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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덕 반민특위 위원장 아들 김정육 선생
정운현 | 2017-08-09 08:54:2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반민특위 위원장을 지낸 김상덕 선생은 1891년 경북 고령 출신으로, 1919년 도쿄 ‘2.8독립선언’을 주도하였으며, 이듬해 상해로 망명하여 임시의정원 의원(현 국회의원), 임시정부 문화부장(현 문체부 장관) 등을 지냈다. 해방 후 고향인 경북 고령에서 제헌국회 의원으로 당선됐으며, 2년 뒤 한국전쟁 때 다른 요인들과 함께 납북됐다. 1956년 평양에서 타계하였고, 현재 평양 교외 재북인사묘역에 안장돼 있다. (1990년 건국훈장 독립장 추서됨)

김 위원장에게는 아들과 딸이 하나씩 있었다. 부친이 납북되자 두 자녀는 천애 고아가 되었고 이후 신산한 삶을 살아야만 했다. 아들 김정육(83세)은 경남 합천 외삼촌댁에 의탁하여 어린시절을 보내다가 다시 서울로 올라와 고학을 하며 대학을 겨우 졸업하였다. 그러나 시련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당췌 취업이 되질 않았다. 납북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연좌제에 걸려 번번이 낙방을 하고 만 것이다. 거지반 취업이 다 됐다가도 ‘김상덕 아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쫓겨나기도 했다.

▲2016년 여름, 광화문 임시정부기념사업회 김자동 회장 사무실에서 김정육 선생님과 함께

좌절과 방황,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는 대구에서 사진관을 경영하던 아내(이건자)를 만나 마흔 살에 늦장가를 들었다. 그는 막노동이든 뭐든 가리지 않고 생계 일선에 뛰어 들었으며, 리어카 한 대로 초라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단란한 가정을 꾸렸는데 1998년 여름, 이 가정에 뜻하지 않은 날벼락이 떨어졌다. 그와 함께 힘든 삶을 꾸려온 아내가 신부전증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콩팥 두 개가 모두 망가져 일주일에 두 차례씩 혈액 투석을 해야만 했는데 아내의 병세는 날로 악화되었다. 아내가 사는 길은 신장이식 뿐이었는데 신장기증을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은인을 만나 신장을 기증받았는데 기증자는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의 부인 이경의 씨였다.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아내는 건강을 회복하였으나, 몇 년 후 다시 병세가 악화돼 결국 세상을 떴다. 아내 병 간호를 하느라 십수 년 동안 일을 하지 못한 데다 입원비와 약값을 치르느라 13평짜리 아파트도 날아가고 그새 나이는 60줄에 접어 들어 취업도 쉽지 않았다. 셋방살이를 전전한 끝에 결국 서울에서 밀려나 경기도 동두천 변두리로 거처를 옮겼다. 부친이 건국훈장을 서훈한 후 보훈처에서 나오는 연금으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ㅡ 김삼웅 저 <김상덕 평전>(책보세, 2011)에서 발췌

내가 김정육 선생을 만난 것은 90년대 말, 신문에 독립운동사 연재를 하면서 취재차 만난 것이 처음이었다. 인연이 더 깊어진 것은 반민특위 관계자 증언을 들으러 다니면서 선생을 자주 뵌 것이 계기가 됐다. (참고로 1999년에 펴낸 졸저 <잃어버린 기억의 보고서ㅡ증언 반민특위>(삼인)에는 반민특위에 직간접적으로 관계했던 6인, 즉 반민특위 총무과장(현 사무총장, 이원용), 특경대 부대장(이병창), 서기(임영환), 출입기자(오소백, 조덕송) 등을 비롯해 김상덕 위원장의 아들(김정육), 북한의 친일파 청산 실태를 증언한 탈북인사(신경환) 등의 증언도 담겨 있다.)

▲졸저 <증언 반민특위-잃어버린 기억의 보고서> 표지

김정육 선생은 부드러운 이미지와 온화한 성격에 겸손함까지 겸비한 인격자로 불린다. 독립운동 관련 행사장에서 더러 만나 안부인사를 나누곤 했다. 바로 어제 김 선생님에게 안부인사를 겸해 상의드릴 일이 있어서 모처럼 전화를 드렸다. 11일부터 대학로에서 열리는 ‘반민특위’ 연극 개막공연 때 초대하고 싶어서였다. 극본을 쓰신 노경식 선생과 상의를 한 일이었다.

몇 차례 벨이 울린 후 전화가 연결되었는데 왠지 목소리가 밝지 않았다. 용건을 말씀드렸더니 참석하기 어렵다고 하셨다. 최근 큰 수술을 하신데다 집안에 또 다른 큰 우환이 있다고 하셨다. 아내를 병으로 잃고 근 20년을 외롭게 사셨는데 큰 수술에 우환이라니. 뭐라고 위로해 드려야 할지 할 말을 잃었다. (김 선생님은 반민특위 당시를 증언할 수 있는 유일한 생존자시다.) 부디 완쾌하시고 집안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가 하루빨리 걷히길 기도할 뿐이다..

▲원로 극작가 노경식 선생이 극본을 ‘연극 반민특위’

김정육 선생님께 후원방법을 의뢰하신 독자가 계셔서 알려 드립니다. 혹시 후원 의사가 있으신 분은 아래 필자의 계좌로 후원해 주시면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농협 056-12-064534 정운현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1&table=wh_jung&uid=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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