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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모대에 크락숀 울려주고 도시락도 싸줬다”
[보수선생전(傳)-8] “87년 6월, 그 때는 해도 해도 너무했다”
뒷북의 달인 | 2012-06-24 10:02:4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그래, 그 때 시끄릅기는 참말로 시끄릅었다.”

보수선생은 소주 한잔을 입에 털어넣고 조그맣게 한숨을 내쉬었다.

6월 항쟁.

'6월 항쟁'은 1987년 6월 10일부터 6월 29일까지 대한민국에서 전국적으로 벌어진 반독재, 민주화 운동이다. '6월 민주항쟁', '6.10 민주항쟁', '6월 민주화운동', '6월 민중항쟁' 등으로도 불린다.

대통령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뽑는 간접선거를 골자로 한 기존 헌법에 대한 대통령 전두환의 '호헌 조치'와, 경찰의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이한열이 시위 도중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사건 등이 도화선이 돼 6월 10일 이후 전국적인 시위가 발생하였고, 이에 6월 29일 노태우의 수습안 '6.29선언' 발표로 대통령 직선제로의 개헌이 이루어졌다.

“그 때가 보자, 1987년이면 내가 오십세 살, 한창 중앙동에서 ○○해운 총무부장으로 일하고 있을 때네.”

 

 

 

 

 

 

 

 

 

(부산 사람이라면 사진으로 금방 알, 중부경찰서 앞이다. 선생의 직장은 여기서 100미터 정도 거리에 있었다.)

“데모도, 데모도.... 요즘 촛불 들고 하는 데모는 거따가 대몬 데모도 아이라요. 알라(아기)들 장난이지. 막 이짝에서는 돌메이가 날라댕기고, 화염병을 터주고, 각목이야 쐬파이프야... 경찰도 막 잡기만 하모 뚜디리 패고, 최루탄을 펑펑펑펑 터주고.. 완전 전쟁판이 따로 없었다.”

선생은 소주처럼 시위도 싱거워졌다는 것일까.

“최루탄, 그거 터지면 어떤데요?”

최루탄을 경험해 보지 않은 세대인 누군가가 물었다. 우리가 미처 말하기 전에 선생이 먼저 답했다.

“그거는 안 겪어 본 사람은 모린다. 바로 앞에서 안 터지도요, 저~기 저기 멀리서 터지도 막... 눈물 콧물 나는 거는 두벌 제치놓고, 일단 숨이 칵 멕힌다카이. 눈따갑고 목따갑고 하는 거는 개급은(가벼운) 현상이고, 난중에는 마 그저 사람이 멍~해진다꼬.”

선생은 그때가 생각나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시위 양상도 격렬했지만, 규모도 아주 컸다지요?”

“그라모. 많이들 나왔지. 6.29선언 있기 며칠 전부터는 도로가 꽉 멕히가 차도 올키 몬다닜다.”

“그 정도였나요?”

“데모하는 사람들도 사람들이지마는서도, 택시기사며, 학부모들이며, 중고등학생들... 일반 시민들이 제붑 많이 도왔지. 힘내라꼬 막 크락숀도 울리 주고, 도시락도 싸주고...”

 

 

 

 

 

 

 

 

 

[자료 : 87년 6월항쟁 당시 국제시장]

“일반 시민의 참여가 아주 많았군요?”

“우선 내만 해도, 데모대에 끼지는 안했지마는, 그 사람들다테 빵이며 우유며 사주고 했으니까.”

“선생님께서요?”

우리가 놀란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보수선생은 픽 웃음을 흘렸다.

“와, 내는 그런 거 하믄 안되나? 그런데 그때는 그랬다.”

“그러면 선생님께서도 당시 민주항쟁은 옳다고 보신 거군요?”

“그때는 그랬지... 그때는... 솔직한 말로, 해도 해도 너무했자네.”

선생은 다시 소주 한잔을 들이키고, 회를 한점 집어 초장에 찍었다.

하얀 생선의 살이 빨간 초장에 물든다.

그래, 선생의 말대로 그 시절은 ‘해도 해도 너무한’ 시절이었다.

불법적인 5.16 쿠데타로 집권해 오랜 세월 철권통치를 휘둘러온 독재자 박정희.

그의 근위병으로서, 박정희가 죽자 5.16의 짝퉁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과 그의 정권.

무고한 광주시민을 학살하고, 잔혹한 압제로 민주주의의 싹을 짓밟은 그들의 악행을 말할 기회는 따로 있으리라 생각한다.

지금은, 곳곳에서 피어오른 작은 불씨가 어떻게 큰 들불로 자라나 온 세상을 불태웠는지, 또 그날의 부산은 어떠했는지를 들어보기로 하자.

“6월항쟁은 보통 그해 1월, 당시 서울대 학생이던 박종철 군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들 이야기 하는데요, 기억나십니까?”

“그라모, 그 학생이, 가가 부산 아라요. 혜광고등학교 나왔고.. 집이 저 어데고, 아미동인가 그랬는데... 두어 다리 건너지만 그 학생 아부지도 내가 안다꼬. 참, 억울한 일이재.”

박종철.

그 이름을 빼놓고 그 해 6월을 말할 수 있을까.

서울대 언어학과 83학번인 박종철은 학과 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면서 학생운동에 적극 참여하였다. 그의 선배 박종운을 검거하기 위해 그를 연행해 간 경찰은, 잔혹한 폭행과 전기고문, 물고문 등을 가하여, 끝내 1987년 1월 14일, 박종철은 치안본부 대공수사단 남영동 분실 509호 조사실에서 숨지고 말았다. 

경찰은 이 사건을 덮어버리려 했지만,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의 언론에서 집요하게 진실을 파헤쳤다. 이 사건에 대해 당시 치안 본부장 강민창은 “냉수를 몇 컵 마신 후 심문을 시작, 박종철군의 친구의 소재를 묻던 중 책상을 ‘탁!’ 치니 갑자기 ‘억!’ 소리를 지르면서 쓰러져, 중앙대 부속 병원으로 옮겼으나, 12시경 사망하였다”고 공식발표 했다. “탁 치니 억”은 한동안 군사정권의 궤변과 비도덕성을 조롱하는 유행어로 널리 사용되었다. 

전기고문과 물고문에 의한 살인 사실을 숨길 수 없게 된 경찰은 서둘러 조한경 등 2명이 박종철군을 물고문하여 살해했다고 이 사건에 관하여 축소 은폐 보도를 하고, 가족 허락도 없이 벽제 화장터에서 시신을 화장해 버리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다.

사건 수습을 위해 내무부 장관에 임명된 정호용은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때리느냐”며 고문이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했는데, 그는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특전사령관으로 민중 학살의 책임자중 하나로 지목되던 사람이었기에 이 말 역시 한동안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때리느냐”... 지금 봐도 참으로 주옥같은(?) 멘트다. 

이러한 정부당국의 후안무치한 태도는 사람들의 속을 부글부글 끓어오르게 만들었다. 2월 7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박종철군 범국민추도식" 및 도심 시위가 일어났고, 3월 3일에는 "박종철군 49재와 고문추방 국민대행진" 및 시위가 벌어졌다.

 

 

 

 

 

 

 

 

 

 

 

 

 

 

박종철의 고향, 부산 사람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특히 대각사 일대는 87년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이후 형성된 추모대회가 중심적으로 펼쳐졌던 곳이다. 이곳은 시내 한복판에 있었기에 시민들과 시위대의 자연스러운 결합이 가능했다. 이러한 추모대회와 도심지 곳곳에서 시위가 가능했다는 지리적인 요건은 ‘박종철군의 고문치사사건’에 대한 국민적인 공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기반으로 작용하였다.

박종철군의 고문치사에 대한 ‘2.7 추도대회’가 열린 대각사 일대에 대해 부산시경은 야당과 시민운동의 지도부에 대해 ‘가택연금’과 ‘압수수색’등으로 대응하였다. 중구 광복동에서 부평동 파출소까지와 창선파출소에서 미문화원에 이르는 도로변의 주차를 일체 금지시키고, 미문화원을 중심으로 하는 시내버스 정류소를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2월 7일 12시쯤 검은 리본을 단 신민당 청년당원들이 대각사로 들어가려다 제지당하자 심한 몸싸움을 벌이고 시위가 이루어졌다. '부마민중항쟁' 이후 만 여명에 이르는 시위군중이 형성되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전두환 정권이 무너져가던 서막이 '2.7시위'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계속)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9&table=back_book&uid=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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