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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하라면서 박근혜 이름은 한 번도 부르지 않은 ‘황교안’
임병도 | 2019-04-22 08:50:4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을 규탄한다며 장외투쟁에 나섰습니다. 자유한국당은 20일 오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라는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황교안 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당원들이 참석했습니다. 집회를 마친 황 대표와 당 지도부, 당원들은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가두행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황교안 대표 취임 이후 첫 장외투쟁이라 많은 언론의 관심을 받았던 이번 집회에서 황 대표는 이상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석방하라면서 박근혜 이름은 한 번도 부르지 않은 황교안

자유한국당이 광화문에서 집회를 하는 시각, 서울역에서는 대한애국당의 박근혜 석방 촉구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대한애국당은 집회가 끝나고 행진을 하는 도중 자유한국당과 만나 자연스럽게 합류했습니다.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 설치된 연단에 올라간 황교안 대표는 “애국시민의 힘을 확인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대한애국당과 자유한국당이 함께 행동하고 있음을 알린 셈입니다.

“힘도 없는 지난 정권 사람들은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잡아넣고, 아무리 큰 병에 시달려도 끝끝내 감옥에 가둬놓고 있다. 친문(친문재인)무죄, 반문(반문재인)유죄가 이 정권이 말하는 민주주의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4월 20일 광화문 집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박근혜씨의 석방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이름은 한 번도 부르지 않았습니다. 대한애국당과 함께 하고 있다면서 왜 황 대표는 당당하게 박근혜라는 이름을 부르지 못했을까요?


보수의 결집은 필요하지만, 박근혜 석방은 글쎄…

▲(좌) 문재인정부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우)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두하는 박근혜씨 ⓒ오마이뉴스

장외투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론의 지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미 자유한국당은 ‘간헐적 단식’ 등이라는 괴상망측한 투쟁 방식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습니다.

황교안 대표 입장에서 박근혜 석방 요구는 극우 보수 세력을 결집시킬 수 있는 가장 큰 무기입니다. 지금 황 대표의 입장에서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박근혜씨가 구치소에 있으면서 반문재인 투쟁 세력을 모아 선거에 이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박근혜씨가 진짜로 석방되면 황교안 대표 입장에서는 마냥 환영할 수만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당 대표라는 권력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황교안 대표 주변에 있는 이재성 기조국장, 당 대변인 민경욱 의원, 김용진 공보실장, 이호근 당대표 보좌역 등은 모두 박근혜정부 청와대에서 근무를 했던 친박입니다.

겉으로 보면 친박 세력의 결집이지만, 황 대표는 박씨의 수인번호조차 몰랐던 인물입니다. 박씨를 유일하게 접견하는 유영하 변호사는 황 대표가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박 전 대통령의 수감생활을 잘 챙기지 않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박씨가 석방되는 순간, 당 내부에서도 친박, 진박, 비박 등의 갈등이 재연될 것입니다. 황 대표가 정치인 박근혜를 애써 무시하고 ‘여성의 몸으로 오랫동안 구금 생활을 하고 계시고~~’, ‘ 오래, 아프시고 여성의 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 등 여성이나 아픈 몸 등만 강조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관료형 정치인의 한계, 위기 상황에서 어떨까?

황교안 대표는 전형적인 관료형 정치인입니다. 이런 스타일의 특징이 평소에는 안정감을 보여주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갈팡질팡한다는 점입니다.

지금이야 보수 세력 내에 마땅한 경쟁자가 없으니 대선 후보 지지율도 높게 나오지만, 강력한 견제 세력이 등장하면 어떨까요?

▲4월 19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화면 캡처

지난 19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최근 자유우파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이것은 마치 역전앞(驛前)이라는 말과 다름이 없다.”라며 “아무리 보수라는 말에 대해 인식이 나빠졌다고 해도 자유우파라는 말은 어색하기 그지없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전당대회부터 ‘자유 우파 대통합’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습니다. 홍 전 대표가 황교안 대표를 견제하는 말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현재 자유한국당과 황 대표는 내부의 갈등을 대충 봉합하고 외부의 적을 스스로 만들어 장외투쟁 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총선이 다가올수록 당 내부의 갈등은 물론이고 황 대표의 리더십을 견제하는 인물도 속속 나타낼 것입니다.

황 대표와 자유한국당은 전국을 돌면서 문재인정부 규탄대회를 열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 총선까지 시간은 남아 있기에 장외투쟁을 그때까지 이어나가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자유한국당과 대한애국당이 잠시 만났지만, 동상이몽에 불과합니다. 황교안 대표가 과거 탄핵 역풍을 맞아 천막당사라는 퍼포먼스를 통해 당을 살렸던 박근혜씨가 될지는 아직도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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