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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의 재구성
‘범죄 혐의 중대… 증거 인멸 우려’
강기석 | 2019-10-23 13:03:5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구속영장의 재구성
‘범죄 혐의 중대… 증거 인멸 우려’


오늘이 정경심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가 있는 날임을 알리는 아침뉴스 제목을 보며 한숨이 나왔다. 검찰이 한심했고 언론이 한심했다. (내가 늘 보고 듣는 미디어라 해 봐야 뻔하지만 요즘 같아서는 다른 미디어도 그게 그걸 것이고 어쩌면 더 할 것이 분명하다)

범죄 혐의자를 구속하는 것은 범죄 혐의가 중대하고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을 때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면 도대체 10억 원 전부를 불법 투자를 했든, 횡령을 했든, 그 정도의 돈을 둘러싼 다툼이 아픈 사람을 구속까지 시켜가면서 재판을 진행해야 할 중대 범죄 혐의란 말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아무리 지잡대 총장 표창장이 절실히 필요해서 그것을 위조까지 했다 한들 그것이 아픈 사람을 구속까지 시켜가면서 재판을 진행해야 할 중대 범죄 혐의란 말인가.

이곳저곳 닥치는 대로 70여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하고 11시간 동안 자택 압색까지 한 마당에 인멸할 우려가 있는 증거가 어디에 더 남아 있다는 말인가. 두 달 가까이 털었는데도 지금까지 찾지 못한 증거라면 아예 처음부터 없는 증거 아닌가.

검찰이 부르면 부르는대로 여섯 번 씩이나 나가서 10여 시간씩 충실히 조사받은 사람이 새삼 도망할 우려가 있단 말인가. 설사 도망간들 어디에 숨겠는가.

나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영장 심사 판사만이 볼 수 있는 정 교수의 또 다른 중대 범죄혐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수사과정에서 검찰은 정 교수에 대한 온갖 혐의를 부풀리고 왜곡해서 유출함으로써 ‘중대하지 않은 혐의’를 매우 ‘중대한 혐의’로 둔갑시켜왔기 때문이다. ‘무죄추정’의 정 교수를 매우 ‘중대한 범법자’로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도대체 왜 윤석열 검찰은 무리수를 두면서 구속영장을 청구했을까? 지금은 검찰이 물러서는 모습을 보일 때가 아니라 ‘집요함’과 ‘냉혹함’을 과시해야 할 때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렇게 ‘검찰개혁’에 저항하고, 현존 사법체계의 기득권을 수호하는 성전에 판사들도 동맹하자고 손을 내미는 것일까? 그것이 무산됐을 때 책임을 법원에 미루며 후퇴하려는 ‘작전상 후퇴작전’의 피날레일까. 그 궁극적 목적은 “우리가 물러서더라도 그것은 결코 촛불시민들의 최후통첩을 받아들이거나 대통령에게 굴복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결기를 보여주기 위함이 아닐까?

이치가 이런데도 검찰의 무리한 영장 청구를 비판하는 언론 보도를 볼 수가 없다. 그저 “건강상태가 변수”이고 결과에 따라 “정 씨와 검찰 둘 중의 하나는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는 지극히 객관적인 보도들이다. “정 씨 측은 혐의를 모두 부인한다”는 정도로 중립의 의무를 지킨다고 여기는 듯하다. (아마도 조중동 종편들은 그마저도 아닐 것이다. 구속의 당위성을 떠들어대고 있을 것이다)

오늘 검찰이 포기한 ‘정의’와 언론이 포기한 ‘진실’이 하루종일 법정에 선다. 한심하다고 했지만 솔직히 울고 싶은 심정이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0&table=gs_kang&uid=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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