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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선출 D-day, 통합당과 민주당의 벼랑 끝 전략 살펴보니
통합당, 장외 투쟁 강행?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임병도 | 2020-06-15 08:29:3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지난 6월 12일 본회의에서 박병석 의장이 “의장으로서 마지막 합의를 촉구하기 위해 3일간의 시간을 드리겠다”라는 말을 하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또다시 상임위원장 선출이 연기됐기 때문입니다.

21대 국회 원구성을 위해 개회된 이날 본회의장에는 통합당을 제외한 민주당과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 군소정당 의원들만 참석했습니다. 통합당은 예결위 회의장에서 비공개로 의원총회를 열고 있었고,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1명만 본회의에 참석했습니다.

6월 5일 국회의장 선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국회가 개원했지만 원구성은 계속 늦어졌고, 급기야는 법정시한인 6월 8일을 한참이나 넘겼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법사위원장을 여당 몫으로 하겠다는 민주당의 입장에 통합당이 강하게 반발하며 본회의 참석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병석 의장이 “6월 15일은 반드시 상임위원장 선출의 건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으니 오늘(15일)은 반드시 상임위원장 선출이 처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원구성 디데이, 민주당과 통합당에게 남아 있는 전략이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민주당,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

▲민주당 최고위 회의에 참석한 이해찬 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6월 5일 개원 이후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표결을 강행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통합당이 제안한 ‘상임위 정수 조정안’을 받아들였고, 법사위를 제외한 예산결산특위와 국토교통위 등 알짜배기 상임위를 야당에 넘겨주는 통 큰 양보도 했습니다.

민주당이 지나치게 양보를 했다는 말도 나오지만 통합당은 여전히 법사위를 내놓으라며 원구성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제 민주당 입장에서는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15일 본회의가 끝난 후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주요 상임위를 통 크게 내주었음에도 통합당은 합의를 뒤엎었다”라며 “더 이상 양보할 카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은 과반이 넘는 의석수를 확보하고도 통합당에 질질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에 대해 ‘최대한 여야 합의를 통합 원구성’이라는 입장으로 피해왔습니다. 하지만 또다시 통합당에 밀리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어 무조건 15일에는 끝내야 합니다.

다만,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시작으로 상임위를 나눠서 하나씩 통과시키는 ‘살라미 전술’을 구사할 수도 있습니다. 15일은 법사위원장만 선출하고 통합당과 협상을 통해 알짜배기 상임위를 미끼로 야당을 끌어들이는 방식입니다.

통합당에게 법사위를 민주당이 가져 갔으니 실리를 찾겠다는 명분을 줄 수 있어 가장 이상적인 방안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법사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상임위원장 선출에 통합당이 참여할 경우 ‘독단적인 국회 운영’이라는 비판도 피할 수 있습니다.

‘살라미(salami) 전술’
얇게 썰어먹는 이탈리아 소시지에서 나온 말로 쟁점 이슈를 세분화해 하나씩 대가를 받아내는 협상 방식이다.

통합당, 장외 투쟁 강행?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국회 본청 예결위 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하는 통합당 모습

6월 12일 여야 원내대표는 18개 상임위 중 민주당이 11개, 통합당이 7개를 갖는 잠정안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잠정안은 거부됐고, 주호영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까지도 나왔습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원내대표가 합의를 해도 통합당 의원총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협상이 필요하느냐는 말까지도 나옵니다.

통합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오는 것 이외에는 모든 협상안을 거부하고 있지만 15일 상임위원장 선출 표결이 이루어져도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특히 박병석 의장이 무조건 15일에는 강행하겠다고 했으니 통합당이 불참해도 표결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만약 상임위원장 선출 표결을 통해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차지해도 통합당은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20대 국회처럼 극우 지지자를 동원한 장외 집회도 코로나19로 불가능한 상태고, 로텐더홀에서의 농성 외에는 별다른 게 없습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국회 개원 초기라는 점에서 ‘발목잡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통합당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장 영리하고 실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라며 “법사위를 뺏기더라도 국토, 정무, 산자중소벤처 등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면 최소한의 견제장치가 마련된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장 의원의 주장은 통합당 내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 법사위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통합당 일부 의원들은 더 이상 남아 있는 카드가 없으니 법사위원장을 넘겨주고 예결위, 국토위 등 알짜배기 상임위를 가져오는 실리를 취하자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법사위라는 명분을 갖고 통합당이 실리를 얻는 방식이 가장 확실해 보입니다. 과연 이 방식으로 15일 오늘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어떤 방식이든 또다시 원구성이 미뤄진다면 여야 모두 국민의 비판을 피할 길은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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