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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APEC 불참, ‘대타’도 마땅치 않은 외교붕괴 사태
‘최순실 국정 농단’ 초유의 외교공백 사태로 번져… 국가 이미지 더욱 추락 명확
김원식 | 2016-11-09 11:34:0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박근혜 게이트] 박 대통령 APEC 불참, ‘대타’도 마땅치 않은 외교붕괴 사태
‘최순실 국정 농단’ 초유의 외교공백 사태로 번져… 국가 이미지 더욱 추락 명확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면담을 마치고 떠나고 있다.ⓒ 민중의소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파문에 휩싸인 정부가 오는 19~20일 페루 리마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른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정상외교 붕괴라는 초유의 외교 공백 사태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 등 한반도 안보 상황이 엄중함을 감안해 금년도 APEC 정상회의에는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기로 9월에 이미 결정한 바 있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현재 참석자에 대해서는 관련 상황을 지켜보며 대비하고 있다”며 “내주 초경 발표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이번 박 대통령의 불참 결정이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는 무관하게 이미 9월에 불참이 결정됐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중론이다. 박 대통령은 2013년 취임 이래 3년 연속으로 APEC 정상회의에 모두 직접 참석했다. APEC 정상회의는 김영삼 정부 때인 1993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제1차 회의 이래 23년간 한국 대통령이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직접 참석해온 행사다.

외교부는 박 대통령의 불참 이유로 안보 상황의 엄중함을 내세웠지만, 이 또한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동안 정부는 박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포함한 다양한 국제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외교를 통한 북한 문제의 효율적 대응’을 내세웠다. 이번 APEC 회의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포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북핵 문제와 관련된 정상들이 모두 참석한다.

특히, 이번 APEC 회의에서는 미중러 간에 다양한 정상회담 등을 통해 북한 문제가 의제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중요한 회의에 유독 당사자인 한국 대통령만 불참하는 셈이다. 따라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국정 공백을 넘어 외교적 손실 사태로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선 후퇴’와 ‘퇴진 압력’에도 박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내세우며, ‘외교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지만, 실제로 당사자는 국제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하는 사태를 초래한 것이다.

국무총리실은 8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APEC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으며, 정부는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의 김병준 총리 내정자 지명 이후 이임식까지 잡았다 철회한 황 총리가 국제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대리 참석하는 방안이 논의되기도 하지만, 국제 정상회의에 외교부 장관이 참석하는 초유의 외교 공백 사태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지난달 16일 오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추경예산안 처리를 위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민중의소리 

결국,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불참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박 대통령이 국제외교 활동에도 정상적으로 나설 수 없는 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이다. 내치뿐 아니라 외치에서도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은 이미 붕괴했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항간에는 곧 결정될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박 대통령 간의 축하 전화 통화도 가능하겠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의 5차 핵실험(9월 9일) 이후 박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 전화 통화도 못 하는 등 북한 문제에 관해 중러와 정상 간의 외교적 조율이 전무한 상태다. 따라서 이번 박 대통령의 불참 결정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추가 제재 결정 등 산적한 외교적 과제를 둘러싸고 중러에 대한 외교적 설득의 기회마저 상실했다는 평가다. 마찬가지로 이번 불참 결정은 중러 정상들의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신뢰도 땅바닥으로 떨어뜨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불참은 고사하고 ‘대리 참석자’도 확정을 짓지 못할 정도로 외교 공백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아직 ‘총리 후보자’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김병준 씨의 입장을 고려해 정부가 황교안 총리의 대리 참석마저도 발표하지 못하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결국, 누가 이번 APEC 회의에 정부를 대표해 참석하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파문에 따른 국가 이미지에는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민중의소리’에 게재된 필자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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