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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선생전(傳)-1] 왜 부산은 여당을 지지하는가
민주항쟁의 땅, ‘야도(野都) 부산’은 왜, 언제부터 야구도시 ‘야도’가 됐나
뒷북의 달인 | 2012-06-03 19:32:0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티스토리에서 뒷북치는 블로그를 운영중인 뒷북의 달인 님이 지난달 30일부터 자신의 블로그에 <보수선생전(傳)>을 연재중입니다. 보수선생은 부산지역에 거주하는 올해 78세의 가상의 인물로, 트위터에서 종북좌파 척결을 외치는 보수진영의 ‘노전사(老戰士)랄 수 있습니다. 뒷북의 달인님은 보수선생과의 가상 인터뷰를 통해 부산지역의 보수진영, 나아가 한국사회의 보편적인 보수인사들이 가지고 있는 보수성향의 실제와 그 연원 등에 대해 탐문하고 있습니다. 억센 부산 사투리에다 솔직과감한 보수선생의 이야기는 읽는 재미에다 보수진영의 속살 한 자락을 엿보는 맛도 적지 않습니다. 본지는 뒷북의 달인 님과 협의하여 연재글을 독점게재키로 하였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뜻하지 않게 ‘보수선생’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하니, 첫머리부터 막혀 좀체 글머리를 찾기 힘들다. 우선 내가 ‘보수선생’에 대해 아는 것이 그다지 많지가 않고, 몇 마디 말로 한 사람의 인생을 - 그것도 나보다 훨씬 길고 복잡한 삶을 살아온 - 규정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자칫 순수한 선의로 쓰인 이 글이 어떤 불순한 정치적인 의도를 띤 것인 마냥 오해받는 것도 썩 달가운 일은 아닌 지라, 쉽게 쉽게 휘적휘적 글을 써댈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정말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첫째, 이름도 모른다. ‘보수선생’이라는 말은 그의 트위터 프로필에 태극기와 함께 떡하니 박혀 있는 ‘애국보수’라는 말에서 따온 것일 뿐, 그의 본명은 아니다. 교직에 몸을 담거나 남을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아본 적이 없는 그에게 ‘선생’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에도 약간의 위화감을 느끼지만, 그가 나보다 먼저 태어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니 그를 ‘선생(先生)’이라 불러서 잘못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름은 모르지만 그의 성(姓)은 확실히 알고 있다. 처음 ‘보수선생’을 만난 날, 이런 일이 있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제가 여기서는 가장 연장이라 대표로 인사를 드립니다. 김현욱이라고 합니다.”

우리 모임의 맏형인 현욱이 인사를 건넸다. ‘보수선생’은 가볍게 목례를 하고 물었다.

“자네, 김가라고 했나. 본(本)은 어디고?”
“김해(金海)입니다.”
“파(派)는?”
“삼현파(三賢派)입니다.”
“그래? 항렬자가 우째 되지?”
“종(鍾)자 항렬입니다. 족보에는 다른 이름으로 돼 있습니다.”
“내가 용(容)자 항렬이니끼네 내 손주뻘 되는구만.”

이것이 우리가 그와 나눈 첫 대화였다.

말이 나온 김에, ‘보수선생’을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부터 얘기해 나가는 것이 순서인 것 같다. 우리는 부산·경남 지역에 살면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또는 다른 SNS를 통해 만난 사람들로, 우리 지역의 관심사나 정치·사회 일반에 걸친 문제를 서로 이야기하고, 또 그에 관한 여러 정보를 공유하는 소모임을 함께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2년 4월 11일,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맞이하여, 또다시 부산·경남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의 압승이라는 결과를 보게 되자, 모임 중의 누군가가 별 생각 없이 한 마디를 던졌다.

“왜 이 동네 사람들은 여당을 지지하는 것일까?”

듣고 보니 그랬다. 과연 왜 그런 것일까?
이번 선거만 하더라도, 여당 후보의 자질 문제로 얼마나 시끄러웠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조사대상이 되어 있는 후보도 있고,

성추행이니 부적절한 관계니 하는 추문으로 제법 시끄러웠던 후보가 있지를 않나,

학위 논문을 대놓고 표절하여 그것으로 교수가 되고, 내친 김에 공천을 받은 후보도 있었고,

후보유세를 대신하는 TV토론에 나올 자신이 없어 그냥 벌금을 내고 불참해버린 후보도 있었고,

역시 토론에 불참하면서 그 이유를 ‘나는 로봇이니 나가봐야 할 말이 없다’는 어이없는 말을 한 후보도 있었던 데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거나 ‘일제 강점기를 겪으며 친일을 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 주장을 했던 후보도 있었다.

이게 모두 부산·경남에서만 있었던 일이고,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이 모두 당선, 금뱃지를 달게 되었다는 것이다. 가히 ‘시체가 1번으로 출마해도 당선이 된다’거나, ‘개꼬랑지에 파란 깃발만 달아도 당선이 된다’는 말이 실감나는 현실이다. 물론, 이번 선거에 그 깃발은 빨간 색이 되긴 했다.

왜 이런 것일까.

부산·경남이라고 하여 아주 오래전부터 내도록 전통적으로 보수적이거나 친여(與)성향이었던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야도(野都)라고 불렸던 적도 있는 곳이다.

부패한 자유당 정권에 맞서 싸워 이 나라 민주주의의 소중하고도 빛나는 첫 승리를 이끌어 낸 4·19 혁명, 그 도화선은 3·15부정선거 규탄시위에 참가했다가 최루탄이 눈에 박힌 채 참혹한 시신으로 발견된 마산의 한 고등학생 김주열의 모습을 담은, 부산일보의 사진 한 장이었다.

짧은 민주화의 봄을 짓밟은 5·16 군사 쿠데타, 지루하도록 길었던 독재의 끝도 사실은 부마항쟁에서 시작되었다. 1979년 10월 16일, 부산대학교 학생들에 의해 시작된 시위가 시민 계층으로 확산되자, 당시 박정희 유신 정권은 10월 18일 0시를 기해 부산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66명을 군사 재판에 회부했으며, 10월 20일 정오 마산 및 창원 일원에 위수령을 선포하고 군을 출동시킨 후 민간인 59명을 군사재판에 회부했다. 독재정권의 모순과 부조리는 그들 스스로의 내분을 자초, 결국 10월 26일에 그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부산은 이승만 정권에 이어 박정희 정권까지, 두 독재정권을 종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이러한 민주주의의 성지, 항쟁의 땅, 야도(野都) 부산이 왜, 언제부터 이렇게 바뀌게 된 것일까?

“야도 맞잖아.”
“응? 무슨 소리..”
“야구(野球) 도시(都市), 야도.”
“....-_-;;;”

아닌 게 아니라 부산은 야구의 도시가 되어버렸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지역 야구팀 응원에 온 정신이 팔렸다. 그것도 까닭모를 일이긴 하나, 그에 대해서 알아갈 다른 기회가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 아니 새누리당을 찍는다고 해서 꼭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나?”
“하긴,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거니..”
“그렇다고 20년 가까이 여당을 지지해 온 것을 진보적이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그 말도 맞네.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
“김영삼이 때문이지 뭐.”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다. 1990년의 삼당합당을 말하는 것일 게다. 3당 합당(三黨合黨)은 1990년 1월 22일,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민주정의당(약칭 민정당)이 제2야당 통일민주당(약칭 민주당), 제3야당 신민주공화당(약칭 공화당)과 합당해 통합 민주자유당을 출범시킨 것을 말한다.

민주당은 13대 총선에서 득표율 2위(민주당 23.8%, 평민당 19.3%)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59석(지역구 46석, 전국구 13석)에 그쳐 원내 3당(평민당 70석)으로 밀려난다. 김영삼 총재는 평화민주당 (1987년) 김대중 총재에 대해 상당한 경쟁심을 가지고 있었던 데다 현재의 구도대로 간다면 대통령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 민정당과 합당하여 여당의 지위를 얻고 자신의 조직을 총동원하여 차기 대권을 잡는다는 구상을 가졌다.

입장을 정리한 김영삼 총재는 민정당과 비밀리에 합당협상을 펼쳤고, 또한 자신의 측근인 서석재가 1989년 동해시 보궐선거 당시 무소속 후보를 매수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자 합당의 결심을 굳히게 되었다. 그러나 이기택, 김정길, 장성화, 김상현, 박찬종, 홍사덕, 이철, 노무현 등 8인이 3당 합당을 거부하며 김영삼을 따라가지 않고 민주당(일명 꼬마민주당)을 결성하였다.

26세의 젊은 나이(아직도 최연소 기록이다)로 국회의원이 되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의 독재정권과 싸우며 민주화에 지대한 공을 세운 김영삼이었지만,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위해 변절, 3당의 야합을 초래하였고, 그것은 PK, 즉 부산경남의 정치적 자산 대부분을 변질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김영삼 이후 부산의 민주/진보 진영은 사라져버렸다.”는 말은 그래서 나왔을 지도 모른다. 과연 그것이 사실일까. 아직 부산의 정치권이나 민심은 김영삼의 그늘 아래 있는 것일까.

김영삼은 ‘보수대연합’, ‘삼당야합’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결국 제14대 대통령으로 취임, 오랜 꿈을 이룬다. 정권 초기, 군내 사조직 척결, 금융실명제 실시 등의 혁신정책으로 제법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잦은 사고와 인명 피해(사실 이 부분은 좀 억울한 면이 있다), 아들 현철씨로 대표되는 측근 비리에 이어, 결정적으로 국가 경제정책의 실패로 IMF 구제금융 사태라는 초유의 국가부도 상황을 맞게 되자, 지지율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해 버렸다.

최근 어느 조사기관의 ‘역대 대통령 신뢰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영삼 전(前)대통령의 신뢰도는 1%로, 그보다 하위에 있는 대통령은 최규하(0.9%), 노태우(0.5%), 윤보선(0.3%) 뿐이다. 이러한 평가는 PK지역이라고 해서 그리 후하지는 않아 보인다. 이런 것으로는 장기간 일당독재(?)의 분위기를 설명하기 힘들다.

도대체 왜 부산 사람들은 여당을 지지하는 것일까.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9&table=back_book&ui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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