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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총리 이낙연… 떠날 때도 ‘현장 속으로’
총리 공관을 떠나는 이낙연 총리가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들
임병도 | 2020-01-13 08:59:0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1월 10일 이낙연 총리가 페이스북에 몇 장의 사진과 함께 “이별을 앞둔 서울 총리공관 가족들. 경호팀, 경비팀, 관리팀. 경호팀에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성추행범을 잡아 경찰서에 넘긴 직원도. 2년 8개월 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번주에 정세균 총리 후보자의 인준 표결이 예정돼 총리 공관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것입니다. 이 총리는 공관에서 막걸리와 떡을 함께 나누었던 공관 주변 주민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남겼습니다.

총리 공관을 떠나는 이낙연 총리가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을 정리했습니다.

1987년 직선제 이후 역대 최장수 총리

▲역대 최장수 총리였던 정일권은 무려 6년이 넘게 재직했다. ⓒ국무총리실 홈페이지 화면 캡처

대한민국 역대 최장수 총리는 정일권입니다. 1964년 5월 10일부터 1970년 12월 20일까지 무려 6년 225일 동안 총리로 재직했습니다.

정일권이 6년 넘게 총리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박정희 독재시절이니 가능했습니다. 1987년 직선제 이후 대한민국 대통령의 임기가 5년이니 지금은 불가능합니다.

참고로 정일권의 프로필 가운데 1940년 육군사관학교가 있습니다. 당시는 일제강점기라 조선육군사관학교는 없습니다. 정일권은 만주봉천군관학교 우등생으로 일본육군사관학교에 편입한 뒤 졸업했습니다.

대통령 직선제로 바뀌면서 총리 임기가 들쭉날쭉했습니다. 이명박 정권 김황식 총리가 2년 148일로 가장 길었는데, 이낙연 총리가 2년 227일이(2020년 1월 13일 기준) 넘으면서 직선제 이후 최장기 총리가 됐습니다.

최장수 총리라는 말은 재직하는 동안 자리를 떠날 만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봐야 합니다. 실제로 이낙연 총리는 큰 문제가 없어 사퇴 요구를 거의 받지 않았습니다.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내각 총사퇴 주장은 있었음)

“현장에 가라”는 말을 달고 살았던 “현장 총리”

이낙연 총리를 가리켜 ‘현장 총리’라고 부릅니다. 현장도 많이 가지만, 회의 때마다 “현장에 가라”는 말을 달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낙연 총리는 취임 다음날인 2017년 6월 1일 곧바로 가뭄 피해 현장을 찾았습니다. 당시 이낙연 총리는 가뭄으로 말라버린 저수지 바닥을 살펴보기 위해 밧줄을 타고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이 총리는 재직하는 내내 강원 고성 산불 피해 현장, 강원 삼척 태풍 피해 지역, 경북 포항 지진 현장 등 재난 재해 현장은 물론이고 경제, 산업 분야 현장 등을 찾아다녔습니다.

이낙연 총리는 마지막 주말인 11일에도 지난해 10월 태풍 ‘미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경북 울진을 석 달 만에 다시 찾았습니다. 총리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현장을 찾아 복구 상황을 확인한 것입니다.

공무원들에게 ‘현장에 가라’는 잔소리를 하는 만큼 스스로 현장을 챙긴 이낙연 총리는 외교와 국방 등을 챙겼던 문재인 대통령을 안에서 잘 받쳐줬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대정부 질문 때마다 돋보였던 달변가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 이미 한미 동맹 관계는, 신뢰 관계는 금이 갈 대로 간 이후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그것도 임시 배치하는 거 가지고 더 이상 굳건한 안보, 운운하지 마세요! 양심이 있다면 그런 이야기 하면 안 되는 거예요! 오죽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통화하면서 한국이 대북대화 구걸하는 거지 같다는 그런 기사가 나왔겠습니까! 미국에게는 척지고 중국에게는 발길 차이고. 북한에게는 무시당하고. 결국 왕따 신세만 자초한 거 아닙니까?
이낙연 국무총리: “네, 저는 김성태 의원님이…”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잠깐만 이야기 들어보세요! 전략적 왕따가 문재인 정권 안보전략인지 이제 답변 한 번 정확하게 함 해보세요!
이낙연 국무총리: “예. 김성태 의원님이 한국 대통령보다 일본 총리를 더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김재경 자유한국당 의원: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없음이 명백해졌습니다. 원래대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낙연 총리: “핵을 쏘고 미사일을 쏘는 과거로 돌아가자는 말씀인가요?.”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 “자꾸 말을 돌리고 이상한 말을 하니까 국민들이 지금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걸 믿지 않는 것 아닙니까?”
이낙연 국무총리: “의원님, 제 의견을 물으셨잖습니까? 제가 답을 드리고 있습니다. 듣기 싫다면 답을 안 드리겠습니다.”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 “평양이죠?, 태극기 어디 갔습니까? 대통령이 태극기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게 아니겠어요?
이낙연 총리: “역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에 오신다면, 서울 한복판에 인공기를 휘날릴 수 있겠습니까?

이낙연 총리하면 대정부질문 때 보여줬던 달변가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시민들이 많습니다. 이낙연 총리는 대정부 질문마다 쏟아지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공격을 잘 막아내 ‘대정부 질문 방패’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이 총리는 야당 의원들의 정치 공세를 우문현답 또는 사이다 발언으로 막아내면서 정치인 화법의 품격을 한 단계 올렸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차기 대선 후보 1위 이낙연,, 벌써부터 가짜뉴스가

이낙연 총리는 4.15 총선에 출마할 예정입니다. 이낙연 총리는 후임 총리로 임명된 정세균 후보자의 지역구인 종로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맞붙어도 괜찮다고 밝혔습니다.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가 잠정적으로 결론 났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이낙연 총리는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황교안 대표와의 빅매치에서 승리한다면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실하게 굳힐 수 있습니다.

▲이낙연 총리가 베트남에서 썼던 방명록 글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썼던 글로 둔갑해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이낙연 총리의 총선 출마가 확실해지면서 온라인에서는 가짜뉴스가 다시 돌고 있습니다. 이 총리는 페이스북에 “선거철이 다가오는군요. 또 이런 짓을 합니다. “라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썼다는 글은 2018년 쩐 다이 꽝 주석 장례식 참석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낙연 총리는 최장수 총리로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행정적인 능력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이번 총선을 통해 당에 복귀한 뒤 대선 주자급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가 남았습니다. 만약 당내에서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기여를 한다면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습니다.

이 총리는 사진을 찍을 때마다 똑같은 표정이라 ‘밀랍인형설’이 나돌 정도로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습니다. 여타 정치인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그의 이런 모습은 안정감을 주는 대신 큰 변화를 체감할 수 없다는 우려도 보여줍니다.

이제 이낙연 총리는 2년이 넘게 지내왔던 총리 공관을 떠나고, 자신의 발판이었던 전남이 아닌 서울에서 새로운 출발을 합니다. 그가 어떤 메시지를 가지고 현장으로 갈 지 자못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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