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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순국 108주기를 보내며
정운현 | 2018-03-28 09:18:1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1910년 2월 14일.
선고공판에서 마나베 재판장이 판결문 주문을 낭독하기 시작했다.

피고 안중근을 사형에 처한다.
피고 우덕순을 징역 3년에 처한다.
피고 조도선과 유동하를 징역 1년6월에 처한다.

3월 26일.
하얼빈 의거일로부터 1백 52일째 되는 날이었다.
봄비가 내리는 이날 오전 10시, 안중근 의사에 대한 형이 집행되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안 의사는 고향에서 보내온 옷으로 갈아입고 간수 4명의 호위를 받으며 형장으로 향했다.

안중근 의사가 마차에 실려 사형장으로 호송되고 있다

순국 직전 수의로 갈아입은 안중근 의사

이날 안 의사의 복장은 조선 명주로 만든 흰 저고리, 검정색 비단바지에 흰 두루마기 차림이었다. 흑백으로 대비된 옷차림은 몇 분 후에 명(明)에서 암(暗)으로 바뀌는 형인(刑人)을 상징하는 듯해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다.
잠시 후 검사, 전옥(典獄, 교도소장), 통역, 서기 등이 교수대 전면에 있는 검시실에 도착하자 교수대 옆 준비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안 의사가 끌려나왔다.
교도소장이 “본년 2월 14일 재판언도 확정명령에 의해 사형을 집행한다.”고 하자 통역이 이를 통역하였고, 안 의사는 이에 대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교도소장이 다시 “유언이 있느냐”고 묻자 안 의사는 “유언할 말은 없으나 단지 내 거사는 동양평화를 위한 것이므로 내가 죽은 후 한일양국이 일치단결, 동양평화를 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때 간수는 종이 두 장을 접어 안 의사의 눈을 가리고 그 위에 다시 흰 베를 둘렀다. 관헌이 마지막 기도를 허락하자 안 의사는 수 분간 묵도를 올린 후 간수의 부축으로 교수대에 올랐다. 곧이어 형이 집행되었고, 10시 15분경 안 의사는 완전히 숨이 끊어졌다. 형 집행에 걸린 시간은 불과 11분이었다.

뤼순감옥 동편에 있는 사형장 입구

사형장 내부, 당시 사형도구들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사형수의 유해는 보통 나무통에 넣는 것이 상례인데 안 의사를 위해서는 새로 송판으로 침관(寢棺)을 만들었다. 시신을 담은 관 위에 백의(白衣)를 두른 뒤 관을 감옥 안 교회당으로 옮기고는 안 의사가 최후의 순간까지 가슴에 품고 있던 그리스도 상을 관 양쪽에 걸어 놓았다.
교도소 측은 공범자인 우덕순 등 3인에게 마지막 고별기회를 주었다. 이들은 천주교 신자가 아니어서 한국식으로 재배하고는 모두 흐느꼈다.
안 의사의 시신은 오후 때마침 내리는 비를 맞으며 감옥 안 공동묘지에 매장됐다.
두 동생은 안 의사의 형집행 소식을 듣고 “아이고!” 하며 통곡했으나 얼마 안가서 오후 5시 열차로 안동현을 거쳐 귀국하였다.
- 1910년 3월 27일자 <만주일일신문> 기사에서 인용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1&table=wh_jung&uid=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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