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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유언비어 유포자 혓바닥을 잘라라
정운현 | 2016-12-02 09:07:1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독재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언로를 막았다. 사람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귀도 틀어막았다. 박정희 정권 시절 ‘국가모독죄’, ‘국가원수 모독죄’ 같은 해괴한 죄명이 버젓이 활개 쳤다. 독재정권을 비판하는 야당 정치인이나 비판 언론이 주 타깃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명예훼손죄’가 무기로 활용되고 있다.

권위주의가 몸에 배인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비판을 불쾌하게 여기며 못견뎌 했다. 박 대통령은 2014년 9월 16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그 도를 넘고 있다”며 “이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고 국가의 위상 추락과 외교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국격(國格)으로까지 연결시켰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2014.9.16.)

박 대통령 모독 발언의 단초가 된 것은 박 대통령의 ‘미스터리 7시간’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설훈 의원은 그달 12일 국회 의장단·상임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과 관련해 “대통령이 (그 시간에)연애했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며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한 루머를 거론한 것을 두고 한 비판이었다. 정작 ‘7시간’에 대한 해명은 하지 않은 채 박 대통령은 불만의 목소리만 높였다.
그럼 혜주는 어땠을까?

인터넷과 SNS가 발달하기 전 대학가에서 발언대로 널리 사용되던 ‘대자보’가 요즘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조선시대로 치면 ‘괴벽보’라고 할 수 있다. (관청에서 정식으로 붙이는 것은 방(榜)이라고 했다) 폭압통치 하에서는 괴벽보 같은 게 등장하기 마련이다. 언로가 막힌 상황에서 달리 마땅한 통신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혜주시대에도 괴벽보와 괴소문이 자주 등장했다. 잇따른 사건.사고와 혜주의 음행 때문이었다.

혜주는 회운사 승려 무극을 궁으로 불러들여 좌별직에 임명했다. 무극은 혜주의 신변경호 책임자이자 말동무 역할을 겸했다. 그러던 중 민 상궁은 혜주에게 무극을 정인(情人)으로 삼을 것을 권했고, 평소 무극을 좋게 봐온 혜주는 이를 수용했다. 이후 두 사람은 궐내에서 몰래 애정행각을 벌였는데 결국 소문이 나고 말았다. 어느 날 광화문 앞 육조거리에 괴벽보가 나붙었다.

‘어린 여우가 중놈과 궐에서 놀아나고 있다.’

‘어린 여우’란 혜주를 두고 한 말이다. 소문은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졌고 며칠 뒤에는 궐내에서도 회자되기 시작했다. 결국 혜주는 무극에게 궐 밖으로 거처를 옮기도록 했다. 처음엔 돈의문(서대문) 밖으로 옮겼다가 얼마 뒤에는 인왕산 자락 인수암으로 다시 옮겼다. 혜주는 야심한 밤에 궁궐을 빠져나와 인수암으로 가서 무극을 만나 다시 애정놀음을 하였다. 그런데 그 얼마 뒤 다시 괴벽보가 나붙었다.

‘어린 여우가 중놈과 궐 밖에서 놀아나고 있다.’

궐 안팎에 눈과 귀가 수십, 수백이니 소문이 나지 않을 리가 없었다. 혜주는 격노했다. 이번엔 반드시 괴벽보를 붙인 자를 찾아내 혼쭐을 내줄 작정이었다. 혜주는 도승지(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3정승과 형조판서(현 법무장관)를 급히 불러들이라고 명했다. 단단히 화가 난 혜주는 이들의 인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쏘아붙였다.

“일국의 임금을 이렇게 갖고 놀아도 되는 겁니까? 이거이래도 되는 겁니까?”

 언로가 막히면 괴벽보가 나돈다. 사진은 용인민속촌에 붙은 살인용의자 현상수배 방(榜)

3정승과 형조판서는 영문도 모른 채 질책을 당해야만 했다. 다들 어안이 벙벙한 모습을 하고 있자 혜주가 문제의 괴벽보를 이들 앞에 내던졌다. 그제야 사태를 파악한 대신들은 그저 “송구하옵니다! 전하!”를 되풀이할 뿐이었다. 혜주가 다시 나섰다.
“다들 말씀만 그렇게 하실 게 아니라 이번에 뭔가 강력한 조치를 취해주세요. 임금이 괴벽보에 저렇게 조롱감이 돼서야 나라의 기강이 서겠습니까? 그것도 있지도 않은 사실을 가지고 말입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혜주는 기세등등했다. 그러면서도 도둑이 제 발 저리다는 식으로 자신도 몰래 ‘사실’ 운운했다. 그때 형조판서가 나서서 물었다.

“전하! 어찌 하면 좋겠사옵니까? 하교하여 주시옵소서!”

그러자 이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혜주가 말을 받았다.

“이처럼 거짓말을 하거나 벽보를 붙이는 자는 혓바닥을 자르도록 하세요!”

혓바닥을 자르라는 말에 깜짝 놀한 형조판서는 “경국대전에도 그런 법은 없다”며 단설형(斷舌刑)은 불가하다고 아뢰었다. 나머지 정승 세 사람도 형조판서에게 가세하며 “불가하옵니다!”를 반복했다. 그러나 이왕 말을 꺼낸 이상 이들에게 지고 말 혜주가 아니었다. 혜주는 문득 “국법이나 관례라는 것도 다 사람이 만든 것”이라고 했던 노천의 말을 떠올렸다.

“교수형이나 능지처참도 처음부터 존재하진 않았을 것이오. 그러나 이 역시 필요에 따라 언젠가부터 율법으로 정했듯이 단설형이라고 율법으로 정하지 못할 게 뭐가 있겠소? 더 이상 긴 얘길랑 하지 마시고 형조에서 당장 신설토록 하세요!”

3정승도 더 이상 어찌 하지 못했다. 산 사람의 혀를 자르는, 무시무시한 형벌인 ‘단설형(斷舌刑)’은 이렇게 해서 탄생하였다.

그로부터 얼마 뒤 임금의 재산관리 부서인 내수사(內需司)에서 쌀을 매점매석한다는 괴소문이 나돌았다. 의금부(현 검찰)에서 수소문 끝에 경기도 여주의 쌀 거간꾼 최 아무개를 괴소문 발설자로 붙잡아 왔다. 최 아무개는 결국 며칠 뒤 의금부 앞마당에서 십자형틀에 묶인 채 혀가 잘렸다. 이튿날 아침조회에 참석한 혜주는 “이는 율법의 엄중함을 보여준 것으로 이 나라 조선은 법치가 바로선 나라”라고 힘주어 말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혜주의 얘기가 다시 이어졌다.

“임금을 능멸한 죄는 죄 중에서도 가장 큰 죄입니다. 그럼에도 항간에서 임금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입방아를 찧는 자들이 끊이지 않고 있으니 과인으로서는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일이 터질 때마다 의금부에서 나서서 죄인을 추포(체포)할 게 아니라 이번 기회에 아예 전담부서를 하나 만들었으면 합니다. 영상(영의정)은 어찌 생각하시오?”

혜주는 대신 가운데 최고위직자인 영의정을 물고 넘어졌다. 영의정이 반대하지 않으면 무사통과인 셈이다. 그런 상황에서 영의정이 반대할 수 있었겠는가. 결국 유언비어 유포나 괴벽보를 붙이는 사람을 체포하는 전담부서로 ‘정탐서(偵探署)’가 급조되었다. 폭군 연산군은 자신과 국정에 대해 비판하는 선비들을 ‘능상(凌上)’, 즉 ‘임금을 능멸한 죄’로 몰아 죽이거나 혹은 가혹한 형벌을 내렸다. 혜주시대는 연산군 뺨치는 언론탄압 시대였다.

그럼, 박근혜 대통령은 어떨까?

먼저 9년 전에 ‘최순실 게이트’를 폭로했던 김해호 씨 사건부터 살펴보자.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의 당원이었던 김씨는 2007년 6월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최태민과 최태민의 딸 최순실의 허수아비에 불과하다”며 “최태민 일가가 육영재단을 이용해 거액의 재산을 증식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씨의 주장은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져 모두 사실로 입증됐다. 그러나 김 씨는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박근혜 전 대표 명예훼손 혐의로 실형을 산 김해호 씨. (YTN 화면 캡쳐)

박근혜 정권 출범 이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형사소송은 총 18건에 달한다. 형법상 명예훼손은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 본인은 물론 제3자가 대신 나서서 고소할 수도 있다. 그간의 경우 보수 시민단체 등 제3자 소송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럴 경우 수사당국과 법원이 적극 나서서 수사와 재판을 진행했다. 하나같이 정권의 입맛에 맞춰주었다.

인터넷에 박 대통령 비방 글을 여러 차례 올린 혐의로 재판에서 실형을 받은 사례도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2016년 6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최 모(58)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다. 2015년 8월에는 박 대통령 비방 글을 올린 네티즌을 추적하기 위해 시민단체를 압수수색한 예도 있다.

박 대통령을 비방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특전사 중사 김 모 씨는 군 감찰기관에 적발돼 군 형법상 상관모욕죄 혐의로 기소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김 씨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는데 헌재는 ‘상관모욕죄’는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또 현역 소령 A씨는 박 대통령을 ‘독재자의 딸’이라고 SNS에 올렸다가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7시간 미스터리’를 보도했던 가토 다쓰야 산케이 신문 전 지국장 역시 소송을 당해 출국금지와 함께 구속되었다. 작년 12월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이 사건은 국제적으로 논란이 됐었다. 이밖에도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행적과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 등을 제기하다가 기소된 사례가 더러 있다.

‘둥글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박성수 씨는 작년 초 ‘박근혜도 국가보안법으로 수사하라’는 내용이 담긴 전단지를 제작 및 배포했다가 ‘박근혜-정윤회 명예훼손’ 혐의로 8개월 가까이 수감생활을 했다. 박 씨의 기소 사유는 전단지에 ‘정모씨 염문을 덮으려 공안정국 조성하는가?’ 딱 한 줄 때문이었다. 게다가 박 씨가 배포한 전단을 뿌린 시민들도 재판에 회부돼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현령비현령’이 따로 없다.

 대통령 비판 권리를 주장하며 시위중인 박성수 씨

박근혜 정부의 무분별한 명예훼손 소송에 대해 급기야 국제사회가 문제 삼고 나섰다. 지난해 프리덤하우스는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난이 확산되자 검찰이 온라인 명예훼손을 보다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UN 자유권규약위원회는 명예훼손을 ‘비(非)범죄화’ 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현 정권 들어 인터넷언론에 대한 탄압은 극에 달했다. 소위 ‘임시조치’가 그것인데, 블로그 등 인터넷 게시물에 대해 누구든지 권리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면 무조건 30일 동안 차단된다. 임시조치는 주로 정치권이나 기업이 비판여론을 막는 데 악용돼 왔다는 지적이 많다. 국내 3대 인터넷포털이 2011년~2015년 동안 차단한 인터넷 게시물은 176만 건에 달한다. 합법을 가장하여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신문 등록제를 허가제로 바꿔 통제하려했던 시도는 대표적 사례로 꼽을 만하다. 작년 8월 문화부는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며 5인 이상 상시고용의 경우만 언론사 등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인터넷신문 난립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결국 헌법재판소에서 위헌결정을 받았다. 진보매체가 대종을 이루는 인터넷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다 망신만 당하고 말았다.

박근혜 정권 들어 청와대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매체는 대부분 관영매체로 전락했다. 공영방송인 KBS와 MBC는 ‘청영언론’, 즉 청와대 언론이라는 조롱거리가되고 있다. ‘국경없는 기자회’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2014년 57위에서 2016년 70위로 추락했다. 박근혜 정부 4년차에 최악의 기록을 갈아 치웠다. 참고로 참여정부 시절에는 세계 30위권에 들면서 OECD 국가의 일반적 수준을 유지했다. 

대통령 비판을 시민의 권리로 여긴 노무현 전 대통령

서민적인 풍모와 국민과의 소통을 중시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쏟아진 비판을 웃어 넘겼다. 웃어넘긴 정도가 아니라 국민들의 당연한 권리로 여겼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한 강연에서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대통령을 욕함으로써 주권자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면, 저는 기쁜 마음으로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말처럼 국민이 정부와 권력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다. 따라서 이를 이유로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행위이다. 현 정권 들어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은 물론이요, 대통령 개인에 대한 비판조차도 재갈을 물리고 있는 실정이다. 혜주시대의 ‘단설형’이 이 시대에도 버젓이 살아서 날뛰고 있는 꼴이다.

(* 제4화. ‘소설 혜주는 ‘19금’이다?’ 편이 계속됩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1&table=wh_jung&uid=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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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ㅇㅇ  2016년12월3일 11시09분    
하는짓만 봐도 비정상의 아이콘 박근혜....
현실을 부정하는것도 정도가 있지... 근혜야 니가 갔다는 대구 서문시장에서도 왜 욕먹는지 모르겠냐?
박사모같은 정신나간 인간들이 박수쳐주니까 인생이 다 잘될거 같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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