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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시티 비리 ‘최순실-박근혜’ 대입하면 퍼즐 맞춰 진다
개발비리의 ‘끝판왕’ 엘시티
육근성 | 2016-11-15 13:48:0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거액을 횡령한 혐의로 수배 중이던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이 10일 검거됐다. 도피 3개월 만이다. 이 회장은 해운대 엘시티 사업권을 따내는 과정에서 부산지역 정관계와 법조계 인사들은 물론, 박근혜 정권의 핵심실세들에게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개발비리의 ‘끝판왕’ 엘시티

엘시티는 해운대 해수욕장 바로 앞에 ‘럭셔리 수직도시’를 짓는 대형 프로젝트다. 레지던스 호텔과 특급호텔이 들어서는 101층짜리(높이 411m) 1개동과 국내 최고층 아파트 2개동(85층, 높이 339m), 여기에 워터파크 등 각종 휴양시설까지 들어서게 된다. 건축면적 35751㎡, 연면적 661134㎡에 총 공사비는 2조7000억 원에 달한다.

이 ‘럭셔리 수직도시’ 건설 계획은 2007년에 시작됐다. 추진 과정에서 숱한 의혹이 불거졌지만 제대로 된 수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시행사 선정 짬짜미 의혹, 고도제한 특혜 의혹, 주거시설 허용 특혜, 환경영향평가 면제, 교통영향평가 면제, 사업부지 특혜 의혹, 부정 대출의혹, 지역언론 유착 의혹 등 특혜 비리 의혹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그래서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은 엘시티를 ‘대형 개발비리의 끝판왕’이라고 부른다. 검찰은 올해 7월에야 압수수색에 나섰다. 하지만 ‘몸통’인 이 회장의 행방은 묘연했다. 검찰은 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쩔쩔맸다. 이렇게 ‘감쪽같은 잠행’을 이어가던 그가 가족의 신변보호 요청으로 경찰에 넘겨진 것이다.


건설사-금융사 모두 꺼려했던 프로젝트

엘시티 프로젝트는 유수의 건설사들이 시공을 꺼려하는 통에 난항을 겪어 왔다. 2013년 현대건설은 사업성이 부족한데도 시행사측(청안건설)이 책임준공을 요구한다며 시공계약을 파기하고 손을 뗐다.

현대건설에 이어 시공사로 선정 된 곳은 해외건설사였다. 중국건축고분유한공사(CSCEC)가 시공사로 다시 선정됐지만 지지부진했다. 조 단위의 PF대출을 해주겠다고 나서는 금융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CSCEC도 포기하고 떠났다.

건설사뿐 아니라 금융권도 고개를 돌렸던 프로젝트다. 그런데 2015년 봄부터 갑자기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겠다고 나섰고, 그해 5월 계약이 체결됐다.

이때부터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포스코건설은 책임준공 요구를 받아들였다. 금융사들은 1조 8000억에 달하는 PF대출을 승인했다. 시공과 투자를 기피했던 건설사와 금융사가 돌연 태도를 바꿔 엘시티와 손을 잡은 것이다.


갑자기 등장한 포스코건설, 이후부터 일사천리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우선 시공사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포스코건설은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하는 일종의 ‘국책건설사’다. 포스코건설의 최대주주는 포스코이고, 포스코의 최대 주주는 국민연금이다. 때문에 역대 정권에서도 비리의혹이 불거지곤 했다.

포스코건설이 엘시티의 시공사로 나설 때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 체제였다. 포스코기술투자 사장이었던 권 회장은 2014년 1월 포스코 회장에 내정된다. 이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는 사정당국과 포스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조원동 전 경제수석이 2013년 말(11월쯤) 포스코 측에 ‘차기 회장은 권오준으로 정해졌다’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권 회장 체제가 들어서며 포스코건설 사장도 바뀐다. 신임 사장은 성지지오텍(현재 포스코프랜텍)의 사외이사였던 황태현. 포스코건설 부사장으로 있다가 2010년 퇴사한 경력의 소유자다. 떠난 사람을 다시 사장으로 부른 것이다.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청와대 측근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찬바람을 맞던 엘시티에 갑자기 불어닥친 훈풍. 여태껏 이것을 제대로 설명할 방도가 없었다. 엘시티 취재에 매달렸던 기자들도 퍼즐 조각을 맞추진 못했다.

<3개월 ‘감쪽같은 잠적’ 끝에 검찰에 송치되는 이영복 엘시티 시행사 대표>

그러던 차에 최순실이 등장했다. 검찰에 체포된 엘시티 시행사 대표 이영복 회장과 최순실 자매와의 ‘관계’가 언론에 의해 밝혀졌다. 최순실 자매가 이 회장과 함께 수년 간 계모임을 해왔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매달 한 번씩 강남의 고급식당에서 이 회장과 만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로비의 귀재’로 알려진 ‘마당발’ 이 회장이 최순실의 ‘활용가치’를 몰랐을까? 그럴 리 없다. 그가 매달 최순실을 만나던 시기와 엘시티에 포스코건설이 동원된 시점이 겹친다. 또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정점을 향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회장이 최순실 자매를 활용해 난관에 봉착한 엘시티 사업의 물꼬를 트려고 하지 않았을까? 그랬을 가능성이 높다.


‘최순실-박근혜’ 대입하니 ‘엘시티 비리’ 그림 완성

그렇다면 최순실은 어떻게 포스코건설을 움직였을까?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연결고리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순실의 측근 차은택이 포스코 광고대행 자회사인 포레카를 강탈하려 했다는 의혹의 배후에 최순실이 있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 '강탈작전'에 청와대가 임명한 권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개입됐다는 의혹 또한 이미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권 회장을 소환했다.

게다가 권 회장의 부인 박충선 대구대 교수가 최순실과 친분이 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박 교수는 서강대 출신으로 박 대통령의 2년 후배다.

권 회장에게 ‘박근혜-최순실’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면, 황태현 당시 포스코건설 사장이 엘시티와 손을 잡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이다. 이영복 회장이 같은 계원인 최순실을, 최순실은 청와대가 임명한 권 회장을, 권 회장은 청와대와 친분이 있는 황 사장을 움직였을 가능성이 높다. 

난해하고 복잡한 ‘엘시티 퍼즐’에 ‘박근혜-최순실’이라는 조각을 대입하면 그림이 완성된다. 온 나라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도배되고 말았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의 취재협조와 지원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2&table=c_aujourdhui&uid=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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