’이다. 심상정은 운동을 팔아 국회의원이 되었고 노동을 팔아 대선후보가 된 가장 비자주적인 정치꾼이다.

이를 모르는 순진한 국민의 2~4%가 그를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으로서는 자주적인 진보 후보로는 통합진보당의 부활체 민중연합당의 김선동 외에 없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 이상은 정치 성향을 떠나 나의 실존적 양심을 걸고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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