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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사과보다 더 시급한 것은?… 한국서 가장 돈 못버는 직업 3위 ‘소설가’
임병도 | 2020-07-31 09:04:2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7월 30일 <한국소설가협회> 김호운 이사장과 회원들은 추미애 법무부장관에게 ‘공개 사과’를 요청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한국소설가협회>는 추 장관이 27일 법사위에서 “소설 쓰시네”라고 했던 발언을 문제삼았습니다.

<한국소설가협회>는 “이 장면을 보고 많은 소설가들은 놀라움을 넘어 자괴감을 금할 수 없었다.”면서 “소설가들의 인격을 짓밟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호운 이사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정치적으로 휘말리기 싫어서 그동안 참아왔는데 우리문학을 융성하는데 힘을 합쳐야 할 분이 소설을 폄훼해선 안 된다”라며 “여든 야든, 진보든 보수든 소설을 허접하다는 뜻으로 써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지어내어 말하거나 거짓말을 하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온 ‘소설(을) 쓰다’를 보면 ‘지어내어 말하거나 거짓말을 하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 화면 캡처

<한국소설가협회>의 주장이 합당한 지 알기 위해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봤습니다. ‘소설’이라는 단어를 입력하자 “사실 또는 작가의 상상력에 바탕을 두고 허구적으로 이야기를 꾸며 나간 산문체의 문학 양식”이라고 설명합니다.

명사에 관한 설명 말고 관용구/속담 항목을 보면 ‘소설(을) 쓰다’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설명을 보면 “지어내어 말하거나 거짓말을 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추미애 장관이 통합당 의원들의 질의 내용을 가리켜 “소설을 쓰다”라고 했던 발언의 뜻과 비슷합니다. “수사관은 범인에게 소설 쓰지 말고 사실대로 말하라고 으름장을 놓았다”라는 사례와도 매우 흡사했습니다.

‘국립국어원’이 제공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됐다는 것은 ‘소설 쓰다’라는 표현이 보편적이고 상식적으로 ‘지어내어 말하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표현을 사용했다고 해서 <소설가협회>의 주장처럼 소설가를 무시하거나 폄하, 인격적으로 짓밟는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소설 쓰고 있네’는 널리 쓰이는 말에 불과했다

▲’소설 쓰고 있네’에 관련한 다양한 사례

‘소설 쓰고 있네’라는 말은 우리 사회에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누군가 거짓말을 하거나 없는 말을 지어낼 때 상대방을 향해 사용합니다.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은 소설가 공지영씨를 향해 비판할 때도 ‘3류 소설을 쓰고’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가수 은지원씨가 박근혜-최태민의 아들이라는 루머에 대해서도 “아주 소설을 쓰고 있네”라는 트윗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2016년 교보문고는 ‘소설 쓰고 있네’라는 타이틀을 걸고 ‘스토리 공모전’을 펼친 적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소설을 쓰는 것’을 의미하는 표현입니다.

<한국소설가협회>가 추미애 장관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자, 온라인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나경원 전 의원의 과거 발언 이미지와 함께 “소설가 협회 또 소설 쓰고 있네. 저 때는 뭐했냐”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돈 못 버는 직업 3위 소설가

▲ ’2018 한국의 직업정보’ 연구 보고서에 나온 평균소득 낮은 직업 50개. 소설가는 연봉 1,283만원으로 3위 ⓒ한국고용정보원

사실 <한국소설가협회>가 지금 고민해야 할 부분은 추미애 장관에 대한 공개 사과가 아닙니다. 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한 낮은 처우와 환경에 대한 개선입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펴낸 ‘2018 한국의 직업정보’연구 보고서를 보면 평균 소득이 가장 낮은 직업으로 1위가 자연 및 문화해설사, 2위가 시인, 3위가 소설가였습니다. 소설가의 연봉은 평뉸 1,283만원으로 최저 시급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한국소설가협회>는 소설가의 권익옹호와 창작여건 조성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습니다. 하지만 소설가들은 여전히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소설가협회>가 정치적인 목소리를 낸다면, 빈곤한 소설가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개선할 수 있는 ‘예술인 복지법’에 대한 개정 논의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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