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연구의 여러 갈래 가운데 ‘친일음악’ 분야는 고 노동은(1946~2016) 교수가 단연 최고의 공로자이다. 고인은 한국 근대음악사 연구에 탁월하고도 지대한 연구성과를 남겼다. 고인은 항일음악과 친일음악의 갈래를 타주고 개념을 정립시킨 분이다. 한국의 근대 음악가 인물연구는 물론 수많은 악보 등 1차 자료 수집에도 열정을 쏟았다. 생전에 고인이 수집한 자료는 한 개인이 하기에는 무리할 정도의 분량이다.

2004년 <임종국평전>을 쓰면서 고인을 한번 만난 적이 있다. 친일파 연구에 일생을 바친 임종국 선생이 음악에 관심이 많았으며 뛰어난 연주자였다는 사실에 놀라워하시며 많은 얘기를 들려주셨다. 고인은 전형적인 학자 스타일에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였다고 기억된다. 병마와 싸움 끝에 지난해 12월 2일 세상을 하직하셨다.

고 노동은 교수의 유작 두 권

고인의 1주기를 맞아 제자와 후학들이 두 권의 유고집을 펴냈다. <친일음악론> <인물로 본 한국 근현대음악사-음악가 10인의 엇갈린 선택>이 그것이다. 두 권 모두 민속원에서 출간됐다. 이 책들은 생전에 고인이 썼던 글들 가운데 골라 책으로 묶은 것으로 고인의 학문적 열정과 성과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책을 펴든 순간 마치 고인을 대하듯 감회가 새로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두 권 가운데 유독 <친일음악론>에 먼저 눈길이 간다. 목차를 소개하면,

제1장 : 친일음악 연구현황과 과제
제2장 : 일제강점과 조선총독부의 음악통제정책
제3장 : 일제강점기 음악인들의 친일논리와 성격
제4장 : 친일음악단체의 활동과 참여음악인들
제5장 : 1930년대 대중음악계와 친일음반
제6장 : 만주국의 음악정책과 한국 음악가 활동
제7장 : 우리 안의 일본노래
제8장 : 닫으며-무엇을 청산해야 하는가

생전의 노동은 교수

1990년 평양에서 열린 범민족통일음악회에서 윤이상 선생과 함께

<인물로 본 한국 근현대음악사-음악가 10인의 엇갈린 선택>은 한국 근현대 음악가 10인의 삶과 활동에 관한 내용이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제1장 : 근대음악을 들여온 최초의 양악인 이은돌
제2장 : 한국 근대양악계의 대부 홍난파
제3장 : 침묵으로 친일을 거부한 민족음악가 채동선
제4장 : 나치제국과 만주국에서 활동한 안익태
제5장 : 남과 북에 뿌리 내리지 못한 천재음악가 김순남
제6장 : 고향을 떠올리며 ‘동백꽃’을 노래한 월북음악가 이건우
제7장 : 분단과 이념의 철창 속에서 좌절하다 이의성
제8장 :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의 가교 김희조
제9장 : 남과 북, 중국에서 음악활동을 한 독립운동가 정율성
제10장 : 통일음악회를 성사시킨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