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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힐러리-트럼프 첫 TV토론회 격돌, ‘힐러리 우세’
90분간 한 치 양보 없는 접전, 예상 깨고 힐러리 ‘안정감’ 돋보여
김원식 | 2016-09-28 13:28:4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미국 대선] 힐러리-트럼프 첫 TV토론회 격돌, ‘힐러리 우세’
90분간 한 치 양보 없는 접전, 예상 깨고 힐러리 ‘안정감’ 돋보여


▲26일(현지시간) 뉴욕 주(州) 헴프스테드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린 대선후보 토론회에 참석한 힐러리 클리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AP/뉴시스

전 세계적인 관심 속에서 펼쳐진 미국 대선 후보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첫 TV토론회가 ‘힐러리 우세’로 판가름났다.

‘세기의 대결’로 불린 클린턴과 트럼프의 첫 TV토론회는 26일 저녁 9시(한국시각 27일 오전 10시) 뉴욕주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 대학에 설치된 무대에서 열렸다. 90분간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미국의 방향’, ‘번영 확보’, ‘미국의 안보’등 3개 주제 6개 질문을 놓고 두 후보 간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불꽃 튀는 전방위 격돌이 펼쳐졌다.

두 후보는 토론회 초반부터 일자리 창출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포함한 무역정책 등 경제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후 두 후보는 클린턴의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사용, 인종차별 문제,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금 등을 놓고 격돌했다. 이날 토론에서 트럼프는 클린턴의 아킬레스건인 ‘이메일 스캔들’과 건강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고, 클린턴은 트럼프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몰면서 날을 세웠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주(州) 헴프스테드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린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AP/뉴시스

특히 트럼프는 “우리 일자리를 다른 나라에 의해 도둑질당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다른 나라로 일자리가 가고 있다. 우리가 지금 중국을 도와주는 꼴”이라며 보호무역주의를 거듭 강조했다. 클린턴은 이에 맞서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나는 당신이 당신만의 세계에서 살고 있음을 안다. 세계 인구의 5%를 차지하는 미국은 나머지 95%와 교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린턴은 특히, 트럼프의 감세 정책을 겨냥해서는 “나는 그 정책을 ‘조작된 낙수효과(trumped-up trickle-down)’라고 부르겠다”며 “그것은 우리가 경제를 성장시키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공세를 폈다.

트럼프가 납세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클린턴이 “뭔가 숨기는 게 있어 납세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공격하자, 트럼프는 “클린턴이 이메일 3만 건을 공개하면 곧바로 납세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맞서기도 했다. 특히, 클린턴이 중산층 붕괴 문제를 지적하며 “당신이 소득세를 내지 않기 때문”이라며 트럼프의 탈세 의혹을 정면으로 제기하자, 트럼프는 “나는 국세청 감사를 해마다 받는다”고 반박했다.

인종 차별과 사회 문제에 관해서도 클린턴은 “형사사법 체계 속에 있는 체계적인 인종차별주의”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자, 트럼프는 “흑인 사회가 그동안 학대받았고, 민주당과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이를 이용했다”고 맞받았다. 특히, 흑인 등 인종 차별 문제에 관해 클린턴은 대체로 ‘사법 체계에서의 정의’를 강조한 반면, 트럼프는 공권력을 중시하는 ‘법과 질서’를 강조했다.


외교 문제도 뚜렷한 시각차… 트럼프 혼란스러운 모습으로 ‘승기’ 못 잡아

외교 문제에 있어서도 두 후보는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트럼프는 미국의 전통적 동맹 체제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우리는 세계의 경찰이 될 수 없다. 우리는 전 세계의 나라들을 보호할 수 없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방위비를) 지불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특히, “우리는 일본을 방어하고 한국을 방어하는데 그들은 우리한테 돈(부담)을 안 낸다. 그들은 돈을 내야 한다”며 “우리가 재정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른바 ‘안보 무임승차론’을 다시 제기했다.

하지만 클린턴은 “일본과 한국 등 동맹에게 우리는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고 그것을 존중할 것이라는 점을 확신시켜 주고 싶다”고 동맹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가치가 갖는 힘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이 선거가 많은 지도자의 우려를 자아냈는데, 우리의 (동맹) 약속이 유효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우리가 지구촌의 상황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트럼프와 확연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주(州) 헴프스테드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린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AP/뉴시스

핵 문제에 관해서 클린턴이 “트럼프는 핵무기에 관한 태도가 무신경하다”고 지적하자, 트럼프는 “핵무기가 세계에서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지적한 뒤 “중국이 북핵 위협을 다뤄야 한다. 왜냐하면, 중국은 북한에 대해 완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클린턴은 트럼프의 ‘한일 핵무장 용인론’을 다시 거론하면서 “핵 문제에 관한 트럼프의 발상은 매우 위험하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날 토론은 두 후보의 개인 신상에 관한 설전도 이어졌다. 특히 토론 말미에 트럼프가 클린턴의 최근 건강 문제를 제기하면서, “그녀는 체력(stamina)이 없다. 그녀가 체력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며 “미국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체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클린턴은 이에 관해 “트럼프가 (나처럼) 112개국을 순방하고 평화 및 정전 협상을 하며 의회 상임위에서 11시간을 증언한다면, 나에게 체력을 말할 수 있다”고 반박해 좌중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CNN 여론조사, “클린턴 잘했다” 62%·“트럼프 잘했다” 27%

이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진행된 TV토론회는 트럼프가 압도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힐러리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고 미 언론들은 평가했다. 특히, CNN 방송은 토론회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전체적으로 클린턴이 잘했다는 응답이 62%를 자치해 27%에 그친 트럼프를 압도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언론들도 ‘사실 확인(fact-check)’등을 통해 대체로 이번 토론회에서 “트럼프가 사실과 맞지 않는 발언들은 많이 했다”며 클린턴이 우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토론회에서 트럼프는 클린턴을 향해 “말만 하고 행동은 하지 않는 정치인이며 20년 동안 정치를 하면서 세상을 구하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몰아세웠지만, 클린턴은 “당신은 (단지) 나를 비판하기 위해 이번 토론회만 준비했나 보지만, 나는 대통령직을 준비했다”고 응수하며 기선을 제압하기도 했다. 특히, 토론회 전 과정에서 트럼프는 목청을 높이며 클린턴의 답변 시간에 끼어드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인 반면, 클린턴은 대체로 차분한 목소리와 재치있는 말솜씨로 이를 방어해 안정감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 ‘민중의소리’ 27일 자에 게재된 필자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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