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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돈 몬 묵는 놈이 바보지, 틀맀나?”
[보수선생전(傳)-13] 역대 정권의 ‘대북퍼주기’, 그 허와 실
뒷북의 달인 | 2012-07-28 12:32:5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술에 취한 것은 선생 뿐만이 아니었다. 연거푸 들이킨 술잔에 우리들의 얼굴과 머리도 달아올랐다.

무슨 이제는 되지도 않는 걸로 다 트집이십니까, 돈 먹여서 노벨상 받을 수 있으면 이건희 회장은 한 백 개는 받게요?”
뭐라? 말이면 단 줄 아나! 귀때기 새파란 기 어데서 눈을 똑 불시고!(어디서 눈을 딱 부릅뜨고)”

이쯤 되면 막 하자는 거다. 좀 덜 취하고 정신 멀쩡한 사람들이 말려야 했다. 논리적으로 불리할 때 나이 얘기를 꺼내는 선생이야 그렇다 치고 아직 우리 사회에서 젊은 사람이 연장자에게 술 먹고 대드는 모습은 썩 그리 아름답지 못하다.

한참을 어르고, 달래고, 무마하고, 빌고 한 끝에야 모두들 흥분을 가라앉혔다. 선생은 혼잣말인지 넋두리인지 모를 것을 중얼거렸다.

자네들이 뭘 아노? 아무꺼또 모린다. 보릿고개를 아나, 6.25를 아나, 몰라요, 모른다꼬요. 얼매나 고생을 해가... ? ... 새마을운동... 박 대통령... 경제를 이마이 발전시키가... 어데 그런... 택도 없는... 뺄개이... ”

두엇이 또 푹푹 한숨을 내쉬었지만 눈짓으로 말렸다. 과연 이 이야기를 계속 끌어나갈 수 있을까.

? 우째가 발전시킨 나란데 말이다... 그거를 모르고...”
그렇게 발전시킨 나라를 그럼 김대중이 집권해서 말아먹기라도 했나요?”
말아묵었지! 이북에 막 다 갖다 퍼주가꼬, ? 핵무기 만들으라꼬 막 퍼주가 말아묵으찌!”
그 정도 보내줘서 나라가 망할 것 같으면 22조 들인 4대강 사업해서는 완전 거덜났겠군요?”
아 그 돈이야 누가 해묵든지 우리나라 안에 있지 어디 가나! 좀 해묵으믄 어떻노!”
? 뭐라구요?”
내 말이 틀맀나! 대한민국 돈 몬 묵는 놈이 바보지! 아 누가 묵든지 국내에 있으면 되는 거 아이가!”

이 말을 듣고 다들 대략 정신이 멍해졌다.

글쎄요, 그 해먹은 돈이 국내에 과연 있을지, 싱가폴에 있을지 모르겠군요.”

 

 

 

 

 

 



<눈치챘구나!>

이것도 보수언론이나 논객, 인터넷 공간의 담론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주제일 것이다.

국민의 정부, 그러니까 김대중 집권 시부터 시작된 일방적이고 막대한 금액의 대북 퍼주기로 북한이 핵개발을 감행하고 체제를 유지하여 통일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였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모를 정도로 심각한 오류투성이인 문장이다. 

하나하나 뜯어보자. 첫 번째로 대북지원은 최초로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집권 3년차인 19956월부터 시작되었다.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이 정부여당이었던 때에, 북한 주민의 식량 지원 등 인도적인 차원에서 시작된 대북지원은, 임기말까지의 약 2년 반 동안, 경수로건설 지원금을 포함하면 약 4조원에 달하는 현금과 물품으로 구성되었다. 시작을 한 것도 이 문민정부 때였고, 액수도 가장 많았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 지원액이 3조원 남짓인 것을 생각해보면, 단기간에 많은 액수를 지원해준 것이다 

다음, 대북지원은 일방적이고 시혜적인 무상지원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대북지원은 크게 정부차원의 무상지원과 식량 차관, 그리고 민간 지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중 식량 차관은 제6공화국 당시 북방외교를 통해 러시아에 차관을 제공하고 무기 등의 물자로 상환을 받은 바로 그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이번 이명박 정부때에 첫 상환기일이 도래하였으나, 남북관계의 급속한 악화로 지원과 상환 모두가 무기한 연기(라고 쓰고 무산이라고 읽는다)되었다.

정부의 무상지원과 민간기업의 지원도 그저 생각하듯이 김정일의 계좌에 현금을 쏘아^^주는 것이 아니라, 금강산 관광에 따른 관광수익금과 개성공단 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된 금액이 대부분이다. 참고로, 개성공단 지원금을 가장 많이 보낸 정부는, 놀랍게도 이명박 정부이다. 이명박 정부 때 총 8,696만달러를 송금해 4,131만달러를 송금한 노무현 정부 때보다 2배 이상 지급했다고 한다.

 

 

 

 

 

 



<
돈봉투로 직접 주려고 했던 사람들은 누굴까?>

, 그러면 주지 않아도 될 돈을 주어 핵개발을 도운 건 사실 아니냐고? 로켓이며 핵이며 누가 준 돈으로 개발했냐고?

일본과 미국이 준 돈으로 개발했다.... 고 하면 놀라려나?

1995년부터 2002년까지, 가장 대북지원이 활발했을 무렵의 지원규모를 보면, 우리 정부쪽의 지원액은 5억 달러, 같은 기간에 일본은 9, 미국은 62천만 달러를 지원했다. 북한이 무슨 돈으로 뭘 했다면 이 돈이 더 많지 않나?

게다가 우리 정부 측 지원액의 상당부분이 식량차관이라 쌀이나 비료 등의 현물이 대부분이었는데, 아니 북한에서도 김정일이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고 모래로 쌀을 만들었다는 개뻥은 치지만, 쌀로 핵무기를 만들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 쌀마저도 군량미로 전용된다고 길길이 날뛰면서 전량 햇반으로 바꿔야 한다고 설치던 걸 생각해 보면 참 씁쓸한 웃음이 입가에 맴돈다. 북한군은 다른 물자 없이 밥심으로만 전투를 하나보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대한 야욕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후반부터다. 그리고 1980년대 초반 현실화되기 시작한다. 1994년에 벌써, 보수언론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보도한다. 미국 CIA 1994년 의회 보고서에도 "북한은 1992년 이전에 핵개발을 끝냈다"라고 돼있다.

주사파의 창시자이자 국립묘지에 안장된 반공투사^^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말도 그와 일치한다. 그는 "북한은 핵무기를 쓰고 남을 만큼 만들어뒀다"며 핵실험 준비가 93년 당시에 완료됐음을 시사한 적이 있다. 황 전 비서는 북핵문제와 관련해 "1996년 김일성이 살아있을 때 지하에서 핵실험을 다 할 정도로 이미 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가 상당수 만들어져 있다고 대답했다.

이러나저러나 우리 정부의 대북지원과 북한 핵 개발은 시기와 성격, 규모에서 모두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 보수선생의 귀에 이런 말은 잘 들어가지 않는다. 맨 정신으로라도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인데다 술기운마저 있으니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또 금세 다른 얘기를 하신다.

김대중이가 대통령 되고 호남이 얼마나 발전했는줄 아나? 길도 엄청시릅게 닦아놓고 공장이 막 들어서가 밤새도록 공장 짓는다고 시끄럽다케.”

전라도에 태어나서 여태껏 한 번도 가 보신 적이 없다는 보수선생의 말씀이다. 우리가 별 대꾸가 없으니 선생은 또 다른 얘기를 꺼냈다 

요즘 와 데모를 안하는 줄 아나? 옛날에는요, 김대중이가 데모하는 놈들한테 돈을 대줬다케. 그란데 지 집권하고는 안 줬을 끼 뻔하고, 지 죽고 난 다음에는 줄 사람이 없잖아. 그래서 데모를 안하는기라.”

이건 또 무슨 해괴망측한 소린가.

봐라. 그 전에까지 얼매나 데모를 많이 했노 말이다. 그랬는데 김대중이가 정권 잡고는 하나도 안했잖아? 그기 바로 데모하는 놈들이 뺄개이 사주를 받고 했다는 증거라!”

이 말에 모두들 어처구니없어 했지만, 특히나 더 어이없어 한 사람이 우리 중에 하나 있었다 

정윤은 대연동의 어느 대학교 앞에서 조그만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초반의 젊은이로, 군 복무를 의무경찰로 마쳤다. 검도를 잘한다는 죄^^로 기동대로 차출되어 2002년부터 2004년까지, 2년여의 복무기간 내도록 전국 곳곳의 시위진압에 동원되었던 그는, 지금 보수선생의 이 같은 말을 듣자 할 말을 잊은 채 입을 딱 벌리고 있었다.

그가 복무 중 진압했어야 하는 시위는, 굵직한 것만 해도 미선-효순이 추모 촛불집회, 그에 이은 SOFA 개정 촉구 집회, 부안 핵폐기물 처리장 유치 반대 집회, 화물연대 파업 집회, 전국농민대회... 특히, 화물연대의 파업은 이때 처음 시작되었고, 2003년의 전국농민대회는, 직전에 멕시코에서 WTO 회의를 저지하기 위해 자결한 이경해 열사의 49재에 맞춰져 있어, 역대 최대의 규모였다. 전쟁터 같은 시위현장에서 죽을 고생을 하며 근근히 버텨왔는데 김대중 정부때는 시위가 없었다고 하니,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이었다.

평소 온화하고 얌전한 정윤의 눈썹이 꿈틀거리고 검은 뿔테 안경 안의 눈이 이상하게 빛나는 것을 본 나는, 오늘의 모임을 이것으로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6월 항쟁을 이야기하며 공감대를 느꼈던 것도 잠시, 선생과 우리는 어쩔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었다. 이야기를 할수록 그 격차는 좁혀지는 것이 아니라 더 벌어지지나 않으면 다행일 지경이었다.

선생님, 이제 밤이 깊었습니다. 저희도 다들 들어가 봐야 하고, 선생님도 댁으로 가셔야지요.”
? 한 잔 더 안 하고?”
, 오늘 좋은 말씀 많이 들려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그래?.... , 내야말로 대접 잘 받고 고맙다.”
오늘 못 다한 얘기는 다음에 또 듣도록 하고, 오늘은 이만 마치도록 하지요. 제가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택시를 잡아, 아쉬운 빛이 역력한 선생을 태워 보내고, 우리끼리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오늘 우리는 무슨 이야기를 했는가. 무엇을 듣고 무엇을 얻었는가. (계속)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9&table=back_book&uid=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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