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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죄’의 세 풍경
정운현 | 2016-11-11 09:41:5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1.
1949년 3월 20일 서울지방법원 대법정. 수척한 모습의 백발노인이 피고석에 앉아 있었다. 그의 이름은 최린. 3.1혁명 당시 민족대표 33인에 이름을 올렸던 그는 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1921년 12월 일제의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그는 3.1혁명 후 새로 부임한 사이토 총독의 ‘문화통치’ 선전대를 자임하며 친일파로 변신하였다. 친일단체 시중회를 만들어 회장에 취임했으며,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 사장, 중추원참의를 거쳐 일제 말기에는 전시동원단체인 조선임전보국단 단장을 지냈다. 대표적인 민족지사가 1급 친일파로 전락한 것이다.

이날 오후 1시 정각, 재판부가 입정하면서 최린의 반민족행위 재판이 시작됐다. 검찰관이 기소장 낭독을 마치자 사실 심리에 들어갔다. 이어 재판장이 피고에게 물었다. “기미독립선언을 주도한 피고가 왜 일제에 협력하게 되었는가?” 피고가 답했다. “노모에게 불효를 할 수도 없어 망명도, 자살도 하지 못하고 일본 군문(軍門)에 항복하고 말았습니다. 죄스럽고 부끄러울 뿐입니다. 민족 앞에 죄지은 저를 광화문 네거리에서 사지를 찢어 죽여주십시오!” 그의 진솔한 사죄에 법정은 졸지에 울음바다가 되었다.

 반민특위로 끌려가는 최린(뒤)과 김연수 경방 사장

2.
1980년 1월 26일자 조선일보에 눈길을 끄는 글이 하나 실렸다. ‘나를 손가락질 해다오.’ 필자는 당시 홍익대 총장으로 있던 이항녕 박사였다. 1915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경성제국대학 졸업한 그는 1939년 고등문관시험 행정과에 합격한 뒤 일제 말 경남 하동·창녕 군수를 지냈다. 당시 군수는 일제의 전쟁물자 공출의 말단행정 책임자였다. 하동군수 시절 공출 할당량을 채우지 못해 그는 도내에서 급지가 낮은 창녕군수로 좌천되었다. 해방이 되자 그는 관직에서 경남 양산에서 야학을 하며 근신하였다.

이후 그는 여러 차례 친일죄과를 사죄했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던지 조선일보에 장문의 사죄의 글을 실었다. “나는 일제시대에 그들에게 아부한 사람들이 잘 살았고, 그 자손들이 좋은 교육을 받아 지금까지도 영화를 누리고 있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나 자신이 바로 그 한 사람입니다. 나는 일제 때 그들에게 붙어서 민족의식을 상실한 것을 해방 직후에는 부끄럽게 생각했었으나 그 뒤 얼마 안가서 나의 일제 행각에 대한 정당한 변명을 마련했습니다.” 현직 대학총장이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자신의 치부를 드러낸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 글이 공개된 지 두 달 뒤 그는 이사회의 중임 결정을 사양하고 총장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항녕 박사

3.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른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대해 두 번째로 담화문을 발표했다. “먼저 이번 최순실 씨 관련 사건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로 시작한 담화문은 “가슴이 아픕니다”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참담한 심정입니다” “괴롭기만 합니다” “호소드립니다” 등으로 이어가다가 말미에 가서 “용서를 구합니다”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로 끝을 맺었다. 사죄문이라기보다는 자기변명, 넋두리에 가깝다 하겠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조만간 제3의 사과문이 나올 것”이라고 비꼴 만도 하다.

사죄문은 두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첫째, 자기 체면을 송두리째 내던질 만큼 솔직해야 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문에서 국민적 관심사인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의 미스터리’나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 및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 진상 등에 대해 검찰수사를 이유로 들며 언급을 회피했다. 둘째는 사죄에 걸맞는 책임 있는 행동이다. 국민 70%는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여론이 싸늘한 건 당연지사다. 아무래도 조만간 박 대통령의 세 번째 사과를 듣지 싶다. 딱한 노릇이다.

▲‘최순실 게이트’ 관련, 11월 4일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는 박근혜 대통령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1&table=wh_jung&uid=137 









      



19대 대통령 선거기간(~5월 8일까지)동안 공직선거법에 의거 댓글 쓰기를 보류하였습니다.
선거가 끝나면 다시 오픈할 예정이니 양해를 바랍니다.


 [1/1]   궁정동 시바스리갈  2016년11월11일 1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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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 포토】 박근혜, 박정희의 잘못을 기자회견을 통해 전-격 사과 !!
- “5·16과 유신, 인혁당 재건委 사건(박정희의 용공조작 무고한 市民 8명 사형 집행, 재심 무죄)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www.ohmynews.com/NWS_Web/View/img_pg.aspx?CNTN_CD=IE001492428

◈ 중국 不法 어선, 서해에서 조기잡이 칼퀴질하듯... 호박까지 칼퀴질 !!
t.co/vRT3Z3O7

◈ <대구 달성파> 큰누님의 얼-라들 !!
t.co/iS2KK2Z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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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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