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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 시대’의 언론
귀 기울여 들어라, 중앙일보 후배들아!
강기석 | 2019-08-26 08:36:4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요즘 중앙일보의 행태를 전해(보지는 않으므로) 들으며 문득 얼마 전 작지 않은 화제를 모았던 중앙일보 한 전직 기자의 ‘반성문’이 떠올랐다.

나이 서른의 애엄마였음에도 중앙일보 44기 공채로 입사해 기자생활을 시작했다는 이 분은 “광우병 쇠고기 파동에서 시위대 반대편에 서고, 용산 참사 유족 분들의 가슴에 상처를 입히고, 노무현 전 대통령 가족들을 공격했던” 10년 전의 자신을 구구절절 반성하고 있다.

조직에 충성하고 선배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취재 현장에서 ‘기레기’라는 욕을 먹었지만, 그가 회고하는 (중앙일보) 선배들은 ‘우아하고 유능하며 지적’이었다.

동기들 중에는 “시를 쓰는 친구도 있었고, 세상을 바꾸고 싶은 친구“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와 그 선후배들)는 광우병 촛불시위 때, 용산참사 때, “이 손이 쓰지 말아야 할 것을 썼다”고 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에 대해서는 미국에 출장을 가면서까지 독하게 취재했다.

“사자의 새끼가 고작 이런 자들과 어울렸다니”하는 실망 속에서도 열심히 인터뷰하고 취재하고 보도해 자기와 같은 ‘근본 없는 것들의 우상’을 무너뜨리는데 일조했다.

그 집이 그다지 비싼 집이 아니고, 그 자동차가 그렇게 비싼 차가 아니며, 그 골프장이 그리 대단한 게 아니란 건 자신도 알고 데스크들도 모두 알았는데도 어찌 됐든 기사는 그렇게 나갔다고 했다.

그는 그런 기사들을 쓰면서 스스로도 참담했고, 세상의 모든 비난을 들었고, 목숨까지 위협받았지만, 그와 그의 (중앙일보) 동료들은 “모든 권력은 부패한다.” “진보는 부패의 크기가 아니라, 부패했다는 사실 자체로 무너진다.”는 믿음 속에 “우리는 너무 많은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저는 너무 많은 피를 손에 묻혔습니다” 라고 고백하고 있다.

이 반성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시대와 상황이 바뀌니 슬그머니 머리를 내미는 기회주의자의 변명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던 것으로 나는 기억한다.

그러나 언론계 풍토를 꽤 안다고 자부하는 나는 이 전직 (중앙일보) 기자의 글에서 수구언론에 입사한 기자들이 명성과 인정에 대한 욕구, 직업정신과 착한 인간성에 대한 고뇌로 끊임없이 마찰하고 갈등하는 무의식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듯했다. 다소 자기합리화에 치우친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한 마디로 용기있는 속죄의 고백이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한 전직 기자가 10년 전 자신의 ‘비행’을 이토록 맹렬하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는 이 시간에 같은 신문사의 ‘우아하고 유능하며 지적인’ 선배들과 “시를 쓰기도 하고, 세상을 바꾸고 싶기도 한” 후배들이 한 덩어리가 돼 여전히 써서는 안 될 기사들을 쓰며 손에 피를 묻히고 있는 것이다.

이 전직 (중앙일보) 기자의 반성과 후회는 글 말미에 더욱 통렬하다. 자신의 잘못이 “아무리 손을 씻어도, 제 손에 묻은 피를 다 닦아내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자신은 “역사의 죄인이며, 그 트라우마를 안고 어떤 방법으로든 평생 속죄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동시에 “그저 안정된 직장을 갖고 싶은 어린 친구들이, 조직 속에서, 조직의 좋은 사람들 속에서,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 죄를 지을 때, 십 년 뒤 저 죄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나, 마음이 아파 울었다”고 했다. 세월호 때도 그랬고, 노회찬 때도, 김용균 때도 그랬다고 했다.

귀 기울여 들어라, 중앙일보 후배들아!
10년 뒤 후회하고 반성하지 말고 지금 당장 문제 제기를 하고, 거부하고, 저항하라. “위에서 시킨 건데”, “먹고 살기 위해서인데”, “조직이 보호해 줄 건데”, 집단심리에 휘둘려 넋 놓고 손에 피를 묻히고 있다가는 후회하고 반성하고 속죄할 기회조차 없을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동안 중앙일보가 소멸되고 언론 자체가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앞장 서 칼을 휘두르다 화살받이가 되지 마세요. 로얄들은 손에 피 안 묻혀요. 어쩌려고 그래요?”

그 중앙일보 전직 기자에게 한 판사가 했다는 말이다. 여기서 ‘로얄’은 족벌신문사 사주로 읽히는데, 족벌신문사 사주는 수구기득권층의 핵심, 수구기득권층의 핵심은 반민주 독재세력, 분단세력, 친일 세력의 핵심과 동의어이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0&table=gs_kang&uid=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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