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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만에 해방되는 거제 지심도
김욱 | 2015-12-09 08:44:0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지심도는 장승포항에서 15분에서 20분 정도 배를 타면 갈 수 있다. 하루에 5번 배가 운항하는데 오전에 배에서 내린 관광객들은 섬을 둘러보고 점심을 먹고 오후에 배를 타고 나온다. 하루 관광코스로는 딱 맞는데 섬 안에서 몇 시간 동안 갇혀 있다는 느낌이 묘한 긴장감과 의외의 편안함을 준다. 거기다 파도를 가르는 배를 타는 재미까지 있다.

마음 심(心)자를 닮았다고 지심도라고 하는데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 위쪽이 너무 길어 심자로 연결이 잘 되지는 않는데 한자를 썼던 과거 선비들에겐 그 흘려진 모양이 마음 심자를 연상시켰을지도 모르겠다. 과거의 유래와 오늘 우리의 인식 사이에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지심도는 현재 국방부 소유다. 거제시가 지속적으로 반환을 요청하면서 결국 2016년 국방부가 시에 반환하기로 했다. 거제시는 지심도를 반환 받으면 자연생태관광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지심도는 동백 원시림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지심도의 자연이 이렇게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국방부 덕분이다. 지심도가 국방부의 소유로 있으면서 개발이 제한되었고 그렇게 해서 전국 최대의 동백꽃 군락지가 유지된 것이다. 그 동안 지심도의 자연을 잘 지켰던(?) 국방부가 떠나게 되면 지심도의 자연은 계속 잘 유지될 수 있을까?

지심도에 군인이 발을 들인 건 역사가 일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36년 일제는 지심도에 살던 조선 사람들을 죄다 쫓아내고 포대를 설치했다. 지금도 포진지 4곳이 원형 그대로 남아있고 정상부에는 활주로도 있다. 그때 지어진 적산건물들은 아직도 주민들의 주거지로 사용되고 있다.

자연은 지켰지만 지심도에 주둔한 군대는 일본과 한국 가릴 거 없이 지심도 주민들의 생활을 통제했다. 일본군은 지심도 주민들을 쫓아냈고 우리나라 군대는 쫓아내진 않았지만 재산권을 제한했다. 차이는 있겠지만 지심도 주민들로선 군인은 어쨌거나 점령군이었던 셈이다.

드디어 내년 80년만에 군인들이 지심도를 떠난다. 지심도 주민들에겐 2016년이 진정한 주거와 소유의 자유가 주어지는 해방의 해라고 할 수 있겠다. 80년을 힘들게 했던 군인들은 주민들에게 잘 보존된 자연이라는 선물을 남기고 떠난다.

33년 전 소설가 윤후명은 배를 타고 지심도에 놀러 왔다 그 경치에 반해서 팔색조란 소설을 썼다. 이 소설은 TV문학관으로 방영되기도 했다. 팔색조는 전설의 새가 아니라, 지심도에 사는 7가지의 아름다운 깃털을 가진 천연기념물이다.

재주가 많은 사람을 팔색조라고 한다. 지심도가 마음에만 심어두는 섬이 아니라 이제 내년부터는 팔색조처럼 그 재주를 발휘하기 시직할 거 같다. 하나 당부할 것은 80년을 지켜온 그 재주를 너무 급하게 소비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0&table=wook_kim&uid=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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