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 CMS후원
2018.05.27 04:48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세계  |  미디어  |  칼럼  |  서팡게시판  |  여행게시판
 
칼럼홈 > 정운현

[독후감] 양정철의 <세상을 바꾸는 언어>
정운현 | 2018-02-06 11:18:3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책 집필을 잠시 멈추고 대신 새로 나온 책을 한 권 집었다.
‘백의종군’을 선언한 양정철의 신간 <세상을 바꾸는 언어>.

불과 두 시간 만에 다 읽었다. 정치인이 쓴 책에 정치얘기가 없어서 좋았다. 신선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의도적으로라도 정치얘기는 하지 않으려고 한 듯 하다. 마지막 5장의 ‘다음 대통령 조건’, ‘세상에서 가장 낮은 인사’ 두 건을 빼고는 정치 얘기는 전혀 없다. ‘언어’ 얘기로 포장된 정치 뒷담화 정도로 예상했다면 그건 철저한 오해다.

양정철 저 <세상을 바꾸는 언어>(메디치미디어)

처음에 이 책은 다소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지금 망명객처럼 떠돌고 있지만 권부의 핵심에서 활동했던 그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이건 그를 잘 몰라서 하는 얘기였다. 그야말로 글쟁이요, 말쟁이가 아니던가. 초등학생 때부터 신춘문예에 응모했고, 고교시절에는 문예반에서 활동했다. 대학 때는 학보사 편집장을 했고, <미디어오늘> 기자 6년에 기업체 홍보팀에서 보도자료 작성 등 ‘자본의 언어’를 다뤘다. 그리고 청와대에 들어가서는 홍보기획비서관으로 일했다.

이 책은 그간 우리가 무심결에 지나쳤던 일상의 말과 글의 부조리를 콕 집어서 헤집고 있다. 평등, 배려, 공존, 독립, 존중 등 다섯 가지 카테고리를 설정해 얘기를 전개하고 있다. 내 눈에 밟힌 단어들을 무작위로 나열해보자면, 잡상인, 미망인, 처녀작, 지방, 혼혈, 고성(큰 목소리), 학벌주의 언어, 래미안, 빨갱이, 수동태 문장, 박카스, 희귀병, 달빛고속도로, 장본인, 구호, 애국심 등등.

낯선 단어는 하나도 없는데 그의 얘기는 읽는 이를 부끄럽게 만든다. 이 사례들을 하나씩 톺아보면 그간 잘못 써왔고, 바로잡아야 할 말과 글이기 때문이다. 그는 일상 속에서 언어의 민주화를 이루는 것이 민주주의 완성 단계일 것이라고 했다. 이름하여 ‘언어 민주주의’.

내 경험으로 볼 때 이런 책은 단 기간에 써낼 물건이 아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4년간 틈틈이 메모한 것이라고 했다. 모 대학 문예창작과에서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숙제로 내줬던 것(판결문 쉽게 쓰기)도 포함돼 있다고 했다. 부지런함과 깊은 사유가 빚어낸 결과물인 것이다. 집필에는 두 달 정도 걸렸단다. 글의 방향이 서고 생각이 정리되면 쓰는 건 별 문제가 아니다.

이 책은 글쟁이인 나로서도 탐이 난다. 곁에 두고 간간이 꺼내보고 싶은 책이다. 우리 말글을 가르치는 국어선생님, 일제잔재가 덕지덕지 붙은 왜색 행정용어를 쓰고 있는 공무원-특히 판사님들도 참고하면 좋을 책이다. 한국은 언어 민주화는 물론이요, 여태 ‘언어 독립’도 이뤄지지 않은 나라다. 맺음말 가운데 한 대목을 인용하면서 마친다. 키워드는 ‘공감’이다.

“지난 세월 나름 투쟁의 언어, 자본의 언어, 권력의 언어를 모두 경험했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공감의 언어였다. 이제 나는 권력의 힘, 돈의 힘보다 언어의 힘이 강한 사회를 꿈꾼다. 우리 정치가 언어로 국민과 소통-공감하는 것 말고 다른 수단은 없다. 언어의 힘이야말로 민주주의 저력이다. 전제주의로 상징되는 권력의 힘, 신자유주의로 상징되는 돈의 힘으로 국민 마음을 얻는 시대는 끝났다. 다음 대선에서도 국민들은 소통을 기반으로 한 언어 능력과 공감 능력을 지도자의 중요한 기준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1&table=wh_jung&uid=207 









      



모바일 기기에서도 댓글 작성이 가능하도록 보완하였습니다. (현재 아이폰 기기까지 테스트 완료하였습니다.)


닉네임  비밀번호  152190  (스팸등록방지:빨간숫자만입력)

                                                 
She-엘비스 코스텔로(Elvis Costel...
                                                 
그러나 평화 열차가 멈춘 것은 결...
                                                 
미국은 세계평화를 원하는가?
                                                 
[분석과 전망] 불발탄이 된 조미정...
                                                 
왜 당신은 계란을 바위에 던지시나...
                                                 
공기업 적자, 정치인-자본-관료의 ...
                                                 
트럼프 “북미 정상회담 열리지 않...
                                                 
한반도에서 유엔 헌장 정신을 구현...
                                                 
천안함 좌초한 곳에 ‘암초’가 있...
                                                 
대한항공의 성장, ‘관피아’의 전...
                                                 
안철수 유승민 송파을 공천으로 또...
                                                 
길 위의 좀비, ‘스몸비’를 막아...
                                                 
천안함의 진실을 지킨 사람들과 박...
                                                 
북한 ‘당 역사연구소’ 방문을 고...
                                                 
“너 빨갱이지!”
                                                 
[이정랑의 고전소통] 공리공담(空...
                                                 
유권자, 즉 국민이 ‘단일화’를 ...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기자회견...
                                                 
“근혜를 보면 그 아부지를 생각한...
                                                 
[오영수 시] 할아버지는 어디 계신...
9537 갑판병 김용현, “물에 대해서는 ...
7549 천안함사건 진실규명 범시민사회공...
7257 김기식 사퇴, 빠를수록 좋다
6958 [논평] 청와대는 내일이라도 천안...
5641 서울대보다 무서운 ‘꼰대’들
5343 ‘조선반도 비핵화’란 무엇인가
5056 다시 무너진 충청 대망론, 포스트 ...
5035 미투 운동 망치는 언론의 부실한 ...
4805 주진우 기자가 ‘스트레이트’ 방...
4079 천안함 좌초한 곳에 ‘암초’가 있...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3 진미파라곤930호 (주)민진미디어 | 발행.편집:신상철 | 등록번호: 서울 아01961 | 발행일: 2012.02.15 |
이메일: poweroftruth@daum.net | 사업자번호: 107-87-60009 | 대표전화: 02-761-1678 | 팩스: 02-6442-0472 | 통신판매: 2012-서울영등포-0188호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고/사업제휴문의 | 기사제보 | 칼럼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