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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이 언급한 하동 화개동에서 최치원을 찾다
김욱 | 2015-11-24 11:36:4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한중문화교류는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중국은 자고로 ‘만권의 책을 읽으면 만리를 여행한 것과 같다’는 말을 숭배해 왔다. 한국의 시인 최치원은 한반도를 ‘동쪽 나라 화개동은 호리병 속의 별천지’라며 예찬하였다. 한국국민은 중국문화의 깊은 잠재력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중국국민들은 한국문화의 독특한 매력을 즐기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여행을 포함한 인문교류를 확대하는데 있어서 튼튼한 기초를 닦아줄 것이다.

서울에서 열린 ‘2015 중국 방문의 해’ 개막식의 시진핑 주석 축하메시지

시진핑 주석이 언급한 최치원의 시에서 ‘호리병 속의 별천지’라는 ‘화개동’은 하동의 지리산 쌍계사와 칠불사 계곡 일대를 말한다. 최치원은 이 곳에 머물다 지리산에 들어가 신선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이 일대엔 최치원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대성계곡 세이암

대성계곡 세이암은 최치원이 지리산에 들어가기 전 세속의 비속한 말을 들은 귀를 씻었다는 너럭바위다. 이 바위엔 최치원이 손가락으로 썼다는 ‘세이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바로 아래 쪽엔 세이암의 전설을 떠올리게 하는 귀와 모양이 흡사한 바위가 있다. 바위 위의 움푹 패인 부분은  포트홀이라고 하는데 위에 얹어진 돌이 물의 흐름에 따라 오랜 세월 움직이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세이암에서 도로 건너편엔 오래된 푸조나무가 있다. 경남도 기념물 제123호로 최치원이 지리산에 들어갈 때 꽂아 뒀던 지팡이에서 싹이 나서 자란 나무로 알려져 있다. 최치원은 이 나무가 살아 있으면 자신도 살고 이 나무가 죽으면 자신도 죽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나이가 500살인 이 나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푸조나무다. 높이 25m, 둘레 6.25m이며 사방으로 뻗은 가지가 동서 25.9m 남북 29.2 m 에 이른다.

쌍계사 대웅전 앞에는 최치원이 직접 비문을 짓고 썼다는 국보 제47호 ‘진감선사탑비(眞鑑禪師塔碑)’가 있다. 진감선사탑비의 비문엔 “여래가 주공, 공자와 더불어 드러낸 이치는 비록 다르지만, 돌아가는 바는 한 길이다.”라는 인용 문구가 나온다. 유불선 3교를 융합한 최치원이 이 비문에 자신의 사상을 그대로 새긴 것이다. 

시진핑 주석이 최치원은 언급한 것은 올해로 세번째다. 2013년 6월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최치원의 시 ‘범해(泛海)’를 인용했고 2014년 7월 서울대 특강에서 한·중 관계를 상징하는 인물로 최치원을 거론했다.

▲화개초등학교 왕성분교장

최치원은 ‘토황소격문’이란 글로 난을 진압할 정도로 당나라에서 문장을 떨쳤다. 이러한 최치원에 대한 중국에서의 평가는 우리 생각 이상이다. 인민정부 앞 8차선 도로의 이름은 최치원의 시호를 본떠 ‘문창로’로 지어졌고 최치원이 벼슬살이를 한 적이 있는 양저우시에서는 매년 10월 15일을 ‘최치원의 날’로 정하여 기리고 있다. 

양국 교류의 상징이고 중국에서도 많이 알려졌다고 하지만 세 번씩이나 언급한 건 너무 과한 것 같다. 이 정도의 반복이라면 중국이 어떤 메시지를 담았다고 봐야 한다. 최치원은 당나라의 관리로서 신라에 들어왔고 신라 시대 대표적인 유학자다. 중국은 최치원을 통해 역사적으로 소중화를 자처할 정도로 중국과 깊은 관계를 가졌던 한국의 과거를 떠올리게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중국이 최치원을 당나라의 관리이면서 한국에 중국문명을 도입한 유학자로 기억하려고 한다 해도 그걸 말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로 인해 최치원이 중국인들에게 더 많이 알려지고 자연스레 화개동을 찾는 중국인도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불편한 마음을 가질 필요도 없다. 그리스나 로마 문명이 인류의 유산인 것처럼 중국의 고대사도 인류의 유산이다. 서구 강대국들이 그리스나 로마 문명을 언급하면서 불편한 기색이 보이던가? 중국은 그들대로 자신들의 문화 유산에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는 그와 결이 다르게 그 유산을 공유하면 된다.
 
신라와 중국의 고대 유산을 같이 공유하는 방법도 있다. 최치원은 중국에서 세상에 대한 꿈을 꾸었고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신라로 건너와 유교적 개혁을 시도하다 마지막엔 화개동에서 신선이 되었다. 이러한 동선을 알찬 스토리로 연결시키면 한국과 중국이 자연스레 서로의 고대 유산을 공유하게 된다.
 
소유보다 존재다. 유산이 누구의 것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공유하느냐가 중요하다. 시진핑의 최치원 언급을 좋은 기회로 삼아 양국 공동의 유산으로 만드는 건 우리의 현재 문화적 역량에 달려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0&table=wook_kim&uid=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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