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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홈 > 김갑수

역사를 바꿀 수 있는 100권의 책 36
김갑수 | 2017-12-27 09:43:2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도전하지 못할 권위는 없다

유학에서는 공자를 위대한 성인으로 추앙한다. 하지만 나는 특정 인간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만 말하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세상의 어느 누구도 결함이 없을 수는 없으며 공자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공자를 전인적인 성인으로 보는 견해에 반대한다. 결함 없는 천재는 없다. 다만 나는 결함 없는 범용보다는 결함 있는 천재를 더 좋아한다.

공자는 사후에 정치권력의 필요성에 따라 실제 이상으로 칭송되면서 인류의 스승으로 제사받기에 이르렀다. 한나라는 개국 이후 제국의 정통성을 내세우기 위해 공자의 권위를 이용했다. 한고조 유방은 오늘날 산동성 곡부에 위치한 공자 사당을 찾아가 참배했고 한나라 황실은 공자의 후손을 제후로 분봉하기도 했다. 공자는 비록 생전에 자기 이상을 실현하지 못하고 죽었지만 사후에 자기가 가장 존경했던 주나라 주공 이상의 성인(聖人)으로 추앙되었다.

“말 위에서 천하를 제패할 수는 있지만, 말 위에서 천하를 다스릴 수는 없다.”는 말이 있다. 불세출의 혁명가 마오쩌둥은 공자의 미덕을 잘 알면서도 천하를 장악하기 위해 공자와 유학을 폄하했다. 그러나 오늘날 공자는 중국에서 다시 웅장하게 부활되고 있다. 중국인들은 자기들의 체제를 스스로 유학사회주의라고 일컫기도 한다. 북경 천안문 광장에는 도덕을 강조하는 초대형 간판이 마오쩌둥의 초상화 옆에 세워져 있다.

“이러한 분위기의 중국에서 공자를 공공연하게 비판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를 위해서는 강고한 현실 권력과 맞설 수 있는 용기와 대안 지식을 가져야 했다. 하지만 한 제국 내내 그러한 도전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이렇게 ‘공자 따라하기’의 열풍이 지속되면서 기괴한 상황이 일어났다. 공자의 사상을 입으로만 떠드는 사람은 공자 열풍의 수혜자가 된 반면 공자의 사상을 가슴으로 아는 사람은 오히려 세계의 변방으로 몰리게 되었다.” - 《동양철학 인생과 맞짱 뜨다》, 신정근, 2014

후한 말 왕충(王充)은 실로 대담한 책 《논형》을 세상에 내놓았다. 논형은 ‘논하여 저울질한다’는 뜻이다. 왕충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주저 없이 그대로 던진다.

세상의 유학자들은 스승을 믿고 옛것을 옳게 여기길 좋아한다. 성현이 한 말은 모두 잘못이 없다고 생각해서 오로지 배우고 익히려고 할 뿐 따지고 물을 줄 모른다. 성현이 붓을 움직여서 글을 지을 때 마음 씀씀이가 아무리 세세해도 아직 모두 사실과 들어맞는다고 할 수 없다. 하물며 급하게 쏟아낸 말이 어찌 모두 옳다고 하겠는가? 모두 옳지 않은데도 당시 사람들은 따질 줄 몰랐다. 옳다고 하더라도 뜻이 분명하지 않는데도 당시 사람들은 물을 줄 몰랐다. 생각해보면 성현의 말에는 위아래가 서로 어긋난 곳이 많고, 문장도 앞뒤가 서로 모순되는 곳이 많은데도 세상의 학자들은 그걸 모른다. - 《논형》

왕충은 실제로 《논어》등 고전 텍스트의 결함과 모순을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맹목적인 추종과 앵무새 식의 암기를 일삼은 ‘침묵’의 학습을 끝장내라고 요구했다.

“배우고 묻는 길은 재능에 있지 않다. 어려움은 스승과 거리를 두고서 도의를 사실대로 밝히고 시비를 논증하는 데에 있다. 묻고 따지는 길은 반드시 성인과 마주하거나 살았을 적에만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만약 밝게 이해되지 않는 물음이 있으면 공자에게 따져 묻는다고 하더라도 어찌 도의를 다치게 하겠는가? 진실로 성현의 학업을 전할 지혜가 있다면 공자의 말을 비판하더라도 어찌 이치에 거슬리겠는가?”

왕충은 일찍이 공자가 지녔던 바로 그 자유로운 정신과 영혼을 가지고 공자의 진실한 세계에 이르고자 했던 것이다. 우리는 잘 모르면 마땅히 물어서 밝히고, 제대로 이해되지 않으면 끝까지 따져서 파헤쳐야 한다.


종횡가는 뱀과 쥐새끼의 지혜?

춘추전국시대 종횡가들은 주로 책략과 유세를 전업으로 삼았다. 종횡가는 요즘으로 치면 외교 및 협상 방략과 관계되는 학문이다. 우리는 ‘합종연횡(合從連衡)’이라는 말을 들어 알고 있다. 이는 중국 전국시대 최강국인 진(秦)과, 연(燕)·제(齊)·초(楚)·한(韓)·위(魏)·조(趙)의 6국 사이의 외교 전술을 가리키는 말이다.

기원 전 4세기 말 여러 나라를 유세하던 소진(蘇秦)은 먼저 산동의 연을 시작으로 다른 5국에, “진 밑에서 소꼬리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닭의 머리가 되자.”고 설득했다. 결과 그는 산동 6국을 종적(縱的)으로 연합시켜 서쪽의 강대한 진나라와 맞서는 공수동맹을 맺도록 하였다. 이것을 ‘합종(合從)’이라 한다.

뒤에 위나라 장의(張儀)는, “합종은 일시적 허식에 지나지 않으며 진을 섬겨야 한다.”고 산동 6국을 돌면서 각각 설득하여 진이 산동 6국과 개별로 횡적 동맹을 맺게 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것을 ‘연횡(連衡)’이라고 한다. 그러나 진은 합종을 타파한 뒤 산동 6국을 차례로 멸망시켜 중국을 통일하였다.

귀곡자(鬼谷子)는 합종과 연횡의 주도자 소진과 장의의 스승이라고 전해지지만 병가의 손무처럼 실존 자체가 확실하지는 않은 인물이다. 의성(醫聖)으로 지금까지 회자되는 편작(扁鵲)이나 말(馬) 다루기의 전설적인 천재 백락(佰樂)도 사실은 실존 여부가 불투명한 인물들이다.

귀곡자는 유세학의 귀재였다. 오늘날 유세라고 하면 서양에서 발달한 선거에서의 유세를 말하는데, 중국에서의 유세는 현실 참여적인 학자가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니면서 대부나 군주를 만나 자기 의견이나 주장을 펼치는 행위를 말한다. 공, 맹, 순, 묵, 장, 한비자 등이 모두 유세를 다녔다.

종횡가의 무기는 언변이었다. 한편 유가는 종횡가를 사갈시했다. 인의를 추구하고 교언영색을 경계하는 유가로서는 일면 당연한 일이었다. 특히 송대의 유학자 송렴(宋濂)은 “《귀곡자》의 내용은 모두 소인들이 사용하는 뱀과 쥐새끼의 지혜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집안에서 쓰면 집안이 망하고 나라에서 쓰면 나라가 망하고 천하에서 쓰면 천하가 망한다. 사대부들은 의당 침을 뱉듯이 이를 내던지며 좇지 말아야 할 것이다.”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말이 심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유가의 종횡가 비판은 합리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법가의 종횡가 비판은 일면 모순되는 것이었다. 한비자는 “군주가 유세객의 말주변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신하들은 제후국의 여러 유세객을 불러들이고 군주 앞에 내세워 교묘한 언변과 헛된 말로 군주의 마음을 허문다.”라고 비판했다.

나는 법가가 종횡가를 비판한 데에는 경쟁의식도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 사실 따지고 보면 법가는 물론 제자백가 모두가 유세객이라는 점은 마찬가지 아닌가? 게다가 공교롭게도 한비자는 심한 말더듬이였다. 종횡가를 인정한 것은 오직 병가뿐이었다.

나는 제자백가의 일방적인 종횡가 비판은 정당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노련한 종횡가의 눈에는 다른 학파의 유세는 초보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종횡가의 논리는 다른 제자백가의 주장처럼 그다지 속된 것만은 아니었다. 특히 종횡가의 논리는 외교와 협상이 중시되는 현대적 관점에서 유용하다고 본다.

합종책으로 전국시대를 풍미했던 소진의 유세술 7단계를 보면 종횡가의 논리가 대단히 예리하고 정교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 열예(說譽) : 상대방을 칭찬하여 기분을 고양시킨다.
2. 협해(脅害) : 자기 권고를 듣지 않으면 어떤 해가 미칠지를 말한다.
3. 시성(示誠) : 마음을 열어 정성을 보인다.
4. 명세(明勢) : 대세를 명확히 밝혀 주면서 깨우친다.
5. 유리(誘利) : 이익이 되는 바를 알려 설득한다.
6. 격언(激言) :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려 분격시킨다.
7. 결력(決力) : 상대가 우물쭈물 결단하지 못할 때 강하게 밀어붙인다.

중국에서 문화대혁명이 한창 진행되던 1968년 4월 30일, 홍위병의 난동이 통제의 선을 넘었을 무렵, 마오쩌둥은 홍위병의 공격 대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저우언라이 등을 관저로 초빙하여 말했다.

“오늘은 단결 모임입니다. 우리는 어쨌든 단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처음에 나는 어찌된 영문인지 잘 몰랐습니다. 제가 전에 회의에서 여러 말을 한 것은 모두 푸념에 불과한 것이었지만, 그래도 그런 말을 나는 당 회의에서 했으니 그것은 ‘음모’가 아니라 ‘양모’였습니다. 앞으로 무슨 의견이 있으면 나에게 직접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음모와 대비되는 것이 양모다. 일을 꾸밀 때 시작은 은밀하게 하되 때가 이르면 공개적으로 펼치는 것을 ‘음도양취’라고 하는데, 이는 바로 귀곡자의 논리였다. 천하의 독서가 마오는 《귀곡자》를 독파했음이 틀림없어 보인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4&table=c_booking&uid=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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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나태영  2017년12월27일 21시32분    
김갑수 선생님은 결함 있는 천재이십니다.
(34) (-43)
 [2/2]   아니오  2017년12월28일 02시52분    
결함이 많은 멍청이 일뿐이요
그는 민중사관도 식민사관도 아닌 평양사관을 가진자 일뿐....
김정은의 일등 비서관.............
(44)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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