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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동 여경이 도움을 요청한 남성은 누구인가?
페이스북 글 하나로 남녀 갈등을 부추기는 언론
임병도 | 2019-05-20 08:50:1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5월 13일 대림동의 한 술집에서 취한 남성 2명이 출동한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고 뺨을 때리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관련 동영상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졌고, 함께 출동한 여성 경찰관이 체포 과정에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서울 구로경찰서는 “‘대림동 경찰관 폭행사건’ 동영상 관련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해명 자료까지 배포했고, KBS뉴스는 ‘경찰 뺨 때린 영상 논란일자…“취객 제압해 체포” 영상 공개’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관련 뉴스가 나왔지만, 조작됐다는 주장은 끊이지 않고 논란만 더 심해졌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언론의 보도를 중심으로 살펴봤습니다.

KBS뉴스에 나오지 않았던 제3의 인물

▲5월 17일 KBS 뉴스에는 나오지 않았던 여경이 남성의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 KBS는 논란이 되자 5월 19일 이 영상을 공개했다.ⓒKBS뉴스 화면 캡처

이번 논란의 가장 핵심은 여경이 누군가에게 ‘남자분 한 분만 나와주세요’라며 도움을 청했다는 부분입니다. 여경이 혼자서 취객을 제압하지 못하고 있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다는 점이 핵심이었습니다.

하지만, 5월 17일 보도된 KBS 뉴스에는 이 부분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여성 경찰관이 ‘침착하게 미란다 원칙까지 고지합니다’라며 마치 구로경찰서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옮긴 듯한 해명 보도를 합니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이 당시 상황을 촬영한 2분짜리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앞서 공개된 짧은 영상은 여경이 밀려나는 장면에서 끝나지만, 실제로는 밀려난 여경이 재빠르게 경찰관의 뺨을 때린 남성을 다시 제압합니다.
그리고 남성 경찰관은 체포를 방해한 남성을 쫓습니다.
여경은 침착하게 미란다 원칙까지 고지합니다.
[출동 여성 경찰관 : “경찰방해죄로 현행범 체포합니다.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변명의 기회가 있고 체포적부심을…”]
남성을 제압한 여경은 지구대에도 지원 요청을 했습니다. (5월 17일 KBS 보도)

또한 KBS는 유튜브와 네이버에 올린 기사와 영상을 삭제해 더욱 논란을 가중시켰습니다.

KBS는 보도가 조작됐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5월 19일 ‘‘여경 논란’ 시민 도움 없이 체포…“수갑도 경찰이 채웠다”’는 제목으로 여경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여경이 도움을 청하는 영상을 처음부터 올리지 않은 이유는 왜 논란이 됐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구로경찰서의 해명을 중심으로 뉴스를 보도해서 발생한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의혹을 잠재우겠다며 영상을 공개했지만,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을 보여주지 않았기에 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구 말을 믿어야 하나, 신뢰할 수 없는 언론

▲가장 논란이 됐던 제3의 인물에 대해 KBS는 000, SBS는 시민남성, MBC는 교통경찰이라고 보도했다.

여경이 도움을 청했다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KBS는 그저 OOO이라고 표기했습니다. 논란이 된 중요한 문제임에도 끝까지 누구인지 밝히지 않은 셈입니다.

SBS는 ‘시민 남성’이라고 표기했고, MBC는 ‘교통경찰’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지상파 3사의 뉴스 보도가 제각각이라 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헷갈립니다.

언론은 수갑을 경찰이 채웠다고 보도했지만, 만약 경찰이 수갑을 채우라고 되물었다면 이 부분도 이상합니다. 경찰이 급박한 상황에서 수갑을 채우냐고 묻는 자체가 시민들의 상식에서는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언론이 ‘(수갑) 채워요?’라고 묻는 사람을 제대로 취재하고 보도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페이스북 글 하나로 남녀 갈등을 부추기는 언론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토대로 작성하고 보도한 언론 기사들 목록.

대림동 여경 논란이 벌어지자 네이버 뉴스에는 여경 선발 기준부터 바꿔야 한다는 기사가 수십 건 올라왔습니다.

기사들 대부분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페이스북 올린 글을 중심으로 작성됐습니다.

다른 기사에서는 단순히 이 사건 하나로 여경을 혐오한다면서 ‘왜곡된 인식’ 운운하며 일부 남성을 비난하는 기사들이었습니다.

여경의 선발 기준을 높이면 주취자를 잘 제압할 수 있었을까요? 선발 기준이 문제가 아니라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과 경험이 부족했는지를 따져 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기자라면 단순히 선발 기준을 말하는 페이스북 글 하나로 갈등을 조장하는 기사를 작성하면 안 됩니다. 평소에 상황 대처 훈련을 얼마나 받았는지, 매뉴얼을 제대로 숙지했는지를 제대로 취재하고 보도했어야 합니다.

오히려 언론이 여경에 대한 혐오나 남녀 갈등을 조장하고 부추긴 사건이었습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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