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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훈과 전두환, ‘폭탄 테러’의 아이러니
[신성국 신부] ‘북한 테러 폭파’로 규정한 국내 언론들
신성국 신부 | 2013-05-17 14:20:0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최근 진선미 국회의원(민주당)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음해한 국정원 문건을 공개하였다. 국정원은 지난 대선의 선거개입사건으로 현재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이번 문건으로 국정원의 조직적이고 노골적인 국내 정치 개입이 명약관화해졌다.

도대체 왜 국정원은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국내 정치와 선거에 불법적으로 개입하여 국민적 불신과 공분(公憤)을 자초하고 있을까? 박정희와 전두환 시절 선량한 국민들이 국가정보기관에 이유도 모르는 채 끌려가 억울하게 고문당하고 희생당하고 처참함 죽음을 당하였다.

과거 추악한 범죄행위에 대하여 반성하고 사죄해도 시원찮을 국정원이 또 다시 인권 탄압과 독재자의 주구(走狗)로 회귀하려는 짓은 자멸의 길이고, 국가 질서의 기강을 무너뜨리는 반국가적, 반사회적 범죄이다. 과거의 역사적 교훈에서 배우며 더 이상 어리석은 짓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국민의 신뢰와 사랑받는 국정원으로 거듭나려면 국내 정치에서 말끔히 손을 떼고, 민주주의 정신을 구현하고 국민들을 존중하고 섬기는 국가기관으로 새로 태어나야 한다.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이 왜 필요한가? 그 이유와 답은 사건 관련 자료들을 꼼꼼히 들추어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자료들이 부지기수로 넘쳐난다. 전두환 정권이 보다 세련되고 완벽하게 사건을 기획 조작했다면 혹시나 영원히 은폐 될 수 있는 사건이건만 그들은 너무도 허술하고 부실하게 사건을 만들었기에 속임수가 오래갈 수 없이 들통이 나버렸다.

한글만 읽을 수준이면 누구나 KAL858기 수사자료의 거짓을 쉽게 파악할 정도이다. 이 사건 자료 안에는 전두환의 인격과 맨얼굴이 온전한 채 고스란히 담겨있음을 알게 된다.

KAL858기 사고 조사에 대한 정부 당국과 대한항공 간의 엇갈린 주장은 혼란을 가중시켰으며 상호유기적인 거짓의 카르텔을 형성하였다. 사고 조사와 관련하여 3개 정부 부처(안기부, 교통부, 외무부)1개 기업(대한항공사)이 참가 활동하였다. 이들은 사안에 따라 공동으로 보조를 맞추고, 다른 한편으로 각 부처별로 독자적인 조사 활동을 벌였다.

흥미있는 사실은 4개의 조사 주관 부처들간에 서로 상이한 조사내용이 발표되는 해괴한 일이 벌어졌다. 동일한 사건에 대하여 아귀가 맞지 않고 왜곡된 사실이 난무하며 상호 주장의 일치를 이루지 못하는 기괴망측한 현상이 발생하였다. 우선 간단하게 몇가지 사례만 살펴보자. 홍순영 외부부 차관보(정부 합동조사단 단장)과 조중건(당시 대한항공 사장)의 사고 초기 상황에 대한 상이한 발표를 비교해보자.

발 표 자

발표 내용

홍순영(당시 외무부 차관보)

1) 외무부는 사고 직후 대책본부 구성하여 조사에 착수했으며,

2) 태국 도착후 확인해보니 태국 레이다에는 항공기 포착이 전혀 안됐으며, 미얀마는 레이다 작동이 안되어 사고지역 확인이 어려웠다. (사고 원인 모름)

조중건(당시 대한항공 사장)

미얀마 상공을 순항하던 858기가 미얀마 지상관제탑과 정상적인 교신 후 몇 분이 지나 갑자기 레이다망에서 사라진 것은 내부 또는 외부에 의한 폭발 외에는 달리 상상할 수 없었다. (사고 원인은 폭발 추정)

(안동일 변호사 저, 『나는 김현희의 실체를 보았다』, 동아일보사, 2004, p.305)

실종 후 사고 초기, 사고 지점을 찾지 못한 원인과 이유에 대하여 두 사람의 견해는 확연히 다르다. 홍순영 차관보는 "미얀마 레이다의 고장으로 인해 사고 지역을 확인하기가 어렵다", 조중건 사장은 "858기가 교신 몇분 후에 갑자기 미얀마 레이다망에서 사라졌으며 사라진 이유는 폭발했기 때문이다"고 발표하였다.

조사장은 미얀마 레이다는 이상이 없이 정상 작동되었는데 항공기가 갑자기 사라졌으니 '폭발에 의한 사고'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홍차관보는 사고지점을 확인하지 못한 것은 미얀마 레이다 고장으로 인한 것임을 주장한다. 정부 조사단장과 대한항공 사장과의 상이한 발표는 훗날 진실 게임이 아닌 거짓게임으로 결말이 나온다.

KAL858기 실종 사고 다음 날인 1130일은 정부 합동조사단이 태국 방콕에 도착하여 <사고수습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수색 작업을 시작한 첫날이다. 수색 첫날, 대한항공 조중훈 회장은 '폭발 테러'에 의한 사건이라고 언급하였다. 같은 날 조중건 사장은 '폭발 사고'로 화답한다. 1130일은 시간적으로 수색활동의 최초 시점으로 조사 결과가 전무한 백지상태였다. 사고기의 실종 장소도 모르고, 동체 발견도 없는 상황에서 사고 원인을 '폭탄 테러'라고 언급한 대한항공사 회장과 사장의 몰지각한 발언은 국민들을 우롱한 것이다.

자사 여객기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 항공사 최고 책임자로서 누구보다도 언행에 신중해야할 자들이 무책임한 망언으로 경거망동한 태도를 보인 것은 대한항공 피해 승무원과 피해자 가족들을 두 번 죽인 꼴이다.

조중훈 회장이 사고 수색과 수습을 위해 태국 방콕에 도착한 날은 1130일이다. 그날은 물리적으로 사고원인을 일체 알 수 없었다. 심지어 한국과 태국 합동수색팀은 열흘 후인 129일까지도 사고기의 실종 장소도 몰랐다고 한다.129,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858편의 실종지점 조차 알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잔해 발견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로 보인다."고 말했다.(동아일보 방콕 특별취재반, 1987129일자) 실종지점을 발견하지 못해 오리무중인 상황이었는데 대한항공사 회장과 사장은 1130일부터 '폭탄 테러'라고 언론에 대고 나팔을 불어댔다. 그 이면에는 전두환 정권과 대한항공간의 커넥션 냄새가 진동하는 아이러니(irony)이다.

'실종 지점도 모른다'는 정부 조사팀과 '북한 테러 폭파'로 규정한 국내 언론들

조중훈과 조중건의 '폭탄 테러' 발언이 나온 직후, 서로가 약속이나 한 듯이 122, 전두환은 '북한 소행'(청와대 국무회의)으로 발언한다. 외무부장관과 문공부장관, 조선일보 등 방송과 언론들의 '북괴지령 폭탄 테러'로 확대 재생산하여 기정사실화한 기사들이 엄청난 양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1130일부터 129일까지 합동수색팀은 육지 수색과 해상수색에 모두 실패하여 사고지점도 모른채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그러나 국내 방송과 언론들은 어찌된 일인지 KAL858기의 사고 원인과 결과들에 대한 기사들을 무차별적으로 쏟아냈다. 대한민국 언론의 데스크는 경쟁적으로 KAL858기 추리소설을 연일 만들어내는데 열을 올렸다. 전두환의 언론들은 모두 죽었고, 전두환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언론들도 KAL858기 사건 사기극의 부역자이며 공범들이었다. 언론이 죽으면 수십 수백배의 피해가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는 진리를 분명히 알고 국민들은 공정한 언론을 살리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잔해 발견을 전무한 상태에서 정부 수색팀 철수?

아무런 잔해도 발견하지 못하고 조사결과가 없다면 결과가 나올 때 까지 수색을 계속해야 하는 것이 기본 아닌가? 그러나 정부 조사단은 성과도 없이 철수를 단행하였다. 그리고 한달 반만에서 사고 종합 수사를 발표하였다. 역시 전두환 정권은 괴물 정권이었다.

「실종된 KAL기의 수색작업을 벌여온 정부 합동조사단(단장 홍순영 외무차관보)과 대한항공 조사단은 이번 사건을 일단 실종사건으로 처리함. 홍차관보는 9[그동안 태국 버마 국경지대와 벵골만의 안다만 해상 정찰및 수색을 벌였지만, KAL기 잔해나 아무런 단서도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이 사건을 특별한 사태진전이 없는 한 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현안이 되었다며 10일 철수하기로](동아일보, 1987129일자) 사태진전이 없는 한 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현안이 되었다고 했는데, 장기적이라는 말은 사실상 포기했다는 뜻이다.

장기적으로 푼 것이 고작 미얀마 화물선이 건진 '구명보트(구명정)'하나 뿐이었다니 기가 막힐 뿐이다. 미얀마 화물선 다곤1호에 의해 수거되었다는 '25인승 구명보트'의 수거 장소도 부처간에 진위여부도 모를 지경이다.

발표기관

수거 장소

A. 연합통신과 현지 조사단

(미얀마 화물선을 직접 취재한 팀)

N 13.45(북위1345)

E 97.26(동경 9726)

B. 미얀마 내무성과 한국의 사고 대책본부

N 14.51(북위 1451)

E 97.16(동경 9716)

C. 대한항공 안상혁(당시 정비본부 소속, 현지 조사단 단원)

N 14.51(북위 1451)

E 97.15(동경 9715)

수거 장소에 대하여 세 기관이 서로 다르다. AB지역의 거리 차이는 남북으로 약 130km까지 차이가 난다. A기관이 발표한 수거 지점은 KAL858기 예정항로상의 남쪽이고, B기관의 수거 지점은 KAL858기 예정항로상의 북쪽이다. AB 상호간에 수거 장소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상식 밖이다. C의 대한항공 안상혁은 A팀과 B팀 둘다 속한 인물이었는데 수거 장소를 다르게 진술하여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국정원에 보관중인 구명보트의 수거 지점은 도대체 어디일까? 26년이 지난 현재도 국정원은 묵묵부답이다.

 구명보트 사진

강력한 폭탄에 의해 항공기 동체마저 날려버려 산산조각이 났다고 하는데 어떻게 구명보트 1개만 이토록 멀쩡할까? 항공기의 다른 부속품처럼 불에 타서 없어져야 할 구명보트가 불에 그을린 흔적조차 없이 온전한 상태이다. 이게 과연 사실이고 상식인가?

안기부는 시한폭탄에 의해 폭파된 항공기 사고라고 발표 하였다. 폭파된 항공기내의 부속품으로 발견된 이 구명보트를 국립과학수사연구서에 감정 의뢰해 보았으나 '폭발 흔적 없음'으로 나왔다. 안기부가 사고 초기에 발견한 유일한 증거물로 제시한 구명보트의 진실은 과학적으로 무너져버렸다.

불에 타지도 그을리지도 않은 멀쩡한 구명보트가 항공기 금속보다 더 강력한 재질이란 말인가? 삼척동자도 상식선에서 판단할 수 있는 이런 거짓을 안기부는 버젓이 요란하게 발표하고 26년간 국민들에게 믿으라고 강요하였으니 누가 거짓을 믿을 수 있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끊임없이 묻고 물으며 국가정보기관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당하는 국민이 더 이상 없도록 하기 위해 KAL858기 사건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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