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 CMS후원
2017.03.23 21:23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세계  |  미디어  |  칼럼  |  서팡게시판  |  여행게시판
 
칼럼홈 > 뒷북의 달인

보수선생전(4) - 자유와 공포, 그 허와 실
박근혜가 방북한 건 ‘나라 일’ 때문, ‘국가보안법 위반’은 무슨, 어따 대고...
뒷북의 달인 | 2012-06-08 11:15:0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티스토리에서 ‘뒷북치는 블로그’를 운영중인 ‘뒷북의 달인’ 님이 지난달 30일부터 자신의 블로그에 <보수선생전(傳)>을 연재중입니다. ‘보수선생’은 부산지역에 거주하는 올해 78세의 가상의 인물로, 트위터에서 종북좌파 척결을 외치는 보수진영의 ‘노전사(老戰士)’랄 수 있습니다. ‘뒷북의 달인’ 님은 ‘보수선생’과의 가상 인터뷰를 통해 부산지역의 보수진영, 나아가 한국사회의 보편적인 보수인사들이 가지고 있는 보수성향의 실제와 그 연원 등에 대해 탐문하고 있습니다. 억센 부산 사투리에다 솔직과감한 보수선생의 이야기는 읽는 재미에다 보수진영의 속살 한 자락을 엿보는 맛도 적지 않습니다. 본지는 ‘뒷북의 달인’ 님과 협의하여 연재글을 독점게재키로 하였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 방북 이틀째인 2002년 5월 12일 박근혜 의원(오른쪽 두번째)이 소년학생궁전을 찾아 학생들의 서예솜씨를 구경하고 있다. © 민중의소리

보수선생은 무슨 뜨거운 것에 데이기라도 한 것처럼 화들짝 놀랐다. 그러더니 이내 인상을 찌푸렸다. 아주 불쾌한 눈치였다.

“무슨, 어데, 그런, 본데없는 소리를 하고 있노. 그런 얘기는 뺄개이로 의심되는 사람들한테나 하는 기지 사상적으로 검증된 사람한테는 물어볼 필요가 없다.”

그 검증은 누가 언제 어떻게 했나요.

“북한에도 갔다 왔잖습니까. 2002년인가요? 김정일 위원장, 아니 김정일 개새끼랑 만나서 비밀회담도 하고 사진도 찍고, ‘우리 2세들끼리 잘해봅시다’ 이런 말도 하고...”

선생은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다.

“봐라. 그때 그런 논란이 쪼매 있기는 있었다. 그런데 그거는, 나라 일을 하러 간 거지. 응, 그래, 나라 일 때문에 간 거고...”

“실정법 상 국가보안법 위반...”

선생은 더 듣기 싫다는 듯 말을 끊었다.

“박근혜 위원장이 어떤 사람인데, 엉? 어데 댈 데다 대야지. 즈그 엄마 육여사가 이북놈이 쏜 총탄에 목숨을 잃었는데, 엉? 뺄개이 이북놈들이라카믄 뽀독뽀독 이를 갈 낀데 그런 사람한테 그런 말을 물어보면 되나?”

보수선생이 이 짧은 문장을 말하는 동안, 표정은 아주 빠르고 다양하게 변했다. ‘박근혜’, ‘육여사’를 말할 때는 아주 조심스럽고 진지한 얼굴이었고, ‘빨갱이’, ‘이북놈’을 입에 올릴 때는 험악하고 공격적인 얼굴이 되었다.

이것은 어떤 조건반사일까.

“선생님, 제가 한 가지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먼저, 저도 북한을 싫어합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어떤 이유에서 북한을 싫어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선생은 무슨 그런 멍청한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그기 머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되나? 그런 거는 애나(차라리) 북한 좋다카는 놈들한테 가가 와 북한이 좋은지 물어보는 기 더 안 빠르나?”

말 된다. 그런 방법이 있었군. 그런데 북한 좋아한다는 사람들 찾기도 쉽지가 않다.

“그래도 선생님의 고견을 들려주시지요. 오늘 자리가 그런 자리니까요.”

“그래? 보자. 일단 뭣이라 뭣이라 케도 이북하고 우리 자유대한민국하고 차이점이라카믄, 저 놈들한테는 자유가 없잖아. 공산주의 사회에는 말이다.”

자유, 自由, Freedom.

우리에겐 과연 얼마만큼의 자유가 있을까?

그보다 먼저, 우리는 저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을까?

“봐라, 우리는 뭣이든지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잖아. 그란데 저노무 이북 공산주의 체제에서는 그런 기 있을 수 없다꼬. 김일성이 삼대를 욕한다든가, 정부를 비방한다든가, 그라기라도 해봐라. 바로 총살이다 총살! 총살 아이모 아오지탄광 가는기지 뭐. 그런 세상에서 우째 살 수가 있겠노 말이다.”

“그러면 선생님이 북한을 싫어하시는 가장 큰 이유는 그 사회에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없기 때문이다, 뭐 그렇게 보면 되겠네요?”

“그렇지, 그거 말고도 머, 사유재산 인정이라든가 경제체제의 우수성이라카든가 뭐 그런 거도 있지만은서도, 우선 첫째로는 그기라요.”

생각해보면, 굳이 보수선생의 말을 들 것도 없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정치지도자를 욕하거나,

 

 

 

 

 

 

 

 


정부를 비방하는 것만으로 처벌받는다면 얼마나 살기 힘든 세상인가.

자유란 공기와 같아서, 누리고 있을 때엔 그 소중함을 모르지만 잃게 되면 견딜 수 없는, 그런 것이 아닌가.

조금 엉뚱한 얘기가 될 지도 모르겠다.

 

 

 

 

 

 

 

 

 

 

 

 



Rage Against The Machine, 줄여서 RATM 이라는 이름의 밴드가 있다.

이들이 언젠가 “Evil Empire(악의 제국)”라는 앨범을 발매한 적이 있는데, 이 ‘악의 제국’이란 말은 원래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연설 때마다 소련을 지칭해서 했던 말이다.

RATM의 멤버들은 어릴 적에 레이건의 연설을 들으며 자연스레 소련을 ‘악의 제국’으로 알고 자라왔다고 한다.

그러나 철이 들고 어른이 되어 다시 보니 진정한 악의 제국은 바로, 그들이 살고 있는 나라 미국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나의 경험을 들어보겠다.

80년대에 초등학교를 다닌 우리 또래는 ‘반공동화’라는 참 이름도 희한한 책들을 읽었다. 저학년은 반공만화, 고학년은 반공동화, 어른이 되었을 때 왜 반공소설을 읽게 하지는 않았는지 궁금한 일이다.

그러한 반공동화에서 그려진 북한의 실상은 참으로 참혹한 것이었다.

주민들은 강제노역에 시달렸고, 사회주의 이념과 체제에 억눌린 채 억눌리고 있었으며, 국가는 국민 하나하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감시하고 있었다.

그런 책 속의 이야기가 사실은 그 당시 우리의 현실과 무섭도록 닮아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데는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과연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문득 보수선생에게 다른 질문을 하고 싶어졌다.

“선생님, 그런데 말입니다. 북한의 지도자들은...”

“지도자라이!”

“아.. 죄송합니다. 그럼 뭐라 할까요, 그 독재자들은 왜 그렇게 주민들을 못살게 굴고 억압하고 통제하고 그러는 걸까요? 기왕 자기가 다스리는 나라의 백성이면 행복하게 해주면 서로 좋지 않습니까?”

“봐라, 그거는 이런 기다. 자네들도 알다시피 소련체제가 붕괴가 되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공산권이 싸그리 몰락을 했다 아이가. 은쟈는(이제는) 세계적으로 공산주의라카는 거는 찾아보기가 힘들기 됐다고. 그래 되이 저 이북 뺄개이 수뇌부에서도 생각하기를, 아, 잘몬하믄 우리도 망하겠구나! 목심(목숨)을 부지하기가 힘들겠구나! 그라모 우째야 되겠노... 주민들이 딴 생각 몬하구로 딱! 군기를 다잡아야겠구나! 자유라카는 거는 요만큼도 주지 말고, 사람들한테 공포심을 심어주야겠구나! 요래 생각을 한 기라.”

선생의 의도와 얼마나 부합되는지 알 수 없지만 그 말에서 어느 정도의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선생은 북한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비슷한 시대를 보냈던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얘기는 아닐까.

그럴 것이다. 남이든 북이든, 아니 세계의 어느 곳에 있는 독재자든 자유민의 의지를 억압하는 데 공포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선생은 과연 어떤 것에서 공포를 느꼈을까? 우리나라가 공산주의 사회가 되어 자유를 잃게 된다는 것에 대해? 아니면 자칫 뜻하지 않은 오해나 불운으로, 이 나라 권력자들에 의해 불온한 사상을 가진 자로 몰려 억압받을 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해?

아까 잠깐 언급했던 RATM의 Evil Empire 앨범에는 “Vietnow”란 곡이 있다. 그 곡 말미에 지겹도록 반복되는 후렴구가 생각난다.

“Fear is your Only God.(공포가 너의 유일신)”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9&table=back_book&uid=4 









      



닉네임  비밀번호  542176  (스팸등록방지:빨간숫자만입력)

                                                 
3당 합의 개헌 그 속내가 궁금하다
                                                 
언제까지나 미국의 기만외교에 놀...
                                                 
디지털 자본주의에 대한 암울한 보...
                                                 
파업썰전
                                                 
‘사드 레이더’도 기습 전개, 본...
                                                 
2016년의 관점 - 종교와 머니 게임...
                                                 
천안함의 진실, 양심선언 임박?
                                                 
신공항 건설에도 박근혜식 ‘은폐...
                                                 
안희정, ‘루비콘 강’을 건너가나...
                                                 
3년 만에 떠오른 세월호 ‘이제 집...
                                                 
천안함의 진실을 지킨 사람들과 박...
                                                 
[100년 편지] 청뢰 이강훈 선생님...
                                                 
홍석현 생각
                                                 
누가 글로벌 인재인가?
                                                 
유권자, 즉 국민이 ‘단일화’를 ...
                                                 
“우리는 아직도 가족들을 기다리...
                                                 
“근혜를 보면 그 아부지를 생각한...
                                                 
[오영수 시] 망각의 숲
38365 ‘3.1운동 민족대표’ 33인의 진실
11608 잠수함 충돌설 ‘자로’ 법적 대응...
9885 정유라, 2014년 박근혜와 청와대에...
8125 왜 한국의 자주세력은 번번이 축출...
6507 親文의 미리 마신 김칫국…판을 넘...
5887 안철수의 ‘자주’와 안희정의 ‘...
5793 신(新) 종북
5661 세월호 7시간 답변, 탄핵 결정적 ...
4896 [오영수 시] 망각의 숲
4674 [천안함] 권영대 - 딜레마에 빠진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3 진미파라곤930호 (주)민진미디어 | 발행.편집:신상철 | 등록번호: 서울 아01961 | 발행일: 2012.02.15 |
이메일: poweroftruth@daum.net | 사업자번호: 107-87-60009 | 대표전화: 02-761-1678 | 팩스: 02-6442-0472 | 통신판매: 2012-서울영등포-0188호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고/사업제휴문의 | 기사제보 | 칼럼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