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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 ‘영부인(令夫人) 학력 등급기’
정운현 | 2018-09-27 08:47:1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요즘의 한국인은 남녀 할 것 없이 학력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조선후기, 구한말, 개화기 당시만 해도 여성들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문맹자가 많았다. 공부를 해도 기껏해야 언문, 즉 한글을 익히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따라서 개화기 전후 저명인사들의 부인들도 학력은 형편없었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이들의 부인들을 탓할 일은 아니다. 당시 시대가 여성교육에 대해 관심과 이해가 부족했던 탓이다.

1935년 6월호 <삼천리>에는 신여성들과 명사(名士) 부인들의 학력 실태가 낱낱이 소개돼 있다. 크게 3등급으로 나눴는데, 특등은 전문학교나 대졸 이상의 여성들, 2등은 여고(女高) 출신, 3등은 보통학교 출신으로 겨우 언문을 깨우쳤거나 아니면 학력이 전무하여 일자무식인 부인들을 말한다. 의외로 3등에 해당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예나 지금이나 학력과 인품(인격)이 정비례하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해 비하성 언사를 쓰고 있어서 보기에 민망하다.

다만, 잡지에 실린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기에는 조금은 미심쩍어 보인다. 한 예로 백범 김구 선생의 부인을 두고 ‘무식(無識)쟁이’라고 썼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백범은 31세 때 최준례를 만나 약혼한 후 최준례를 경성(서울) 경신학교(敬信學校)에 유학을 보냈다. 최준례는 그 이전부터도 교회에서 운영하는 신식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따라서 최준례는 당시로선 근대교육을 받은 신여성이랄 수 있다.

(* 참고로, 여기서 ‘영부인(令夫人)’이란 사회적 신분이 높은 사람의 아내를 일컫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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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令夫人 學力 等級記>
- <삼천리> 제7권 제5호(1935년 06월 01일)

令夫人에 三等級 잇다.

「훌융한 녀편네를 가지지마라. 그 지아비 된 자 한평생 설음일네라」

이것을 만일 漢文式으로 번역한다면 「勿爲 有名 女性之夫兮」 라고나 할가. 긔왕이면 李太白가튼 名文章이 한마듸 던지고 죽엇던들 萬古에 「妻侍下」 「妻后立」의 數萬君子에 「自慰감이」 되련만, 아모커나 「아모개 남편」이라면 알고 아모개라면 모르게 사내년석이 세상에 태여낫다가 그늘에 핀 꼿가치 녀편네 德分에 시들어감은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도리켜 생각하면 저, 기억자도 모르는 「인간망난이」 녀편네를 안해로 가지기 보다는 나으리라, 좌우간 오늘날 우리사회의 제일선에 서서 활동하는 「紳士」로서 그 夫人을 엇던 분을 가지고 잇는가, 이제 그 令夫人의 學力을 考思하야 三等級을 定하여 노코 이 틀속에 잠간 실례지만 「紳士淑女」를 모다 집어 너허 보기로 할거나,

特等 階級은 大學出身이나 專門學校出身의 울트라, 인테리 女性을 녀편네로 가진 분,
二等 階級은 女子高普을 마친 「인테리」를 안해로 가진 분,
三等 階級은 普通學校 又는 幼稚園 또는 아조 初步의 十個月胎敎程度에 끗친-말하자면 좀 실례지만 「無識쟁이」를 안해로 가진 분.

特等 階級

그러면 이제부터 눈을 질끈감고 命名式을 거행하기로 하지요. 女子大學이라면 朝鮮에도 梨花學堂이 女子大學인 적이 잇섯다. 그때 卒業生에 金弼愛 라고 人物 잘나고 英語 잘하는 才媛이 잇섯다. 이분은 그뒤 北京가서 北洋 大學敎授로 잇든 有名한 金奎植博士의 안해가 되엿다. 金弼愛란 지금 光州 某 女學校에 가 잇는 金弼禮 氏의 언니다.

그리고 梨花大學에는 朴仁德, 金活蘭, 尹聖德 等 여러분이 잇섯으나, 種種의 이유로 「미쓰」대로 그냥 잇스니, 여긔 쓸맛이 업다. 北京말이 낫스니 金元鳳의 안해는 朴次貞이라하야 華北大學도 다녓고 서울 드러와 槿友會 의 幹部로도 잇든 분이다.

그리고 이미 도라갓으나 北京 崔昌植 의 夫人 金元慶 氏는 京城官立女高를 마첫슬 뿐이나, 海外遊歷에 그 智識이 大學出身以上이엿다 함이 定評이엿다. 北米 徐載弼 博士夫人은 로스앤젤스 어느 大學出身의 金髮美人임은 넘우 아는 이가 만흐리라.

東京잇는 目白女子大學出身들은 엇던 사내들한테 시집을 갓는고. 몬저 나온 이가 黃信德, 李賢卿, 金鳳姬等 서너분잇다. 黃信德씨는 서울系 鬪士요 東亞日報記者인 任鳳淳氏 품에 시집갓고 李賢卿씨는 水原서 女敎員 노릇하다가 北平에 逃走한 安光泉 의 안해가 되엿섯고 金鳳姬씨는 梨花女高 敎授로 잇스면서 京電高級社員 黃淸頌 씨에게 出嫁하엿다.

昨年엔가 東北帝大를 마춘 辛義卿 女史의 남편은 어느 大學校의 敎師라하며 그리고 九州帝大를 나와서 현재 梨專에 잇는 趙賢景 文學士는 아직 「해스」가 업스니 여기서는 제외한다.

신식학교에서 글을 배우는 여학생들. 길게 땋은 머리칼이 이채롭다.

東京醫學專門 出身의 女醫師들은 엇던 남편을 어더 사시는고 許英肅 女史는 李光洙 씨의 안해가 되엇고 玄德信 씨는 光州내려가서 녯 東亞日報社員 崔元淳 씨의 마누라가 되엇고 女傑 劉英俊씨는 嶺南某富豪의게 시집갓다. 吉貞姬 씨는 가튼 醫師 金鐸遠씨의 夫人이 되여 內外가 다 핀셋트를 만지고 잇다.

東京女高師를 다니든 崔義順 씨는 東亞日報 女記者로 잇더니 요지음은 秦長燮씨와 갈나진 뒤는 그 남편을 모르겟고, 尹聖相 씨는 遞信局 官吏 田鎬俊 씨의 안해가 되어잇다. 高師인지 女大出인지 몰으나 崔銀姬씨는 愛人 牛步 閔泰瑗 씨를 死別하고 고요히 愛兒을 기르며 날을 보내고 잇고 또 金末峯 씨는 어데 시집갓는지 잘 몰으겟다.

東京美術學校 出身으로는 羅惠錫 씨가 잇스나 崔索月, 金雨英 , 崔麟 씨등 三代를 거처 지금은 孤閨를 직히며 東京音樂의 朴慶姬씨 남편은 評論家 李如星씨요 가튼 東京音樂의 金禎泃 씨는 露西亞文學의 咸大勳氏 夫人이다. 女流小說家 朴花城氏는 淑明 마친 뒤 東京女大를 다니든 분인데 社會運動의 鬪士인 間島東興中學 敎授에게 시집갓고, 東京女專 단이든 田有德 氏는 小說家 春海 方仁根 씨의 안해가 되엿다.

徐椿 氏 夫人도 東京女專出身이며 東京上野音樂의 韓琦柱 씨는 富豪 白象奎 씨의 마누라가 되엿고, 東京醫專의 鄭子英 씨는 그 亦 病院長의 夫人이 되엇고, 作故한 李德耀 씨도 東京女專 出身으로 韓偉健 의 夫人이 엇섯다. 米國大學 出身으로 曺*卿씨 남편은 廷專 敎授 崔晃 씨요 平壤崇專의 朴亨龍 博士의 안해는 北京大學을 마춘 이다.

二等 階級

이제는 二等席을 살펴보자. 二等席이란 女高出身 程度의 令夫人압해 陣列된 「男便」과 「彼氏」와 「愛人」들을 가르침이다. 評論家 金環載 氏 마누라가 京城官立女高 出身의 徐敬任 씨요 梁槿煥 씨의 안해는 平壤女學校인가 어덴가 마춘이다. 그리고 洪陽明 氏 마누라도 京城女高 出身이요, 培花女高 出身으로 梨專에 좀 단이든 張德祚 氏는 新幹運動의 鬪士이든 朴明煥 한테 시집갓고, 舞踊家 崔承喜 女史는 早稻田大學에 단이는 安漠 氏에로 시집갓고, 柳光烈 氏 夫人은 京城官立女高 出身이요, 小說家 金東仁 氏 夫人도 平壤女高 出身이요, 詩人 金岸曙 의 夫人도 女高나온 뒤 鎭南浦서 女敎員 하든 분이요 朱耀翰 氏 夫人도 女高 出身이오 金烔元 夫人도 培花女高 出身이다.

三等 階級

우리는 이 階級에 사회에 知名한 名士가 만흠에 놀낸다. 呂運亨 氏 夫人도 비록 新聞의 언문난은 겨우 보지만 正規의 學歷은 업는 분 天道敎의 權東鎭 氏 夫人도 여기에 해당한 분이다. 가만 잇자, 이 欄에 와서 體面차리다가는 몃 사람 못적고 만다. 勇氣를 내어 이 「名譽의 行進」을 들추기로 하자.

宋鎭禹 氏 夫人도 언문 정도, 旅順監獄에 잇는 申采浩 夫人도 看護婦 出身일뿐, 方應謨 氏 夫人도 언문 정도, 目前, 도라간 李東輝 夫人도 目不識丁字, 北米 李承晩 夫人도 글자를 써보이면 魚, 魯不辨, 吉林 孫貞道 夫人도 「豆太콩팟」, 金佐鎭 夫人은 언문 편지는 쓰며, 金東三 夫人도 그리 대단한 글는 분은 아니다.

劉東悅 夫人은 劉英俊 氏 兄인 柳英姬氏로 風流는 解하지만 文字은 不解요 金炳魯 氏 夫人은 언문조차 아는 字보다 모르는 字가 더 만코, 上海 金九 夫人 亦無識쟁이다. 元世勳 氏 夫人은 傳道夫人이라도 지냇으니 柳東悅 , 金佐鎭 階級보다는 고급이다. 吉林 孫貞道 夫人도 學校門을 출입못한 분이요, 兪鎭泰 氏 夫人도 紅顔美少女의 女學生 時代라고 藥에 쓰재도 업던 분이요, 崔麟 氏 夫人도 언문 정도, 洪命憙 氏 夫人도 언문 정도며, 李鍾麟 氏 夫人은 남편은 翰林學士인데 부인은 학사와는 千里萬里의 거리가 잇는 분, 尹致昊 氏 夫人은 馬夫人은 學識有餘하엿으나 現夫人은 割引업는 文盲階級, 세부란스 醫專校長 吳兢善 氏 夫人은 學識업는데다가 年齡도 심히 만흔 분, 申興雨 氏 夫人도 눈보다 귀를 쓰는 階級, 曺晩植 氏 夫人도 吉善宙 氏 夫人도 金東元 氏 夫人도 모다모다 「文盲」의 동지들이다.

廷專 副 校長이라면 가르키는 지위에 잇는 兪億兼 氏 夫人도 漢學은 잇으나 新學은 업는 분 鄭仁果 氏 夫人도 舊式夫人이자 非智識層이다. 金恒奎 氏인들 亦 그 夫人은 언문이하의 階級, 徐廷禧 氏 夫人도 文字와는 담막코 안즌 분이요, 東亞日報의 薛義植 氏 夫人도 新聞三面 읽는 정도에서 停止狀態에 잇고 上海 廬伯麟 夫人도 떡메丁字도 새 乙字도 모르는 이다. 李容卨 博士 夫人도 익게 也字 程度며 金性洙 氏 夫人 安在鴻 氏 夫人 모다 글 모르고도 사러간다는 뱃심조흔 분들이다. 이박게도 여러분이 잇스나 이 「行列」을 이 정도에서 끈치기로 하는 까닭은 너무 쓰면 몬지가 나고 너무 닥그면 창이 빠지는지라 「朝鮮社會」의 「大先生」께서 「內室」의 「無識」이 公表된다면 그 「現實暴露의 悲哀」에 兩眉間을 쯩기실 근심이 잇슴으로써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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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삿갓  2018년9월27일 20시00분    
좋은글 잘보았습니다 제불로그에 모셔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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